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 五
01.
子夏問曰:「關睢何以爲國風始也?」 孔子曰:「關睢至矣乎! 夫關睢之人, 仰則天, 俯則地, 幽幽冥冥, 德之所藏, 紛紛沸沸, 道之所行, 如神龍變化, 斐斐文章. 大哉! 關睢之道也. 萬物之所繫, 群生之所懸命也, 河洛出圖書, 麟鳳翔乎郊, 不由關睢之道, 則關睢之事將奚由至矣哉! 夫六經之策, 皆歸論汲汲, 蓋取之乎關睢, 關睢之事大矣哉! 馮馮翊翊! '自東自西, 自南自北, 無思不服.' 子其勉強之, 思服之. 天地之間, 生民之屬, 王道之原, 不外此矣.」 子夏喟然嘆曰:「大哉! 關睢乃天地之基也.」
자하문왈:「관휴하이위국풍시야?」 공자왈:「관휴지의호! 부관휴지인, 앙즉천, 부즉지, 유유명명, 덕지소장, 분분비비, 도지소행, 여신룡변화, 비비문장. 대재! 관휴지도야. 만물지소계, 군생지소현명야, 하락출도서, 인봉상호교, 불유관휴지도, 즉관휴지사장해유지의재! 부륙경지책, 개귀론급급, 개취지호관휴, 관휴지사대의재! 풍풍익익! '자동자서, 자남자북, 무사불복.' 자기면강지, 사복지. 천지지간, 생민지속, 왕도지원, 불외차의.」 자하위연탄왈:「대재! 관휴내천지지기야.」
[解釋] 자하가 물어 말하기를, 「관저는 어찌하여 국풍의 시작입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관저는 지극한 것이다. 무릇 관저를 지은 사람은 우러러 하늘을 보고, 굽어 땅을 살펴 그윽하고 오묘하게 덕을 품고 있으며, 마치 신룡의 변화와 같이 그 문장은 빛난다. 크도다! 관저의 도. 만물이 번성하는 바이고, 군생의 명이 이에 달렸도다. 하락에서 책이 나오고, 기린과 봉황이 교외에서 날아오른다. 무릇 관저의 도로 말미암지 않는다면, 관저의 일이 어찌 지극해지겠는가? 무릇 육경의 책략들이 모두 논리가 많지만 대부분이 관저에서 취한 것들이니, 관저의 일은 위대하도다! 의지하고 공경하도다! '동쪽에서 서쪽에서, 남쪽에서 북쪽에서, 복종치 않는 자가 없네.'라고 하였으니, 너는 힘써 이를 실행하고, 이에 복종할 것을 생각하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살아있는 백성의 모든 무리들, 그리고 왕도의 근원이, 이를 벗어날 수 없단다.」라고 하셨다. 자하는 한숨으로 감탄하면서 말하기를, 「위대합니다! 관저는 이에 천지의 본바탕입니다.」라고 하였다.
≪詩≫曰:「鍾鼓樂之.」①
≪시≫왈:「종고락지.」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북을 치며 즐긴다.」고 하였다.
[註解] ①國風 第一 周南 關雎에 보인다.
02.
孔子抱聖人之心, 彷徨乎道德之城, 逍遙乎無形之鄕. 倚天理, 觀人情, 明終始, 知得失, 故興仁義, 厭勢利, 以持養之. 于是周室微, 王道絕, 諸侯力政, 強劫弱, 眾暴寡, 百姓靡安, 莫之紀綱, 禮儀廢壞, 人倫不理, 於是孔子自東自西, 自南自北, 匍匐救之.
공자포성인지심, 방황호도덕지성, 소요호무형지향. 의천리, 관인정, 명종시, 지득실, 고흥인의, 염세리, 이지양지. 우시주실미, 왕도절, 제후력정, 강겁약, 중포과, 백성미안, 막지기강, 례의폐괴, 인륜불리, 어시공자자동자서, 자남자북, 포복구지.
