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목왕야 목영 (沐王爺沐英) 위소보는 모십팔이 대답을 못하자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다른 네 분은 바로 이문충(李文忠),등유(鄧愈),탕화(湯和) 그리고 목영 목왕야란 말이요. 이 세 분은 무슨 무슨왕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애기를 해 봤자 모형은 기억하지 못할 걸." 기실 자기도 육왕(六王)이 어떤 명칭으로 불리워 졌는지 모르고 있었다. 모십팔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위소보는 다시 말했다. "탕화는 명태조의 옛 친구란 말이야. 나이가 태조보다도 더 많았지. 등유 역시 태조를 일찍부터 알았으며 함꼐 중원천하를 평정하는 싸움을 했어. 그 리고 이문충으로 말하면 태조의 생질고 목왕야는 의붓아들이야. 그리하여 태조의 서을 따라 주(朱)씨라고도 하며 주영(朱英)이라고 부르기도 했지. 그 후 큰 공을 세우게 되자 태주는 그의 성을 되찾도록 해 주어서 목영이라 부르게 된 것이지." 모십팔이 말했다. "알고 보니 그랬군. 그런데 동각이 어떻고 코끼리를 쏴 잡은 것은 무슨 애긴가?" "동각을 이용해 강을 건넜다는 것은 코끼리를 쏴 죽인 것과 상관없는 일 이야. 태조가 천하를 다스리게 되었을 때 최후로 운남과 귀주의 양왕만이 항복을 하지 않았지. 그 양왕으로 말하면 바로 원나라 마지막 황제의 조카 인데 그는 운남과 귀주를 지키며 항복을 하지 않았지." 양왕의 본 이름은 파잡자와이밀(:중국발음으로)이었다. 위소보는 그이름 을 기억하지 못해서 엉터리로 주워섬기는 것이었다. 모십팔은 이상하게 생 각했으나 확실히 모르는지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때 위소보는 말했 다. "태조는 크게 노해 삼십 만의 군사를 목왕야에게 주어 공격하도록 했어. 목왕야는 운남 가까이에 이르러 원나라 군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원나라 군사의 대장이름이 달리마(達里麻)였지. 이 사람은 키가 십장이나 되었고 머리통은 말같았어." 모십팔은 말했다. "키가 십자이나 되는 사람이 어디있어?" 위소보는 자기가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곧 변명을 했다. "오랑캐는 물론 우리 쪽의 사람보다 더 크지 않소? 그 달리마가 몸에 철 갑을 두르고 손에 긴 창을 들고 버럭버럭 소리를 내지르는데 그 소리는 마 치 허공에서 터지는 천둥소리와 같았지. 이 때 첨벙첨벙 소리가 나면서 물 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는데 어떻게 된건지 짐작해봐." "모르겠는데.... 어떻게 되었는데?" "달리마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그 소리가 강을 건너와 간이 찢어지게 놀 란 명나라 군사 십여명이 말에서 떨어져 강물에 떨어지며 나는 소리였어. 목왕야는 이걸 보고 안되겠다 생각하고 도 다시 소리를 지르게 했다가는 우 리 명나라 군사가 모두 강물에 빠지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게 되었지. 그 때 좋은 계책이 떠올랐어." 위소보는 평소 말할 때 제기랄 이라는 말을 덧붙이곤 했다. 그러나 목영 이 운남땅을 평정하게 된 이야기를 할 때는 이야기꾼의 말투를 따랐기 때문 에 그런 말을 빼게 되었다. 다만 간혹 가다가 들어도 잘모르는 고사성어(高 事成語)를 씨부렁 거리곤 했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목왕야는 달리마가 다시 큰 소리를 치는 것을 보고 화살을 들어 획하고 달리마의 입속으로 쏘았어. 목왕야의 활 솜씨는 명궁이라 한 개의 화살이 강을 건너 날아갔어. 그런데 달리마 역시 영웅호걸이라 재빨리 몸을 숙여 화살을 피했지. 그런데 그 때 뒤에 있는 군사들이 일제히 큰일이 났다고 소 리쳤어. 달리마가 고개를 돌려 보니 십여명의 군사들의 가슴이 꿰뚤려 있었 데." 