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공항 입국장의 조형물
싱가폴 출장
기간: 20191205~20191208
오랜만에 떠나는 싱가폴 출장이다. 전에는 일 년에 한 두 번씩 회의 참석을 위해 찾아왔었지만 회사를 정리하여 두 개로 분리하는 작업에 들어간 이후에는 드물게 방문했었다. 작지만 역동적인 나라, 작은 섬나라이지만 왠만한 나라보다 내실있고 깨끗하고 항상 발전하는 나라다.
수요일까지 정신없이 지내다가 막상 수요일 밤 비행기로 떠나려고 하니 귀챦다는 느낌이 든다. 짧은 출장이지만 옷 가지는 챙겨야 하는데 겨울나라에서 여름나라로 가려니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좀 헷갈린다. 밤 11 시 15 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7 시 30 분에 우리 집 주차장에 모여서 한 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난 회사에서 좀 이른 시간인 5시 30 분 사무실을 나섰다. 미리는 따로 퇴근하겠다고 하였으니 집에 가서 옷을 챙길 요량이었다. 윤이가 거실에 여름 옷을 잔뜩 찾아 놓았다. 공식적인 일정은 이틀 뿐 인데다 격식을 차릴 일도 없을 듯 하다. 반바지와 짧은 소매 셔츠를 몇 개 넣고 긴 바지와 긴 팔 셔츠 하나씩 넣었다. 좀 엉성한 느낌도 들지만 잠깐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공항 주차빌딩에 차를 세우고 보니 공항 건물과 아주 가깝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좀 일찍 와서 그런 건지 항공사 창구가 헐렁하다. 체크인을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공항내 식당가를 둘러보았으나 대부분 문을 닫았고 햄버거 가게에 내려와 간단하게 버거세트로 배를 채웠다.
11시 23분 겨울왕국을 출발해 따뜻한 동남아의 중심지 싱가폴로 향한다. 금요일에 올들어 최고로 추운 날이 찾아온다는데 나는 그 추위를 피해 더운 나라로 떠난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오랜만에 떠나는 싱가폴 출장이다. 회사가 분리 매각되기까지 여러가지로 제도개선이다 영업확대다 하면서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회사가 매각된 이후 처음으로 가는 본사 출장길이다.
구석진 창가에 자리를 잡았으니 6시간 동안 꼼짝없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달리 책을 읽기도 그렇고 영화를 틀었다. 비행기에서는 우리말로 된 영화를 보는게 제일 편하다. 한국영화가 별로 많지 않다. 이것 저것 둘러보다가 ‘자전거왕 엄복동’이라는 영화에 고정시켰다. 일제시대 자전거 경주를 통해 일본 국민의 우수성을 내세워 한국민의 기를 꺽겠다는 총독부의 의도에 반발하여 시골에서 물 장사를 하던 엄복동이 우연한 기회에 자전거 경주에서 우승함으로써 한국인의 독립의지를 고취시켰다는 실화에 근거한 영화라고 한다.
2003년은 우리 회사가 설립된 해다. 벌써 16년이나 지났다. 이라크 전쟁이 그 때 발생했던가? 얼핏 티비화면으로 스쳐 지나갔던 일이지만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었던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지 16년이나 지났다니 정말 세월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실감한다.
12월 5일 목요일 첫 째날
현지시간으로 새벽 4시 20분경 더운 여름의 나라 싱가폴에 도착했다. 아직은 어둠에 싸인 새벽 시간 이국의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쏱아져 들어가는 외국인들로 공항은 분주하다. 8시경 우리를 데리러 올 때까지 공항 안에 새로 만들었다는 Jewel Park 로 이동한다.