[解釋] 공자는 성인의 마음을 품고, 도덕의 영역에서 방황하며, 실체가 없는 마을에서 노신 분이다. 하늘의 이치에 의지하고, 사람의 정리를 살펴보며, 시종의 원리를 밝히고, 득실의 이치를 알아 그것을 바탕으로 인의를 부흥시키고, 권세와 이익에 치우치는 것을 싫어하였다. 그리고 이를 갖고 더욱 수양하였다. 그 당시에는 주나라 황실이 약해져 왕도가 끊어지고, 제후들이 남을 정벌하였으며, 강한 자들이 약한 자들에 위협을 주고, 무리가 많은 자들은 적은 자들에게 포악하게 굴었으며, 백성들은 편한 날이 없었고, 기강은 바로 세워지지 못했으며, 예의는 무너졌고, 인륜에는 그 이치가 없었다. 이에 공자는 동쪽에서 서쪽에서, 남쪽에서 북쪽에서, 기어서라도 이들을 구할 것이다.
03.
王者之政, 賢能不待次而擧, 不肖不待須臾而廢,元惡不待教而誅, 中庸不待政而化. 分未定也, 則有昭穆. 雖公卿大夫之子孫也, 行絕禮儀, 則歸之庶人. 遂傾覆之民, 牧而試之. 雖庶民之子孫也, 積學而正身,行能禮儀, 則歸之士大夫. 敬而待之, 安則蓄, 不安則棄. 反側之民, 上收而事之, 官而衣食之, 王覆無遺,材行反時者, 死之無赦, 謂之天誅. 是王者之政也.
왕자지정, 현능부대차이거, 불초부대수유이폐,원악부대교이주, 중용부대정이화. 분미정야, 즉유소목. 수공경대부지자손야, 행절례의, 즉귀지서인. 수경복지민, 목이시지. 수서민지자손야, 적학이정신,행능례의, 즉귀지사대부. 경이대지, 안즉축, 불안즉기. 반측지민, 상수이사지, 관이의식지, 왕복무유,재행반시자, 사지무사, 위지천주. 시왕자지정야.
[解釋] 왕 된 자의 정치란 어질고 능력 있는 자에 대하여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등용하는 것이며, 못나고 어리석은 자에 대하여는 잠시도 기다리지 않고 쫓아내는 것이고, 독한 악인에 대하여는 가르치지 않고 바로 죽이는 것이며, 보통 사람에 대하여는 다스려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가르치는 것이다. 명분이 미처 정해지지 않았다면 이의 고하를 정하여 밝히되, 비록 공경대부의 자손이라 할지라도, 그 행동이 예의에 어긋나면 바로 서민으로 만들고, 나라를 뒤엎을 백성이라면, 잘 다스리고 훈련시켜 고칠 기회를 준다. 비록 서민의 자손이라 할지라도 학문을 쌓고 몸을 바르게 하여 그 행동이 예의에 맞으면 사대부로 귀속시켜 그들을 공경스럽게 대우하되 나라를 안녕케 하면 녹봉을 주고, 나라를 불안케 하면 쫓아낸다. 법규를 위반하는 백성일지라도, 윗사람이 이들을 거두어 일거리를 주고, 관에서는 이들에게 옷과 먹을 것을 주어 은덕으로 덮어주고 버려지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재능과 행동이 당시의 법령에 어긋나게 하는 자에게는, 사형을 내려 용서함이 없으니, 이를 일컬어 하늘이 내린 벌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왕 된 자의 정치이다.
≪詩≫曰:「人而無儀, 不死何爲!」①
≪시≫왈:「인이무의, 불사하위!」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사람이면서 위의가 없는 이는, 죽지 않고 무엇 하랴?」고 하였다.
[註解] ①國風 第四 鄘風 相鼠에 보인다.
04.
君者、民之源也, 源清則流清, 源濁則流濁. 故有社稷者、不能愛其民, 而求民親己愛己, 不可得也. 民不親不愛, 而求爲己用, 爲己死, 不可得也. 民弗爲用, 弗爲死, 而求兵之勁, 城之固, 不可得也. 兵不勁,城不固, 而欲不危削滅亡, 不可得也. 夫危削滅亡之情, 皆積於此, 而求安樂是聞, 不亦難乎! 是枉生者也. 悲夫! 枉生者不待時而滅亡矣.