모십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목왕야가 천생신력(天生神力: 태어날때 부터 힘이 셈)을 타고 났다 하더라도 한 개의 화살로 열사람의 가슴팍을 꽤뚫을 수는 없을 걸?" 위소보는 말했다. "목왕야는 하늘의 별이 인간의 몸을 빌어 하강한 사람이외다.옥황상제께 서 그를 보내 명태조를 도운 것이니 다른 사람과 같겠어? 한 화살에 열 사 람을 꿰는 것은 이름이 있으니 이른바 천운전(穿雲箭)이라고 하는 것이지." 모십팔은 반신반의 해서 물었다. "그 후 어떻게 되었는데?" 위소보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달리마는 크게 노해 '네가 활을 쏘는데 나는 못쏠줄 아느냐?' 하면서 활 을 들어 목왕야에게 쏘았어. 목왕야는'좋았어' 하며 둘 손가락을 뻗어 가볍 게 그 화살을 끼워 잡았지. 그런데 바로 이때 하늘 위에 한 떼의 기러기가 날고 있었는데 그 울음 소리가 요란했어. 목왕야는 한 가지 계책이 떠올라 크게 소리쳤어. '나는 세번째 기러기의 왼쪽눈을 쏴 맞히겠다.'하고 화살을 들어 그 기러기를 겨누었어. 달리마는 '세번째 기러기를 쏜다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고개를 쳐들고 바라보았어. 이때 목왕야는 잇딸아 세개의 화살을 달리마에 게 쏘았지." 모십팔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정말 묘하군. 이것이야말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방법이군!" "하지만 달리마의 명이 다하지 않은 모양입디다. 첫번째 화살이 그의 왼 쪽눈에 꽂혔고 그는 뒤로 벌렁 쓰러지게 도었소. 잇달아 두개의 화살은 달 리마의 부하 장수 여덟 명을 쏴 죽었소.오랑캐 군사들은 모두가 몸에 털리 많아서 명나라 군사들은 그들을 털많은 장수니 군사니 했다오. 목왕야는 잇 따라 세 개의 화살을 쏘아 열 여덟 명의 털장수들을 죽이는 셈이 되었소. 이것을 길켜 말하되 '목왕야는 강을 사이에 두고 크게 싸우다가 세 개의 화 살로 모십팔(毛十八)을 쏴 죽였느니라' 하는 것이지." 모십팔은 어리둥절해졌다. "뭐라고?" 위소보가 말했다. "목왕야가 열 여덟 명의 털보를 화살로 쏴 죽였단 말이오." 거기까지 말하다 그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낄낄거리고 웃었다.모십팔은 그 제서야 자기를 비웃는 것임을 알고 욕을 했다. "빌어먹을!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해대는 구나. '목왕야꼐선 강을 접하고 크게 싸우다 세 개의 화살로 위소보를 쏴 죽었다.'라고 하는게 옳다." 위소보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쏴죽인단 말이오?" 모십팔은 말했다. "나는 그때 태어난줄 아니? 우리 할아버지도 태어나지 않았을 땐데. 달리 마가 왼쪽눈에 화살을 맞았는데 어떻게 되었지?" "원나라 군사들은 대장이 화살에 맞아 말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크게 소란이 일었소. 목왕야는 그 때 명군으로 하여금 강을 건너게 하려고 했소. 그 때 갑자기 강 저 쪽에서 호각소리가 나더니 원나라의 구원병이 도달하지 않겠어? 맞은 편 어덕에서 화살을 맘구 쏴댔는데 하늘을 가려 온 땅이 캄캄 해졌지. 목왕야는 부하 대장 네명을 불러 살그머니 군사를 거느리고 아래쪽 으로 건너도록 했지. 그리고 원나라 군사가 치고 있는 진 뒤쪽으로 돌아가 크게 동각(銅角)을 불도록 했지." "그 네 대장은 아마 유,백,방,소 네 사람이겠지?" 위소보는 그런지 안 그런지 자신도 몰랐다. 그는 모십팔의 말이라면 무조 건 핀잔을 주었다. "틀렸어. 네 사람의 대장은 바로 조(趙),전(錢),손(孫),이(李) 라는 성을 가지고 있었어. 유,백,방,소,네 장수는 언제나 목왕야의 곁에 있었는데 모 형은 그것도 모르고 있었어?" 모십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네 말이 맞는 것 같군!" "목왕야는 부하인 유,백,방,소 네 대장에게 명하여 부하 군사들에게 일제 히 고함을 치도록 했지. 