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 二
01.
楚莊王圍宋, 有七日之糧, 曰:「盡此而不克, 將去而歸.」 於是使司馬子反乘闥而窺宋城, 宋使華元乘闥而應之. 子反曰:「子之國何若矣?」 華元曰:「憊矣! 易子而食之, 㭊骸而爨之.」
초장왕위송, 유칠일지량, 왈:「진차이불극, 장거이귀.」 어시사사마자반승달이규송성, 송사화원승달이응지. 자반왈:「자지국하약의?」 화원왈:「비의! 역자이식지, 석해이찬지.」
[解釋] 옛날 초나라 장왕이 송나라를 포위하고 단 칠 일분의 군량만 준비한 채 말하기를, 「이 식량이 다 떨어지도록 송나라를 함락시키지 못하면 물러서서 되돌아 갈 것이다.」고 하였다. 이에 사마자반을 시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송나라의 성 안 사정을 살펴보게 하였다. 그러자 송나라에서도 화원이란 자를 시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이에 응하였다. 자반이 화원에게 말하기를, 「그대 나라의 사정이 어떻소?」라고 하자, 이에 화원이 말하기를, 「죽을 지경이오. 자식을 바꾸어 잡아먹고, 뼈를 쪼개어 불을 때고 있는 실정이외다.」고 하였다.
子反曰:「嘻! 甚矣憊. 雖然, 吾聞圍者之國, 箝馬而抹之, 使肥者應客. 今何吾子之情也?」 華元曰:「吾聞君子見人之困則矜之, 小人見人之困則幸之. 吾望見吾子似於君子, 是以情也.」子反曰:「諾. 子其勉之矣! 吾軍有七日糧爾!」揖而去.
자반왈:「희! 심의비. 수연, 오문위자지국, 겸마이말지, 사비자응객. 금하오자지정야?」 화원왈:「오문군자견인지곤즉긍지, 소인견인지곤즉행지. 오망견오자사어군자, 시이정야.」자반왈:「낙. 자기면지의! 오군유칠일량이!」읍이거.
[解釋] 자반이 말하기를, 「저런! 대단히 처참한 지경이구려. 비록 그렇기는 하나, 내가 듣기로 포위당한 나라에서는 말뚝으로 말에 재갈을 물려 식량을 절약하고, 살찐 자를 내세워 담판에 응한다고 하였소. 그런데 그대는 지금 어찌하여 실정을 있는 대로 알려주는 것이오?」라고 하자, 이에 화원이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군자는 남의 궁핍을 보면 이를 긍휼히 여기고, 소인배는 남의 곤궁을 보면 오히려 이를 다행으로 여긴다고 하였소. 지금 그대를 보니 군자로 여겨지기에 이를 사실대로 말한 것이오.」라고 하자, 이에 자반이 말하기를, 「좋소. 그대는 힘써 지키시오! 우리 군대는 단 칠 일분의 군량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소.」라고 하고는, 절까지 하고 돌아섰다.
子反告莊王, 莊王曰:「若何?」子反曰:「憊矣! 易子而食之, 㭊骸而爨之.」莊王曰:「嘻! 甚矣憊. 今得此而歸爾.」子反曰:「不可. 吾已告之矣, 曰, 軍亦有七日糧爾.」莊王怒曰:「吾使子視之, 子曷爲而告之?」子反曰:「區區之宋, 猶有不欺之臣, 何以楚國而無乎? 吾是以告之也.」
자반고장왕, 장왕왈:「약하?」자반왈:「비의! 역자이식지, 석해이찬之.」장왕왈:「희! 심의비. 금득차이귀이.」자반왈:「불가. 오이고지의, 왈, 군역유칠일량이.」장왕노왈:「오사자시지, 자갈위이고지?」자반왈:「구구지송, 유유불기지신, 하이초국이무호? 오시이고지야.」
[解釋] 자반은 장왕에게 이를 보고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송나라 사정이 어떠하오?」라고 하니, 이에 자반이 말하기를, 「아주 비참합니다. 자식을 바꾸어 잡아먹고, 뼈를 쪼개어 불을 때고 있다고 합니다.」고 하였다. 장왕이 말하기를, 「잘됐군. 그렇게 비참한 지경이라면, 지금 송나라를 함락하고 돌아가리라.」고 하자, 자반이 말하기를, 「안됩니다. 제가 이미 우리에게는 칠 일분의 식량밖에는 없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 주었습니다.」고 하였다. 장왕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내가 그대에게 사정을 알아보라고 시켰지, 우리의 사정을 그들에게 일러 주라고 하였소?」라고 하자, 이에 자반이 말하기를, 「작고 작은 송나라에도, 이처럼 남을 속이지 않는 신하가 있는데, 어찌 초나라같이 큰 나라에 그런 신하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런 까닭에 사실대로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고 하였다.
