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넉넉함'은 어느 때나 어디에도, 무엇에도 묶여있지 않은 살림살이입니다. 제물살림살이는 내가 어떠한 제도나 구조에도 매여있지 않은 다 풀린 살림살이에서 비롯됩니다. 다 풀린 살림살이는 더 놓은 것도 없고 더 낮은 것도 없으며, 더 많이 가질 것도 없고 덜 가질 것도 없는 살림살이로 넉넉함을 꽃피워 내는 것입니다. 하늘이 내려주신 바 그냥 그대로의 삶=살림살이를 온몸으로 다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다 풀린 멋있는 삶을 살아감으로 묶인 틀(나라, 겨레, 정치, 경제, 과학, 종교, 문화, 문명, 차별, 독재, 독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 풀린 멋있는 삶=살림살이는 묶인 틀에 함께 하지 않으면서 모두가 다 풀린 들꽃처럼 하나하나인 우주로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몸
몸은 땅이고 하늘입니다.
몸은 산이고 바다입니다.
몸은 몸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몸은 한울=우주이기 때문입니다.
텅 빈 넉넉함으로 살아가는 제물(자연)살림살이는제물(자연)의 몸(나)으로 살아감을 말합니다. 제물(자연)인 나의 몸은 인간중심주의=인간의 문명과 문화의 기준에 따라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1)풀꽃나무의 살림살이
다 풀린 제물살림살이란 들메골에 피어나는 꽃으로, 나무로 살아가는 삶을 뜻합니다. 인간이 붙여준 이름까지도 훨씬 넘어선 그냥 그대로 그처럼 그토록 그저 그답게 그되게 그렇게 제자리에서 나고 자라서 제 스스로 줄기를 세우고 가지를 뻗고 꽃 봉우리-꽃-열매-떨어짐-다시 돋음(낳음)의 자리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돌아 사시는 풀과 나무의 삶이야말로 텅 빈 넉넉함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2)한울물이 되어 드맑게
'텅 빈 넉넉함'으로 살아가는 일은 바로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삶입니다. 아래로 아래로 흘러 흘러서 꼴(틀)도 남김없이 스며스며서 모든 목숨을 살려 내는 목숨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텅 빈 넉넉함입니다.
'물'은 참한울입니다. 참 한울은 하늘과 따앙-사람(살아 숨쉬는 모든 목숨들)=생명체를 하나되게,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한몸 되게 하시는 우주의 힘을 뜻합니다. 바로 '물'은 우리 모두를 하나 되게 하시는 몸의 바탕인 따앙의 목숨입니다.
''물'의' 'ㅁ(미음)'은 '하늘(-), 따앙(-), 사람(-)으로 가득차다. 채워져 있다'의 '참'입니다.
하늘이 내려주신 것 아닌 목숨은 없습니다.
따앙이 올려주신 것 아닌 목숨은 없습니다.
사람이 길러주신 것 아닌 목숨은 없습니다.
목말라서 물을 마실 때에는 물의 바탕을 헤아리고 고마움을 다해야 합니다. 슬기의 바탕이 물입니다. 좋은 물을 마심으로 슬기의 문이 열립니다. 살아있는 물을 마셔야 살아 있는 몸이 됩니다.
하늘이 내려주시는 사람(목숨):빛, 비, 바람, 하늘의 힘(한울 숨)
따앙이 올려주시는 사람(목숨):물,흙(따앙),따앙의 힘
사람이 길러주시는 사람(목숨):사랑,품음,길음,보살핌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힘
모든 사람은 한울(하늘+따앙+사람)이 내려주시고, 올려주시고, 길러주심에 따라서 제 삶을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길러주시는 사람-사랑, 품음, 기름, 보살핌으로 살아가는 사랑의 힘, 삶=살림살이가 텅 빈 넉넉함으로 빛나게=피어나게 되는 것은 하늘의 것, 따앙의 것, 사람의 것으로 가득 차게 되고 넉넉하게 됨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입니다.
물은 슬기로운 사람을 짓습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제가 흘러 흘러 모든 자리를 넉넉하게 해 주며 꼴도 없이 제자리로 스며들어서 모든 목숨을 목숨답게 키워냅니다.