동시에 조그만 배와 큰 배를 강물에 띄워서 천 명 의 군사를 내보내 강을 건너는 척했어. 워나라 군사들은 명나라 군사가 강 을 건너오는 것을 보고 죽어라고 화살을 쏴댔소. 목왕야는 즉시 군사를 거 두고 반시진도 되지 못해 다시 군사를 파견해서 강을 건너는 척했지. 원나 라 군사들은 다시 화살을 쏴댔고. 이렇게 되자 강물 속의 물고기와 새우들 자라와 게들이 얼마나 많이 화살에 맞아 죽었는지 모른다오." "그건 믿을 수 없는데. 고기를 쏴 죽였다면 몰라도 새우는 아주 몸이 가 느다랗고 게와 자라는 껍데기가 두꺼운데 어떻게 화살로 쏴 죽였단 말이 냐?" 위소보가 말했다. "만약 믿을 수 없다면 당장이라도 새우와 게 그리고 자라를 사서 줄로 메 어 놓고 화살을 쏴서 시험을 해 보라고." 모시팔은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갈 길이 바쁜데 언제 그걸 하고 있겠니?) 그러나 그는 한참 이야기에 심취해 있던 참이라 위소보가 이야기를 멈출 까봐 급히 재촉했다. "좋아. 화살로 쏴 죽였다니 쏴 죽인 것으로 하자. 그래 그 다음에는 어떻 게 됐는데?" "목왕야의 수하 군인들은 강 속에서 더러는 죽었으며 몸에 털이 있는 자 라를 잡아 끓여 먹었는데 아무 일이 없없다고 하오." 모십팔은 웃으며 말했다. "망할 놈의 꼬마녀석 슬쩍 돌려 사람 욕하기를 좋아하는구나." 위소보는 말했다. "목왕야는 오랑캐가 화살을 날리기 때문에 북을 들어 군사들에게 고함을 치게 하여 강을 건너는 척했으나 정말 강을 건넌건 아니었어. 그런데 얼마 후 오랑캐 진 뒤에서 동각소리가 크게 일었지. 바로 조,전,손,이 사장(四 將)이 아래 쪽으로 강을 건너서 오랑캐의 뒤로 간 것이었지. 이때서야 그는 명령을 내겨 공격을 하도록 했어. 군사와 장수들은 방패를 들고 조그만 뗏 목을 움직여 강을 건너게 되었어. 오랑캐 군사들은 밤낮으로 화살을 쏘아댔 기 때문에 화살이 거의 동이 나고 말았어. 그런데 뒤 쪽에서 적이 공격해오 고 주장이 활에 맞아 중상을 입은 참이라 군사들의 마음은 크게 동요가 됐 지. 거기다가 목왕야가 앞장을 서서 돌겨을 해 가자 오랑캐들은 그만 동쪽 과 서쪽으로 도망가기에 바빠 크게 소란이 일었지. 목왕야는 오랑캐의 진 중에 한명의 군사가말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고 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호 하는 것을 보고 그가 달리마라는 것을 알고 즉시 말을 몰아 호통을 쳤 소. '오랑캐 달리마야! 이래도 말에서 내려 투항을 하지 않겠느냐?' 달리마 가 말했소.'난.....달리마가 아니오. 나는 모(茅)....' 목왕야는 그의 왼쪽 눈에 박혀있는 한 개의 화살이 바로 자기의 화살이라는 것을 알았소. 그래 서 그는 가볍게 팔을 뻗어 그를 잡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말했소. '모가 란 말이지.' 이렇게 되자 유,백,방,소 네 대장이 다가와 달리마를 잡아 꽁 꽁묶어 버렸소. 이 싸움에서 오랑캐 군사는 크게 패하게 되었고 강 속에 빠 져 죽은 사람도 이루 샐수가 없었다고 하오. 그리고 강속의 자라들은 털이 기다란 오랑캐의 시체들을 먹었기 때문에 자라의 몸에도 털이 나게 되었는 데 그 이후부터는 모왕팔(毛王八:왕팔은 자라라는 뜻인데 중국 사람들에겐 후레자식이라는 욕설로 쓰임)이라고 불렀지. 그렇게 털이 난 자라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데." 모십팔은 위소보가 중간중간 자기를 욕한다고 생각했으나 흥! 하고 콧방 귀만 뀌었을 뿐 확실한 것이 아니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운남 강 속엔 진짜 털이 있는 자라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위소보는 말했다. "목왕야는 큰 승리를 거두게 되었고 그 즉시 말을 몰아 양왕이 있는 성 (城)으로 갔어. 성 밖에 이르렀 때 아무런 기척이 없었지. 목왕야는 명을 매려 북을 치며 싸움을 걸었어. 그러자 성 머리에 하나의 목패가 들어 올려 졌는데 그 위에는 '면전(免戰)'이라는 두 글자가 써 있었지." "목왕야는 인자한 사람이라 양왕이 투항을 하려고 한다고 생각했지. 