군자、민지원야, 원청즉류청, 원탁즉류탁. 고유사직자、불능애기민, 이구민친기애기, 불가득야. 민불친불애, 이구위기용, 위기사, 불가득야. 민불위용, 불위사, 이구병지경, 성지고, 불가득야. 병불경,성불고, 이욕불위삭멸망, 불가득야. 부위삭멸망지정, 개적어차, 이구안락시문, 불역난호! 시왕생자야. 비부! 왕생자부대시이멸망의.
[解釋] 임금이란 백성의 근원이다. 근원이 맑으면 그 하류도 맑을 것이고, 근원이 탁하면 그 하류 또한 탁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사직을 가진 자가 그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그 백성이 자신과 친해지고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요, 백성이 임금과 친하게 여기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데 그들이 자신을 위해 쓰이고 목숨을 바치기를 요구해 봤자 역시 될 수 없는 일이다. 백성이 임금을 위해 쓰이기를 바라지도 않고 목숨을 바칠 생각도 없는데 군대가 강해지고 성을 견고히 지켜주기를 바란다면 이 또한 불가능한 일이고, 이처럼 군대가 강하지도 않고 성이 견고히 지켜지지도 않는데 위험에 빠져 멸망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릇 위험에 빠져 멸망하는 정황이 이처럼 누적되었는데도 편안함과 안락함 바란다는 소문은 역시 듣기가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자는 미치광이일 뿐이니 슬프도다! 그러한 미치광이는 즉시 멸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故人主欲強固安樂, 莫若反己;欲附下一民, 則莫若及之政;欲脩政美俗, 則莫若求其人. 彼其人者, 生今之世, 而志乎古之世, 以天下之王公莫之好也, 而是子獨好之;以民莫之爲也,而是子獨爲之也. 抑爲之者窮, 而是子猶爲之, 而無是須臾怠焉差焉. 獨明夫先王所以遇之者, 所以失之者,知國之安危臧否, 若別白黑, 則是其人也.
고인주욕강고안락, 막약반기;욕부하일민, 즉막약급지정;욕수정미속, 즉막약구기인. 피기인자, 생금지세, 이지호고지세, 이천하지왕공막지호야, 이시자독호지;이민막지위야,이시자독위지야. 억위지자궁, 이시자유위지, 이무시수유태언차언. 독명부선왕소이우지자, 소이실지자,지국지안위장부, 약별백흑, 즉시기인야.
[解釋] 그러므로 임금이 나라가 강하고 안락하기를 바란다면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제일이고, 부하와 함께 백성을 통일하기를 바란다면 그에 맞게 정치를 펴는 것이 최우선이며, 정치를 세워 아름다운 풍속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그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람은 태어나기는 지금 태어났지만 그 뜻은 옛날에 두고, 세상의 왕공들이 이를 실행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그 사람은 홀로 이를 실행하기를 좋아하며, 백성들이 이를 해내지 못한다 해도 그 사람은 이를 홀로 해내고, 삼가 이를 해서 궁해지더라도 그 사람은 오히려 이를 고집스럽게 하여 잠시라도 태만히 하거나 차이를 두는 일이 없다. 홀로 옛 왕들이 흥하게 된 까닭과 망하게 된 까닭을 밝혀내고, 나라의 안위와 옳고 그름을 마치 흑백을 구분하듯이 하니 바로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人主欲強固安樂, 則莫若與其人爲之, 巨用之, 則天下爲一, 諸侯爲臣;小用之, 則威行鄰國, 莫之能御. 若殷之用伊尹, 周之遇太公, 可謂巨用之矣;齊之用管仲, 楚之用孫叔敖, 可爲小用之矣. 巨用之者如彼, 小用之者如此也. 故曰:「粹而王, 駮而霸, 無一而亡.」
인주욕강고안락, 즉막약여기인위지, 거용지, 즉천하위일, 제후위신;소용지, 즉위행린국, 막지능어. 약은지용이윤, 주지우태공, 가위거용지의;제지용관중, 초지용손숙오, 가위소용지의. 거용지자여피, 소용지자여차야. 고왈:「수이왕, 박이패, 무일이망.」
[解釋] 임금이 나라가 강하고 안락해지기를 바란다면 그런 사람을 등용해 그 임무를 행하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런 사람을 크게 쓰면 세상이 하나로 통일되어 제후들을 신하로 삼을 수 있고, 그런 사람을 작게 써도 그 위엄이 주변 나라에 미쳐 감히 대적하려 들지 못하게 된다. 그 예로서 은나라가 이윤을, 주나라가 태공을 등용한 것은 크게 쓴 것이고, 제나라가 관중을, 초나라가 손숙오를 등용시킨 것은 작게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크게 쓴 것은 저와 같고, 작게 쓴 것은 이와 같다. 그러므로 순수하게 쓰면 왕이 될 수 있고, 졸렬하게 써도 패자는 될 수 있으나, 하나도 쓰지 않으면 망하고 마는 것이다.
