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남아공(Republic of South Africa)의 케이프타운(Cape Town) (하)
케이프타운에서 맞는 아침은 상쾌하기만 했다.
해맑은 햇살이 욱어진 푸른 나뭇잎을 싱그럽게 입 맞추며 화사하게
테이불 마운틴 봉우리를 비추면서 아침을 상큼하게 열었다.
이렇게 깔끔한 아침을 맞기란 여행하면서 늘 바라는 바지만
오늘처럼 기분이 날을 듯 가벼운 것은 천혜의 청정한 맑은 공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하는데 있어서 날씨는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
일기불순으로 인하여 계획했던 여행 일정이
얼마나 많이 바뀌거나 취소되어 아쉬워했던가?
비가 오는 것도 문제지만 이곳은 바람이 몹시 심하다고 하여 은근히 걱정을 하였는데
비온 뒤 갠 날처럼 맑고 상쾌하니 기분이 들떠졌다.
역시 여행만족 여부를 가름하는 것은 일기가 좌우한다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웬일인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큰 기대를 안고
서둘러 우리 일행은 Camps Bay로 향 했다.
-----캠프스 베이(Camps Bay) 해변과 12사도 봉우리-----
12사도 봉우리(Two oceans Reataurant)로 감싸여진 이 아름다운
캠프스 베이(Camos Bay)는 초록빛 잔디와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대서양의 파란파도의
물결이 매끈한 갯바위들을 어루만져 주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천연적으로 기후가 온화하고 활처럼 휘어진 모래사장이 너무 예뻐 휴양지로 각광을 받아
세계인들이 다투어 별장을 짓고 부호들이 주택을 매입하는 유명한 해변마을 이기도 하다.
민주화 이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절엔 백인만의 전용지역으로 흑인은 거주가
제한되었었으나 지금은 돈 많은 흑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주택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여 한화로 약 4.50억 호가한다고 하며
그것도 매물이 없어 일정한 가격은 형성되지 않고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이곳은 대부분 개인 소유의 것이기 때문에 주말엔 숙박 장소를 구하려 해도 어렵다고 한다.
성수기인 12~1월엔 1일 숙박료가 무려 180만 원정도 까지 치솟는다니
이런 살인적인 숙박료가 세계에 또 어디 있을까?
가이드는 혀를 내두르며 귀띔해 주면서.
팝 가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영화배우 부르스 월리스(Bruce Willis)의
별장이 그 어딘가에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 뒤편에 Table Mountain이 있고 이어진 12사도 봉우리가 있어서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라는데 특이 기독교 신자가 많은 이곳에서는 뛰어난 풍광과 함께
하느님의 보살핌을 받는 지대라 여겨서 라고 한다.
그리고 Camps Bay는 전 세계유행의 첨단을 이끄는 패션모델이 몰려와 아찔한 비키니
수영복광고를 촬영하면서 섹시함을 뽐내는 곳이기도 한데
누드 비치로 유명한 프랑스 세인트 트로페즈(Saint tropez)와
호주의 최고의 휴양지 골드 코스트(Gold coast).
그리고 로스안 젤레스의 베니스 비치(Venice beach)를
모두 한곳에 합쳐 놓은 듯 한 꿈에 그린 아름다운 해변이어서 라고 한다.
-----Hout Bay 선착장의 모습-----
헛 베이(Hout Bay)는 캠프스 베이(Camps Bay)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대서양 쪽에 자리한 아늑한 어촌 마을이다.
원래 Hout Bay라는 이름은 Wood Bay라는 네덜란드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652년 동인도 회사는 케이프타운을 남아프리카의 백인 정착기지로 삼아
아시아로 가는 선박들을 위한 요새와 보급기지로 삼으려 했었다.
이때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인인 쟌 반 리베크(Jan (Anthonisz) van Riebeeck)가
헛 베이(Hout Bay)로 상륙하면서 정착에 필요한 목재를 벌목하고
그것을 공급하게 되었는데 호우트(Hout)라는 단어는 네덜란드어로 나무라는 뜻.
