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弟子行(제자행 : 공자의 제자들, 곧 顔回, 子貢, 冉雍, 子路, 冉求, 公西赤, 曾參, 卜商, 澹臺滅明, 言偃, 南宮道 등의 덕행과 일화를 구체적으로 모아서, 공자 제자로서의 훌륭함을 찬양한 것.)
01, 누가 가장 어진 사람입니까?
衛將軍文子, 問於子貢曰 : 「吾聞孔子之施教也, 先之以詩書, 而道之以孝悌, 說之以仁義, 觀之以禮樂, 然後成之以文德, 蓋入室升堂者, 七十有餘人, 其孰爲賢?」
위장군문자, 문어자공왈 : 「오문공자지시교야, 선지이시서, 이도지이효제, 설지이인의, 관지이례악, 연후성지이문덕, 개입실승당자, 칠십유여인, 기숙위현?」
[解釋] 衛나라 장군 文子가, 子貢에게 물어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공자께서 사람을 가르치실 때에는, 먼저 ≪詩≫와 ≪書≫를 가르치고, 그리고 나서 孝悌로써 인도를 하며, 仁義로 설명하고, 禮樂을 보게 하고, 그런 뒤에야 문학과 덕행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서, 모두가 入室升堂한 자들이, 70여 명이나 된다고 하더이다. 그 중에서 누가 가장 어질다고 여기십니까?」
子貢對以, 「不知.」 文子曰 : 「以吾子常與學賢者也, 不知何謂?」 子貢對曰 : 「賢人無妄, 知賢卽難.」 故君子之言曰, 智莫難於知人, 是以難對也.
자공대이, 「부지.」 문자왈 : 「이오자상여학현자야, 부지하위?」 자공대왈 : 「현인무망, 지현즉난.」 고군자지언왈, 지막난어지인, 시이난대야.
[解釋] 자공이 간단하게 대답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그러자 문자가 다시 물었다. 「그대는 항상 함께 배운 사람으로 어진 사람인데, 모른다 하니 어찌 그런 말씀하십니까?」 자공이 대답하였다. 「어진 사람으로 망령되이 하지 않으며, 어질다는 것은 알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군자가 하는 말에, 지혜 중에 사람을 아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고 하였다. 이로써 대답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文子曰 : 「若夫知賢莫不難, 今吾子親遊焉, 是以敢問.」 子貢曰 : 「夫子之門人蓋有三千就焉, 賜有逮及焉, 未逮及焉, 故不得遍知以告也.」
문자왈 : 「약부지현막불난, 금오자친유언, 시이감문.」 자공왈 : 「부자지문인개유삼천취언, 사유체급언, 미체급언, 고부득편지이고야.」
[解釋] 문자가 말하였다. 「만일 어진 이를 알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대의 친히 그들과 교유하였으니, 이 때문에 감히 묻는 것입니다.」 자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선생님의 문인이, 대체로 3천여명이 되는데, 나 賜는 그 중 만나본 사람도 있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을 모두 안다고 말씀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02, 자공이 문자에게 문인들을 소개하다
文子曰 : 「吾子所及者, 請問其行.」 子貢對曰 : 「夫能夙興夜寐, 諷誦崇禮, 行不貳過, 稱言不苟, 是顏回之行也.
문자왈 : 「오자소급자, 청문기행.」 자공대왈 : 「부능숙흥야매, 풍송숭례, 행불이과, 칭언불구, 시안회지행야.
[解釋] 문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만나본 사람들의 행실에 대하여, 감히 묻기를 청합니다.」 자공이 대답하였다. 「무릇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들면서, 시를 외우고 숭상하며, 잘못은 두번 거듭하지 않으며, 말을 구차하게 하지 않는 자는, 그는 바로 顔回의 행실입니다.
孔子說之以≪詩≫曰, "媚茲一人! 應侯愼德. 永言孝思, 孝思惟則. 若逢有德之君, 世受顯命, 不失厥名, 以御於天子, 則王者之相也.