≪詩≫曰:「四國無政, 不用其良.」① 不用其良臣而不亡者, 未之有也.
≪시≫왈:「사국무정, 불용기량.」① 불용기량신이불망자, 미지유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사국이 정사가 없어서, 그 어진 이를 쓰지 않는다네.」라고 한 것은, 좋은 신하를 쓰지 않았는데도 망하지 않은 나라는, 아직 있지 않았다.
[註解] ①小雅 第四 祈父之什 十月之交에 보인다.
05.
造父、天下之善御者矣, 無車馬, 則無所見其能. 羿、天下之善射者矣, 無弓矢, 則無所見其巧. 彼大儒者、調一天下者也, 無百里之地, 則無所見其功. 夫車固馬選, 而不能致千里者、則非造父也. 弓調矢直, 而不能射遠中微, 則非羿也. 用百里之地, 而不能調一天下, 制四夷者, 則非大儒也.
조보、천하지선어자의, 무거마, 즉무소견기능. 예、천하지선사자의, 무궁시, 즉무소견기교. 피대유자、조일천하자야, 무백리지지, 즉무소견기공. 부거고마선, 이불능치천리자、즉비조보야. 궁조시직, 이불능사원중미, 즉비예야. 용백리지지, 이불능조일천하, 제사이자, 즉비대유야.
[解釋] 조보는 세상에서 말을 잘 모는 사람이지만 말과 수레가 없다면, 자신의 능력을 보일 바가 없는 것이고, 예는 세상에서 활을 가장 잘 쏘는 사람이지만 활과 화살이 없다면, 역시 그 기교를 보여줄 방법이 없으며, 마찬가지로 저 대유는 세상을 잘 조율하여 하나로 통일시키는 사람이지만 백 리의 땅도 없다면, 그 공을 보여줄 바가 없는 것이다. 무릇 수레가 견고하고 말이 훌륭한데도 천리를 몰지 못한다면, 이는 조보가 아니며, 활과 화살이 잘 다듬어졌는데도 멀리 미세한 과녁을 맞히지 못하면, 또한 예가 아니며, 마찬가지로 백 리의 땅을 갖고도 세상을 조율하여 하나로 통일시키고 모든 오랑캐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역시 대유라 할 수 없다.
彼大儒者、雖隱居窮巷陋室, 無置錐之地, 而王公不能與爭名矣;用百里之地,則千里國不與之爭勝矣;箠笞暴國, 一齊天下, 莫之能傾, 是大儒之勳. 其言有類, 其行有禮, 其擧事無悔,其持檢應變曲當, 與時遷徙, 與世偃仰, 千擧萬變, 其道一也, 是大儒之稽也.
피대유자、수은거궁항루실, 무치추지지, 이왕공불능여쟁명의;용백리지지,즉천리국불여지쟁승의;추태폭국, 일제천하, 막지능경, 시대유지훈. 기언유류, 기행유례, 기거사무회,기지검응변곡당, 여시천사, 여세언앙, 천거만변, 기도일야, 시대유지계야.