즉 Wood에서 비롯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가재 잡이로도 유명한 이곳 부두에는 어선과 요트들이 많이 정박해 있었고
입 출항하는 시설이 잘되어 있어 물개섬(Duiker Island)을 관광하기 위한 선착장이
마련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이곳 주위에는 울창한 산림이 많이 욱어져 있고 무엇보다 항구의 천혜의 지리적
조건인 아름다운 만(彎)이 잘 형성되어 있어 심한 풍랑으로의 안전지대 같았다.
항구 주위에는 높은 산과 우뚝한 절벽들이 병풍 같이 둘러 싸여 자연적으로
방풍역할을 해 주었고 선창가 난전에는 민속품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물개 섬(Seal Island)으로 가는 배는 30분마다 배선되어 있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전시되어 있는 각종 전통 수공예품들을 구경하면서 매입하는데
우리 일행은 재미를 한껏 붙였다.
-----Seal Island 가는 도중에 우뚝 솟아 있는 센티널(Sentinel)산-----
Hout Bay 항구마을을 바다로부터 첨병(尖兵)같이 지켜준다고 하여 센티널산이라고 한다.
물개 섬(Duiker Island)으로 가는 시간은 약 20분정도 소요되었다.
물개 섬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바위섬에는 그야말로 빈공간이 없을 정도로 물개들이
옹기종기 떼를 지어 휴식을 취하거나 물속에서 이곳저곳을 누비며 헤엄을 쳐 댔다.
섬이 크지 않아 배에서 내리지는 못 했지만 주위를 천천히 돌면서 재미난 물개들의
재롱을 관광하면서 모두들 경쟁이나 하듯 촬영을 했다.
한 낯의 강한 햇빛을 받아 서로 몸을 비벼 대가며 일광욕을 즐기는 놈이 있는가 하면
자기의 영역을 지키느라 머리를 헤저으며 괴상한 소리도 지르기도 했다.
하늘에는 바닷새들이 날갯짓하며 시원스레 나르고 파도소리와 물개소리.
그리고 갈매기소리가 합쳐 장관을 이루는 풍광이 연출 되었다.
케이프타운에서는 이곳 Hout Bay에서 뿐 아니라 근해 어디서든지
물개는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원래 물개 섬은 폴스 베이(False Bay)의 케이프 반도동쪽 만에 있었다고 하는데
뱃길이 멀고 파도가 심하여 관광하는데 캔슬(Cancel)이 자자져 숫자는 좀 적지만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폴스 베이의 물개 섬에는 이곳의 10배가 넘는 5만~7만 마리정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물개가 있다고 하며 현재 도이카섬에 서식하는 물개의 수는
약 4~5000마리라고 한다.
-----물개 (海狗. northern fur seal)-----
한자어로는 해구(海狗)라 하며 학명은 Callorhinus ursinus 이다.
앞 뒷발이 모두 물고기의 지느러미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헤엄치기에 능숙하다.
남극이나 북극과 같은 한대의 바다에 주로 서식하며 특히 섬이나 바위가 많은 지역에 분포한다.
주식은 물고기이고 크릴이나 오징어도 많이 잡아먹는 반면 물개는 상어와 범고래의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모피는 부드럽고 밀생하는 속털이 있어 우수하게 평가되는데 수컷은 검은색이고 목둘레만
회색이지만 암컷은 몸 전체가 회색이다.
수컷은 암컷보다 크며 몸길이 2.1m에 몸무게 320㎏이나 되고 암컷은 1.5m에 230㎏이다.
임신 기간은 11개월 정도이며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찬 바닷물 속에서 살기 위해 가죽과 지방층이 두꺼워 모피와 지방을 노리는 사냥꾼들에게
대량으로 사냥당해 20세기 초에는 멸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물개의 대표적인 생태적 특징은 수컷 하나에 여러 마리의 암컷들이 둘러싸고 있는 일부다처제로
많은 수의 암컷과 교미한다.