공자설지이≪시≫왈, "미자일인! 응후신덕. 영언효사, 효사유칙. 약봉유덕지군, 세수현명, 불실궐명, 이어어천자, 즉왕자지상야.
[解釋] 선생님께서는 ≪詩≫을 인용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름답구나, 이 한 사람이여! 오직 그 덕을 삼갔도다. 또 길이 효도를 생각하였으니, 그 효도가 곧 법이 되도다. 만일 덕이 있는 임금을 만난다면, 세상에 그 드러난 명을 받아서, 그 이름을 놓치지 않을 것이며, 천자에게 부림을 받는다면, 곧 왕이 된 자의 재상으로 보좌가 될 수 있으니,
在貧如客, 使其臣如借. 不遷怒, 不深怨, 不錄舊罪, 是冉雍之行也. 孔子論其材曰, 有土之君子也, 有眾使也, 有刑用也, 然後稱怒焉."
재빈여객, 사기신여차. 불천노, 불심원, 불록구죄, 시염옹지행야. 공자론기재왈, 유토지군자야, 유중사야, 유형용야, 연후칭노언."
[解釋] 그는 아무리 가난해도 당당한 송님처럼 행동하며, 그 천하를 부릴 때에는 빌려온 자를 부리듯 합니다.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원한을 깊이 두지도 않으며, 옛날 남의 과실을 기억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는 바로 冉雍의 행실입니다. 선생님께서 그의 재주를 말씀하시기를, 땅을 가지고 다스릴 군자로다. 무리가 있으면 부릴 것이요, 형벌이 있으면 쓸 수 있으니, 그런 뒤에야 그 노여움에 맞도록 행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孔子告之以≪詩≫曰, "靡不有初, 鮮克有終," 匹夫不怒, 唯以亡其身. 不畏強禦, 不侮矜寡, 其言循性, 其都以富, 材任治戎, 是仲由之行也.」
공자고지이≪詩≫曰, "靡不有初, 鮮克有終," 匹夫不怒, 唯以亡其身. 不畏強禦, 不侮矜寡, 其言循性, 其都以富, 材任治戎, 是仲由之行也.」
[解釋] 선생님께서는 또 ≪詩≫을 인용하여 말씀하시기를, "시작할 때 조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끝맺음을 잘하는 이는 드물다."고 하셨는데, 필부로써 노여워하지 않는 것은, 오직 그 자신을 망칠까 염려하기 때문이라 하셨다. 아무리 강한 자라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아무리 적은 공을 자랑해도 모욕하지 않으며, 말을 꾸미지 않는 천성을 따르고, 그런 행동으로 부유해지며, 그 재주는 삼군을 거느릴 만하다고 하셨으니, 이는 바로 仲由의 행실입니다.」
孔子和之以文, 說之以≪詩≫曰, "受小拱大拱而爲下國駿龐, 荷天子之龍. 不戁不悚, 敷奏其勇. 強乎武哉, 文不勝其質." 恭老卹幼, 不忘賓旅, 好學博藝, 省物而勤也, 是冉求之行也.
공자화지이문, 설지이≪시≫왈, "수소공대공이위하국준방, 하천자지룡. 불난불송, 부주기용. 강호무재, 문불승기질." 공로술유, 불망빈려, 호학박예, 성물이근야, 시염구지행야.
[解釋] 선생님께서는 그의 행동에 대하여 문채가 있다고 화담을 하시고, ≪詩≫을 말씀하였다. "작은 법이나 큰 법이나 명을 받으면, 나라의 살찐 준마처럼 만들 것이며, 천자의 총애를 독차지할 것입니다. 어려움도 없고, 두려움도 없으니, 오직 그 용맹을 펼칠 것이며, 강함과 용기를 모두 갖추었으니, 문채가 그 바탕을 이기지는 못하리라." 또 늙은이를 공경하고 어린이를 구휼하며, 손님으로 온 자를 잊지 않으며, 넓은 학문을 배우기를 즐기며, 만물을 살피는데 부지런하기로는, 바로 염구의 행실이다.
