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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 미사(Krönungsmesse) 감상문
1. 프롤로그(prologue)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를 감상하고 감상문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2017년 5월에 여행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다. 아들과의 9박10일의 여행이었는데 그 때 모차르트 생가도 가보고 음악학교도 둘러보고 오페라도 감상했다. 당시 나는 ‘부평구립여성합창단’단원으로 활동하던 때였고 그래서 동유럽 여행을 꼭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사곡 중 ‘쌍투스’는 우리 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공연했던 곡으로 기억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곡들을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행복했던 매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새삼 감사의 마음과 함께 아련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우선 대관식 미사에 대해 정리하고, 지휘, 오케스트라, 합창, 독창자 부분에 대해 각각 소견을 적은 후 전체적인 소감을 정리하고자 한다.
2. 대관식 미사(Krönungsmesse):[Mozart, Coronation Mass in C Major, K.317]
이 곡은 1779년 음악의 거장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가 남긴 종교음악의 하나로 대관식의 뜻은 교황의 권위와 신성을 상징하는 ‘황제의 즉위식’이다. 황제의 즉위식이기 때문에 규모가 웅장하고 전통적인 교회 양식에 의해 작곡되어졌고, 선율과 화성이 서로 뚜렷하거나 가사가 화음진행 위주로 된 호모포닉(homopgonic)양식으로 작곡되었다. 또한 미사곡은 가톨릭 예전용 음악으로서 미사의 종류는 미사통상문(매 주일 같은 가사로 노래하는 부분)과 미사고유문(매 주일 다른 가사로 노래가 되는 부분) 두 가지이다. 대관식 미사는 19개의 미사곡 중 16번째 작품으로 미사통상문에 속하고, 4부합창과 4부 솔로로 구성되며 연주시간은 30분 정도로 진행된다. 전통적으로 미사곡은 키리에(Kyrie), 글로리아(Gloria), 크레도(Credo), 쌍투스(Sanctus), 아뉴스 데이(Agnus Dei)의 5개 곡인데 ‘대관식 미사’의 구성은 제4곡과 제5곡 사이에 베네딕투스(Benedictus)가 들어가 총 6곡의 구성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쌍투스와 베네딕투스는 동일한 테마이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 5부 구조이다.
제1곡 키리에(Kyrie: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안단테 마에스토소(Andante Maestoso)-피우 안단테(Piu Andante)-안단테 마에스토소(Andante Maestoso), C장조 경건하게 주에게 자비와 은혜를 구하는 곡이다. 전주 없이 바로 합창이 엄숙한 가운데 시작한다. 소프라노 솔로에 이은 4중창은 이 곡 전체의 주제라고 볼 수 있는 멜로디이며 마지막 곡인 Agnus Dei의 중창과 합창에서 재현된다.
제2곡 글로리아(Gloria:주께 영광을)-알레그로 콘 스피리토(Allegro Con Spirito), C장조 미사에서 송영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웅장하고 장엄한 선율과 합창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부드러운 선율로 하느님의 사랑이 묘사되고 마지막 부분은 장대한 아멘 송으로 끝맺는다.
제3곡 크레도(Credo: 내가 믿나이다)-알레그로 몰토(Allegor Molto)-아다지오(Adagio)-알레그로 몰토(Allegor Molto), C장조 매주일 신앙을 고백하는 사도신경을 표현한 곡으로 하느님에 대한 고백을 상징하듯 제창으로 노래하는 부분이 많다. 주께서 십자가에 달리사 고난받으시고 죽으시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시종 박력있고, 전체 곡 중 가장 길고 규모가 큰 합창곡이다.
제4곡 상투스(Sanctus: 거룩하시다)-안단테 마에스토소- 알레그로 아사이(Allegro assai), C장조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환호의 노래로 성찬예식 시작에 주로 불리어지는 곡이다. 비교적 짧은 곡으로 느리고 장엄하게 시작되는 첫 부분과 경쾌한 호산나 찬송을 노래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제5곡 베네딕투스(Benedictus: 복 있도다)- 알레그레토(Allegretto)-알레그로 아사이-알레그레토-알레그로 아사이, C장조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이라는 뜻의 베네딕투스는 미사의 축복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아름다운 전주와 4중창 선율, 그리고 중간중간 상투스에서 나온 호산나 찬송 부분이 등장한다.