매년 여름철 번식기가 되면 특정한 번식장소에 모여 큰 무리를 이루는데 수컷은 번식기 중에는
먹이를 먹지 않는다.
종에 따라 암컷 무리를 거느리거나 또는 영역을 만들고 자신의 세력권 내의 암컷과 교미하며
암컷은 자유롭게 영역을 드나들 수 있다.
임신한 암컷은 한 마리의 새끼를 낳고 약 1주일간 새끼를 떠나지 않고 돌본다.
비슷해 보이는 바다표범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개는 뒷다리가 앞으로 향하고 있어
육지에서 잘 걷는 반면 바다표범은 뒷다리를 거의 보행에 쓸 수 없어 앞다리만 가지고
하체를 끌듯이 기어 다닌다.
수컷 물개의 음경은 해구신으로 불리 우며 최고의 정력제로 알려졌다.
물개는 2~3개월 발정기간 동안 하루 10~20회씩 교미를 하여 총 2000~6000번의 교미를 하는
무시무시한 정력으로 경외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도이카(Duiker)섬의 물개들-----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경이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15%에서 37%가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돌아오면서 모든 지구인들은 점점 파계되는 생태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착장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팁을 거둬드리는 노인들-----
우리 일행을 실은 차는 헛 베이(Hout Bay)를 떠나 Cape Point와 Cape of Good Hope를
가기 위해서 세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인 채프먼스 피크 해안도로(Chapman's Peak Drive)를
대서양을 끼고 달렸다.
해안선을 따라 절벽을 깎아 만들어진 이 채프먼스 피크 해안도로는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둥글게 돌아가는 아찔한 도로가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이었다.
수많은 영화와 광고 촬영지가 되기도 하는 이드라이브 코스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슬아슬한 절경이 이어졌는데 뒤로 스쳐 보이는 헛 베이(Hout Bay)의 항구와 센티널(Sentinel) 산.
그리고 테이불 마운틴 산맥인 12사도 봉우리가 그림 같이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채프먼스(Chapman's) 해안도로-----
차는 계속해서 남쪽을 향해서 달렸다.
왼쪽으로는 폴스 베이(False Bay)의 넓은 바다가 끝없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테이불 마운틴(Table Mountain)의 산줄기가 한동안 고저(高低)를 조절하면서
완만한 경사의 산기슭을 지나갔다.
비교적 키 큰 나무는 보이지 않고 처음 보는 다양한 관 목류의 초목들이
광활한 평원을 이루면서 주위를 변화 시켰다.
조금은 낯선 생태계의 대평원을 지나면서 가이드는 마이크를 들었다.
멀리 차창 밖으로 구릉지(丘陵地)에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 1450~1500)의 기념비이고
<포루투칼의 탐험가이자 항해가. 1488년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희망봉을 발견함>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 1450~1500)의 기념비(Monument)-----
반대쪽 차창 밖 높은 구릉지에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이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1460~1514)의 기념비라고 했다.
<포르투칼의 항해가. 디아스가 탐험한 9년 후 1497년 11월 22일 두 번째로 희망봉을 돌음>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1460~1514)의 기념비(Monument)-----
이윽고 우리 일행을 싫은 차는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고 근처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이 있었는데
우리는 밑에 있는 Restaurant로 점심을 먹기 위해서 들어갔다.
투 오션(Tow Oceans)이라고 이름 하는 이 Restaurant는 케이프 포인트에 있는
유일한 식당이라고 하였다.
북동쪽으로 향하여 지형적으로 좀 높은 곳에 자리해 있어 그런지 안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탁 트인 파란 바다(False Bay)와 테이불 마운틴의 산맥들이 줄 지어 펼쳐 가물거렸고
따갑게 쏟아지는 햇볕이 잔잔한 폴스 베이(False Bay)의 수면을 어루만지며 눈부시게 지나갔다.