孔子因而語之曰, "好學則智. 卹孤則惠. 恭則近禮. 勤則有繼, 堯舜篤恭以王天下, 其稱之也, 曰宜爲國老."
공자인이어지왈, "호학즉지. 술고즉혜. 공즉근례. 근즉유계, 요순독공이왕천하, 기칭지야, 왈의위국로."
[解釋] 선생님께서는 그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학문을 좋아하니 지혜롭도다. 고아를 구휼하니 은혜롭도다. 노인을 공경하니 예에 가깝도다. 부지런히 힘쓰니 그침이 없으리라. 堯舜도 공경을 다하여 천하의 왕이 되었으니, 그를 칭찬한다면, 마땅히 國老라 하리로다."라고 칭찬하셨습니다.
齊莊而能肅, 志通而好禮, 擯相兩君之事, 篤雅有節, 是公西赤之行也. 子曰, "禮經三百, 可勉能也. 威儀三千則難也."
제장이능숙, 지통이호례, 빈상량군지사, 독아유절, 시공서적지행야. 자왈, "예경삼백, 가면능야. 위의삼천칙난야."
[解釋] 다음으로 공손하면서도 엄숙하며, 뜻에 통달하였으면서도 예를 좋아하며, 두 임금이 서로 만날 때라면, 의전에 예법을 독실히 하고 절도에 맞게 하는데 있어서는, 이는 바로 公西赤의 행실입니다. 선생님께서 그에 대하여 말씀하기를, "예절의 강령인 3백 가지는, 힘쓰면 능히 해낼 수가 있지만, 몸가짐의 모습인 3천 가지는, 해내기가 어렵도다."하시자,
公西赤問曰, "何謂也?" 子曰, "貌以儐禮, 禮以儐辭, 是謂難焉. 衆人聞之, 以爲成也."
공서적문왈, "하위야?" 자왈, "모이빈례, 예이빈사, 시위난언. 중인문지, 이위성야."
[解釋] 공서적이 여쭙기를, "무슨 말씀이십니까?"라고 하자,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표정으로써 예를 갖추고, 언변으로써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 공서적은 능히 해낼 사람이라."고 하자,
孔子語人曰, "當賓客之事, 則達矣." 謂門人曰, "二三子之欲學賓客之禮者, 其於赤也."
공자어인왈, "당빈객지사, 즉달의." 위문인왈, "이삼자지욕학빈객지례자, 기어적야."
[解釋] 선생님께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말씀하기를, "공서적은 접대하는 일이라면 통달하였다."고 하였다. 다시 문인들에게 말씀하기를, "제자들아, 너희들이 손님 접대에 대한 예를 배우고자 하거든 공서적에게 배우도록 하거라."고 하셨습니다.
03, 자공이 문자에게 문인들을 소개하다.
滿而不盈, 實而如虛, 過之如不及, 先王難之. 博無不學, 其貌恭, 其德敦, 其言於人也, 無所不信, 其驕於人也, 常以浩浩, 是以眉壽, 是曾參之行也.
만이불영, 실이여허, 과지여불급, 선왕난지. 박무불학, 기모공, 기덕돈, 기언어인야, 무소불신, 기교어인야, 상이호호, 시이미수, 시증삼지행야.
[解釋] 다음으로 가득 채우고도 다 차지 않은 듯하며, 충실하면서도 비워진 듯하며, 지나쳐도 아직 느끼지 못하는 것은, 선왕들도 어렵게 여긴 것입니다. 그런데도 널리 배우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 모습은 공경하고, 그 덕행은 돈독하며, 그의 말이라면 믿어주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며, 그가 어쩌다 교만하면 항상 넓어서, 이 때문에 눈썹이 희도록 천수를 누렸으니, 이는 바로 曾參의 행실이다.
