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거리 : 약21.5Km(접속구간 포함 실거리 약24Km)
화방재-만항재-함백산-은대봉-싸리재-금대봉-비단봉-매봉산-피재(삼수령)
◆ 산행소요시간 : 약7시간50분(본인기준)
대간산행 서른세번째날..
주말과 휴일에 장마비가 북상한다더니 아침부터 비가 내려 걱정인데 다행히 집을 나설땐
잠시 멎는다.
내일 새벽 함백산에도 비가 멎길 기대하며 애마에 올랐는데 빈 자리가 많이 보인다.
그러나 03:30 화방재에 도착하니 캄캄한 어둠속에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베낭 커버 씌우고, 우의까지 챙겨 입고 화방재 들머리에서 32구간 대간 마루금을 이어간다.
적막한 산속에 일렬로 늘어서서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다 04:15 수리봉(1,214m)을 통과
하고, 수리봉에는 정상석이 있어 쉽게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아무 표시도 없는 창옥봉을 지나고, 05:00 여명과함께 희미한 모습을 드러낸
국가시설물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다 처음이자 마지막 단체 휴식시간을 갖는다.
여기까진 선후미 구분없이 함께 왔지만, 이제 날이 밝으니 뛰던지 걷던지 각자 페이스로
산행을 즐긴다.
05:15 우리나라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1,313m)는 짙은 안개로 덮혀있다.
만항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그리고 태백시 등 세 고장이 한데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해발 1,573m) 줄기가 태백산
(해발1,567m)으로 흘러내려 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곳이라 한다.
만항재에서 약한시간 06:05 짙은 안개에 가려진 함백산(1,572.9m) 정상에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많은 산우들이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찍기 바쁘다.
날씨만 좋으면 태백산, 일월산, 백운산, 가리왕산이 보일텐데 눈앞에 보이는건 높이 솟은
철구조물(방송 및 통신시설) 뿐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함백산(咸白山)은 묘고산이라하여 수미산(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산)과 같은 뜻으로 대산이며, 신산으로여겨 본적암·심적암·묘적암·은적암
등의 절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누른종덩굴 : 한국 특산 식물로 현재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으며,
7~8월에 피어나는 꽃이 노란빛이거나 노란빛을 띠기 때문에 누른종덩굴이라 한다.
잎은 마주나고 3개의 작은잎으로 되며, 잎자루와 작은 잎자루가 꼬부라져서 덩굴손의
역할을 한다.
2)범꼬리 : 깊은산속 초원에서 자라는 식물로 만주범의 꼬리라고도 불리며, 7~8월에
연분홍색이나 흰색꽃이 수상꽃차례로 군락을 이뤄 피어나 장관이다.
3)산꿩의다리 : 삼지구엽초로 종종 오용되기도하는 식물로 7~8월에 흰색꽃이 줄기
윗부분에 원추꽃차례로 피어난다.
4)가는기린초 :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없고 긴 타원형 또는 알 모양으로 끝이 뭉뚝하고
가장지라에 거친 톱니가 있으며, 6~7월에 황색꽃이 줄기 끝에 많이 모여 핀다.
5)요강나물(선종덩굴) : 한국 특산종으로 강원도 등 산중턱 양지에서 자라며, 5~6월에
거무스레한꽃이 가지 끝에 1개씩 밑을 향해 달린다.
6)쥐손이풀 : 둥근이질풀 같이 생겼지만 꽃잎이 작고 앙증맞게 생긴 쥐손이풀은 줄기가
꽃잎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보통 누워서 자라며, 6~8월에 연홍색 꽃을 피운다.
함백산 바로 아래 많은 주목을 뒤로하고, 중함백 지나 안부사거리인 제2쉼터에서 07:10
아침식사를 한다. 다행히 웃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버너 피워 음식물 끓이기는 왠지 좀
번거로워 그냥 선채 간편식으로 대신한다.
07:50 은대봉에는 많은 산우들이 함께하고, 날씨와 달리 표정들이 다들 밝아 보여 다행이다.
하기야 비가오면 또 그 나름대로의 운치를 즐기면 되니까...
은대봉(銀臺峰·1,442.3m) 정상에서 태백시 화전동쪽으로 흘러내리는 황지천(黃池川)이
낙동강의 발원지이니 은대봉이 그 발원지인 샘이다.
은대봉을 조금 내려서면 고사목 군락이 나타난다.
언제 산불 하마가 지나갔는지 죽은 나무 아래 식물들만 푸른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흰 안개와 어우러진 고사목이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08:10 두문동재(싸릿재) 역시 안개가 짙은데 백두대간두문동재라고 쓰여진 커다란
표지석이 태백과 정선을 연결하는 도로변에 우뚝 서 있다.
싸릿재는 두문동재라고도 부르는데 "본디 두문동은 북녘 땅 개풍군 광덕산 자락에 있던
마을로, 72명의 고려 문신과 48명의 무신들이 조선에 반대하여 은거하던 곳이다.
