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장엄경론 제1권
3. 귀의품(歸依品)
[대승에 훌륭하게 귀의함]
[釋] 이와 같이 이미 대승이 성립하였으니
다음은 대승을 의지하여 훌륭하게 귀의(歸依)함을 포섭하겠다.
[대승의 귀의가 제일이다]
게송으로 말한다.
만일 사람이 삼보에 귀의하는 데는
대승의 귀의가 제일이니
일체에 두루 하는 것이며 용맹스럽고
과를 얻으며 미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釋] 일체 삼보에 귀의하는 데는 마땅히 대승의 귀의가 제일이 됨을 알아야 한다.
어찌하여 그런가? 네 가지의 큰 뜻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성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의 뜻이라 하는가?
첫째는 일체에 두루 하다는 뜻이요,
둘째는 용맹하다는 뜻이요,
셋째는 과를 얻는다는 뜻이요,
넷째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들의 뜻은 뒤에 마땅히 말하겠다.
이 네 가지의 뜻으로 말미암기에 유난(留難)하는 이가 많이 있으나 모든 귀의하는 자가 혹은 능하고 혹은 능하지 못하니 능한 자가 훌륭함이 된다.
[훌륭한 귀의를 권함]
이렇게 귀의의 훌륭함을 말하였다.
다음은 훌륭한 귀의를 권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일어나기 어렵고 또한 이루기 어려우니
응당 큰 뜻을 세워라.
자기와 남의 이익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땅히 훌륭한 귀의를 지어야 한다.
[釋]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이른바 훌륭한 원(願)이니 큰 서원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이루기 어렵다’는 것은 이른바 훌륭한 행이니 한량없는 시겁을 경유함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그러기에 마땅히 큰 뜻을 내야 한다. 왜냐하면 남의 이익과 자기의 이익을 성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남을 이롭게 한다’고 함은 이른바 원과 행이니 원과 행으로 말미암은 것을 들음의 인이라고 이른다.
‘스스로를 이롭게 한다’고 함은 이른바 큰 뜻이니 큰 뜻으로 말미암기에 이는 자체(自體)의 과이다.
[일체에 두루 한 뜻]
앞에서는 네 가지의 뜻을 말하였고,
이제는 마땅히 일체에 두루 한 뜻을 먼저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중생이 두루 하고 승(乘)이 두루 하고
지혜가 두루 하고 적멸(寂滅)이 두루 한 것,
이를 지혜 있는 자의
네 가지가 일체에 두루 한다고 이른다.
[釋] 대승에 귀의하는 자는 네 가지의 일체에 두루 함이 있다.
첫째는 중생이 일체에 두루 한 것이니,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승(乘)이 일체에 두루 한 것이니, 3승(乘)을 잘 알기 때문이요,
셋째는 지혜가 일체에 두루 한 것이니, 두 가지의 무아(無我)에 통달하기 때문이요,
넷째는 적멸(寂滅)이 일체에 두루 한 것이니, 태어나고 죽음과 열반의 체가 일미(一味)이어서 과악(過惡)과 공덕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용맹의 뜻]
이미 일체에 두루 한 뜻을 말하였으니,
다음으로는 용맹의 뜻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부처님의 보리를 희망하여서
퇴전하지 않고 어려운 행을 행한다.
모든 부처님과 똑같이 깨닫는 데는
훌륭한 용맹이 세 가지 있다.
[釋] 대승에 귀의하면 세 가지의 훌륭한 용맹이 있다.
첫째는 원(願)이 훌륭한 용맹이니, 부처님께 귀의할 때에 큰 보리를 구하여서 환희(歡喜)를 많이 내어 훌륭한 공덕을 알기 때문이요,
둘째는 행이 훌륭한 용맹이니, 수행을 일으킬 때에 뒤로 물러나지 아니하고 굴복하여 종속되지 아니하며 어려운 행을 행하기 때문이요,
셋째는 과가 훌륭한 용맹이니, 부처를 이룰 때에 이르러서는 모든 부처님과 똑같이 깨닫기 때문이다.
또한 이 용맹으로 말미암아 모든 불자(佛子)들이 항상 좋은 데 태어남을 얻는다.
게송으로 말한다.
발심과 지도(智度)와
취만(聚滿)과 대자(大慈)는
종자와 낳으신 어머니와
태장(胎藏)과 유모(乳母)로서 훌륭하오.
[釋] 보살이 좋은 데 태어나는 데는 네 가지의 뜻이 있다.