싱가폴 공항은 온통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 겨울왕국 2 ‘로 장식되어 있다. 사철 덥기만 한 나라이다 보니 눈과 얼음의 나라인 겨울왕국에 대한 열망이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공항 곳곳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우리가 2019년 끄트머리에 서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킨다. 이번 출장 명목도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니 이 곳 싱가폴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여유롭게 사는 나라인가보다. 우리나라도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사람이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고 우리의 삶은 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만 있지 끝나는 저녁은 없는 삶의 연속이다. 일년을 시작하는 1월은 있어도 끝나는 12월은 그 다음해 1월이 되어야 해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싱가폴 공항은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우리가 도착한 제3터미널에서 셔틀열차를 타고 제1터미널로 넘어와 주얼 (Jewel) 파크로 갔다. 우리말로 보석공원이다. 건물의 3 ~ 4 층 높이의 유리 돔 건물 안에 갖가지 아열대 나무와 풀을 심어 놓고 건물 가운데는 큰 분수대를 설치했다. 유리건물 안에 이런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싱가폴이 자랑하는 갖가지 난초와 자생하는 나무를 심어 놓았다.
제 1 터미널에 지어진 보석 공원 ( Jewel Park )
실내에 조성된 밀림이다. 건물 중앙에 있는 동그라미 구멍은 폭포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작동 전이었다. 이 공원은 공항 이용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는다고 한다.
보석공원 외부 - 이 광요 총리가 제일 좋아했다는 부겐빌레아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8시경 레온이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우리를 데리러 올라왔다. 이 곳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길가에 잠시 정차하고 승하차가 가능한데 별다른 약속 내용을 잘 몰랐던지 지하주차장에 차를 두었다 한다. 주중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헐렁하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컴퓨터 세팅을 맡겨 놓고 마침 상담차 방문한 코트라 직원들과 회의를 가졌다. 점심은 간단하게 로컬 푸드로 먹자고 하더니 꽤 멀리 타나메라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간다. 회원제 골프장인 타나메라 클럽하우스는 주말에는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으나 평일에는 일반인도 들어와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좀 일찍 갔는데도 사람이 많아 주방이 감당할 수 없었던지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오고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두 사람 분이 준비가 안되었다. 크리스티안은 그냥 가자고 하는데 마침 그가 시킨 음식이 나오고 헤닝만 식사하는데 시간이 모자랄 듯하니 포장해달라고 해서 회사에서 먹었다.
타나메라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1981년 9홀 미니코스를 개장하였으며 1984년 18홀 가든코스가 완성되었고 1988년 팜피네스 18홀을 추가하여 36홀 코스로 발전했다. 2007년 HSBC 세계 여자 프로 골프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지금은 싱가폴 제1의 골프장으로 꼽는다고 한다.
오후에는 내년도 예산 관련 미팅을 하고 추후 새로운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꾸기 위한 첫 단계로 브랜드에 관한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다.
업무시간이 끝나기 전에 레온이 호텔까지 태워다 준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7시에 셋이서 모여 거리관광에 나섰다. 싱가폴의 중심가인 오챠드 거리는 서울의 명동거리와 같다.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거리 가득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휘황찬란하고 수 많은 인파가 모여든다. 어렸을 때 명동의 분위기가 이랬었다. 백화점이 모여 있는 중심가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환히 밝혀지고 캐롤이 울려 퍼졌었다. 싱가폴은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모르지만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에는 일본 전자회사 (히타치) 이름이 적혀 있다. 아마 시에서 기업체와 협의하여 한 업체를 선정하는 모양이다. 거리 관광을 마치고 호텔 건너편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일찌감치 호텔로 돌아왔다. 수면부족으로 몸이 피곤하다.
오차드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 차 있다.
백화점 등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Orchard Road 는 밤 늦은 시간까지 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텔방에 들어오니 과일 한 접시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 “ with compliment “라는 쪽지와 함께 배, 사과, 바나나, 포도 그리고 귤 하나가 들어 있다. 내가 과일을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다. 귤 하나만 남기고 다 먹었다.
12월 6일 금요일 둘 째날
아침 8시에 마빈이 데리러 오기로 했다. 일찌감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약속시간에 나갔다. 고용한 운전기사가 20분 가량 늦는다. 아침 출근 시간 교통상황을 감안하지 않았나보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물류센터를 둘러보기로 했다. 예전에 지어진 PTP 창고 외에 최근 준공한 U 창고와 작년에 준공한 W 창고 시설을 살펴보았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와 달리 거의 평지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물류 창고를 짓더라도 달리 흙 정지작업이 필요 없는 것 같다.
