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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성근통증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점. 총 18부위 중에서 11부위 이상 통증이 나타날 때 섬유성근통증이라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
필자도 이런 환자분들을 더러 만나게 된다.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체의 전반에 근골격성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다. 특이한 점은 모두 난소절제술(ovariectomy)을 하셨는데, 난소와 만성통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난소절제로 인한 호르몬의 어떤 변화로 인해 인체에 다발성 근골격성 통증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추정할 뿐이다. 설령,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결핍이 섬유성근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라 하더라도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고민을 해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대체해주는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몸 전신에 나타나는 근골격계 통증이 일시에 사라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섬유성근통증의 근본적인 발병원인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한 고민’ 즉,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섬유성근통증 환자와 대면을 하면 항상 현재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개인적인 일이며, 입 밖으로 낼 소문이 아니라 필자에게도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현대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남편과 시댁, 그도 아니면 돈과 관련된 문제가 많지만, 섬유성근통증 환자들은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큰 고민인 것 같다. 생각만 하면 ‘쳐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가 일어나는 특정인이 있다. 주로 그렇다. 그 사람 생각만 하면 가슴 정중앙이 아리하게 저려온다. 가슴정중앙, 즉 흉골부위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면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섬유성근통증 환자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한의학적으로는 화가 차 있다고 표현한다. 대한민국 여성들에게만 있다는 질환, 화병을 갖고 있는 분들의 공통점이 가슴정중앙을 눌러보면 예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내려놓으시라고, 잊으셔야 한다고, 마음을 편히 하셔야 한다고, 그래야 환자분이 살 수 있다고 말씀을 드리곤 하지만,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이다. 결국 선택은 환자 본인의 몫인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은 손가락으로 가슴 정중앙을 살짝 눌러보기 바란다. 만약 가슴 정중앙이 예리하게 아프다면 지금 당신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마음을 편히하고, 내려놓으시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그래야 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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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누르고 있는 필자의 모습 |
섬유성근통증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그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필자의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필자는 섬유성근통증의 발병원인은 자율신경계의 기능장애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앞서 필자가 섬유성근통증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한 고민’ 즉,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언급을 해 놓고는 이제 와서는 자율신경계의 문제라고 말하니 이 또 무슨 소린가 하실 것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분되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통증이 발생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진정작용에 의해 통증이 감소된다. 이 둘은 적절히 상호작용하면서 통증을 컨트롤하게 되는데, 만약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된다면 인체의 통증은 계속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율신경계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인체에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자율신경계가 작동하여 ‘싸울것인가, 아니면 도피할 것인가?’ 라는 선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섬유성근통증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자율신경계의 기능부전이나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것이다.
자율신경계는 등척수에서 나오는 흉추신경(thoracic spinal nerve)을 말한다. 등근육이 경직되면 흉추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이 되며, 흉추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자율신경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항상 교감신경이 흥분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섬유성근통증 환자들은 하나같이 등근육이 강하게 경직되어 있으며, 등척추 또한 굳어있는 특징이 있다. 통증은 교감신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로, 만성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은 개인적인 소견이 아니라,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그래서 교감신경의 흥분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전기치료나 심리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치료가 교감신경은 억제시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들인 것이다.
인체에서 통증이 두 군데 이상이 발생하면 뇌는 가장 많이 손상된, 즉, 가장 통증이 심한 부위만 뇌가 인식하게 된다고 앞장에서 언급하였다. 또한 이러한 조절은 뇌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등척수신경(thoracic spinal cord)에서 뇌로 올려보낼 통증과 차단시킬 통증을 제어하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필자의 이론이 사실이라고 간주하고, 등근육이 경직되면 자율신경계의 기능부전 뿐만 아니라, 통증을 제어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는 등척수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인체에서 발생한 모든 통증반응이 뇌로 올라가게 되고, 결국 뇌는 인체에 다발성 통증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바로 섬유성근통증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율신경계를 구성하는 등척추 주위에 있는 많은 근육들을 적절히 치료를 하고, 등척추를 교정해 나가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며, 또한 임상경험이다.
며칠 전에는 MBC 경남에서 주최하는 시민교양강좌에서 진주시민을 대상으로 “허리통증, 인체는 건축물이 아니다” 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기존의 의학적인 내용이 아니라, 어쩌면 생소하고, 어쩌면 완전히 다른 필자의 견해였지만, 필자의 강의를 들은 분들은 의외로 요통에 대해 쉽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필자 또한 요통에 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를 하고, 좋은 반응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료강좌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자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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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남 시민교양강좌에서 진주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필자의 모습 |
필자가 경험한 섬유성근통증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난소절제술을 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결핍과 전신의 다발성 근육통과 어떠한 상관성이 있는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상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 부분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 부유한 집안의 사모님이라는 점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모두가 성격이 모나지 않고 온순한 성격이라는 점 또한 공통점이다. 성격이 내향적이다보니 화가 나는 일을 가슴에 묻어두는 성격 또한 섬유성근통증과 상관성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 여성에게만 생긴다는 화병이 일종의 섬유성근통증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셋째, 성격이 유순하고, 미모가 좋다는 점이다. 이것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니 독자들은 오해마시기 바란다. 다만, 섬유성근통증과 유사한 점을 이야기하다보니 이런 생각까지 하게된 것이니, 혹여, 필자의 여성편력이 어떻다느니, 예쁜 여자들만 섬유성근통증이 생긴다는 등의 오해는 마시기를 당부드린다.
넷째, 말 못할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가 많다. 남편 혹은 시댁과의 갈등이나 금전거래와 같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심각한 고민을 하는 분들, 혹은 사람과의 불화로 인해 가슴이 항상 아리하게 아픈분들이다.
다섯째. 복장뼈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복장뼈(흉골, sternum)는 화가 차는 곳이라고 한다. 화를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다보면 화가 차게 되고, 복장뼈 위를 가볍게 손으로 누르기만 해도 환자는 급작스런 통증을 보이는 부위이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마시라. 결국 되돌아 올 것이니........ ”
첫댓글 공감이 갑니다! 문제는 자율신경기능이 어떤원인에따라 제기능을 제대로하지못함으로서 다발성통증으로 발현되는거니까요. 인체는 한가지통증에 더민감한데 다발적으로느낀다면 신경이 기능상 자율성을 잃은거겠죠?
통증을 조절하는 컨트롤박스가 등척수라고 생각하는데,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문환 긴글을 썼는데 날아갔네요!
간단히답합니다.
동의하지 안습니다!
원장님의글을보면
답이있는데 일부러 테스트하는거죠?^^
@육대주 음, 전 그렇게 고단수가 아닙니다.^^
요즘 원장님의 글을 보며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