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4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이 댄스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찾는 영화 '쉘 위 댄스'를 보고나서 막연하게 춤에 대한 동경을 품은 적이 있다. 굳이 입이나 귀를 통한 음성적인 대화가 아니라도 흐르는 음악에 맞춰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배려하며 나누는 몸짓엔 단순히 춤이라 부르기 어려운 무엇인가가 느껴 졌었기 때문이다.
첫 발령을 받고 4년째 영어, 컴퓨터 연수 등 방학때면 의례 받게 되는 연수가 이번 방학때는 일정이 잡히지 않게 되었고, 마침 대한 스포츠 연맹에서 실시하는 교원연수에 선뜻 신청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연수 날짜가 다가오면서 지금까지 받아온 다른 어떤 연수 보다도 기대와 설렘으로 흥분되었고 TV에서 보는 멋진 무용수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거울
속에서 흉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땐 멋적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드디어 연수 첫날, 친구와 함께 들어선 강의실에는 웬걸, 나처럼 젊은 사람들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선생님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분들의 춤실력이 예사롭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속으로 ' 그래도 우리가 젋으니까 더 잘 따라 하지 않을까, 더 빨리 배우지 않을까...' 하며 적잖이 자신감도 있었는데 연수가 진행되면서 그건 섣부른 자만이 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던 것이다.
천천히 연습할 때는 대강 스텝을 따라 맞추다가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스텝이 꼬여 박자를 놓치기가 일쑤였고 파트너와 함꼐 춤을 출때는 혹 틀리지 않을까 발만 쳐다보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건 완전히 춤에 대한 자신감은커녕 스스로 몸치임을 깨달아 가는 연수가 아닌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연수 중반쯤 접어들었
다.
차차차 스텝의 순서를 외우고 룸바를 추면 어느새 차차차 스텝을 잊어버리고 또 자이브를 배우면 룸바를 잊어버리고 뒤죽박죽하면서도 음악만 나오면 스텝을 밟고 리더를 따라하고 강사 선생님을 귀찮게 하여 순서를 완벽히 익히려고 노력하던 중 나도 모르게 송글 송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이젠 댄스 스포츠 연수가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닌 활력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연수를 통해 만난 낮선 선생님들과 함께 발을 맞추고 시선을 맞추고 웃으며, 틀리더라도 서로 격려하며 즐겁게 춤을 추면서 댄스 스포츠의 매력은 단순히 운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또다른 대화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경쾌한 발놀림이 특징인 자이브,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같은 룸바, 격정적이고 정열적인 삼바, 우아하고 고상한 활츠, 차차차의 흥겨운 리듬을 느끼고 배우면서 이번 연수에 참가하여 좋은 경험을 쌓았다는 뿌듯한 생각이 든다.
초등에서는 특히 운동회나 학예 발표회가 있어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운 댄스 스포츠를 현장에서 적절히 응용하여 흥미있게 다가갈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런 연수가 앞으로 더 많이 활성화 되어 좀더 많은 교사들이 댄스 스포츠를 배우고 심신의 건강을 느끼고 학교에서 활용하여 대중화 될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끝으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셀위 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