말레이시아 W 창고 가는 길
U 창고는 조호르 해협에 있는 탄중 펠라파스( PTP)항구 배후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역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1층만 사용하고 있지만 향후 물량이 늘어나면 2층까지 사용할 예정이라 한다.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들어갈 때 여권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는다. 직원들이 작업장에 들어가고 나올때는 보안요원의 몸 수색을 받는다. 말레이시아는 회교국가라서 건물 안에 남 녀 별도의 기도실이 있다. 화장실은 우리나라 재래식 화장실처럼 앉아서 용변을 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가 구내식당을 둘러보았을 때가 1시 30분쯤이었는데 많은 직원들이 이미 식사를 다 마친 시간인데 식탁의자와 식당바닥에 드러누운 채 낮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이면서도 저러다 언제 일을 하나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식당에는 손 씻는 수도가 양끝에 따로 설치되어 있었는데 한 쪽은 회교도들이 사용하는 할랄(Halal)용이고 다른 것은 비회교도들이 사용하는 물이다. 식당 분위기는 좀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준다. 창고 투어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가 미리 주문한 점심 식사를 했다. 넓은 기름종이에 쌀밥, 닭고기, 생선(황새기 비슷함)이 들어 있고 여기에 따로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소스를 넣어서 비벼 먹는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지만 그런대로 맛이 있고 특히 회교국가에서 먹는 할랄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니 위생적으로 깨끗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U창고에서 내려다 본 컨테이너 부두 모습
창고 견학을 마치고 여권을 돌려받은 후 말레이시아 – 싱가폴 국경을 지나 다시 싱가폴로 들어간다. 입국 수속을 밟는 것이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우선 차 안에서 입국수속 서류를 작성해서 여권과 함께 제출하면 차 창을 통해 얼굴과 여권사진을 대조하고 도장을 찍어준다.
싱가폴로 들어서자 이 때까지 무겁게 드리웠던 검은 구름이 더욱 짙어 지더니 급기야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 그다지 덥지는 않지만 건조한 날씨인데도 이렇게 한 번씩 비가 내리면 대지가 촉촉해진다. 차가 조금씩 밀리지만 시간 여유가 있어 Tuas 에 있는 기존 물류센터도 둘러보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와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투아스 창고는 2014년에 준공된 4층짜리 건물이다. 트럭이 직접 램프를 통해 4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특히 40톤까지 중량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크레인이 장착되어 있고, 고층 랙을 빠른 속도로 운용할 수 있는 VNA 설비와 자동 랙 설비를 갖춘 현대식 창고이다. 회사 설립시부터 근무하고 있는 캐서린과 새로 온 창고 설비 담당자들이 자동 랙 설비와 VNA 지게차 운용 장면을 보여주었다. 창고 견학을 마치고 밖에 나오자 거센 바람에 섞여 세찬 비가 쏱아 진다. 하지만 호텔로 가는 도중 금새 비가 그치고 다시 구름 낀 날씨로 회복된다. 싱가폴은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태풍이나 홍수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가 크지 않은 안정된 나라다.