첫째는 종자가 훌륭한 것이니 보리의 마음으로써 종자를 삼기 때문이요,
둘째는 낳아 주신 어머니가 훌륭함이니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로써 낳아 주신 어머니를 삼기 때문이요,
셋째는 태장(胎藏)이 훌륭함이니 복과 지혜의 두 무더기로써 주지하여 태장을 삼기 때문이요,
셋째는 유모(乳母)가 훌륭함이니 큰 자비로써 길러서 유모를 삼기 때문이다.
또는 좋은 데 난다 함은, 용맹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항상 훌륭한 몸을 얻는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다.
미묘한 상호(相好)와 생성(生成)하는 힘과
큰 즐거움과 큰 방편이다.
이와 같은 네 가지를 성취함,
이를 훌륭한 몸이라 이른다.
[釋] 보살의 몸이 훌륭한 것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색신(色身)이 훌륭한 것이니 미묘한 상호로 몸을 꾸밈을 얻어 전륜왕(轉輪王)들의 상호보다 훌륭한 것이요,
둘째는 힘이 훌륭한 것이니 중생을 성숙하게 하는 자재한 힘을 얻기 때문이요,
셋째는 즐거움이 훌륭한 것이니 적정(寂靜)한 상품(上品)의 부처님 지위는 가없는 즐거움을 얻기 때문이요,
넷째는 지혜가 훌륭함이니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는 큰 선교방편(善巧方便)을 얻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를 성취하는 것을 불자가 좋은 데 태어나는 것이라고 이른다. 말하자면 색(色)의 성취와 힘의 성취와 즐거움의 성취와 지혜의 성취이다.
또한 이 용맹으로 말미암아 왕자(王子)의 모습과 더불어 비슷하게 태어난다.
게송으로 말한다.
광명을 주고 법이 자재하며
선교(善巧)의 말과 잘 다스림[善治]으로 조섭한다.
이 네 가지의 인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는다.
[釋] 네 가지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임금의 종자가 끊이지 않는다.
첫째는 지위에 들어가서 직책을 받음이요,
둘째는 증상(增上)하여 어긋남이 없음이요,
셋째는 능히 잘 결정하여 판단하고,
넷째는 상주고 벌줌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좋은 데 태어나는 불자(佛子)도 또한 그러하다.
첫째는 광명과 직위를 받음[授職]을 얻는 것이니, 말하자면 일체의 모든 부처는 대광명과 함께 직위(職位)를 받게 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법이 자재한 것이니, 말하자면 일체의 법 가운데 지혜가 자재하여서 남과 어긋남이 없음이요,
셋째는 능히 교묘하게 말함이니, 말하자면 부처님과 중생들 가운데서 법을 잘 말하기 때문이요,
넷째는 상과 벌을 잘 다스리는 것이니, 말하자면 계를 배우는 자의 허물과 악함을 능히 다스리고 공덕을 능히 포섭하는 것이다.
또한 이 용맹으로 말미암아 대신들의 모습과 더불어 비슷함을 얻는다.
게송으로 말한다.
바라밀(波羅蜜)에 들어가고 깨달음의 분(分)을 보며
은밀한 것을 지니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한다.
이 네 가지의 인으로 말미암아서
대신들과 비슷함을 얻는다.
[釋] 네 가지의 인(因)이 있으니 이는 대신들의 공덕이다.
첫째는 임금의 금궁(禁宮)에 들어가는 것이고,
둘째는 임금의 미묘한 보물을 보는 것이고,
셋째는 임금의 밀어(密語)를 간직하는 것이고,
넷째는 자재하게 상을 주는 것이다.
용맹한 보살도 또한 그렇다.
첫째는 항상 모든 바라밀다에 잘 들어감을 얻는 것이고,
둘째는 곳곳의 경 가운데서 항상 큰 보리의 보배를 보는 것이니 그것은 법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는 여래의 몸과 입과 뜻의 비밀을 항상 지니는 것이고,
넷째는 항상 가없는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과를 얻는 뜻]
이렇게 용맹의 뜻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과를 얻는 뜻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복덕과 존중함과
즐거움이 있고 또한 고를 멸하고
즐거움을 증득하고 법음(法陰)을 증득하고
습기(習氣)를 다하고 유와 멸의 버림이 있는 것이다.
[釋] 대승에 귀의하는 자는 이 여덟 가지의 과를 얻는다.