만약 명을 내려 성을 부수고 쳐들어 간다면 많은 백성들이 살상을 당하게 될 것 인즉 사흘 동안 싸움을 걸리 않으며 스스로 항복하기를 기다리는 편이 백성 을 위해 좋은 것이라 생각했지." 모십팔이 무릎을 치며 말했다. "그렇지. 목왕야의 집안이 영원히 운남을 지키면서 명나라와 처음부터 끝 까지 운명을 같이 한것은 바로 목왕야가 백성을 사랑했기 때문이고 인자한 마음을 하늘이 동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목왕야가 막사안에서 등불을 켜고 춘추(春秋)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삼국시대의 관운장 관왕야(關王爺)도 춘추를 즐겨 읽어ㅓ는데 목왕야도 즐겨 읽었군" "모두 똑같은 왕야가 아니오? 그러니 자연 춘추를 보게 되었지. ㅊ누추를 보지 않고 설마하니 하동(夏冬)을 보았겠소? 그 하동이라는 것은 장비가 보 는 책이외다. 멧돼지 같은 장비는 용기는 있으되 지각이 없는 사람아니오? 목왕야는 하늘의 무곡성(武曲星)이 세상에현신하신 분이니까 관운장과 같이 춘추를 즐려 읽었고 하동이란 책을 보지 않은 것이오." 모십팔은 춘추와 하동이란 어떤 것인지 모르는지라 고개를 끄덕였다. "목왕야가 한동안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성 안에서 몇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오.그 소리는 매우 우렁찼는데 호랑이 소리도 아니었고 말 울 음도 아니었지. 목왕야는 그 소리를 듣고 속으로 야단났다고 생각했어." "그건 무었이 부르짖는 소리지?" "어디 한번 알아맞춰 보라고" "성안에 달리마 같은 장수가 있어서 큰 소리를 친 것이 아닐ㄴ까?" 위소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목양야는 즉시 북을 쳐서 장수를 불러 모았어. 그리고 금으로 만들어진 영전(令箭)을 들고 말했지. '유장군은 들으시오. 즉시 삼천의 군 사를 이끌고 강을 돌아 두더지를 잡도록 하시오. 많이 잡을수록 상을 내리 겠고 잡지 못하면 군법으로 다스리겠소.'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유 장군이 영전을 받아들고 밖으로 두더지를 잡게 되었지." "왜 두더지를 잡는다는 것이지?" 위소보가 말했다. "목왕야는 용별술잉 귀신과 같았어. 하지만 군대의 기밀을 누설 할 수는 없지 않겠어. 원수께서 명을 내리시니 순종만 할 뿐이었지. 그리고 명을 받 는 장군이 한 마디라도 더 묻게 된다면 목왕야는 대노해서 즉시 장막 밖으 로 끌어내서 참수를 하지. 만약 모형이 목왕야의 장수가 되어 그렇게 자꾸 물어보았다면 목이 열 여덟게가 있다하더라도 모조리 목왕야에 의해 참수를 당하게 되었을걸." "만약 내가 장수였다면 묻지 않았지. 너는 목왕야가 아닌데 내가 묻지 말 란 법이 있냐?" 위소보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물어서는 안돼. 그리고 목왕야는 다시 두번째의 영전을 들어 백장군에게 명을 내려 말했지. '그대는 이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오마장 밖으로 가서 기다란 구덩이를 파도록 하게. 길이는 이마장이며 폭은 이장 깊이는 삼장인 데 밤에 파도록 하되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하게' 백장군도 명을 받고 달려 갔지. 목왕야는 즉시 군사들에게 후퇴하라고 일렀으며 장막을 옮겨 성ㅇ에 서 육마장이나 떨어짐 곳으로 무러나 다시 군막을 치도록 했소. " 모십팔은 들으면 들을 수록 의아한 감을 누룰 수 없었다. "정말 이상한 노릇이군. 나로서는 조금도 짐작할 수가 없는데?" "힝! 목왕야의 용병술을 모형이 짐작할 수가 있다면 목왕야는 모십팔이 될 것이고 모십팔은 목왕야가 될 것이요. 그 이튿날 아침 유장군과 백장군 이 돌아와 보고를 했어. 두더지는 이미 만 여마리를 잡았으며 구더잉도 다 팠다고 했어. 목왕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했지. 그리고 염탐군을 성 가로 모내서 동정을 살피게 했어. 