VNA ( Very Narrow Aisle ) 시설을 살펴본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시 쉰 다음 크리스티안 회장 집으로 향했다. 택시로 10 여분 걸리는데 약 6 km 다. 오른쪽으로 싱가폴 국립식물원인 Botanic Garden 을 지난다. 큰 가로수가 있는 2차선 도로에 접해 있는 새 집은 2년 전에 지어졌다. 전에 살던 임대주택은 예전에 포르투갈 사람들이 살던 낡은 집인데 유물로 간주되어 함부로 수리도 할 수 없어 불편했는데 새로 근사한 2층 집을 지었다. 대문 안에 자동차 2대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있고 그 옆 현관문을 들어서면 신발을 벗는다. 싱가폴도 침대와 테이블 문화이지만 거실로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1층에는 화장실 등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 앞에 수영장으로 연결되는 물받이가 있다. 복도부분은 마치 징검다리처럼 판판한 돌을 얹어 놓았다. 물받이 옆 벽면에는 이끼(Fern) 종류의 식물을 심어 집안의 습도 유지와 공기 정화를 도모하였다. 거실과 식당 그리고 주방이 길게 자리잡고 유리문을 열고 한 발짝 나서면 작은 수영장이 있다. 폭은 1.5 미터 정도로 좁고 물 깊이도 그 정도 되는데 길이가 약 10여 미터 된다. 혼자서 또는 둘이서 간단하게 유영하기에 좋을 듯하다. 실내에는 바이크와 노젓기 등 운동기구를 갖추고 있어 수영과 운동을 겸해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크리스티안 하우스 -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건축한 에코 하우스다.
아듀 2019 ! 좀 이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모임을 조촐하게 갖는다.
약 20여 명의 직원들이 모니카가 준비한 저녁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 술과 음식으로 모두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긴다. 옛날 우리나라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누가 새로 자기집을 장만하면 회사 직원들, 친구들을 초대하여 집들이를 했었다. 회사에서 승진을 한다던가 생일을 맞으면 또 친구나 직장 동료를 초청하여 저녁을 먹고 늦게까지 고스톱을 치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식당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것으로 대체되었고 집은 그저 퇴근하고 잠시 머무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저녁을 배불리 먹고 말레이시아에서 온 친구들부터 하나 둘 돌아가고 좌중은 와인에서 꼬냑으로 바뀐 술잔을 주고 받는다. 한 친구가 갑자기 군대 얘기를 꺼낸다. 우리나라에서도 축구와 군대 얘기만 나오면 끝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싱가폴도 그런가 보다. 아직 40이 안된 젊은 친구는 싱가폴의 군대 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24개월 징병제인 점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다만, 부모가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권력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모두 공평하게 군대를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차이가 난다. 올림픽 게임에서 금매달을 따도 군대를 가야 하고 또 제대후에는 예비군으로 만 40세까지 매년 훈련을 받으며 체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재시험을 본다거나 성적이 좋으면 포상을 받는 등 운영면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효율적인 것 같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한다.
밤 10시가 넘어서 우리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마빈이 앱 기반으로 된 택시 서비스 그랩(Grab)으로 택시를 호출한다.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자 마자 차량 번호, 운전자 이름, 현재 위치 및 도착예정 시간이 스마트폰에 나타난다. 밖에 나가 기다리고 있으니 금방 도착한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돌아왔다. 이렇게 싱가폴에서의 둘째 날이 저물었다.
12월 9일 토요일 세 째날
전 회사 동료였던 첸리가 싱가포르 국립 식물원 Botanic Garden 에 구경 시켜 주겠다고 아침 일찍 7시에 데리러 왔다. 자동차를 타고 가자고 하는데 나는 호텔에서 1 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들었던 터라 걸어서 가보자고 권했다. 하늘은 구름이 짙게 끼어 햇볕이 없으니 걷기에 그만이다.
키가 20미터는 됨직한 가로수가 굵은 뿌리를 드러낸 채 자란다. 몇 년이나 자란 걸까? 싱가포르가 1965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니 저 나무들은 독립 이후에 자라난 걸까? 어쩌면 영국이 통치하던 시절부터 자라던 것일게다.
국립 식물원까지 약 2 km 를 걷기로 했다.
부채야자 - 나심 거리 (Nassim Road)에는 큰 정원이 딸린 고급 주택이 늘어 서 있다. 이 거리에는 일본 대사관을 비롯한 여러나라 대사관도 여럿 보인다.
싱가폴 국립 식물원 (Botanic Garden) -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가꿔온 식물의 보고(寶庫)다.