몰려오는 손님들을 수용하기에 좌석이 부족하여서 일까 양쪽 주위에는 비취 파라솔이
무척 많이 설치되어 있어 관광지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도 하였다.
-----점심으로 Lobster 요리를 먹은 Restaurant-----
점심 메뉴는 특별히 마련된 랍스타(Lobster) 요리였는데 이렇게 경치 좋고 분위기
있는 명소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급음식을 즐긴다는 것이 어쩐지 나의 신분으로선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제치하(日帝治下)하에서 조국이 일본 인줄만 알고 초등학교를 다녔던 나로선 다른 연하의
전후세대 동료들과는 남다른 감회가 가슴속을 훓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케이프 포인트 주차장 주위와 Restaurant 풍경-----
케이프 포인트에 오르려면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우리 일행은 퍼니큘라(Funicular)라는 이름의 전동차를 타기로 했다.
이차는 우뚝 솟아 있는 등대가 있는 봉우리 까지 하나의 레일로 두 대의 전동차가
중간지점에서 교차하면서 번갈아 운행하는 궤도차였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몇 계단을 오르면 퍼니큘라의 스테이션이 있었는데
조금은 비좁게 여겨졌지만 잠시 차례를 기다려 승차하고 레일을 타고 올라갔다.
그런데 의외로 왼쪽 구석에서 말없이 운전하고 있는 이는 혼혈의 젊은 여자였다.
-----전동차운행하는 모습과 설치된 레일-----
드디어 아프리카 대륙의 땅 끝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정상(249m)에 섰다.
여기에서 케이프 포인트라 함은 케이프 반도가 남쪽 바다 방향으로 송곳처럼
쭉 뻗어 나간 끝을 말하는 곳인데 이 절벽 위 정상에는 등대가 있었다.
이 등대는 1860년부터 1919년 까지 불을 밝혀 대서양과 인도양의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을 안내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이 등대는 엄밀히 말해서 등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관광지서로의 역사적 기념물로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1911년 포르투갈의 정기선 “루시타니아”(Lusitania)호가 좌초된 후 249m의
높은 케이프 포인트 정상에 있는 등대를 폐쇄하고 절벽으로 이어진 남쪽맨 끝
파도치는 해안가 해발 87m의 디아스 포인트(Dias Point)에 아프리카에서
제일 우수하게 새로 등대를 세웠다고 한다.
1919년부터 오늘날 까지 이 등대는 이곳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을 인도한다고 한다.
-----케이프 포인트에서의 풍광-----
케이프 포인트 등대 옆에는 세계 각국의 수도와 주요도시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이정표에는 남극(6248kn). 뉴욕(12541km). 리오데 자네이로(6055km).
뉴델리(9296km). 시드니(11642km). 파리(9294km)등이 있고.
싱가폴. 베르린. 런던. 예루살렘. 베이징등이 보였는데 대한민국의 서울은 아쉽게도 없었다.
여기에 이정표를 끼워 넣으려면 우리나라가 동북방향이니 몇km나 될까 궁금하여 지면서
빨리 국력이 신장되어 선진대열에 합류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프 포인트 정상의 이정표-----
여기 케이프 포인트 전망대에서 4방을 둘러보았다.
대서양과 인도양이 저 앞 바다에서 맞나 멀리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만이 아스라이 가물거렸다.
검푸르게만 보이는 저 넓은 바다에 항해하는 배라도 한척 있을 법 한데
엷은 운무만 하늘을 낮게 드리운 채 망망대해만 끝없이 펼쳐졌다.
여기는 땅 끝.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우리나라 해남의 땅 끝 마을이나 포르투칼의 로카 곶(Roca Cabo da)의 서쪽땅 끝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왔다.
특히 등에 지게를 져 본 세대로선 너무나 벼르고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남다른 감격에
가슴이 벅차 주체할 길이 없었다.
내생애에 이곳에 발을 디뎌본다는 꿈이 너무나 요원했기에 그렇다.
