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
원인과 증상
감기라 하면 상기도감염 이외에 경증의 기관지감염까지 포함시키나 정확하게는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만을 감기라고 부른다. 열이 없는 것이 특징이고 전신증상은 대게 가볍다. 발생빈도는 가을철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한겨울에 많이 발생하고 봄까지 지속된다. 성인은 1년에 2∼3회, 어린이는 6∼12회까지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의 전파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생기는 비말이 공기 중에 흩어져 있다가 눈이나 호흡기 계통을 통해서 전염된다. 겨울철에 감기에 많이 걸리는 것은 단순히 추위 때문이 아니라 추위로 인해 실내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기회가 많아 바이러스에 많이 노출되고 또 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바이러스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방으로 인해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의 점액이 적어져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쉬운 것도 원인이 된다. 100가지 이상의 바이러스 중 리노바이러스가 대표적인 감기 원인균이고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처럼 원인균은 종류가 많고 성질이 다르므로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해 계속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원인 바이러스 종류의 확인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것은 이 때문이다. 증상은 병원체인 바이러스의 종류, 침범부위, 발생시기 및 연령에 따라 다양하다. 보통 37.5℃전후의 미열이 날수도 있고, 콧물, 재채기가 나고 코가 막히거나 눈이 시리면서 눈물이 날 수 있다. 두통과 전신피로감이 생기고 식욕이 떨어지고 기침이 나면서 목 속이 아프기도 하다. 한편 바이러스가 여러 장기로 펴져 설사나 복통 등 호흡기와 관련 없는 증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감기 증상은 1∼2주내에 회복되지만 가끔 급성 축농증, 중이염, 편도선염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다. 감기 바이러스가 기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외부의 세균과 혼합 감염이 되어서 기관지염과 폐렴 등으로 번질 수 있다.
치료
대증요법을 행하며 자연 치유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다. 흔히 사용하는 항생제는 아무 소용이 없으며 도리어 부작용만 일으킬 위험이 있다. 증상 치료제로는 충혈 제거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제, 해열제 등이 주성분이 되고 거담제와 비타민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충혈제거제는 코와 목에 염증이 생겨 코가 막히고 목이 답답한 증세가 있을 때 효과가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 눈물이 날 때 효과가 있으며 동시에 점막이 부기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부작용으로는 졸음이 올 수 있으므로 감기약을 복용한 다음에는 자동차운전이나 기계를 조작하는 것을 피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의 섭취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 공기가 건조하면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가습기 등을 사용하여 알맞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인플루엔자
원인과 증상
독감이라고도 부른다. 의학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염증으로 성대를 지나 기관지까지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이다. 원인균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이 있다. 이 중 전염력이 제일 큰 것은 A형으로 우리 나라를 휩쓸고 간 이른바 [아시아형] [홍콩형] [소련형] 독감이 모두 A형 인플루엔자였다. 증상으로는 1∼3일간 잠복기를 거친 뒤 39℃이상의 고열, 오한과 심한 전신 근육통이 갑자기 나타나고 심한 두통, 눈이 시리고 목이 아프며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이 계속된다. 이런 증상이 2주일 이상 계속되고 전신피로감이 심하고 회복기에 때로는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합병증으로는 인플루엔자성 폐렴, 2차적 세균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이 가장 흔하며, 폐 이외의 합병증으로는 중증의 뇌척수막염을 들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뇌막염증세와 간장의 지방변성을 일으키는 중증의 라이중후군이 생길 수 있다. 그 외 심낭염이나 심근염 등이 일과성으로 생길 수 있다. 열이 내리는 경향을 보이다가 다시 상승하는 경우 합병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치료
감기와 같이 대증요법을 행하며 A형에서는 아만타딘계 항바이러스제를 조기 투약하면 효과가 있다. 독감 예방을 위해 예방주사를 맞을 경우 심장, 폐, 콩팥의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과 노인 환자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1∼2개월 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 급성기관염
원인과 증상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데 감기가 성대 밑으로 내려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기관은 성대에서 시작되고 기관지로 연결되므로 염증이 발생할 때 한곳에만 한정되는 경우는 드물고 함께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대개는 후두염이 생긴다. 후두기관염 또는 기관·기관지염의 형태로 나타나며 기관염 단독으로 발현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후두염을 일으키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원인이 된다. 담배연기 또는 유독가스를 흡입할 때, 너무 큰 소리를 무리해서 낼 때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은 기침이고, 가래는 그리 많지 않다. 기침이 심해지면 가슴이 아프게 되는데 이것은 추운 겨울 운동을 하고 난 후 입으로 숨을 쉬면 윗 가슴이 쓰려오는 증세와 같다. 기침은 숨을 크게 쉴 때와 담배연기나 차거나 뜨거운 공기를 마시면 더 심해진다. 대개 열은 없고 특별한 치료 없이도 며칠사이에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후두염이 생겼을 때는 목이 쉬고 심한 경우 호흡이 곤란해진다. 숨을 쉴 때 쌕쌕하는 소리가 들릴 때도 있다. 어린이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호흡 곤란의 증상이 보일 때는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
치료
기침을 감소시키기 위해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실내에서 안정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찬바람과 담배연기는 기침을 심하게 하므로 조심한다. 기침이 너무 심할 때는 진해제를 사용하며 때로는 기관지확장제와 거담제를 쓰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2차적 세균감염으로 가래가 노랗게 나오거나 열이 날 때에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후두염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심할 때는 응급으로 기관절개술을 실시하여 질식을 예방할 때도 있다.