孔子曰 : 「孝, 德之始也. 悌, 德之序也. 信, 德之厚也. 忠, 德之正也. 參中夫四德者也.」 以此稱之.
공자왈 : 「효, 덕지시야. 제, 덕지서야. 신, 덕지후야. 충, 덕지정야. 삼중부사덕자야.」 이차칭지.
[解釋]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孝는 德의 시작이며, 공경[悌]는 德의 질서이다. 믿은[信]은 德의 두터움이며, 忠은 德의 올바름이다. 증삼아! 나는 바로 이 네 가지 덕을 모주 적중하게 가졌구나.」라고 하시며, 칭찬하셨다.
美功不伐, 貴位不善, 不侮不佚不傲無告, 是顓孫師之行也. 孔子言之曰 : 「其不伐, 則猶可能也, 其不弊百姓, 則仁也, ≪詩≫云. "愷悌君子, 民之父母." 夫子以其仁爲≪大學≫之深.」
미공불벌, 귀위불선, 불모불일불오무고, 시전손사지행야. 공자언지왈 : 「기불벌, 즉유가능야, 기불폐백성, 즉인야, ≪시≫운. "개제군자, 민지부모." 부자이기인위≪대학≫지심.」
[解釋] 다음으로 아름다운 공로가 있어도 자랑하지 않으며, 남을 업신여기지도 않고 안일에 빠지지도 않으면서,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 없는 이들에게 거만하게 굴지 않는 자로는, 이는 바로 顓孫師의 행실입니다. 이에 대하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공로를 자랑하지 않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하여도, 그 백성에게 폐단이 없도록 하는 것은, 곧 어짊인 것이다. ≪詩≫에서도 말하기를, "아름다운 군자시여, 백성들의 부모로다."라고 하였으니, 무릇 그 어짊이 ≪大學≫의 깊은 뜻이로다.」고 하셨습니다.
送迎必敬上交下接若截焉, 是卜商之行也. 孔子說之以≪詩≫曰, "式夷式已, 無小人殆." 若商也, 其可謂不險矣.
송영필경상교하접약절언, 시복상지행야. 공자열지이≪시≫왈, "식이식이, 무소인태." 약상야, 기가위불험의.
[解釋] 다음으로 사람을 보내고 맞이하는 것을 반드시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하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접대하기를, 끊듯이 분명히 하기로는, 이는 바로 卜商의 행실입니다. 선생님은 그를 기뻐하시면서, ≪詩≫를 인용해 말하기를, "내 몸가짐이 법식이 되기에, 소인들이 감히 위태롭게 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하셨으니, 복상과 같은 자는, 위험에 처할 수가 없으리라고 하셨습니다.
貴之不喜, 賤之不怒, 苟利於民矣, 廉於行己, 其事上也以佑其下, 是澹臺滅明之行也. 孔子曰 : 「獨貴獨富, 君子助之, 夫也中之矣.」
귀지불희, 천지불노, 구리어민의, 렴어행기, 기사상야이우기하, 시담대멸명지행야. 공자왈 : 「독귀독부, 군자조지, 부야중지의.」
[解釋] 다음으로 귀하게 되어도 기뻐하지 않으며, 천하게 되어도 노여워하지 않으며, 진실로 백성들에게 이익만 있으면 된다고 여겨, 청렴함을 몸으로 실천하며, 윗사람은 섬기고 아랫사람을 도운 사람으로서는, 이는 澹臺滅明의 행실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그를 말씀하시기를, 「혼자만 귀하고 혼자만 부유한 것은, 군자로서 부끄럽게 여기는 일이다. 이 자야말로 이에 적중한자다.」고 칭찬하셨습니다.