莊王曰:「雖然, 吾子今得此而歸爾.」子反曰:「王請處此, 臣請歸耳.」王曰:「子去我而歸, 吾孰與處乎此? 吾將從子而歸.」遂師而歸. 君子善其平已也, 華元以誠告子反, 得以解圍, 全二國之命.
장왕왈:「수연, 오자금득차이귀이.」자반왈:「왕청처차, 신청귀이.」왕왈:「자거아이귀, 오숙여처호차? 오장종자이귀.」수사이귀. 군자선기평이야, 화원이성고자반, 득이해위, 전이국지명.
[解釋] 장왕이 말하기를,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송나라를 차지하고 나서야 돌아갈 것이오.」라고 하자, 이에 자반이 말하기를, 「왕께서는 여기에 남아 뜻대로 하십시오. 저는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버리고 떠나가면 나는 누구와 더불어 이곳에 남는단 말이오? 나도 그대를 따라 돌아가리다.」라 하고는 군대를 이끌고 돌아가 버렸다. 군자들이 이 일이 평화롭게 끝났음을 높이 여겼다. 화원이 사실대로 자반에게 알려 주었기에, 초나라의 포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두 나라의 운명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詩≫云 : 「彼姝者子, 何以告之?」① 君子善其以誠相告也.
≪시≫운 : 「피주자자, 하이고지?」① 군자선기이성상고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저 아름다운 그대는, 무엇으로써 고할까?」라고 하였다. 군자는 사실대로 서로 알려주는 것을 높이 여긴다는 말이다.
[註釋] ①國風 第四 鄘風 干旄에 보인다.
02.
魯監門之女嬰相從績, 中夜而泣涕. 其偶曰:「何謂而泣也?」嬰曰:「吾聞衛世子不肖, 所以泣也.」其偶曰:「衛世子不肖, 諸侯之憂也, 子曷爲泣也?」嬰曰:「吾聞之異乎子之言也. 昔者、宋之桓司馬得罪於宋君, 出於魯, 其馬佚而展吾園, 而食吾園之葵, 是歲、吾聞園人亡利之半. 越王勾踐起兵而攻吳, 諸侯畏其威, 魯往獻女, 吾姊與焉. 兄往視之, 道畏而死. 越兵威者、吳也, 兄死者、我也. 由是觀之, 禍與福相反也. 今衛世子甚不肖, 好兵, 吾男弟三人, 能無憂乎?」
노감문지녀영상종적, 중야이읍체. 기우왈:「하위이읍야?」영왈:「오문위세자불초, 소이읍야.」기우왈:「위세자불초, 제후지우야, 자갈위읍야?」영왈:「오문지이호자지언야. 석자、송지환사마득죄어송군, 출어로, 기마일이전오원, 이식오원지규, 시세、오문원인망리지반. 월왕구천기병이공오, 제후외기위, 노왕헌녀, 오자여언. 형왕시지, 도외이사. 월병위자、오야, 형사자、아야. 유시관지, 화여복상반야. 금위세자심불초, 호병, 오남제삼인, 능무우호?」
[解釋] 노나라에 문지기의 딸 영이라는 여자가 다른 여인들과 함께 길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밤중에 홀로 슬피 우는 것이었다. 그 짝이 이를 이상히 여겨 말하기를, 「어찌하여 우는 지 말해줄 수 있소?」라고 하자, 영이란 여자가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위나라 세자가 불초하다기에, 그 때문에 우는 것이오.」라고 하였다. 그 짝이 말하기를, 「위나라 세자가 불초한 것은 제후들이나 근심할 일이지 어찌 그대가 울 일이오?」라고 하니, 영이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는 그대의 말과 다르오. 옛날 송나라의 환사마가 그 나라 임금에게 죄를 짓고, 노나라로 도망쳤을 때, 그의 말이 우리 밭에 달려들어, 우리 밭의 아욱을 다 뜯어 먹었소. 이해에 내가 듣기로 밭을 가진 사람들은 반이 넘게 손해를 보았다고 하였소. 또 월나라 왕인 구천이 군대를 일으켜 오나라를 공격할 때, 제후들이 그 위세에 눌려, 노나라는 여자들을 징발하여 그에게 바쳤소. 우리 언니도 그때 끌려가고 말았소. 오빠가 언니를 찾으러 가다가, 길에서 나쁜 이를 만나 오빠도 죽고 말았소. 월나라 군대가 위협을 가한 것은 오나라이지만, 오빠가 죽은 것은 우리 집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화와 복이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지금 위나라 세자가 심히 불초하고 전쟁을 좋아한다고 하니, 나에게 남동생 셋이 있는데,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가 있겠소?」라고 하였다.