첫째는 믿고 알 때에 큰 복덕의 무더기를 얻는 것이요,
둘째는 발심할 때에 세 가지의 존중함이 있음을 얻는 것이요,
셋째는 일부러 생을 받을 때에 3유(有) 가운데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자기와 남이 평등함을 알 때에 큰 고(苦)의 무더기가 멸함을 얻고, 또는 모든 중생들의 고를 멸해 주는 힘을 얻는 것이요,
다섯째는 무생인(無生忍)에 들어갔을 때에 최상의 즐거움을 깨달아 증득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보리를 얻었을 때에 큰 법음(法陰)을 증득하는 것이다.
법음이라 함은 이른바 법신이다. 이와 같은 법신을 크다고 이르고, 훌륭하다고 이르고 항상하다고 이르고, 좋은 무더기라 이른다.
이것은 끝없는 경[修多羅] 등의 법장(法藏)이기 때문에 크다고 이르고,
일체의 법 가운데 가장 위이기 때문에 훌륭하다고 이르며,
영원하여서 다함이 있지 않기에 항상하다고 이르며,
힘과 두려움이 없는 것들의 착한 법을 쌓아 모은다. 그러기에 잘 모은다고 이른다.
일곱째는 훈습(熏習)하여 무더기가 다 없어져서 남김이 없음을 얻는 것이요,
여덟째는 유(有)와 멸(滅)의 버림을 얻는 것이니, 버림이 있는 자는 태어나고 죽음에 머물지 아니하고, 멸하여 버리는 자는 열반에 머물지 않는다.
[미치지 못하는 뜻]
이미 과를 얻는 뜻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미치지 못하는 뜻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큰 체와 큰 뜻과
가없음과 다함이 없음은
세간과 출세간에 잘함으로 말미암아
신통을 성숙시키기 때문이다.
[釋] 대승에 귀의하는 자에게 있는 선근(善根)은 네 가지의 인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로서는 능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첫째는 큰 체요, 둘째는 큰 뜻이요, 셋째는 가없음이요, 넷째는 다함이 없는 것이다.
[문] 이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 큰 체라는 것은 말하자면 세간의 선근이니 이미 2승(乘)을 초월하여 지났기 때문이요,
큰 뜻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출세간의 선근이니 2승들의 출세간은 다만 자기를 이익되게 할 뿐이기 때문이요,
가없다는 것은 말하자면 선근을 성숙한 것이니 능히 가없는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때문이요,
다함이 없다는 것은 말하자면 신통의 선근이니, 무여열반(無餘涅槃)에 이르러도 또한 다함이 없기 때문이다.
[귀의하는 차별]
이렇게 귀의의 훌륭한 뜻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귀의하는 차별에 대해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희망과 큰 자비와
종지(種智)와 또한 뒤로 물러나지 않음과
삼출(三出)과 이득(二得)의
차별에 여섯 가지가 있다.
[釋] 대승에 귀의하는 차별에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기의 성품이요, 둘째는 인(因)이요, 셋째는 과(果)요, 넷째는 업(業)이요, 다섯째는 서로 응함이요, 여섯째는 품류(品類)이다.
희망으로 자기의 성품을 삼아서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체를 구하기 때문이다.
큰 자비를 인으로 삼아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기 때문이다.
종지(種智)를 과로 삼아서 더 이상 위가 없는 보리를 얻기 때문이다.
뒤로 물러나지 아니함으로 업을 삼아서 남을 이익되게 하는 어려운 행을 행하여 행이 뒤로 물러나지 아니하고 굴복하여 종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출(三出)을 서로 응함으로 삼아서 3승의 출리(出離)하는 행을 구족하기 때문이다.
이득(二得)을 품류(品類)로 삼아서 세속을 얻고 법성(法性)을 얻어서 거칠고 세밀한 차별을 얻기 때문이다.
[행의 차별]
이렇게 공덕의 차별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행의 차별에 대해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귀의에는 큰 뜻이 있어서
공덕의 무더기가 증장(增長)하고
뜻이 자비하여 세간에 두루 하며
큰 성인의 법을 널리 유통한다.
[釋] 큰 뜻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자기와 남을 이익되게 하는 행이다. 자기를 이익되게 하는 행이라 함은 말하자면 공덕이 증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에는 많은 종류가 있으니,
만일 헤아리든지 만일 수로 셀 수 없든지 만일 시절이든지 헤아려 알 수가 없어서 가히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가히 세어서 알지 못하기 때문이요, 마침내 항상 행하여 때에 분제(分齊)가 없기 때문이다.
남을 이익되게 하는 행이라 함은 뜻을 지음과 자비가 모든 중생들에게 두루 미치기 때문이다.
널리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큰 성인의 법을 유통하기 때문이라고 함은, 큰 성인의 법은 대승의 법이기 때문이다.
귀의품(歸依品)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