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목민 정두환의 세상이야기3
신(新) 청년의 삶! 경계부터 허물어라.
비바 브라보 2015년 9월호.
더운 여름날의 저녁 그래도 한결 부드러워진 저녁바람은 무더웠던 한낮의 열기를 조금 식혀주는 듯하다. 저녁녘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차이콥스키의 “Andante Cantabile” “천천히 노래하듯 연주하라”는 곡을 들으면서 지난 시간들이 불현 듯 눈앞에 나타났다.
청소년기에 처음 이 음악을 접하게 된 필자는 그 당시 집에 있던 전축의 한쪽 귀퉁이에 있던 이 음반을 발견하고 호기심으로 음악을 듣게 된 것이다. 전축은 가구의 크기로 방 한쪽을 자리하고 있었으며, 꽤 멋있는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었다. 음악듣기 위해서는 자바라를 통해 전축 문을 열고 전원을 켜면 은은한 불빛이 가구 전채를 감싸는 듯 그 자태를 뽐내기 시작하였고, 정성스럽게 LP판을 올려 놓고 전축 바늘을 들면 안쪽으로부터 붉은 불빛과 초록 불빛이 음악을 시작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듯 서로를 알려준 뒤 조금의 소음과 함께 흘러나오는 현악기의 소리는 지금도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만큼 아련한 안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의 대 작곡가 차이콥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 5. 7. ~ 1893. 11. 6.)의 《현악4중주곡 제1번 D 장조》(작품번호 11)의 제2악장인 “Andante Cantabile”는 이렇게 필자와의 인연이 되어 지금도 곁에 두고 듣는 음악이 된 것이다.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큰 위안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힘을 하나쯤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은 전문가들의 몫이며 음표는 어려운 암호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도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을 음악은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것이다.
고정관념( 固定觀念, stereotype)을 사전적 의미로 찾아보면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과잉 일반화 또는 부정확하게 일반화된 신념이다. 일반적인 것으로 성, 인종, 민족, 직업집단에 관한 고정관념을 들 수 있다. 고정관념은 사회적 지각에서 많은 부정확성의 기초를 형성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고정관념은 불필요한 기초를 만드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 고정관념을 ‘잘 변하지 아니하는, 행동을 주로 결정하는 확고한 의식이나 관념.’,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들.’ 등으로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단순화시켜버리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서 잡혀간다는 것이다.
신(新) 청년의 삶! 경계부터 허물어라.
신(新) 청년의 삶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이러한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하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경계부터 허물어야 할 것이다.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의 소설 <은밀한 생>중에 “연주되어야 하는 것은 악보의 음표나 작품의 정신이 아니라 작곡가의 영혼을 움켜쥐고 있던 힘. 그 발굴되어야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발굴하기란 되풀이가 아니다. 발굴이란 파괴하는 것이다. 예술은 항상 파괴한다. 선사학자는 우물이나 무덤을 발굴할 때, 자신이 밝은 곳으로 끌어낸 것을 돌이킬 수 없게 분해한다.” 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은 예술가의 영혼을 움켜쥐고 있는 힘을 발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예술가들은 과거의 삶, 고정관념의 삶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 항상 스스로를 분해하고 파괴하여 새로움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하기에 우리네 삶에서 예술이 필요한 것이고, 예술가들을 존경하는 것이다. 앞서 생각하고, 앞서 실천하는 예술가의 삶은 자유의지의 표현이며, 스스로의 분해하는 힘을 가진 증표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되풀이 할 수 있는 삶이 아니다. 지나간 시간의 흐름에 갇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고정관념은 신(新) 청년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다. 과거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움을 향하여 살아가는 삶.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하여서는 과거의 시간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분해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앞을 내다보며 걸어가는 삶이여야 한다. 스스로가 먼저 행복하고 만족하여야 모두가 행복해 할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삶은 자신에게 배려하는 삶인 동시에 타인을 위한 배려가 마음으로부터 행동으로 이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함께 멋진 삶을 실천하는 신(新) 청년의 삶! 이러한 삶을 실천하기 위하여 새로운 문화에 도전해보는 것은 아름다운 청춘을 가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