나심길 (Nassim Road)는 이 차선 도로이지만 차량 통행이 아주 적다. 가끔 조깅하는 사람들이 차도를 달린다. 길 가에는 큰 정원이 딸린 집들이 자리잡고 휘파람 부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일본 대사관을 비롯하여 외국 대사관도 몇 개 보인다. 아주 오래된 폐가는 옛날 사우디 아라비아 왕국의 대사관이었던 건물이었다. 다른 데로 이사 가고 난 자리에 허름한 상태로 남아 있다.
국립식물원 ( Singapore Botanic Garden )은 올 해 160 년을 맞는 오래된 식물원이다. 오래 전에 한 번 가 본 적이 있지만 그 때는 더운 날씨에 걷는 것이 힘들어 난초가 있는 Orchid Garden 만 둘러보았던 것 같다. 다시 찾은 식물원은 마치 처음 와 본 것처럼 새롭다. 요소요소에 신기한 꽃이 자라고 오래된 나무들이 정글을 이룬다. 포장된 산책로에는 관람객들과 산책하는 사람들 그리고 개를 운동시키는 사람들로 복잡하지만 모두 행복해 보인다.
이 넓은 식물원을 천천히 둘러보면 좋겠다.
진기한 아열대 식물이 많이 자란다. Johor Fig 일종의 무화과 나무다.
콜라나무 - 1997년 남아프르카 공화국 만델라 대통령 방문 기념으로 이 나무를 '만델라 콜라 거목'이라 명명했다 한다.
오키드 가든에 들어서는데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들어선다. 모두 신비로운 난초 꽃에 반해 감탄사를 연발하며 여기 저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이국적이어서 그럴까? 무슨 기념일이나 행사 때 선물하는 호접란이나 댄싱걸 등 우리나라에서는 화분에서 자라는 난초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물론 이렇게 화려하게 보이는 난초가 많은 사람들의 정성 어린 손길 덕분이라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다. 우리가 관람하는 중에도 관리인들이 돌아다니면서 시든 이파리를 잘라내고 화단에 물을 뿌리고 있다.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이 넓은 식물원을 안전하고 깨끗하면서도 다양하고 귀한 식물자원을 유지하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국립 난초 정원 - 식물원 안에 있는 난초 정원을 들어가려면 SGD 5.00 입장료를 내야한다.
난초 정원에는 귀한 난초를 원없이 볼 수 있다. 아래 나무는 Leptospermum madidum 이라는데 한글 이름은 모르겠다.
열대 및 아열대 식물도 정해진 개화시기가 있을까? 내 눈으로 보기에는 끝없이 계속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는 것 같다. 식물의 천국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른 봄 눈이 녹기도 전에 노루귀나 복수초는 마치 100 미터 달리기 선수들이 출발점에서 요이땅 하고 튕겨나가듯 조그만 태양볕만 있으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어서 제비꽃과 산괴불주머니 그리고 괴불나무와 얼레지 등 봄꽃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따라서 핀다. 이렇게 시작한 꽃들의 이어달리기는 가을 국화꽃이 질 때까지 끊임없이 지속된다. 질서가 있다. 2주 이상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들의 종족 보존을 위해 서로 타협하여 얻어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만일 이들이 아열대 식물들처럼 계속해서 피고 지고 또 피면 제 때 수정을 못해 도태될 수도 있음을 자각하여 얻어낸 결론인지도 모른다.