先成其慮, 及事而用之, 故動則不妄, 是言偃之行也. 孔子曰 : 「欲能則學, 欲知則問, 欲善則詳, 欲給則豫, 當是而行, 偃也得之矣.」
선성기려, 급사이용지, 고동즉불망, 시언언지행야. 공자왈 : 「욕능즉학, 욕지즉문, 욕선즉상, 욕급즉예, 당시이행, 언야득지의.」
[解釋] 다음으로 먼저 염려해 두었다가 일이 생긴 뒤에 이를 써서, 망령된 행동이 없는 자로는, 이는 바로 言偃의 행실인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그를 말씀하시기를, 「능해지려 하면 배워야 하고, 알고자 하면 물어야 하며, 잘하고자 하면 자상해야 하며, 넉넉해지려면 미리 준비가 있어야 한다. 능히 이렇게 하여 실행한 자로는, 言偃이 얻었다.」고 하셨습니다.
獨居思仁, 公言仁義, 其於≪詩≫也, 則一日三覆白圭之玷, 是宮縚之行也. 孔子信其能仁, 以爲異士.
독거사인, 공언인의, 기어≪시≫야, 즉일일삼복백규지점, 시궁도지행야. 공자신기능인, 이위이사.
[解釋] 다음으로는 홀로 있으면서 仁을 생각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는 인의를 말하며, ≪詩≫에 있어서는, 하루에 白圭의 흠이라는 구절을 세 번이나 거듭 읽으니, 이는 바로 宮縚의 행실인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그를 말씀하시기를, 능히 어진 일을 할 것이라 믿어 주며, 궁도를 기이한 선비라고 여기셨습니다.
自見孔子, 出入於戶, 未嘗越禮, 徃來過之, 足不履影, 啓蟄不殺, 方長不折, 執親之喪, 未嘗見齒, 是高柴之行也. 孔子曰 : 「柴於親喪, 則難能也. 啓蟄不殺, 則順人道, 方長不折, 則恕仁也. 成湯恭而以恕, 是以日隮.」
자현공자, 출입어호, 미상월례, 왕래과지, 족불리영, 계칩불살, 방장부절, 집친지상, 미상현치, 시고시지행야. 공자왈 : 「시어친상, 즉난능야. 계칩불살, 즉순인도, 방장부절, 즉서인야. 성탕공이이서, 시이일제.」
[解釋] 다음으로 공자를 뵙게 된 뒤로부터는, 문을 출입할 때, 예를 뛰어넘는 행동이 없었으며, 선생님 곁을 왕래할 때에도, 그림자도 밟지 않았으며, 벌레잠을 깬 벌래도 죽이지 않았고, 자라는 나무를 꺾지 않았으며, 어버이 상을 치르면서도, 이[齒]를 드러낸 적이 없으니, 이는 바로 高柴의 행실인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그를 말씀하시기를, 고시는 어버이 상을 지낼 때,
그렇게 한 것은 어렵다. 겨울잠에서 깬 벌레조차 죽이지 않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따른 것이며, 자라고 있는 나무를 꺾지 않는 것은, 恕人이라 할 수 있다. 成湯은 공손하면서도 남을 용서하였기 때문에, 이 때문에 착한 덕이 날로 높아진 것이로다.」고 하셨습니다.
凡此諸子, 賜之所親睹者也, 吾子有命而訊賜. 賜也固不足以知賢. 文子曰 : 「吾聞之也, 國有道則賢人興焉, 中人用焉乃百姓歸之, 若吾子之論, 既富茂矣, 壹諸侯之相也, 抑世未有明君, 所以不遇也.」
범차제자, 사지소친도자야, 오자유명이신사. 사야고부족이지현. 문자왈 : 「오문지야, 국유도즉현인흥언, 중인용언내백성귀之, 약오자지론, 기부무의, 일제후지상야, 억세미유명군, 소이불우야.」
[解釋] 무릇 이런 사람들은, 제 賜가 직접 보았던 분들입니다. 그대가 명하여 저에게 묻기에 말씀 드렸으나, 진실로 저도 어진 사람을 안다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문자가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 나라에 도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흥하게 일어나고, 그 사람에게 알맞게 등용되어, 백성들이 의탁하게 된다고 하더이다. 만일 그대의 말과 같다고 한다면, 이렇게 풍족한 재주를 가진 자들이, 한결같이 제후의 재상이 될 법도 한데, 저의 생각으로는 세상에 아직 명석한 군주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불우하게 된 것 같습니다.」
04, 공자의 인물 품평.