■ 급성기관지염
원인과 증상
주로 겨울철에 주기관지에서부터 중간 정도 크기의 기관지에 발생하는 급성염증. 대개 기관염과 함께 병발하며, 어린이 특히 남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와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바이러스가 주요원인균이다. 세균성으로는 백일해균과 인플루엔자간균, 마이코플라즈마균 등이고 홍역, 수두시에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은 3단계로 나눈다. 초기증상은 열과 상기도 질환의 증상을 주로 보인다. 37∼39℃의 열과 함께 감기와 같은 증상이 3∼4일 계속 되다가 차츰 기침이 주요증상이 되는 기관지염의 증상과 전신증상이 시작된다. 기침은 처음에는 가래가 없고 거칠어서 쇳소리 같이 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래가 나오게 된다. 가래는 처음에는 점액같이 말갛게 나오지만 차차 노랗게 변한다. 어린이들은 때로는 구역질을 하거나 토하기도 하고 기침을 할 때 가슴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기관지염 발생전에 건강했던 사람에게는 호흡곤란이나 청색증이 나타나지 않아서 후두염, 기관염과 구별이 쉽다. 열의 정도는 연령과 원인균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성인의 경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나 마이코르라즈마균에 감염 됐을 때에는 열이 나타난다. 기관지염의 증상이 4∼6일 정도 계속된 후 회복기에 들어서는데 기침과 가래가 1∼2주정도 계속된다. 회복기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열이 다시 나게되면 2차적 세균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
갑자기 기침이 날 때에는 기관지염을 의심해야 한다. 동시에 심장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청진상 건성나음이 들리고 가래 때문에 때로는 수포음(水泡音)이 들리기도 한다. 임상검사상 백혈구가 증가하나 흉부X선 검사로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기침이 오래 계속될 때는 이물흡입, 결핵, 종양, 기타 만성 호흡기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흉부 X선 검사, 세포진검사, 기관지경검사 등을 시행한다. 이때 알레르기성 질환과 축농증 및 만성 기관지염의 악화 등과는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치료는 대증요법이 주가 된다. 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기침이 심하면 진해제를 사용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높이도록 한다. 증상시작 후 7일이 지나도 열이 계속되거나 새로 열이 생길 때는 2차적 세균 감염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정확히 항생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금연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예방을 위해서 노인은 인플루엔자백신을 어린이는 백일해 예방주사를 맞는다.
■ 천식
원인과 증상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한 기도의 과민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기도의 광범위한 협착에 의한 임상증세들이 자연히 혹은 치료에 의해 가역성으로 호전될 수 있다. 천명(喘鳴), 호흡곤란, 기침의 전형적인 3대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단순한 만성적인 기침, 혹은 흉부 압박감, 혹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의 증상만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역성 기도협착을 천식의 특징적인 임상증상으로서 기관지평활근의 수축, 점액전에 의한 기도폐색, 기관지 점막 및 점막하의 부종에 연유한다. 이러한 기도협착은 숨을 내쉴 때 더욱 악화된다. 원인에 따라 천식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외인성 천식 : 원인항원에 노출되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천식을 말한다. 원인 항원에 대한 피부시험이나 기관지 유발시험이 양성 반응을 보이며 발병 연령이 젊은것이 보통이다. 집 먼지, 진드기가 가장 많은 원인 항원이며, 그밖에 꽃가루, 동물의 상피, 곰팡이 등이 원인항원으로 작용한다.