물은 모든 목숨을 살려냅니다. 목숨의 바탕이 됩니다. 언제나 아래로 아래로 흘러서 비탈진 곳에서는 세차게, 평평한 들녘에서는 천천히 흐르면서 큰 물(가람)을 이루고 스스로 모든 목숨에 어긋난 바를 씻고 씻어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게 지어 갑니다. 착함-참됨은 '물'과 같습니다. 참(채움)과 흐름을 제 스스로 지어갑니다(上善若水-노자 도덕경). 물은 모든 목숨의 바탕이니(탈레스) 모든 목숨의 바탕(地, 水, 火, 한울숨-空氣,-아리스토텔레스)이 물인 것입니다.
3)한울빛으로 태어나서
'빛'은 하늘이 주시는 목숨의 힘입니다. '빛'은 모든 목숨을 목숨답게 살아가게 하는 힙입니다. '빛'은 밝음을 주시고 따뜻함을 주시며, 목숨을 자라나게 하는 힘을 주십니다. '빛'은 한없는 목숨입니다. 빛은 '빛깔'의 알맹이를 주셔서 모든 목숨으로 하영금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쪽빛, 보랏빛을 비롯해서 하눌의 아름다움을 빛깔로 드러나게 합니다. 그 빛깔은 우리에게서 목숨을 목숨대로 잘 살아가게 하는 조화의 몸을 이루어 난가게 합니다. 빛은 밥이고, 빛은 한울밥입니다.
4)한울숨(공기) 곱게 쉬며
'한울숨'을 한자로 공기(空氣)라고 합니다. 한울숨에는 숱한 알맹이가 들어있습니다. 한울숨운 한울힘입니다. 한울힘은 하늘의 힘잉고 따앙의 힘이고, 사람다운 사람의 힘입니다. 바로 선 이=사람다운 사람의 힘입니다. 바로 선 이=사람은 한울의 힘(天地人)으로 살아가는 온달이며 온선이이며 온사람입니다.
한울숨을 받아 모시려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살이 열리고, 얼이 열리고, 넋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열림이 바로 텅 빔=텅비움입니다. 열린 몸으로 한울숨을 모심이 바로 넉넉함입니다. 없다=가지지 않는다, 있다=가진다의 뜻이 아니라 나의 몸이 한웅ㄹ몸으로 새롭게 태어남이 텅 빈 넉넉함입니다. 한울숨만으로 살아갈 때 눈구나 더/덜 없이 더/덜을 넘어서 한울의 숨으로 넉넉함만으로 차고 넘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더/덜 없는 넉넉함으로 우리로 하여금 기쁨, 즐거움, 사랑 넘치는 삶을 다해 나갈 수 있게 합니다.
텅 빈 넉넉함은 더/덜 없는 넉넉함입니다.
'한울숨'은 산소,수소,질소 등등의 알맹이이면서 산소가 주는 힘, 수소가 주는 힘, 질소가 주는 우주의 힘을 말합니다. 한울이 지닌 보이지 않은 힘은 나를 한껏 넘어서서 우리 모두를 기쁨으로 살리는, 즐거움으로 살리는, 사랑으로 살리는 더/덜 없는 넉넉함으로 제 힘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을 만큼 아무것도 아인 것을 깨달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한을숨이 맑고 깨끗하지 못하면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사회주의도, 종교적 이념도 더럽게 되고 드디어는 쓸모없는 데까지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한웅ㄹ힘은 제물살림살이의 가장 큰 기둥으로서, 돌봄, 막음, 지킴, 자라나게 하는 바탕이 되는 힘(숨)입니다. 한울숨(힘)은 겉응로 드러나지 않지만, 보여지지 않지만, 우리의 힘(숨)이 되는 제물살림살이의 바탕입니다.
(다사함 김명식의 따뜻한 혁명, 자연수행의 길 <텅 빈 넉넉함으로> 중, '제 2부 제물 살림살이'에서 )
첫댓글 집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우산을 틈에 끼워두고 드나드시는 것이 어쩌면 '텅빈 넉넉함'일지도 모르지요.
강 시인은 이번 화천 여행에서 많은 걸 얻어온 것 같아요.
다사함 선생님이 공로상(일꾼상)을 주셨으니까요.
선이골 서재에 파묻히긴 너무 아까운 말씀을 우선 알려볼까 합니다.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두고두고 음미해 볼만한 좋은 글이군요.
쉽지 않은 글이지만 마음에 깨달음을 주는 글이니
천천히, 여러번 읽어봐주세요.
별도로 인쇄하여 스크랩해 두었습니다.
좋은 생각!!!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공부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네. 두고두고 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