子貢既與衛將軍文子言, 適魯見孔子曰 : 「衛將軍文子問二三子之於賜, 不壹而三焉, 賜也辭不獲命, 以所見者對矣. 未知中否, 請以告.」
자공기여위장군문자언, 적로현공자왈 : 「위장군문자문이삼자지어사, 불일이삼언, 사야사불획명, 이소견자대의. 미지중부, 청이고.」
[解釋] 자공이 위나라 장군 문자와 이런 문답을 하고 나서, 노나라로 돌아와 공자를 뵈었다. 위나라 장군 문자가 제에게 선생님의 두 세 사람에 관하여 물었는데, 한번이 아니고 세 번이나 하기에, 저는 명을 어길 수가 없어서, 제가 본대로 대답을 하였습니다. 제가 한 말이 맞는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청컨대 말씀 올리겠습니다.
孔子曰 : 「言之乎.」 子貢以其辭狀告孔子, 子聞而笑曰 : 「賜, 汝次焉人矣. 子貢對曰 : 「賜也何敢知人? 此以賜之所睹也.」
공자왈 : 「언지호.」 자공이기사상고공자, 자문이소왈 : 「賜, 여차언인의. 자공대왈 : 「사야하감지인? 차이사지소도야.」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그럼 말해 보거라.」 자공이 자신이 문자에게 하였던 말과 상황을 골자에게 고하자, 공자는 듣고 웃으며 말하였다. 「賜야! 네가 사람의 임물 순서를 매겼구나. 자공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제가 어떻게 사람을 잘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제가 본 그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孔子曰 : 「然, 吾亦語汝. 耳之所未聞, 目之所未見者, 豈思之所不至,智之所未及哉?」 子貢曰 : 「賜願得聞之.」
공자왈 : 「연, 오역어여. 이지소미문, 목지소미견자, 기사지소부지,지지소미급재?」 자공왈 : 「사원득문지.」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그렇다. 나도 또한 너에게 일러 주겠다. 아직 귀로 듣지 못하였고, 눈으로도 보니 못하였다고 하여도, 어찌 생각이라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지혜로써 그에 미치지 못하겠느냐?」 자공이 다시 말하였다. 「저 賜는 듣기를 원합니다.」
孔子曰 : 「不克不忌, 不念舊怨, 蓋伯夷叔齊之行也. 思天而敬人, 服義而行信, 孝於父母, 恭於兄弟, 從善而不教, 蓋趙文子之行也.
공자왈 : 「불극불기, 불념구원, 개백이숙제지행야. 사천이경인, 복의이행신, 효어부모, 공어형제, 종선이불교, 개조문자지행야.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난을 이기려 하지도 않고 꺼리지도 않으며, 옛날에 지녔던 원망을 원망하지 않은 이는, 아마도 伯夷와 叔齊의 행실이다. 하늘을 생각하고 사람을 공경하며, 의로움에 복종하고, 믿음으로 행동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공손하며, 선을 따르고 가르치지 않아도 그렇게 하였던 자는, 아마도 趙文子의 행실일 것이다.
其事君也不敢愛其死, 然亦不敢忘其身, 謀其身不遺其友, 君陳則進而用之, 不陳則行而退, 蓋隨武子之行也.
기사군야불감애기사, 연역불감망기신, 모기신불유기우, 군진즉진이용지, 부진즉행이퇴, 개수무자지행야.