내인성 천식 : 상기도 감염, 운동, 정서불안, 한랭 기후 및 습도의 변화 등이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경우인데 성인형 천식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혼합형 천식 : 외인성 및 내인성 요인이 혼합되서 천식이 발작한다. 소아형 천식에 많다.
아스피린 유발성 천식 : 아스피린에 대한 일종의 특이체질 반응으로서 기관지천식, 비용종(鼻茸腫), 아스피린 불내성(不耐性)의 3대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운동 유발성 천식 : 모든 과격한 운동은 천식환자 들에게 호흡곤란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운동으로 인한 과호흡, 이에 따른 기도의 열 또는 수분의 손실이 발병에 관여한다. 따라서 차고 건조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는 달리기 같은 운동보다는 따뜻한고 습도 있는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수영 같은 운동이 천식환자에게 좋다.
직업성 천식 : 작업장에서 흡입되는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천식을 말한다. 처음 얼마동안은 증상 없이 지내다가 수개월 혹은 수년 후에 천식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주말이나 휴가 시엔 완화되고 직장에 복귀하면 악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진단과 치료
전형적인 천명을 동반한 발작적인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물론 단순한 지속성 기침, 흉부압박감, 반복되는 기관지염, 간헐적인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없는 천식환자에게는 청진소견도 정상인 것이 보통이나, 천식발작시에는 호흡수, 맥박수가 증가하고 혈압도 대개 증가하며 청진상 천명음을 들을 수 있다. 아주 심한 천식발작인 경우에는 위의 소견들이 더욱 심해지면서 청색증, 불안증등이 나타나고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호흡보조근의 사용을 볼 수 있다. 피부시험으로 원인 항원을 찾아내게 되며 외인성 천식에서는 혈청 총 IgE가 증가하며 항원 특이적 IgE가 검출된다. 히스타민이나 메사콜린 혹은 원인항원을 이용한 흡입 기관지 유발시험에 양성반응을 보이면 천식을 확진할 수 있다. 치료는 기관지 점막의 부종, 기관지 평활근 수축, 점액의 과다분비를 발작적으로 원상 회복시키는 치료과정이다. 천식발작의 정도에 따라 저산소혈증 혹은 고탄산가스혈증과 이에 따른 산·염기평형의 변화에 대해서도 특별한 치료를 요하기도 한다. 급성 호흡부전증에 빠지면 인공호흡기의 사용 등 응급조치도 필요하다. 예방요법도 중요한데 운동유발성 천식에서 운동전 적절한 전 처치가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외인성 천식에서는 원인 알레르겐으로부터의 회피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회피요법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면역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천식발작을 유발하는 요인 및 약물들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 폐렴
원인과 증상
폐렴은 심한 감기나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중증의 호흡기감염증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폐렴구균,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크레브시엘라균 등 많은 종류 원인균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신체의 방어능력에 따라 소량의 균이 침입했을 때는 이겨내어 발병을 않고 있다가 대량의 균이 침입하면 몸의 방어 능력이 약화됐을 때 발병한다. 감기에 걸린 7∼14일 후쯤에 고열, 기침, 흉통,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혹 혈담을 뱉는다. 감기가 10일 이상 계속되면서 고열이 있을 때는 반드시 흉부X선 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받아 폐렴의 유무를 확인한다.