제6곡 아뉴스 데이(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안단테 소스테누토(Andante Sostenuto)-안단테 콘 모토-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C장조 죽임을 당하므로 피로 값을 치러 세상의 죄를 없애고 만백성을 구원한 어린양인 주님을 찬미하는 곡이다. 전반부에 소프라노 솔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후반부에 제1곡 Kyrie의 선율이 재현되고 변형되면서 클라이맥스를 이룬 후 끝을 맺는 이 곡은 <장엄미사 C장조(Missa Solemnis in C major, K.337)>와 더불어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미사곡으로 꼽힌다.
3. 대관식 미사곡을 듣고
2019년 5월 ‘서울시합창단’의 153회 정기연주회에서 연주된 대관식미사를 감상하였다. 이 공연은 명작시리즈로 기획되어 세종문화회관에서 Mozart C단조 미사와 함께 대관식 미사 C장조가 공연되었다. 지휘에 강기성, Soprano에 강혜정, Alto에 김지은, Tenor 조태진, 그리고 Bass에 홍성진 교수님께서 노래하셨다.
지휘자는 오른 손으로는 박자를 젓고 왼 손으로는 소리를 열고 닫고 모으고, 소리의 연결과 끊김을 부드럽게 이끌고 있다.
오케스트라가 볼륨이 너무 크고 거친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작게 연주되었다면 더 아름답고 노래하는 성악가들의 목소리와도 더 조화롭지 않았을까 싶다.
합창부분을 보면 이 합창단이 너무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개중에 몇몇은 지휘자의 지휘를 자주 바라보며 노래하는 모습이 일체감있게 보여 보기에 흡족했다.
독창부분은 특히 Soprano 강혜정님의 목소리와 표정이 아름다웠다.
tenor와 alto의 소리는 soprano와 bass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bass 홍성진 교수님의 목소리는 낮지만 깊고 풍성해서 잘 들렸다. 원래 tenor가 잘 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감상문을 적자니 우선 말 뜻을 모르겠어서 감동이 줄어드는 것 같아 가사의 뜻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1) Kyrie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2) Gloria 하늘에 영광을
Gloria in excelsis Deo 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
Et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 Laudamaus te. Benedicimus te 주를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Adoramus te. Glorificamus te. 주를 흠숭하나이다. 높이 받드나이다.
Gratias agimus tibi 당신께 감사하나이다.
propter magnam glroriam tuam. 주의 영광 크시기에
Domine Deus, Rex coelestis, 주 천주여 하늘의 임금이여
Deus pater omnipotens. 전능하신 천주 성부여
Domine Fili unigenite, Jesu Christe.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여.
Domine Deus, Agnus Dei, Filius Patris. 천주의 어린 양이여
Qui tol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Qui tollis peccata mundi, suscipe deprectionem nostram.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Qui sedes ad dexteram Patris, miserere nobis
성부 오른 편에 앉아 계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Quoniam tu sous sanctus. Tu solus Dominus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다
Tu solus Altissimus, Jesus Chiste. 예수 그리스도 홀로 높으시도다.
Cum Sancto Spiritu In gloria Dei Patris. 천주 성부의 영광 안에 성신과 함께 Amen. 아멘
3) Credo 내가 믿나이다
Credo in unum Deum, Patrem omnipotentem.
나는 믿나이다, 한분이신 전능 천주 성부
factorem caeli et terrae, visibilium omnium, et invisibilium
하늘과 땅과, 유형 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Et in unum Dominum Jesum Christum, Filium Dei unigenitum.
오직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천주의 외아들
Et ex Patre natum ante omnia saecula. 모든 세대에 앞서 성부께 나신
Deum de Deo 천주로부터 나신 천주시오
lumen de lumine 빛으로부터 나신 빛이시오
Deum verum de Deo vero. 천주로부터 나신 참 천주로서
Genitum, non factum, consubstantialem Patris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일체이시며
per quem omnia facta sunt. 만물이 다 이 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음을 믿으며
Qui propter nos hmines, 우리 인간을 위하여
et propter nostram salutem descendit de caelis,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Et incarnatus est de Spiritu Sancto ex Maria Virgine.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Et homo factus est 사람이 되심을 믿으며
Crucifixus etiam pro nobis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sub pontio pilato passus, et sepultus est.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묻히심을 믿으며
Et resurrexit tertia die, secundum Scipturas.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부활하시고
Et axcendit in caelum: sedet ad dexteram patris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 편에 앉아 계시며
Et iterum venturus est cum gloria, judicare vivos at mrotuos
신 이외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리라 믿나니
cujus regni non erit finis 그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Et in Spiritum Sanctum, Dominum, et vivificantem
주님이시여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니
Qui ex Patre Filoque procedit 성부와 성자에게서 좇아 나시며
Qui cum Patre et Filio simul adoratur et conglorificatur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흠숭과 찬양을 받으시며,
qui locutuse est per prophetas.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Et unam sanctam catholicam et apostolicam Ecclesiam.