≪詩≫曰:「大夫跋涉, 我心則憂.」① 是非類與乎?
≪시≫왈:「대부발섭, 아심즉우.」① 시비류여호?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대부들이 버선을 벗고 뛰어오네. 내 마음이 곧 근심이네.」라고 한 것은, 이런 경우가 아니겠는가?
[註釋] ①國風 第四 鄘風 載馳에 보인다.
03.
高問於孟子曰:「夫嫁娶者、非己所自親也, 衛女何以得編於詩也?」孟子曰:「有衛女之志則可, 無衛女之志則怠. 若伊尹於太甲, 有伊尹之志則可, 無伊尹之志則篡. 夫道二:常之謂經, 變之謂權, 懷其常道, 而挾其變權, 乃得爲賢. 夫衛女、行中孝, 慮中聖,權如之何?」
고문어맹자왈:「부가취자、비기소자친야, 위녀하이득편어시야?」맹자왈:「유위녀지지즉가, 무위녀지지즉태. 약이윤어태갑, 유이윤지지즉가, 무이윤지지즉찬. 부도이:상지위경, 변지위권, 회기상도, 이협기변권, 내득위현. 부위녀、행중효, 여중성,권여지하?」
[解釋] 고자가 맹자에게 묻기를, 「무릇 시집가고 장가가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위나라 의공의 딸은 어찌하여 시경에 시가 올라와 있습니까?」라고 하니, 맹자가 말하기를, 「위나라 의공의 딸이 자신의 의견을 편 것은 옳은 일이다. 그 딸이 자신의 의견을 펴지 않았다면 그것은 게으른 것이다. 이는 이윤이 태갑을 모셨을 때, 이윤이 자신의 뜻을 편 것은 옳은 일이고, 자신의 의견을 펴지 않았다면 그 자리를 찬탈하는 것과 같다. 무릇 일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항상 변하지 않는 것을 經이라 하고, 상황에 따라 변통할 수 있는 것을 權이라 한다. 常道를 간직하면서 그 變通도 잘 해야 현명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릇 위나라 의공의 딸은 그 행동이 효에 맞고, 그 염려가 사리에 맞으니, 변통을 한들 무슨 허물이 되겠는가?」라고 하였다.
≪詩≫曰:「既不我嘉, 不能旋反. 視爾不臧, 我思不遠.」①
≪시≫왈:「기불아가, 불능선반. 시이부장, 아사불원.」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이미 나를 좋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능히 돌아가지 못하네. 너희들이 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나, 내 생각은 멀지 아니하네.」라고 하였다.
[註釋] ①國風 第四 鄘風 載馳에 보인다.
04.
楚莊王聽朝罷晏. 樊姬下堂而迎之, 曰:「何罷之晏也? 得無饑倦乎?」莊王曰:「今日聽忠賢之言, 不知饑倦也.」樊姬曰:「王之所謂忠賢者, 諸侯之客歟? 中國之士歟?」莊王曰:「則沈令尹也!」樊姬掩口而笑.
초장왕청조파안. 번희하당이영지, 왈:「하파지안야? 득무기권호?」장왕왈:「금일청충현지언, 부지기권야.」번희왈:「왕지소위충현자, 제후지객여? 중국지사여?」장왕왈:「즉심령윤야!」번희엄구이소.