오시(午時)가 되었을 무렵 갑자기 성안에 서 북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일제히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어. 그리 고 염탐군이 보고를 했는데 '큰일 났습니다.'라고 허겁지겁 애기를 하자. 목왕야는 탁자를 치며 호통을 쳤어. '뭔데 그리 소란을 떠느냐?' 염탐군이 보고를 하기를 '오랑캐가 북문을 열었는데 성안의 수백마리나 되는 기다란 코에 이상하게 생긴 소들이 곧장 우리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했 지. 목왕야는 소리내어 웃었지. '하하하! 긴코의 이상하게 생긴 이상한 소 라니? 다시알아보아라.' 염탐군은 다시 명을 받고 쫓겨났어." 모십팔은 의야한듯 물었다. "긴코의 이상한 소라니? 도대체 무었이지?" 위소보는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난 이미 모형이 물어 볼줄 알았지. 이걸로 말하면 몸뚱아리는 소보다 크 고 가죽은 거칠고 잘은 풍성하지. 그리고 코는 길며 두개의 뾰족한 이빨이 앞으로 나와 있고.거기다 커다란 한쌍의 귀를 펄럭이며 흔들거리고 있는 것 이니 아주 용맹스럽지. 그러니 이상하게 생긴소가 아니겠어?" 모십팔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그 이상하게 생긴 코의 모양을 생각해 보았다. 위소보는 말했다. "목왕야는 혼자서 중얼거렸지. '이 염탐군은 정말 멍청이로군! 코끼리를 보고 긴 코의 이상한 소라고 하다니 말이야.' " 모십팔은 어리둥절 했다가 곧이어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 염탐군은 정말 멍청하군! 코끼리를 긴 코의 이상한 소라고 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북쪽 사람이라 한 번도 코끼리를 본 적이 없으니 탓 할 수야 없지." 위소보는 계속 해서 말했다. "목왕야는 전법을 펼치도록하고 멀리서 바라 보았어. 그리고보니 멀리서 몇 백마리의 코끼리가 머리에 창을 매달고 미친 듯 달려왔으며 코끼리의 꼬 리에는 모두 불꽃이 매달려 있었어. 원래 운남성은 버마와 가까와서 양왕은 수백 마리의 큰 코끼리를 사서 화상진(火象陳)을 펼치게 된것이고 소나무 가지를 코끼리의 고리에 달아 불을 당긴 것이었소. 놀란 커다란 코끼리가 명나라 군사들을 향해 달려왔던 것이지.코끼리들은 가죽이 두껍고 살은 풍 성해서 화살을 쏴댔지만 코끼리들은 맞아도 쓰러지지 않았어. 그렇기 때문 에 명나라의 진세가 조금만 흐트러 진다면 오랑캐들은 코끼리 뒤를 따라 공 격을 해 올 판이었지. 명나라 군사들은 북쪽 사람들이라 모두 코끼리를 본 적이 없어 코끼리가 달려들자 간이 콩알만해졌지." 모십팔이 얼굴에 우려의 빛을 띄고 말했다. "정말 그 화상진은 대단 하겠는걸!" "목왕야는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미미한 냉소만 띄었을 뿐이었지.그리 고 코끼리들이 십 장 밖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소리를 내질렀지. '두더지를 풀어라' 그러자 삽시간에 들판이 온통 쥐떼들로 뒤덮혀지게 되었어.쥐떼들 은 동서남북으로 달아났지. 그런데 코끼리가 제일 무서워하는게 바로 쥐었 거든. 쥐가 귀 속으로 들어가서 골속을 파먹게 된다면 코끼리는 꼼작없이 당하게 되거든! 그래서 코끼리들은 쥐들을 보자 혼비백산해서 오랑캐의 진 안으로 도망가게 되었는데 그 바람에 오랑캐들은 코끼리에게 밟혀 머리가 깨어지고 팔 다리가 부러지는등 엉망진창이 되었지. 그리고 어떤 코끼리들 은 명나라 군사 쪽으로 계속 달려오게 되었는데 달려온 코끼리들은 일제히 파놓은 구멍에 빠지고 말았지. 그리하여 목왕야가 크게 부르짖었지.'불화살 을 쏴라.' 그렇게 되자 명나라 군사들이 쏘는 불화살로 장관을 이루게 되었 어." 모십팔이 물었다. "어떻게 화살에 불이 붙게 되었지?" "불화살이라고 해서 불이 붙는 줄 알아? 잘못알고 있구만! 그 화살이란 것은 바로 연화포장(烟花포仗:일종의 폭죽)이란 말이야. 명나라 군사들은 화포를 쏘거나 총을 쏘는데 필요한 화약이 있었던 것이지.