이들은 조선조의 갖은 회유와 협박에도 '두문불출'했고, 인내의 한계에 이른 이성계가
불을 질렀다. 그때 가까스로 살아 남은 사람이 흘러 들어온 곳이 바로 고한의 두문동이라
이 고개를 두문동재라 부른다."
잎의 일부 또는 전체가 하얗게 변한 개다래나무.
녹음이 짙은 산골짜기에 덩굴의 잎이 흰 페인트를 칠한 듯이 절반이나 전체가 백색으로
변하거나 또는 한 줄기에 푸른 잎이 그대로 있거나 그 사이에 백색잎이 멀리서 보면
마치 꽃이 핀 덩굴이 우거진 듯 보이는 나무가 바로 개다래나무이다.
나뭇잎으로 가려진 그 속에서 작은 꽃을 피우고, 이것이 충매화로 벌이나 나비들이 날아와
교접을 해 주어야 결실을 하는 꽃이다.
그러나 꽃이 잎에 가려져 곤충의 눈에 띄게 할 도리가 없기 때문에 꽃이 필 무렵이 되면
나뭇잎이 스스로 색깔을 바꾸도록 위장하여 멀리서 날고있는 벌과 나비를 유인한다.
하늘을 나는 곤충들이 꽃이 많은 듯하여 나무 가까이로 다가오면 꽃이 깊은 향기를 내뿜는
바람에 곤충들은 향기를 따라서 잎 속으로 살금살금 기어들어가 이 작은 꽃에서 꿀을 따먹고
화분교접을 이루는 자연의 오묘함이 숨어있다.
강원도 심산에 접어든 이번구간은 야생화가 지천인데 특히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까지는
천상의 화원으로 '야생화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나 대간길 여기서
멈출 수 없으니 우회할 수 도 없고 어찌하면 좋은가...
천상의 화원을 걷다가 어느새 08:30 금대봉 정상에 이른다.
금대봉(金臺峰 1,418.1m)이란 이름은 ‘검대’에서 유래한 것이라는데, 이는 곧 ‘신들이
사는 땅’이란 의미란다.
1)박새꽃 : 깊은산 습지에서 무리지어 자라며, 7~8월 줄기끝에 원추꽃차례로 누른빛이
도는 녹색꽃을 촘촘히 피운다. 독성이 강하고 최근에는 비듬치료제로 쓰인다.
2)큰꼭두서니 : 깊은 산 응달진곳에 주로 자라며, 줄기는 곧게 서거나 옆으로 비스듬히
넘어지고, 꽃은 백색으로5~6월 윗부분의 엽액과 끝에서 피어난다.
3)큰뱀무꽃 : 장미과식물로 주로 산과들 습한곳에서 자라며, 줄기에 어긋나는 작은잎이
3갈래로 갈라지고, 한여름에 노란색꽃이 한줄기에 서너송이 이상씩 피어난다.
4)산라일락(정향나무) : "싱그러운 향기를 지닌 나무"로 '미스김'의 분냄새가 피어난다고
미스김라일락이라고도 불린다.
꽃은 5월에 피며, 통꽃이고 끝이 4장 또는 5장으로 얕게 갈라지며 원추꽃차례로 핀다.
은대봉 금대봉에서 은값과 금값을 치루고, 완만한 내림길을 내려와 쑤아밭령을 지나면
비단봉이 나타난다. 지금이 09:40이다.
비단봉(1,281m) 정상에서면 태백시가지와 지나온 태백산,함백산, 그리고 금대봉이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오늘따라 아무것도 볼 수 없어 아쉽다.
09:55 천의봉 고랭지채소밭을 지난다.
이 산중에 이렇게 넓은밭을 일구다니...천의봉 북사면에 위치한 이 배추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고랭지 채소밭으로 해발 1,250m의 고지대이고 또한 총면적은 약 40만평
(130ha)으로서 역시 최고이며 역사도 아마 가장 오래 되었단다.
여기서는 시그널이 별로없어 풍차를 보고 진행하라 일렀건만 그 웅장한 풍차도 보이지 않고,
자칫 길을 잘못들뻔 했으나 금방 제자리를 찾아 채소밭 가장자리를 통과하여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우측 산비탈로 진입하여 천의봉을 향한다.
채소밭을 지나, 10:10 이국적인 풍취가 풍겨나는 풍력발전단지...
국내최초로 태백시가 정부지원을 받아 지원하였으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8기의
발전소를 건설하여 현재 1기당 약2233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총 사업비 135억원의 발전기는 높이49m, 날개지름52m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
으로 건설되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를 뒤로하고 조그만 고개를 오르면 10:30 매봉산(천의봉) 정상...
두개의 정상석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개의 정상석에 앞뒷면 표기만 달리 되어 있다.
매봉산을 일명 천의봉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천의봉(天儀峯) 1,303.1m)을 풀이하면 하늘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산으로, 영남에서 산을
거슬러 올라와 황지로 접어들면 가장 북쪽에 가장 높이 솟은 산이 바라보이니 그 산이 바로
천의봉(매봉산)이다. 또한 삼척군 하장면쪽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면 가장 윗쪽에
하늘 가까운 곳에 천의봉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하는 곳으로써,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가
금강, 설악, 오대, 두타산을 지나 이곳에 이르러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
천의봉을 일명 매봉(매봉산)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황지동 대명광업소가 있던 아래쪽에
작은 연못이 하나 있고 윗쪽에 오래된 무덤이 하나 있다.