[解釋] 초나라 장왕이 조회에서 신하들의 의견을 오랫동안 들어 조회가 늦게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번희가 뜰아래까지 내려와 장왕을 맞이하면서 말하기를, 「어찌 이리 늦게 끝났습니까? 시장하고 피곤하지 않으세요?」라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오늘은 충성스럽고 현명한 신하의 말을 들었소. 그 때문에 배고픈 지도 피곤한 지도 몰랐구려.」라고 하였다. 번희가 말하기를, 「왕께서 말씀하시는 충성되고 현명한 자는, 제후의 손님입니까? 중국의 선비입니까?」라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그는 심영윤이오.」라고 하자, 번희가 입을 가리고 웃는 것이었다.
莊王曰:「姬之所笑, 何也?」姬曰:「妾得於王, 尚湯沐, 執巾櫛, 振衽席, 十有一年矣;然妾未嘗不遣人之梁鄭之間, 求美女而進之於王也;與妾同列者、十人, 賢於妾者、二人, 妾豈不欲擅王之寵哉? 不敢私願蔽眾美, 欲王之多見則娛. 今沈令尹相楚數年矣,未嘗見進賢而退不肖也, 又焉得爲忠賢乎?」
장왕왈:「희지소소, 하야?」희왈:「첩득어왕, 상탕목, 집건즐, 진임석, 십유일년의;연첩미상불견인지량정지간, 구미녀이진지어왕야;여첩동렬자、십인, 현어첩자、이인, 첩기불욕천왕지총재? 불감사원폐중미, 욕왕지다견즉오. 금심령윤상초수년의,미상견진현이퇴불초야, 우언득위충현호?」
[解釋] 장왕이 말하기를, 「그대가 웃는 것은, 무슨 뜻이오?」라고 하자, 번희가 말하기를, 「신첩이 임금님의 사랑을 받아 머리를 감겨드리고, 수건과 빗을 올려 받치며, 자리를 펴 드리는 일을 해온 지, 십일 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첩은 일찍이 양나라와 정나라에 사람을 보내 미녀를 구해 임금님께 바쳤습니다. 그리하여 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자가 열 명이오, 저같이 현명한 사람도 두 사람이나 되었습니다. 신첩이 어찌 임금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사사로운 소망을 앞세워 많은 미인을 숨겨두어, 임금님이 미인을 보고 즐기시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심영윤이 초나라 재상이 된 지 몇 년이나 되었는데, 아직 현명한 자를 추천하고, 불초한 자를 몰아내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를 충성스럽고 현명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莊王旦朝, 以樊姬之言告沈令尹, 令尹避席而進孫叔敖. 叔敖治楚, 三年, 而楚國霸. 楚史援筆而書之於策, 曰:「楚之霸, 樊姬之力也.」
장왕단조, 이번희지언고심령윤, 영윤피석이진손숙오. 숙오치초, 삼년, 이초국패. 초사원필이서지어책, 왈:「초지패, 번희지력야.」
[解釋] 장왕은 다음 날 아침 조정에 나가서, 번희가 한 말을 심영윤에게 말하자, 심영윤은 자리를 피하고 대신 손숙오를 추천해 올렸다. 손숙오가 초나라를 다스린 지, 삼년 만에 초나라는 패업을 이루었다. 이에 초나라 사관은 붓을 잡고, 책에 이렇게 기록하기를, 「초나라가 패업을 이룬 것은, 번희의 힘이었다.」고 하였다.
≪詩≫曰:「百爾所思, 不如我所之.」① 樊姬之謂也!
≪시≫왈:「백이소사, 불여아소지.」① 번희지위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너희들이 생각하는 바가 백방이나, 나의 가는 바만 같지 못하네.」라고 하였다. 이는 번희를 두고 한 말이다.
[註釋] ①國風 第四 鄘風 載馳에 보인다.
05.