오후 2시에 캐서린과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는 일정에 따라 우리는 잰 걸음으로 다시 호텔로 돌아와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 동안에도 첸리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은 호텔에서 꽤 먼 거리에 있었다. 작은 싱가포르 도시에서 멀다고 해도 10 여 킬로미터를 넘지 않는다.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퓨전 음식이라고 해야겠다. 오징어 등 해산물과 닭고기 등 육류를 독특한 요리법으로 만들어 낸 음식이 잔뜩 차려 나온다. 마지막으로 케잌 위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케잌이 과일의 왕이라 부르는 두리안 생과일을 넣어서 만든 것인데 처음 먹을 때는 별다른 냄새를 모르겠더니 일단 뱃속에 들어간 다음 스물스물 올라오는 냄새가 묘한 느낌을 준다. 나는 생전 두리안을 단 한 번 맛보았다. 1990년 7월 독일에서 귀국하는 중에 방콕을 경유하였다. 과일을 좋아하는 내게 과일의 왕은 두리안이라며 추천한 지인의 말에 따라 시장에서 큼직한 두리안을 하나 샀다. 이것을 비닐 봉지에 싸 들고 호텔방에 들어와 먹었는데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양이 너무 많아 먹다 남은 것을 호텔 냉장고에 두고 귀국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두리안의 역한 냄새 때문에 대중교통이나 호텔 등 대중 숙박소에는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한 조각의 두리안 케익이 무지로 인해 저질러졌던 30년 전의 만행을 회상시켜준다.
점심을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눈다.
두리안 케잌 - 가운데 접시가 두리안을 넣어서 만든 케잌이다.
식당 바로 옆에 커피가 맛있다는 집으로 옮겨 커피를 마셨다. 여기는 커피를 갈아서 더운 물에 담가 우려내는 방식으로 준비한다. 진하게 내온 커피는 쓴 맛이다. 신 맛과 단 맛도 함께 느껴진다는데 내게는 그런 맛을 구분할 만큼 예민함이 없다. 그래도 함께 마시는 분위기가 좋다. 캐서린과 첸리는 우리 회사 초창기부터 함께 근무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둘 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국에 출장이나 여행을 여러 번 왔었다.
배가 불쑥 올라올 만큼 과식을 하고 말았다. 저녁을 6시에 먹자고 하는데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우선 호텔에 가서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크리스티안이 잠깐 만나자고 하여 로비에서 만나 담소를 나눴다. 크리스마스 쿠키를 사러 가자고 하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귀챦이즘이 생겨나 사양하고 호텔방으로 올라갔다.
저녁 6시에 첸리가 다시 호텔에 왔다. 이스트 코스트에 있는 가든스 바이더 베이 (Gardens by the bay)에 가자고 한다. 아직도 점심에 먹은 음식이 뱃속에 남아 있어 저녁을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7시쯤 GBB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하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많아 입구부터 정체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찾는 외국인이 엄청나다. 나는 몇 년 전에 싱가폴에 살고 있는 전 직장 동료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방문했었다. 그 때는 잠시 사람들 틈에 끼어 서거나 앉은 채 레이저 쇼를 보면서 음악을 들었었다. 어찌 보면 별거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이런 시설과 분위기를 보려고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여기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돋보인다. 호화로운 빛의 장식물 주변에는 마치 바겐세일을 하는 시장처럼 사람들로 붐빈다.
첸리가 이끄는 대로 따라 <클라우드 포리스트 돔>으로 향한다. 커다란 유리로 만든 온실인데 안으로 들어서자 서늘한 기운이 돈다. 외부의 기온을 차단하여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 같다. 입구를 지나 조금 들어서자 인공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서너 줄기 큰 폭포가 까마득한 높이에서 떨어진다.
Gardens By the Bay - 싱가폴의 또 다른 명소다. 이스트 코스트에 위치한 공원이다.
자이언트 트리 -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빛나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상상 속의 나무다.
이 공원도 자연보호라는 컨셉으로 조성되었다.
건물의 구조를 보면 하나의 커다란 유리 온실 안에 작은 구형(球形) 건물이 또 하나 있다. 이 내부 건물의 외벽은 온갖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장식되어 있다는 표현은 좀 약하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아열대 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식물들을 다 수집하여 심어 놓은 듯하다. 그런 식물들을 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긴 회랑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내부건물 상층부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다.
내부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전시 공간이 나오는데 거기에는 나무화석을 여러 개 전시해 놓고 나무 화석이 형성된 과정을 설명해 놓았다. 그리스 신화에는 메두사 머리를 본 사람은 즉시 돌로 변한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나무가 돌이 되는 과정은 그렇게 짧지 않다. 나무가 진흙 뻘에 덮여서 산소와 차단되면 무기물인 미네랄만 남게 되어 이렇게 화석이 된다고 한다.