연일 정씨 묘로 금계포란 형국의 명당이라 하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면 천의봉이 매(鷹)처럼
바라고, 이럴때 매나 수리가 이곳 명당을 노려보고 있어야 된다는 풍수이치 때문에 인위적
으로 천의봉이 매봉이라 불리워지게 된것이다.
1)활량나물 : 주로 산과들의 양지에서 자라며, 6~8월에 피는 꽃은 총상꽃차례이며 황색
에서 황갈색으로 변한다. 꽃받침은 통같이 생기고, 끝이 5갈래로 갈라진다.
2)터리풀 : 산지에서 자라며 잎자루가 길고 작은잎 6쌍이 서로 어긋나게 늘어서며, 꽃은
6~8월에 백색으로 취사낭 산방꽃차례로 줄기와 가지끝에 달리며 여러개의 작은꽃이
모여 피어난다.
3)초롱꽃 : 꽃의 모양이 예전에 등불로 켜던 초롱의 모양과 닮았서 붙여진 이름으로, 가늘고
길다란 줄기 끝에 환한 등불처럼 흰색이나 연한홍자색꽃이 우아하게 피어난다.
4)엉겅퀴(가시나물,항가시,야옹화) : 곧게 선 줄기에 거미줄같은 털이 있으며, 6~8월에
자주색꽃이 피는데 산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5)꿀풀 : 꿀이 많아서 벌이나 나비가 잘 날아들어 꿀풀 또는 꿀방망이라 부른다.
꽃 전체 모습이 마치 꿀벌의 모습을 닮았으며, 5~7월 자주색꽃을 피운다.
6)크로바꽃 : 첫잎은 희망을, 두잎은 사랑을, 세잎은 행복을, 네잎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행운의 꽃 크로바.
이번구간에는 표지목이나 이정표가 비교적 잘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중 제2쉼터, 금대봉
생태보존지역, 풍차구경가는길 등 조금 색다른 안내판도 눈에 띈다.
매봉산 정상에서 다시 되돌아 20여미터쯤 내려오면 3시방향으로 많이 시그널이 걸려있고,
그 길이 백두대간길이다.
11:00 낙동정맥 예서 갈래치다. 백두대간 낙동정맥 분기점에는 안내표지석과 함께
수많은 시그널이 걸려 있다.
작년 겨울 눈밭에 낙동정맥 출발하며 걸어둔 백운회 시그널이 유난히 돋보이는데, 내년쯤
백풍회 시그널도 함께 하고 있을지???
백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천의봉에서 두가닥으로 갈라져서 서쪽가닥은 금대봉, 함백산,
태백산으로 이어져 장차 소맥산맥이 되어 멀리 지리산까지 뻗어가 해남반도의 땅끝(土末)
까지 이어지고, 그 줄기는 다시 남해안을 따라 김해의 구지봉까지 이어지며, 동쪽가닥은
백병산, 면산, 일월산으로 이어져 멀리 부산의 용두산까지 뻗어가는 태백산맥의 등마루가
되니 여기가 바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인 것이다.
등산로변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따 먹으며, 삼수령목장 지나 11:15 오늘의 날머리인
피재(삼수령)에 도착하여 총7시간50여분에 걸친 제32구간을 마무리한다.
피재에는 또다시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잠시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예약된 태백시내
식당으로 이동한다.
피재(삼수령)는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임계면을 잇는 35번 국도가 백두대간 주능선을
가로지르는 곳으로 ‘삼강(낙동강, 한강, 오십천)이 발원하는 삼수령 피재입니다.
피재 해발 920m’ 라고 적혀 있는 안내판이 서 있고 ‘三水嶺’ 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에는
다음과같이 적혀 있다.
"이 고개의 이름은 큰피재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길은 太白市로 들어가는 關門이며 洛東江,
漢江, 五十川의 三大江이 發源하고 民族의 始原인 太白山을 상징하는 三水嶺이기도 하다.
太白에서 분출되는 洛東江은 南으로 흘러 嶺南 곡창의 질펀한 풍요를 점지하고 工業立國의
工都들을 자리잡게 했다. 漢江 역시 東北西로 물결을 만들면서 韓民族의 首府를 일깨우고
富國의 기틀인 京仁地域을 일으켜 세웠다. 五十川도 東으로 흘러 東海岸時代를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의미는 三江의 淵源(연원)인 太白을 찾는 이에게 三水嶺의 상쾌한
休息을 삼가 권하며 이 碑를 세운다. 1992年(壬甲年) 9月25日 太白市長 "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명령으로 빗물의 한 가족이 지상으로
내려와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삼수령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강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 밖에
없는 빗물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삼수령만이 전해주고 있다."
태백 시내로 이동하여 젖은 등산복부터 갈아입고, 메운탕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첫댓글 비오는날 고생이 많으셨읍니다.
잘 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