진단과 치료
일단 흉부X선 검사 등을 받아 폐렴이라고 진단되면 병원에 입원해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다. 같은 폐렴이라도 원인균에 따라 치료기간, 항생제의 종류, 합병증 등이 다르므로 원인균의 판별검사가 중요하다.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인 경우 예후가 가장 좋아 2∼3주일 내에 치료가 되는데 2∼3개월까지 끄는 폐렴도 있고 원인균에 따라 치료가 아주 어려운 폐렴도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폐렴은 최근 많이 개발된 고단위항생제로 큰 어려움 없이 치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린이나 노약자, 그리고 다른 질환을 갖고 있어 신체면역 기능의 변조를 보이는 사람이 폐렴에 걸렸을 때는 치료가 아주 어렵고 생명을 잃는 수도 많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이 시행하는 장기이식 수술이나 항암요법 등을 받아 신체면역기능이 억제된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폐렴이 발생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폐화농증
원인과 증상
폐조직 안에 고름이 생긴 상태로 폐렴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고 간혹 폐암이나 기관지 확장증 등을 겸해 나타나는 수도 있다. 원인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유사하나 정상기능을 가진 폐에 발생하는 경우보다는 마취나 음주후 의식불명 상태에서의 흡인성(吸引性) 폐렴을 일으킨 경우나 기관지확장증 등 다른 종류의 기질적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잘 발생한다. 증상은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발열과 오한, 흉통, 그리고 고름 같은 냄새나는 객담을 배출하게 되고 간혹 피가 섞여 나오는 수도 있다.
진단과 치료
흉부X선 검사와 혈액검사, 객담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원인균 규명을 위한 특수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폐화농증은 입원치료를 요하는 질환으로 폐렴보다 치료기간이 길고 원인균의 규명 뿐만 아니라 병소주변에 암성 질환이나 폐결핵, 기관지 확장증 등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인균을 찾아 거기에 해당하는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간혹 체위배농법 및 외과적 절제요법이 필요한 때도 있다.
■ 폐기종
원인과 증상
폐장은 늘어나면서 공기와 혈류를 폐장속으로 유입시키고, 오므라들면서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를 섭취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말초세기관지와 폐포가 늘어나서 폐장 고유의 신축기능이 없어져 폐기종이 발병한다. 흡연, 대기오염물질, 작업장의 나쁜 공기와 오염물질 등 만성적인 호흡기 자극물질이 폐장에 흡입될 때 폐포에 탄력성을 유지시키는 물질의 기능을 약화시켜 폐기종을 일으키는데, 이는 수년 내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그리고 일단 수축력을 잃어버린 폐조직은 그 탄력기능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으로는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고,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생겨 기침과 객담이 생기고 기도가 좁아짐으로써 천식 같은 천명음을 동반하는 수도 있다. 기침을 많이 해서 가슴통증이 생기며 심하면 산소부족증을 일으켜 청색증이 생기고 호흡부전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진단과 치료
질병의 원인을 제거해주고 합병증을 방지해주면서 대증요법을 할 수 있는 정도이므로 원인물질을 최대한 피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최대의 치료법이란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폐기종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는 기관염과 기관지 천식증이 잇고 이에 대증요법으로 기관지 확장제, 객담용해제, 항생제 등을 사용한다. 폐기종의 종말증상은 호흡부전증이 대부분으로 숨이 몹시 차고 얼굴과 손발이 저산소증으로 파랗게 되면서 의식상태가 혼미해지는 증상을 나타낸다. 이런 경우 즉시 산소요법을 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 진폐증
원인과 증상
먼지를 장기간에 걸쳐 들이마심으로써 생기며 대부분 직업상 늘 먼지를 마시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가장 많은 것은 탄광부 진폐증이다. 그 다음이 땅을 파고 돌을 깨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규폐증, 그리고 조선소, 건축관계근로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석면폐증 등이다. 이밖에도 주석, 중정석, 철분, 알루미늄, 탈크, 규조토 등의 무기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우리 나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탄광부 진폐증은 전체 탄광노동자의 10% 정도가 걸려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0∼15년간 근무한 사람의 35%, 16∼20년간 근무한 사람의 50%이상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되었다.
진단과 치료
초기에는 증상이 없이 5년, 10년 근무하는 사이에 서서히 발병하며 주기적인 근로자 건강검진에서 진단되는 것이 보통이다. 흉부X선 검사에 병변이 보이고 폐기능검사상 이상소견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병은 상당기간 진행된 것으로 이때 치료를 시작해도 늦은 경우가 많다. 이병에 대해서는 아직 특효약이 없어 일단 생긴 진폐증을 없애주는 방법은 없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로 작업장의 환경개선, 보호마스크착용 등이 필요하다.