閔子騫始見於夫子, 有菜色, 後有芻豢之色. 子貢問曰:「子始有菜色, 今有芻豢之色, 何也?」閔子曰:「吾出蒹葭之中, 入夫子之門, 夫子內切瑳以孝, 外爲之陳王法, 心竊樂之;出見羽蓋龍旂裘旃相隨, 心又樂之;二者相攻胸中, 而不能任, 是以有菜色也. 今被夫子之文寖深, 又賴二三子切瑳而進之, 內明於去就之義, 出見羽蓋龍旂旃裘相隨, 視之如壇土矣, 是以有芻豢之色.」
민자건시견어부자, 유채색, 후유추환지색. 자공문왈:「자시유채색, 금유추환지색, 하야?」민자왈:「오출겸가지중, 입부자지문, 부자내절차이효, 외위지진왕법, 심절락지;출견우개룡기구전상수, 심우락지;이자상공흉중, 이불능임, 시이유채색야. 금피부자지문침심, 우뢰이삼자절차이진지, 내명어거취지의, 출견우개룡기전구상수, 시지여단토의, 시이유추환지색.」
[解釋] 민자건이 공자를 처음 찾아왔을 때에는, 얼굴이 누런 채소 빛이었으나, 얼마 후에는 고기를 잘 먹은 좋은 혈색으로 바뀌었다. 자공이 묻기를, 「그대는 처음에는 얼굴이 누런 채소 빛이었으나, 지금은 고기를 잘 먹은 좋은 혈색입니다. 무슨 까닭이라도 있소?」라고 하자, 민자건이 말하기를, 「저는 갈대가 우거진 시골 출신으로 공자 선생님의 문하에 들어와서 안으로는 효를 갈고 닦고, 밖으로는 왕도를 어떻게 펴야 하는지를 배웠을 때는, 마음속으로 그 즐거움이 컸었지요. 그러나 밖에 나가서 깃발이 펄럭이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행렬을 봤을 때는, 또한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내 마음 속에서 서로 충돌하여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그 때는 얼굴이 누런 채소 빛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흠뻑 빠졌고, 학우들의 도움으로 학문에 정진하여 안으로는 물러남과 나아감의 뜻을 밝히 알게 되었고, 밖에서 고관대작의 화려한 행렬을 보아도, 그것이 쓸모없는 흙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렇게 좋은 얼굴빛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
≪詩≫曰:「如切如瑳, 如琢如磨.」①
≪시≫왈:「여절여차, 여탁여마.」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끊어놓은 듯 닦아놓은 듯. 쪼아놓은 듯 갈아놓은 듯.」이라고 하였다.
[註釋] ①國風 第五 衛風 淇奧에 보인다.
06.
傳曰:「雩而雨者, 何也?」 曰:「無何也, 猶不雩而雨也.」 「星墜木鳴, 國人皆恐, 何也?」 「是天地之變, 陰陽之化, 物之罕至者也, 怪之、可也, 畏之, 非也. 夫日月之薄蝕, 怪星之黨見, 風雨之不時, 是無世而不嘗有也, 上明政平, 是雖並至, 無傷也;上闇政險, 是雖無一, 無益也. 夫萬物之有災, 人妖最可畏也.」
전왈:「우이우자, 하야?」 왈:「무하야, 유불우이우야.」 「성추목명, 국인개공, 하야?」 「시천지지변, 음양지화, 물지한지자야, 괴지、가야, 외지, 비야. 부일월지박식, 괴성지당견, 풍우지불시, 시무세이불상유야, 상명정평, 시수병지, 무상야;상암정험, 시수무일, 무익야. 부만물지유재, 인요최가외야.」
[解釋] 傳에 말하기를,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오는 까닭은 무엇입니까?」라고 하였다. 말하기를, 「기우제를 지내지 않아도 비가 오는 것과 같다.」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고 나무가 울면 백성들이 모두 두려워합니다. 이는 왜 그렇습니까?」 「이는 자연과 음양의 변화에 따라 생기는 것으로 사물에는 드물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괴이하게 여기는 것은 괜찮지만, 이를 두려워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무릇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고, 낮에 별이 보이며, 바람과 비가 때에 맞지 않게 발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윗사람이 바르고 정치가 평온하면 그런 현상이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하여도 해가 될 것이 없으나, 윗사람이 우둔하고 정치가 바르지 못하면 비록 그런 일이 한번만 일어나도 이익 될 것이 없을 것이다. 무릇 만물의 재앙 중에 인재가 가장 무서운 것이다.」고 하였다.
