지난 2001년 서울 압구정동에 ‘낮에는 세차장, 밤엔 포장마차’라는 텐트형 포장마차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구성완(29) 노는아이닷컴 대표가 이번에는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실내 포장마차를 오픈했다. 파이낸스센터는 서울 강북 지역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건물. ‘가장 비싼 곳’과 ‘서민형 주점인 실내 포장마차’라는 이질적인 개념을 섞은 것이다.
.
“장사의 기본은 이슈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파이낸스센터 하면 사람들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상하거든요. 여기에 역발상으로 포장마차를 오픈하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게 되죠. 그러면 자연스레 입소문도 나게 됩니다.”
.
이곳에서는 점심 메뉴인 칼국수와 북어국에도 다른 점포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수식어가 붙어 있다. ‘야쿠자가 어제 썼던 사시미로 바로 뜬 면발로 만든 칼국수’ ‘17대 1로 싸우다 전사한 북어를 울트라맨이 17일 동안 두들겨 패서 만든 북어국’.
.
“경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적은 돈으로 큰 만족을 얻고자 합니다. 가격은 싸면서 질 높은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것이죠. 여기에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대학 시절 나이트클럽 웨이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조달했던 구사장은 그때의 경험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
그는 ‘노는아이닷컴’(www.noneni. 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열고 주류회사들을 대행해 나이트클럽과 함께 각종 이벤트를 전개했다. 휴대전화로 나이트클럽 관련 정보와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했다. 그렇지만 시기가 너무 빨라 어려움을 겪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제공하기 어려웠거든요.”
.
그 와중에 압구정동에서 트럭을 놓고 포장마차를 하던 지인으로부터 컨설팅 의뢰를 받게 된다. 그가 이때 내놓은 아이디어가 ‘낮에는 세차장, 밤엔 포장마차’라는 이모작 점포였다. 압구정 점포는 월드컵 길거리 문화의 수혜를 입으면서 하루 매출 2백만원대의 포장마차로 성장했다.
.
구사장은 “서태지가 노래로 세상을 바꿨듯이 나는 문화 콘텐츠를 팔아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