[解釋] 저 대유라면, 비록 가난한 마을에 누추한 집에 살고, 송곳을 꽂을 땅 하나 없다 해도, 왕공이라 할지라도 그와 더불어 이름을 다툴 수 없고, 백 리의 적은 땅을 갖고 있더라도, 천리의 나라가 그와 싸워 이길 수 없으며, 채찍과 매로 온 나라를 폭력으로 몰아넣어 세상을 하나로 다스린다 할지라도, 꺾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대유의 공훈이다. 그들의 말은 동질성이 있고, 그들의 행동은 예에 맞으며, 그들은 일을 처리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고, 그들이 변화를 검증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지극히 합당하며, 그들이 움직이고 옮기는 것은 때에 잘 맞고, 그들이 나아가고 물러섬은 세태에 잘 맞으며, 천만 번의 변화에도 그 도리는 오로지 하나이다. 이것이 대유가 헤아리는 바이다.
故有俗人者、有俗儒者、有雅儒者、有大儒者. 耳不聞學, 行無正義, 迷迷然以富利爲隆, 是俗人也. 逢衣博帶, 略法先王, 而足亂世, 術謬學雜, 其衣冠言行, 爲已同於世俗, 而不知其惡也,言談議說, 已無異於老墨, 而不知分, 是俗儒者也.
고유속인자、유속유자、유아유자、유대유자. 이불문학, 행무정의, 미미연이부리위륭, 시속인야. 봉의박대, 약법선왕, 이족란세, 술류학잡, 기의관언행, 위이동어세속, 이부지기악야,언담의설, 이무이어로묵, 이부지분, 시속유자야.
[解釋] 그러므로 세상에는 속인, 속유, 아유 및 대유의 구분이 있다. 귀가 있어도 학문을 듣지 못하고, 행동에는 바른 의로움이 없으며, 미혹함에 빠져 부와 이익을 높이는 자가 바로 俗人이다. 그리고 헐렁한 옷에 넓은 띠를 두르고 선왕의 법을 대략 알며, 난세에도 만족하고, 잘못된 잡학을 말하며, 그 옷차림과 언행이, 세속과 같다고 여기고, 그것이 잘못된 줄을 모르며, 떠들어대는 자들은 자신이 老子와 墨子와 다를 바가 없으면서도, 그 구분을 모르는 자들을, 俗儒라고 한다.
法先王, 一制度, 言行有大法, 而明不能濟法教之所不及、聞見之所未至,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內不自誣, 外不誣人, 以是尊賢敬法, 而不敢怠傲焉, 是雅儒者也.
법선왕, 일제도, 언행유대법, 이명불능제법교지소불급、문견지소미지,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내부자무, 외불무인, 이시존현경법, 이불감태오언, 시아유자야.
[解釋] 선왕의 법을 따라, 제도를 하나로 통일하고, 언행이 큰 법에 맞으나, 혹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밝히며, 법도와 가르침이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으면, 그 미치지 못하는 바를 보고 들어 살피고,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며, 안으로는 자신을 속이지 않고, 밖으로는 남을 속이지 않으며, 이로써 어진 자를 존경하고 법을 공경하되 감히 게으르거나 오만하게 굴지 않는 자들을, 雅儒라고 한다.
法先王, 依禮義, 以淺持博, 以一行萬;苟有仁義之類, 雖鳥獸若別黑白;奇物變怪, 所未嘗聞見, 卒然起一方, 則擧統類以應之, 無所疑;援法而度之, 奄然如合符節, 是大儒者也.
법선왕, 의례의, 이천지박, 이일행만;구유인의지류, 수조수약별흑백;기물변괴, 소미상문견, 졸연기일방, 즉거통류이응지, 무소의;원법이탁지, 엄연여합부절, 시대유자야.
[解釋] 선왕의 법을 따라, 예와 의에 의거하여, 얕은 것으로 넓은 것을 잡고, 하나로써 만 가지 행동의 표준을 삼으며, 진실로 어짊과 의로움으로 함께하고, 비록 새와 짐승일지라도 그 흑백을 가려내며, 기이함과 변괴에 대하여는, 그것을 듣거나 본 적이 없다 해도, 한 특징만을 보고도, 쉽게 전체 내용을 들어 그에 응하지만, 의심하는 바가 없고, 법에 의지하여 이를 헤아리며, 그 모든 것이 부절이 일치하듯 정확하게 하는 자들을, 大儒라고 한다.