曰:「何謂人妖?」 曰:「枯耕傷稼, 枯耘傷歲, 政險失民;田穢稼惡, 糴貴民飢, 道有死人;寇盜並起, 上下乖離, 鄰人相暴, 對門相盜, 禮義不脩;牛馬相生, 六畜作妖;臣下殺上, 父子相疑, 是謂人妖, 是生於亂.」
왈:「하위인요?」 왈:「고경상가, 고운상세, 정험실민;전예가악, 적귀민기, 도유사인;구도병기, 상하괴리, 인인상폭, 대문상도, 예의불수;우마상생, 육축작요;신하살상, 부자상의, 시위인요, 시생어란.」
[解釋] 말하기를, 「그렇다면 무엇을 인재라고 합니까?」 말하기를, 「밭 갈기를 잘못하면 곡물이 상하게 되고, 김매기를 잘못하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되고, 정치가 바르지 못하면 백성을 잃게 되고, 땅이 황폐해져서 농사를 망치면, 곡물 값이 오르고 백성들이 굶주리며, 길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도적들이 많이 일어나고, 위아래가 서로 괴리감을 가지며, 이웃끼리 서로 싸우고, 앞뒷집이 서로 도둑질을 하며, 예의가 지켜지지 않게 된다. 소와 말이 서로 다른 새끼를 낳게 되면, 이는 모든 가축의 재앙이요,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부자가 서로 의심하는 것을 일컬어 인재라고 하며, 이는 혼란에서 발생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傳曰:「天地之災, 隱而廢也;萬物之怪, 書不說也. 無用之變, 不急之災, 棄而不治;若夫君臣之義, 父子之親, 男女之別, 切瑳而不舍也.」
전왈:「천지지재, 은이폐야;만물지괴, 서불설야. 무용지변, 불급지재, 기이불치;약부군신지의, 부자지친, 남녀지별, 절차이불사야.」
[解釋] 傳에 말하기를, 「자연의 재앙은, 감추어 없애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만물의 괴이한 현상에 대해서는, 책에서도 다루지 않았다. 필요 없는 변고나, 급하지 않은 재앙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다스리지 않아야 한다. 만약 군신간의 의리, 부자의 친함, 남녀의 유별에 대한 문제라면, 열심히 갈고 닦아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고 하였다.
≪詩≫曰:「如切如瑳, 如琢如磨.」①
≪시≫왈:「여절여차, 여탁여마.」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끊어놓은 듯 닦아놓은 듯. 쪼아놓은 듯 갈아놓은 듯.」이라고 하였다.
[註釋] ①國風 第五 衛風 淇奧에 보인다.
07.
孔子曰:「口欲味, 心欲佚, 教之以仁;心欲兵,身惡勞, 教之以恭;好辯論而畏懼, 教之以勇;目好色, 耳好聲, 教之以義.」≪易≫曰:「艮其限, 列其夤, 厲薰心.」
공자왈:「구욕미, 심욕일, 교지이인;심욕병,신오로, 교지이공;호변론이외구, 교지이용;목호색, 이호성, 교지이의.」≪역≫왈:「간기한, 열기인, 여훈심.」
[解釋]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입은 맛있는 것만 찾고, 마음은 편안함만을 바랄 때는 仁으로서 가르쳐야 한다. 마음이 편안함 만을 바라고, 몸은 수고로움을 싫어할 때는, 恭遜함으로 가르쳐야 한다. 또한 변론만 좋아하고 두려움을 겁낼 때는, 勇으로 가르쳐야 한다. 눈이 미색만을 좋아하고, 귀가 좋은 소리만을 좋아할 때는, 義로서 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하셨다. ≪易經≫에 이르기를, 「그 허리에서 그침인데, 그 등골을 벌리니, 위태로움에 마음이 불타오릅니다.」고 하였다.
≪詩≫曰:「吁嗟女兮! 無與士耽.」① 皆防邪禁佚, 調和心志.
≪시≫왈:「우차녀혜! 무여사탐.」① 개방사금일, 조화심지.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아아, 여자들이여! 남자를 탐하지 말라.」고 하였다. 모두 사악함을 막고 방탕함을 금지하여, 마음과 뜻을 조화해야 할 것이다.
[註釋] ①國風 第五 衛風 氓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