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슈퍼레이스 12일 개막… 24세 대학생 선수 김동은]
- 대회 최연소 선수
어릴적 우승 휩쓴 '신동'… 헤드라이트 보고 차종 맞혀
- 자동차공학 전공 '학구파'
"車 완벽히 이해하는 게 꿈, 레이싱계의 김연아 될 것"
CJ레이싱팀의 김동은(24)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다섯 살 때부터 카트(초소형 경주차)를 탔다. 한국 모터스포츠 1세대로 꼽히는 김정수(51) 인제 레이싱팀 감독이 그의 아버지다. "아버지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차(車)와 친구가 됐어요. 나름 자동차 영재였나 봐요. 밤에 헤드라이트 불빛만 봐도 차종을 다 맞힐 정도였으니까요."
어린 시절 각종 카트 대회 정상을 휩쓸며 '신동'이라 불렸던 그는 19세이던 2010년 일본 F4 시리즈에 참가하며 포뮬러에 입문했다. 이듬해엔 CJ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에 출전했다. 슈퍼6000 클래스는 배기량 6200㏄, 450마력의 스톡카(일반차 외형에 별도로 차체와 엔진 등을 얹은 경주용 차량)가 경쟁을 벌이는 국내 최고 권위의 레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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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은은 작년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당시 매서운 눈빛으로 주목받았다. “제 눈빛을 좋아하는 팬이 많다”고 밝힌 그가 경주용 헬멧을 벗으며 포즈를 잡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동은은 2012년 3위, 2013년 2위를 차지하며 슈퍼6000 종합 우승을 향해 전진했다. 하지만 작년에 주춤했다. 인제 레이싱팀 소속이던 그는 팀이 후원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김정수 인제 레이싱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들인 김동은을 CJ레이싱팀으로 이적시켰다. "아버지는 승부욕이 대단한 분이세요. 그런 만큼 아버지 팀은 꼭 이겨야죠. 승부에 가족이 있나요? 하하."
올해로 10번째 시즌을 맞는 2015 CJ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은 오는 12일 전남 영암에서 펼쳐진다. 올 시즌은 8번의 레이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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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김동은과 함께할 레이싱 카. /CJ슈퍼레이스 제공
김동은은 "첫 종합 우승을 위해선 개막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며 "초반부터 내달리는 화끈한 경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슈퍼6000 클래스에 출전한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38.7세. 최연소 선수인 김동은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드라이버들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다. 지난 시즌 챔피언 조항우(40·아트라스BX)와 팀 동료 황진우(32·CJ레이싱팀)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재일교포 출신으로 F1 드라이버 경력이 있는 이데 유지(40·금호타이어 엑스타)와 독일 국적의 드라이버 팀 베르그마이스터(40·아트라스 BX)도 정상을 위협한다. 배우 류시원(43·팀106)과 가수 김진표(38·금호타이어 엑스타)는 상위권을 노린다.
"몇 안 되는 20대 선수인 만큼 제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4~5세 어린 친구 중엔 유망주가 많거든요. 후배들이 성장할 때까지 제가 징검다리 역할을 잘해야죠."
김동은은 "모터스포츠의 김연아가 되고 싶다"고 했다. 비인기 종목인 피겨스케이팅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게 한 김연아처럼 모터스포츠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는 의미였다.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두 차례 미국으로 건너가 소형 포뮬러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대회인 포뮬러SAE에도 참가했다. "궁극적으로는 차를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올 시즌, 서킷에 불어올 젊은 바람을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