故人主用俗人, 則萬乘之國亡;用俗儒, 則萬乘之國存;用雅儒, 則千里之國安;用大儒, 則百里之地久, 而三年, 天下諸侯爲臣;用萬乘之國, 則擧錯定於一朝之間.
고인주용속인, 즉만승지국망;용속유, 즉만승지국존;용아유, 즉천리지국안;용대유, 즉백리지지구, 이삼년, 천하제후위신;용만승지국, 즉거착정어일조지간.
[解釋] 그러므로 임금이 속인을 등용하면, 만승의 나라라 할지라도 망하게 되고, 속유를 쓰면, 만승의 나라를 유지할 수 있으며, 아유를 등용해 쓰면, 천리 정도의 나라도 안정되고, 대유를 발탁해 쓰면, 백리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도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삼 년이 지나면, 세상의 제후들을 신하로 삼을 수 있다. 만승의 나라에서 대유를 쓰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안정시킬 수 있다.
≪詩≫曰:「周雖舊邦, 其命維新.」① 文王亦可謂大儒已矣.
≪시≫왈:「주수구방, 기명유신.」① 문왕역가위대유이의.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주나라가 비록 옛 나라이나 그 명이 오직 새롭도다.」고 한 것은, 문왕 역시 대유라고 이를 수 있겠다.
[註解] ①大雅 第一 文王之什 文王에 보인다.
06.
楚成王讀書於殿上, 而倫扁在下, 作而問曰:「不審主君所讀何書也?」 成王曰:「先聖之書.」 倫扁曰:「此眞先聖王之糟粕耳! 非美者也.」 成王曰:「子何以言之?」 倫扁曰:「以臣輪言之. 夫以規爲圓, 矩爲方, 此其可付乎子孫者也. 若夫合三木而爲一, 應乎心, 動乎體, 其不可得而傳者也. 則凡所傳, 眞糟粕耳. 故唐虞之法, 可得而考也, 其喻人心, 不可及矣.」
초성왕독서어전상, 이륜편재하, 작이문왈:「불심주군소독하서야?」 성왕왈:「선성지서.」 윤편왈:「차진선성왕지조박이! 비미자야.」 성왕왈:「자하이언지?」 윤편왈:「이신륜언지. 부이규위원, 구위방, 차기가부호자손자야. 약부합삼목이위일, 응호심, 동호체, 기불가득이전자야. 즉범소전, 진조박이. 고당우지법, 가득이고야, 기유인심, 불가급의.」
[解釋] 초나라 성왕이 궁전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윤편이라는 자가 그 아래서 무엇을 만들고 있다가 임금에게 말하기를, 「임금님께서는 무슨 책을 읽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고 하자, 성왕이 말하기를, 「예 성현들의 책이다.」고 하였다. 윤편이 말하기를, 「그런 것들은 진실로 옛 현명한 왕들의 찌꺼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훌륭한 것이 아니지요.」라고 하자, 성왕이 말하기를, 「너는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고 하니, 윤편이 말하기를, 「제가 수레를 만드는 것으로 왜 그런지 말씀 올리겠습니다. 무릇 둥근 자로는 둥근 것을 만들고, 곧은 자로는 곧은 것을 만듭니다. 이런 것들은 자손들에게 쉽게 전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 세 개를 합하여 하나를 만들 때에는, 이것이 마음에 응하고, 몸에 익혀야 하는 것으로 자손들에게 전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전수되는 것은 모두 찌꺼기에 불과한 것들입니다. 당 및 우 시대의 법은 가히 고찰해 볼 수는 있지만, 그때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깨우쳤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지요.」라고 하였다.
≪詩≫曰:「上天之載, 無聲無臭.」① 其孰能及之?
≪시≫왈:「상천지재, 무성무취.」① 기숙능급지?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상천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네.」라고 하였다. 이는 곧 어느 누가 그 경지에까지 이르렀겠는가?
[註解] ①大雅 第一 文王之什 文王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