■ 흉막염
원인과 증상
폐는 물기가 충분한 두 겹의 막(흉막 또는 늑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바깥쪽 막은 흉곽 안쪽에 붙어 있고 안쪽 막은 폐 자체에 붙어 있다. 두 겹으로 된 흉막 사이의 물기로 인해 매끄럽고 좁은 공간은 폐의 수축과 팽창을 규칙적이고 부드럽게 해준다. 이런 흉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를 흉막염이라 한다. 흉막염은 폐에 어떤 질병이 있을 때 그 증상 가운데 한 가지로 나타나며, 원래의 질병 종류에 따라 감염성, 외상성, 암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성에는 폐렴에 잇달아 생기는 것과, 결핵, 사코이도시스 등 육아성(肉芽性) 병변에 의해 생기는 것 등이 있다. 흉막염이 진행하면 흉막강에 액체가 괴어 흉막침윤(흉수)이라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병변이 화농성이면 농흉이라고 해서 흉수가 끈적한 황갈색으로 변한다. 암성이면 괴는 흉수가 흔히 혈액과 섞이게 되고, 빼낸 다음에도 곧바로 다시 괸다. 흉수는 흉막염 뿐만 아니라 만성 관절 류머티즘이나 간장병, 신장병, 심장기능부전이 있을 때도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은 기침을 하거나 심호흡 또는 크게 웃을 때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차츰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암이 퍼져서 생긴 경우에는 안정을 하고 있어도 통증이 있고, 점점 더 심해 진다. 통증과 함께 열이 나고, 흉수가 많이 차면 숨쉬기가 힘들게 된다. 흉수가 흉막강에 괴면 외막과 내막이 맞닿지 못하게 되므로 오히려 가슴의 통증은 사라진다.
진단과 치료
숨쉴 때마다 가슴에 통증을 느끼거나 발열, 호흡곤란 등이 있으면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한다. 진단은 청진이나 타진으로 염증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흉부X선 촬영으로 흉막이나 폐의 상태를 조사한다. 흉막침윤으로 흉수가 생긴 것이 의심되면 흉막천자(주사기로 삼출액을 뽑은)을 하여 현미경으로 검사한다. 이런 검사로 질병의 원인과 염증을 일으킨 세균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기초질환 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이다. 결핵 세균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항생제 투여와 흉막의 유착을 막아주는 방법이 사용된다. 염증성 흉막염일 때는 심호흡을 해서 유착 섬유화 때문에 흉막이 위축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한다. 호흡이 곤란할 경우에는 주사침으로 흉수를 뽑아내야 한다
■ 폐결핵
증상
폐결핵의 증상은 다양하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병이 진행됨에 따라 호흡기 증상으로 기침·객담·혈담·객혈 등을, 전신 증상으로는 피로감·발열·식은땀·체중감소 등을 볼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전신쇠약·호흡곤란 등이 생긴다. 이런 증상들은 다른 호흡기질병에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
진단과 치료
흉부X선 검사로 발병 유무, 발병시 병변의 모양, 범위 등을 진단한다. 그리고 결핵균 검출을 휘나 객담검사를 한다. X선 사진으로 임상진단을 내릴 수 있으나 결핵균이 검출되어야만 확진이 가능하다. 치료는 반드시 항결핵제를 병합해 써야 한다. 폐결핵에 대한 화학요법은 많은 임상시험과 치료경험에 의해 각 처방마다 그 약효가 각각 증명되어 있으므로 확립된 처방에 의해 치료한다. 올바른 처방을 계속한다면 거의 완치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투약은 결핵약에 대한 내성만 길러 치료에 실패한다. 치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치료의 조기중단과 불규칙적인 치료다. 증상이 좀 나아지거나 없어졌다고 해서 병이 완치된 것으로 착각하고 투약을 중단하면 재발된다. 그리고 증상이 좋으면 투약을 중단하고 나빠지면 다시 복용하거나, 또는 참고 견뎌야 할 부작용을 잘못 알고, 복용과 중단을 반복하는 불규칙적인 치료법도 치료 실패의 원인이 된다. 규칙적으로 복약하고 의심이 생길 경우는 담당 전문의에게 문의하여 지시를 따르는 것만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안정][영양][좋은 공기]등 이른바 폐결핵의 3대요법은 최근의 화학요법의 발달로 특수한 몇몇 환자를 제외하고는 필요 없게 되었다. 안정요법은 증상이 심하거나, 합병증 등으로 쇠약해서 움직이기 힘든 경우에만 회복될 때까지 단기간 실시한다. 영양요법도 균형 잡힌 일상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충분하며, 영양실조가 없는 한 영양제 복용은 필요 없다. 과거 전지요양을 많이 했으나 요즘은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