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대학 와서 내가 읽은 첫 번째 책
뼈가 들려준 이야기
2019104750 스포츠의학과 김규동
대학에
와서 마주한 첫 번째 고난은 전공 공부였다. 해부생리학이라는 전공은 흥미롭지만 내게 어렵게 다가왔다. 이 학문은 생물학을 기반으로 하는데, 문과였던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학술 동아리 선배에게 이러한 나의 어려움을 털어놓았고, 선배는 “해부학의 기본을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이니 분명 도움이 될
거야.”라고 말하며 나에게 한 권을 책을 건네주었다. 그렇게
‘뼈가 들려준 이야기’는 내가 대학에 와서 읽은 첫 번째
책이 되었다.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 책의 내용을 내 경험과 결부시키려고 노력했고, 이런 방식의 독서는 나의 해부학적인 견문을 확장시켜줬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필자는 자신이 팔이 부러진 얘기를 꺼내면서
책을 시작한다. 이 대목을 보면서 내가 아이스하키를 하던 시절에 당했던 손목부상을 떠올렸다. 상대방의 악의적인 반칙 때문에 넘어지는 과정에서 FOOSH(Fall On
Out Stretched Hand, 손을 바닥에 짚으면서 다치는 것)됐고 TFCC(Triangular Fibro Cartilage Complex, 손목뼈의 종류)를 다쳤다. 이것은 의사가 내린 진단이 아닌 지금의 내가 내린 진단이다. FOOSH로 손목을 다치면 10중 8, 9가 TFCC라는 것, 당시
통증을 느꼈던 신체 부위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보니, 그때 손상됐던 곳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고, 이를 전공 수업 때 배운 내용과
결부시키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해부학적 지식이 공고해질 수 있었다. 또한 이런 과정은 내게 일종의 놀이처럼
즐거움으로 다가왔고, 이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헷갈리게 생각하는 개념을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었다. 첫 번째 챕터인 ‘뼈는 살아있다’ 보면 어린애들이 어른보다 뼈가 더 많다는 대목이 있다. 이를 보며 전공 수업 때 교수님께서 어린애들이 어른보다 연골이 많다고 하신 것이 떠올랐다. 혼란이 왔다. ‘일단 연골은 뼈가 아닌데? 그럼 어린애들이 뼈가 많다는 것은 Calcification(연골이
뼈가 되는 것)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 나는 Calcification과 Fusion(뼈가
붙는 것) 개념을 혼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중간하게
알고 있던 개념을 교수님께 다시 질문하고 공부면서 ‘지식의 구조화’ 과정을
거쳤고, 성장하면서 뼈가 붙는 Fusion과, 연골이 뼈가 되는 Calcification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뼈는
칼슘의 저장고’ 챕터를 읽으면서 전공의 일부였던 영양학 수업을 떠올렸다. 이 부분에서 교수님은 칼슘 섭취를 엄청나게 강조하셨는데, 체내의
칼슘이 부족하면 몸이 뼈를 녹여 칼슘을 생산해 뼈가 약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나는 이 작용을
몸에 해가 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 챕터에서는 부갑상선, 조골세포, 파골세포를 다루면서 뼈를 통한 칼슘 생산의 과정이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이 작용이 성장기에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뼈를 녹이는 것은 부정적인
현상인데, 왜 중요한 성장기에 이 작용이 발생하는 것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연령’이었다. 연령이 어리면 파골세포만큼 조골세포도 풍부하다. 즉, 뼈가 다시 잘 생긴다는 것이다. 쉬운 말로 아이들은 뼈가 빨리 재생되기 때문에 뼈를 원료로 사용하여 성장에 중요한 칼슘을 체내에 공급하는 것이고, 성인의 경우엔 비교적 조골세포가 많이 없기 때문에 칼슘 부족으로 인한 뼈의 파골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교수님이 칼슘섭취를 강조한 이유를 그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스포츠의학과의
해부생리학이라는 전공과목은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부생이 어렵게 느끼는 과목이다. 심지어는 이것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거나 전과를 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이런 고난도의
전공 수업이 조금 친숙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재미도 붙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내가 전공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고, 학교생활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2,019자)
<에세이를 쓴 과정>
주제: 내가 대학에 와서 처음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