이것이 진부하고 퇴색된 연륜에서 오는 값싼 감상일까?
-----케이프 포인트 주위의 풍광-----
내려올 때는 산책로를 따라 주위를 돌아보면서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이 지역은 생태계의 보호구역으로 2000여종의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었는데
타조. 원숭이. 몽구스등 희귀한 동물들도 많이 서식하여 테이불 마운틴과 함께 남아공 정부에서
1939년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했다.
산책 기슭엔 이름 모를 낯선 식물들이 눈길을 끌었으나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희망봉 표지판(Cape of Good Hope)과 바위 언덕-----
<표지판이 없었다면 이 해안가의 나지막한 바위봉우리가 희망봉이라는 것을 몰랐을 것 같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대서양 쪽으로 낮게 삐죽 뻗어 나온 곳이 희망봉이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희망봉 까지는 약 2km 정도의 거리인데
길주위에는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여 걸으면서 이국적 장취를 맛보는 것도 인상에 남는다고 한다.
사정없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를 보면서 바닷내음 먹음은 해풍을 마시며
비탈진 산책길에 그림 같은 자연과 하나 됨을 맛볼 수 있어서이다.
우리에게 “희망봉(希望峰)“으로 알려진 곳은 "Cape of Good Hope" 희망곶(希望串)이다.
상식적으로 봉(峰)이라 하면 산봉우리로 인식하기 때문에 바다의 곶(串)은 상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希望串을 希望峰으로 표현한 것은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는
봉우리라는 말이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일 것이다.
1488년 처음으로 발을 디딘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는 파도와 바람이
너무 거세어 절망하면서 “폭풍의 곶(Cape of Storms)" 이라 이름 하였는데
이 말을 전해들은 포루투칼 왕 주왕2세(1466~1496)는 바로
”카보 다 보아 에스페란사(Cabo da Boa Esperana)" 희망의 곶이라고 이름을 바꾸게 했다.
이유인즉 디아스는 아프리카 최남단까지 갔으나 폭풍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동방으로 가는 실패한 장애물이라 하여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
주앙2세는 아프리카의 끝을 발견했으니 그곳만 돌아 동쪽으로 가면 희구하던 동방의 신천지가
열릴 것이니 “희망의 곶(Cape of Good Hope)”이라고 바꿔 부르게 했다는 것이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역사는 달리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폭풍이 몰아치는 험한 “폭풍의 곶”에서 디아스가 절망을 보았다면
주앙2세는 오히려 희망을 보았던 것이다.
10년 뒤 1498년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는 이 희망봉을 지나
동방으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여 결국 성공을 했으니 금과 향료를 찾기 위한 포르투칼의
오랜 꿈이 실현된 것이 아닐까?
희망(希望)은 미래를 향한 긍정과 도전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 할 것이다.
풍랑을 맛나도 희망을 잃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데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가는 여기에서도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의 풍광-----
<희망봉풍경은 날씨가 좋아서인지 성난 파도도 없었고 평범한 바닷가였는데 근처 바위섬에는
새와 물개들이 노닐고 있었고 물가에는 미역줄기가 출렁댔다>
일반적으로 희망봉은 아프리카의 최남단으로 모두들 알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최남단(Southernmost)은 희망봉에서 동남쪽으로 160km 떨어진
“케이프 아굴라스(Cape Agulhas)"이고 여기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이 나눠진다.
‘아굴라스“는 포르투칼어로 ”바늘”이란 뜻인데 수많은 범선들이 풍랑에 뾰쪽한 암초를
맞나 좌초할 수 도 있다는 위험한 지역(Danger Point)의 의미를 지닌 이름이다.