[解釋] 그 임금을 섬김에는 자신의 죽음도 아까워하지 않았으며, 그러나 또한 감히 자신을 잊지 않았으며, 자신만을 위하느라 그 벗을 버리지 않았으며, 임금이 불러 쓰게 되면 나가고, 불러 쓰지 않으면 물러난 것은, 아마도 隨武子의 행실일 것이다.
其爲人之淵源也, 多聞而難誕, 內植足以沒其世, 國家有道, 其言足以治, 無道, 其默足以生, 蓋銅鍉伯華之行也. 外寬而內正, 自極於隱括之中, 直己而不直人, 汲汲於仁,以善自終,蓋蘧伯玉之行也.
기위인지연원야, 다문이난탄, 내식족이몰기세, 국가유도, 기언족이치, 무도, 기묵족이생, 개동시백화지행야. 외관이내정, 자극어은괄지중, 직기이부직인, 급급어인,이선자종,개거백옥지행야.
[解釋] 그의 사람됨은 깊이가 있고, 들은 것이 많아서 어려울 때에도 탄식하지 않으며, 안에 심은 덕의 뿌리가 세상에 깊이 심어졌고, 나라에 도가 있으면, 그의 말이 족히 다스림이 되었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그의 침묵이 족히 자신을 살린 자로서는, 아마도 銅鍉伯華의 행실일 것이다. 밖으로는 너그럽고 안으로 정직하여, 자신의 숨은 뜻을 가슴에 움켜쥐고 극진히 맞추며, 자신을 곧게 추스르면서도 남에게 이를 강요하지 않으며, 仁에 허덕거리는, 이로써 그 마지막을 잘 마친 이로는, 아마도 蘧伯玉의 행실일 것이다.
孝恭慈仁, 允德義圖, 約貨去怨, 輕財不匱, 蓋柳下惠之行也. 其言曰, 君雖不量於其身, 臣不可以不忠於其君. 是故君擇臣而任之, 臣亦擇君而事之.
효공자인, 윤덕의도, 약화거원, 경재불궤, 개류하혜지행야. 기언왈, 군수불량어기신, 신불가이불충어기군. 시고군택신이임지, 신역택군이사지.
[解釋] 효도하고 공손하고 인자하고 어질며, 진실한 덕을 믿고 의를 도모하며, 재물을 절약하고 원망을 떨치며, 재물을 가볍게 보아도 궁핍하지 않은 이로는, 아마도 柳下惠의 행실일 것이다. 그 유하혜의 말에, 임금이 비록 자신을 헤아리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신하로서 그 임금에게 충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임금은 신하를 가려서 책임을 맡겨야 하며, 신하 역시 임금을 가려서 섬겨야 한다고 하였던 것이다.
有道順命, 無道衡命, 蓋晏平仲之行也. 蹈忠而行信, 終日言不在尤之內, 國無道, 處賤不悶, 貧而能樂, 蓋老子之行也.
유도순명, 무도형명, 개안평중지행야. 도충이행신, 종일언부재우지내, 국무도, 처천불민, 빈이능락, 개로자지행야.
[解釋] 임금에게 도가 있으면 명령대로 따르지만, 임금에 도가 없으면 그 명령을 저울질 하였던 이로는, 아마도 晏平仲의 행실일 것이다. 충성을 밟고 믿음으로 행동하며, 온종일 말을 나누어도,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나라가 도가 없으면 비록 빈천함에 처할지라도 괴로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가난을 즐거움으로 삼았던 이로서는, 아마도 老子의 행실이었을 것이다.