목왕야는 전날 연 화포장을 만들어 쏘도록 했어. 이렇게 되자 온 하늘이 불꽃으로 뒤덮히게 되고 펑!펑! 하는 소리가 요란했지. 코끼리들은 더욱 더 놀라서 도망을 치 게 되었어. 오랑캐이 진세는 코끼리들에 밟혀 묵사발이 되었어. 목왕야는 북을 쳐 군사들에게 공격을 하도록했어. 군사들은 고함을 치며 코끼리의 뒤 를 따라 성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지. 양왕은 왕비를 데리고 성 머리에서 술 을 마시면서 명나라 군사가 대패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백 마 리의 코끼리가 성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큰 소리로 부르짖었지. '고로 아포토 오리오' " 모십팔이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그는 오랑캐라 자연히 오랑캐의 말을 한 거지. '아이구 야단났구나' 하 는 뜻이야. 그는 성아래로 달려 내려와 우물에 뛰어 들어 자살을 하려고 했 어. 그런데 양왕의 몸이 너무 비대하고 배가 나와 우물 입구에 걸려서 밑으 로 내겨가지도 위로 올라 갈 수도 없게 되었지.그래서 연신'아이구 야단났 구나. 허공에 매달리게 되다니.'하고만 있었지." 모십팔이 물었다. "어째서 이번엔 오랑캐의 말을 하지 않았지?" 위소보가 말했다. "그가 물론 오랑캐의 말로 했지만 모형이 못알아 들을까봐 내가 일부러 우리말로 바꾸어 말한 것이야. 목왕야는 말을 타고 앞장을 서서 달려 오 게 되었는데 한 늙은 오랑캐가 몸에 황포를 걸치고 머리에 금관을 쓴 것을 보았어. 그래서 양왕이라는걸 알았지. 우물가에서 버등거리고 있는 그이 머 리채를 들고 보니 그 순간 구린내가 확 퐁겼어. 원래 양왕은 너무나 놀래 똥 오줌을 사게 됐던 것이지." 모십팔은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소보 그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구나. 목왕야께서 운남을 평정할 때 지혜와 용기로 일을 성사시켰군! 목왕야가 미리 진을 치지 않았다면 양 왕의 화상진이 쳐들어 오게 되었을 것이고 명나라 군사는 크게 패하고 말았 을거야." 위소보가 말했다. "그야 두말할 나위가 있어? 목왕야가 싸움에서 주로 사용한 것은 내가 석 회를 사용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지." 모십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흔히들 군사를 사용해서 전쟁을 할 때 속임수를 쓰는 것은 관계 없어. 제갈양께서도 공성계(空城計)를 펼치지 않았니? 그러나 우리는 한 자 루의 검을 들고 강호를 떠돌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명정대해야 하 는 거야. 전쟁과 싸움은 전혀 문제가 달라!" "내가 보기엔 비슷해요." 두 사람은 길을 가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어 심심하지 않아았다. 그리고 모십팔은 강호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너는 무공을 모르는 만큼 상대방이 대번에 네가 무공을 모른다는 것을 눈치챌거야. 결코 악랄한 수법으로 너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니 절대로 잘 난척 나서지 말아라. 오히려 큰화를 불러일으키니까." "위소보는 자맥질 밖에 모르지 않소? 물 속에서야 생으로 고기와 새우를 잡아 먹지만 뭍에서는 대단하지 못한 존재가 아니오?" 모십팔은 소리내어 웃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어느 농가에서 묵게 되었다. 모십팔은 몇 냥의 은자를 꺼내 농가집 주인에게 주고는 십여 일간 상처를 치료하게 되었다. 십여 일 이 지나자 몸의 상처도 크게 회복되게 되엇다. 그제서야 그는 커다란 수레 를 타고 다시 길을 떠나게 되었다. |
첫댓글 잼 납니다
즐감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