승강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클라우드 포리스트 (Cloud Forest)는 안개에 휩싸인 높은 산을 형상해 놓았다. 회랑을 따라 내려오면서 수많은 꽃들이 자라는 산봉우리를 본다. 자연적인 풀이나 꽃들이 대부분이지만 레고로 만든 것들도 간간이 섞여 있다. 작은 동물을 잡아 먹는다는 끈끈이 식물은 언뜻 보기에 진짜처럼 정교하다. 밝은 대낮이면 꽃도 자세히 볼 수 있겠으나 조명이 흐린 탓에 그저 멋있다는 느낌만 갖는다.
이 건물은 태양광에서 얻은 에너지로 운영되며 많은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달라지는 식생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짧은 시간에 둘러보면서 상세하게 살펴볼 수는 없었다.
싱가폴 공항의 Jewel Park도 이 가든스 바이더 베이와 같은 형태로 조성된 공원이라 한다.
건물 안에 폭포가 있어 대기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온도도 일정하게 조절한다고 한다.
관람객은 회랑을 따라 걸으면서 꽃을 감상한다.
맨 아래는 비원(secret garden)이다. 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을 보여준다.
이 곳은 자연 학습장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나무의 키가 작아지고 잎이 두꺼워진다는 것을 설명해 놓았다. 종유석이 전시된 공간 한 켠에는 여러 개의 화분이 걸려 있는 작은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머리에 산타크로스 모자를 쓴 직원에게 뭐하는 곳인가 물으니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공간이라 한다. 가상현실을 체험하려면 5 싱가폴 달러 (약 4천원)를 내고 표를 사와야 한다. 궁금하다. 과연 저 잠망경처럼 생긴 기구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다. 약 십 여분 걸린다는 말에 얼른 뛰어가 표를 사왔다.
머리에는 눈에 잠망경처럼 생긴 안경과 연결된 헤드셋을 쓰고 등에는 작은 배낭을 멘다. 그리고 양 손에는 조이스틱 같은 것을 쥐어준다. 직원이 설명해준다. “여기 작은 씨앗이 있어요” 하면서 커피콩만한 나무 씨앗을 보여준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크게 자라나는 것이라 한다. 설명이 끝나고 발 아래를 보니 샘물이 졸졸 흘러나오고 주변은 어둠침침한 원시림이다. 그리고 직원이 설명한 것처럼 씨앗에서 싹이 트더니 점점 자라나는데 내 몸이 바로 그 나무가 되어 점점 위로 올라간다. 손에 든 조이스틱은 나뭇가지다. 내 몸이 나무 둥치이고 손이 가지인데 가지에는 나뭇잎이 무성하게 나 있다. 나무가 쑥쑥 자라나 이제는 큰 숲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되었다. 멀리 바위로 된 산등성이에는 공룡이 뛰어다니고 익룡이 날아다닌다. 그리고 하늘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떠 있고 하늘 가득 초롱한 별이 가득하다. 하늘을 가로질러 은하수가 흐른다. 아마도 천국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모양이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갑자기 멀리서 둥 두둥 하는 소리가 들리고 하얀 연기 한 줄기가 하늘로 올라간다. 그러더니 연기가 더욱 많아지고 불꽃이 보이더니 삽시간에 숲을 태우며 내게로 달려온다. 불에 탄 재가 날아다니고 연기가 뒤덮는다. 매캐한 연기냄새가 나고 숲은 완전히 타버린다. 그리고 눈 앞에는 Tree 라는 글자가 나타나고 영화는 끝난다. 직원이 VR 장치를 벗기더니 나에게 작은 씨앗 하나를 기념이라며 봉투에 담아 건넨다. 역시 자연보호를 주제로 한 영상물이다.