분명 “아굴라스 곶”은 지리적으로 볼 때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아프리카의 최남단 경계인 땅 끝임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역사적 의미와 해양생태계적 측면에서 볼 때 여기 희망봉이
두 대양이 만나는 끝 지점이라고 해서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그것은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 팻말에 분명히 밝혔듯이 시간과 위도가 달라
희망봉은 “아프리카의 서남쪽 끝”이라고 했지 최남단이라고 고집하진 안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굴라스 곶”은 암초가 많아 항해자들의 피난처 구실을 하는 항구로서 역할을 충분히
못했고 케이프 반도는 만(灣)이 잘 형성되어 선박들이 정착하는데 제몫을 다 해줬기에 그렇다.
그래서 희망봉은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 희망을 갖게 하고 오랫동안
아프리카와 동서양의 문물이 교류하는 역사가 축적되었기에 단순히 지리적 위치만을 확인해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곳이 품고 있는 역사적 소중한 꿈과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와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의 불굴의 개척정신이 서려있어
아프리카 땅 끝의 상징으로서 사랑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펭귄서식지(Boulders Beach) 간판-----
돌아오는 길에 볼더스 비치의 펭귄(Penguin) 서식지를 들러 보았다.
볼더스 비치( Boulders Beach)는 케이프 반도(Cape Peninsula) 동쪽 중간쯤
폴스 베이(False Bay)에 있는 해변으로 펭귄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매표소 입구를 지나 나무로 만든 통로를 따라 하얀 모래사장 바닷가로 나가니
따가운 햇볕을 피해 숲속 그늘에 펭귄들이 숨어 있었다.
우리 일행이 다가 가도 겁을 먹지도 않고 피하지도 안했는데 이는 오랜 세월동안 관광객들의
시달림에 나름대로 신경이 무뎌져 단련된 것 같았다.
여기에서 서식하는 펭귄은 자카스(Jakass)라는 이름을 가진 펭귄이라고 한다.
자카스(Jakass)는 당나귀를 뜻하고 이들이 당나귀의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불랙 풋티드(Black Footed)펭귄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펭귄들의 발이
검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 펭귄은 세계에서 오직 아프리카에서만 서식한다고 하여
아프리카 펭귄(Africa Penguin)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황제펭귄에 비해 10분의 1정도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는 이 펭귄은 수명은
보통 10~20년 까지 산다고 하며 이곳에 약10만 마리가 서식한다고 한다.
체구는 작지만 한껏 관광객들에게 많은 귀여움을 받고 있는 이곳
자카스 펭귄(Jakass Penguin)들은 둥글게 풍화된 화강암 바위와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에
어울려 볼더스(Boulders)란 이름 못지않게 예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작구만 오염되어 가는 생태계에 심각한 환경변화가 없길 바래본다.
-----펭귄 서식지(Boulders Beach) 풍광-----
-----뮤젠버그 해변(Muizenberg Beach)-----
<보이스 드라이브(Boyes Drive)라는 길로 오다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 촬영을 했다>
뮤젠버그 해변(Muizenberg Beach)은 케이프 타운에서 35km 떨어진 곳에 있다.
보이스 드라이브 길을 달리다 보면 뮤젠버그(Muizenberg)에서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폴스 베이와 뮤젠버그 해변이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폴스 베이(False Bay)는 지도상으로 보면 커다란 만(灣)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옛날 선박들이 서쪽 바다인 테이불 베이로 착각하고 들어갔다가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가짜 만”즉 잘 속는다는 뜻의 폴스 베이(False Bay)로 이름 하였다 한다.
정말 눈부시게 황홀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 밑엔 철길이 보이고 마침 기차가 지나가니 한 폭의 그림이다.
멀리서 연달아 밀려오는 파도가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햇빛에 빛났다.
이곳은 해변에서 몇 백 미터를 들어가도 무릎정도 깊이 밖에 안 되는 수심이 이어지고
파도는 높게 쳐 올라와 서핑(Surfing)하는데 가장 적합한곳이라고도 했다.
언덕과 주위에 예쁜 집들과 호수가 어울려 폴스 베이(False Bay)의 환상적인 바다는
케이프 타운 여행의 마지막 Menu로 뮤젠버그의 해변이 인상 깊게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