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은, 자연의 흐름과는 달리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도입하는 음력의 달로, 양력에서 말하는 윤년과 비슷합니다.
음력에서는 달이 지구를 열두 번 도는 데 354.36일이 걸리기 때문에 양력의 1년 기준인 365.24일과 비교해서 한 주기마다 약 11일이 빨라집니다. 이렇게 몇 주기를 계속 돌면 점차 음력과 양력 간 차이가 커지면서 계절과 전혀 맞지 않게 되겠지요.
그러므로 음력과 양력 간 차이가 한 달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날짜를 더 넣어줘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넣는 것이 윤달이며, 19년간 윤달을 총 7번 넣으면 서로 비슷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윤달은 2~3년에 한 번씩 온다는 셈법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역법(曆法)을 만들어 사용하는 달력은 태음력(음력), 태양력(양력) 그리고 태음태양력의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한 것은 태음태양력입니다.
태음태양력은 양력과 음력을 혼용한 역법체계로서, 날짜는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하였고, 24절기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주기로 맞춘 역법입니다. 흔히들 한국에서 전통 달력을 음력이라고 하지만, 엄밀히는 태음태양력을 말하는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윤달이라는 개념의 도입으로, 계절의 변화를 맞추기 위해서 특정한 시기에 13번째 달을 넣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부터 윤달이 든 해와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많습니다. 2월에 윤달이 들면 보리농사가 풍년이고, 5월에 윤달이 들면 늦장마와 전염병이 기승을 부린다고 했습니다. 윤달이 드는 빈도는 5월이 가장 많고, 11·12·1월은 거의 없다고 하네요. 11월에는 윤달이 거의 안 들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 빚 갚는 일은 ‘윤동짓달 초하룻날 하겠다.’ 라고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습니다.
윤달은 1년 중 1달이 가외로 더 있는 달이기에 여벌달, 공달, 덤달이라고도 하였답니다. 모든 일에 부정을 타거나 액이 끼지 않는 달로 인식하였기에 평상시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했던 일들을 거리낌 없이 하고는 했는데 주로 이사를 하거나 혼례를 올리고, 수의(壽衣)를 짓거나 조상의 묘를 이장하거나 단장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이와 같이 천체 우주의 법칙을 잘 활용하여 평소에는 어렵거나 쑥스러운 일들을 모아 두었다가 윤달에 한꺼번에 해결하곤 하였습니다. 이 또한 우리 조상님들이 일상생활에서 취하였던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