易行以俟天命, 居下不援其上, 其親觀於四方也, 不忘其親, 不盡其樂, 以不能則學, 不爲己終身之憂, 蓋介子山之行也.」
이행이사천명, 거하불원기상, 기친관어사방야, 불망기친, 부진기락, 이불능즉학, 불위기종신지우, 개개자산지행야.」
[解釋] 행동을 평이하게 하여 천명을 기다리며, 아무리 아랫자리 있어도 윗자리로 오르려 않고, 사방을 모두 관람하고 다녀도, 그 부모를 돌보는 것을 잊지 않았으며, 그 즐거운 마음도 마음껏 다하지 않았고, 능치 못할 일을 능히 하기 위해 학문에 힘쓰며, 자신의 몸이 끝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이로써, 아마 개자산의 행실일 것이다.」
子貢曰 : 「敢問夫子之所知者, 蓋盡於此而已乎?」 孔子曰 : 「何謂其然?」 亦略舉耳目之所及而矣.
자공왈 : 「감문부자지소지자, 개진어차이이호?」 공자왈 : 「하위기연?」 역략거이목지소급이의.
[解釋] 자공이 말하였다. 「감히 여쭙건대 선생님께서 아시는 분으로서, 이 정도의 분들이 거의 모두입니까?」 골자가 대답하였다. 「어찌 그렇겠느냐?」 나 역시 눈귀로 듣고 보고한 이들에게 미쳤을 뿐이다.
昔晉平公問祁奚曰 : 「羊舌大夫, 晉之良大夫也, 其行如何?」 祁奚辭以不知. 公曰 : 「吾聞子少長乎其所, 今子掩之, 何也?」
석진평공문기해왈 : 「양설대부, 진지량대부야, 기행여하?」 기해사이부지. 공왈 : 「오문자소장호기소, 금자엄지, 하야?」
[解釋] 옛날 晉나라 平公이 祁奚에게 말하기를, 「羊舌大夫는, 晉나라의 어진 대부인데, 그의 행실은 어떠하오?」라고 묻자, 祁奚는 알지 못한다고 사양을 하였다. 그러자 평공이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그대가 어렸을 때, 그 집에서 자랐다고 하던데, 지금 그대가 숨기고 모른다고 하니, 어찌 된 것인가?」라고 하였다.
祁奚對曰 : 「其少也恭而順, 心有恥, 而不使其過宿, 其爲大夫, 悉善而謙其端, 其爲輿尉也, 信而好直其功, 言其功直, 至於其爲容也, 溫良而好禮, 博聞而時出其志.」
기해대왈 : 「 기소야공이순, 심유치, 이불사기과숙, 기위대부, 실선이겸기단, 기위여위야, 신이호직기공, 언기공직, 지어기위용야, 온량이호례, 박문이시출기지.」
[解釋] 기해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가 젊었을 때에는 공손하고 순하며, 마음속에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그 날을 잠재워 넘기지 않고 바로 고쳤으며, 그대가 대부가 되어서는, 훌륭한 것들을 다 모아서 그 끝을 겸양으로 하였으며, 그 輿尉가 되어서는, 믿음이 있게 하면서도 그 공로를, 정직하게 하기를 좋아하였으며, 그가 안색을 가질 때는, 온량한 태도로 예를 좋아하였으며, 널리 듣고 때를 맞추어 자신의 뜻을 들려 주었습니다.」
公曰 : 「曩者問子, 子奚曰不知也?」 祁奚曰 : 「每位改變, 未知所止. 是以不敢得知也.」 此又羊舌大夫之行也. 子貢跪曰 : 「請退而記之.」
공왈 : 「낭자문자, 자해왈부지야?」 기해왈 : 「매위개변, 미지소지. 시이불감득지야.」 차우양설대부지행야. 자공궤왈 : 「청퇴이기지.」
[解釋] 그러자 명공이 말하기를, 「조금 전에 내가 그대에게 물은 것은, 그대는 모른다고 하였는가?」고 하자, 기해는 답하기를, 「자리마다 그에 맞춰서 변화를 하시는 분이니, 그치는 바를 알 수 없다. 이런 까닭에 감히 알 수가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고 하였다. 이것 또한 양설대부의 행실이었던 것이다. 자공은 꿇어 앉아서 말하였다. 「청컨대 물러가서 이를 기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