VR ( Virtual Reality ) -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내가 VR을 보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진이사는 그 새 영화관으로 갔다고 한다. 영화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는 잃어버린 세계 (Lost World)라고 써 있다. 진 이사는 벌써 그 영화를 다 보고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영화는 현재 (2010년)부터 2100년까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를 예상하여 보여준다. 자연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아래층에는 비원(secret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조용한 정원을 지나 밖으로 나가게 된다. 들어갈 때는 팽만해 있던 배가 이제 조금 허기를 느낀다. 차를 타고 이스트 코스트에 있는 라오 파 삿 (Lao Pa Sat)이라는 식당가에 들러 로컬 푸드를 먹고 밤 늦게 호텔로 돌아왔다.
밤 늦은 시간에 야시장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금융기관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데 밤에는이렇게 야식장(夜食場)으로 변모한다고 한다.
12월 8일 일요일 여행 마지막 날
귀국하는 비행기가 오후 2시 23분이다. 12시까지 공항에 도착하면 되니 오전에 시간 내서 뭐라도 할 참인데 시간이 그리 넉넉치 않으니 가까운 국립 식물원에 다시 가 보기로 했다. 오전 7시에 아침을 먹고 8시에 호텔을 나섰다.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다. 나심 거리다. 도대체 나심이라는 도로명이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사람 이름이겠지? 빗방울이 떨어질 듯하다. 하지만 춥지 않으니 약간의 비야 맞아도 괜챦다.
짧은 시간에 지난번과 겹치지 않는 코스로 후딱 돌아볼 참이다. 하늘에 구름은 낮게 드리워졌지만 비는 오는둥 마는둥 오히려 걷기에 덥지 않고 편하다. 집에서 기르는 작은 화분속의 <파키라나무>가 저렇게 크게 자라면서 꽃을 피우는 것을 처음 보았다. 어제 걸었던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본다. 키가 30~40 미터쯤 되어 보이는 <브라질고사리나무>도 보이고 설악산에서 보던 <눈향나무>를 이곳에서 보니 신기하다.
파키라 나무 - 집에서 화분에 심어 가꾸는 파키라가 이렇게 거목으로 자라는 것이 신기하다.
브라질고사리나무
고무나무
눈향나무 - 설악산에서 자라는 눈향나무와는 다른 것 같다.
한참 둘러보다 보니 식물원에서 조금 벗어났는데 싱가폴 국립대학 캠펴스에 와 있다. 교정에도 백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커다란 나무와 꽃들이 가득 하다. 아열대 기온답게 야자수 나무가 특히 눈에 띈다. <여우꼬리야자>와 <코코넛야자> 등 직접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를 보니 신비한 느낌이 든다.
식물원 안에 있는 싱가폴 국립대 - 지식은 운명을 바꾼다 ( Knowledge reshapes destiny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여우꼬리야자
대학 캠퍼스 안에는 이처럼 거대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코코넛야자
11시에는 호텔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돌아왔다. 짧지만 긴 여행이었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서 운전기사와 택시 서비스에 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싱가폴에는 앱에 기반을 두고 서비스하는 회사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서 GRAB 이 제일 인기가 높다고 한다. 70 세쯤 되어 보이는 운전기사는 그런 앱기반 택시는 가격이 비싸서 좋지 않다고 한다. 우버 택시가 싱가폴에서 철수한 것도 시민들이 선호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일반 택시에 비해 앱기반 택시를 선호하는 것 같다. 택시를 부르면 언제 오는지 요금은 얼마인지 등 모든 정보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앱기반 택시 서비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대세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그 대세에 따라가게 될 것이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린다.
짧은 여행기간에 귀중한 것들을 많이 보았다. 초대해준 크리스티안 회장님과 길 안내를 해준 첸리 그리고 교통편의 등 수고해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첫댓글 세세한 여행기?입니다.예전 동료분들도 잘 챙겨주시네요 너무 길어 또 읽어봐야겠어요 ㅎ
네. 좋은 사람들이에요. 세상 사는 모습이 비슷비슷합니다. ㅎ
외국계회사에 근무하시나 봐요
ㅎ산행기보다 재밌는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ㅎ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산행기보다 좋아하면 어떡해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