하나이고,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와,
Confiteor unum baptisma in remissionem peccatorum.
죄를 사하는 하나의 성세를 믿으며
Et exspecto resurrectionem mortuorum. Et vitam venturi saeculi.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기다리나이다.
Amen 아멘.
4-1) Sanctus 거룩하시다
Sanctus, Sanctus, Sanctus Dominus Deus Sabaoth.
거룩하시다 온 누리의 주 천주
Pleni sunt caeli et terra gloria tua. 하늘과 땅에 가득한 그 영광
Hosanna in excelsis 높은 데에 호산나
4-2) Benedictus 복 있도다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Hosanna in exelsis 높은 데에 호산나
5) Agnus Dei 하나님의 어린 양
Agnus Dei, qui tolis peccata mundi 천주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miserere nobis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반복)
dona nobis pacem.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4. 에필로그(Epilogue)
독후감을 써야하는 과제를 갖고 책을 읽을 때 책이 안 읽히고 독후감 때문에 독서량이 줄었다는 입증되지 않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감상문을 쓰기 위해 곡을 듣는데 몇 번을 들어도 그저 막막하여 떠오른 생각일 것이다. 전반적인 느낌을 쓰기에도 벅찬데 지휘부분, 오케스트라부분, 합창부분, 독창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각각 감상을 적는다는 것은 마치 평론가가 되어야 하는 것 같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어쩔 수 없이 감상문의 가닥을 잡기 위해 선례를 찾아 자료를 검색하였다. 제법 전문가가 쓴 듯한 - 내 마음에 노래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곡 이라는 제목의 글을 꿈꾸는 농부라는 채널에서 발견하였다. 전반적인 가사의 내용과 뜻을 적어두어서 덕분에 하나하나 옮겨 적으며 그 의미를 잘 헤아려 볼 수 있었다. 모차르트 안에 가득했던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당시 교회와 대주교에 대한 못마땅함 등을 빗대어 곡을 해석하는 그의 감상문이 음악에 대해 아직 문외한인 나는 나름 신뢰가 갔다. 그 외에 다른 여러 자료들에서 모차르트의 생애와 성장하면서 대주교와의 불화, 대가가 크기에 너무 좁았던 잘츠부르크를 떠난 2년여의 여행과 대관식 미사를 쓸 수 있었던 배경인 궁정교회에서의 업무가 오르간을 치는 일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개인적인 작곡이 가능했던 상황 등을 알 수 있었다.
서두에서도 얘기했듯이 이번 대관식 미사 감상문 과제는 나로하여금 여러 가지 행복했던 추억의 시간 속으로 나를 인도하였다. 또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볼프강 모차르트 아마데우스를 다시 보고픈 마음도 들게 했다. 문득 이보다 더 긴 모차르트의 풀네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새삼스럽게 중간고사 이후의 나의 자괴감이 다시 밀려온다. 너무 좋은 강의들을 시간이 모자라다는 핑계로 복습하지 않고 공부가 부족한대로 중간고사를 치르고 너무도 기초적인 것도 오답을 제출하여 부끄럽고 민망하였다. 배우고 싶어 왔는데 강의 듣기에도 급급하여 강의 내용들을 내 것으로 깊게 소화시키지 못하고 겉치레로 세월을 보내고 있음이 스스로 한심함을 느낀다. 어쨌거나 나는 지금 성악과에 몸담고 있기에 이러한 곡들을 접하고 음악적 상식이 조금씩이나마 늘어가고 있다고 위로한다. 지금도 내 귀엔 대관식 미사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언젠가 더 음악적인 해석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https://m.blog.naver.com/duckgon/220220799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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