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1월 1일 오후1시부터, 서울YWCA 대강당에서는 '공정무역 아시아 여성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여성환경연대(http://www.ecofem.or.kr/)는 선진국 소비자들이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만든 전통과 자연이 살아있는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원조가 아닌 경제활동을 통해 제3세계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세계적 시민운동 단체로, 사회적 기업운동인 공정무역(Fair Trade)을 국내에 전파, 확산시키기 위해 사전준비와 홍보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며, 커피, 설탕, 과일, 수공예품, 의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어 왔고 2000년 이후에는 매년 20% 이상의 빠른 성장과 함께 세계무역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제3세계 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뿐만 아니라 그들 가족의 생활을 유지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하고, 결국 빈곤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게 하는 '미래를 위한 희망, 씨앗'과 같은 사업이라 불리 웁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아시아의 환경파괴와 빈곤의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을 위한 생태적 일자리 창출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정무역 운동의 주요 파트너인 인도, 네팔의 여성 생산자들과 연계를 시작하여 점차 아시아 전체로 무역 네트워크를 넓혀나가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 합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이번 '공정무역 아시아 여성포럼'이 계획된 것이라 하고요. 특히, 이번 포럼에는 아시아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소수민족과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인도, 베트남, 일본의 공정무역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공정무역은 여성의 삶을 변화시킨다
어떤 부족은 자신들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만들어낸 돗자리를 15만개 이상 생산해서 공정무역을 통해 소득창출을 이루고 있고, 어떤 부족은 자신들의 고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공예품으로 600만 루피에 이르는 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현재 유럽, 영국, 미국, 일본, 호주에도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인도의 소수부족과 여성들은 공정무역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얻고 있으며, 지역생산자들간의 네트워크도 구축해 그들의 고유전통과 기술들을 서로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전승해나갈 수 있는 자립적인 공동체들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Ghosh씨는 공정무역은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1달러도 채 벌지 못하는 12억 인구 중 70%를 차지하는 여성들과 그들의 가정과 아이들, 사회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전통과 자연환경, 생활환경을 안전하게 지속 가능하게 하며 여성들의 지위향상과 사회참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수많은 여성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어 예전처럼 시장접근이 어렵지 않아 공정무역의 규모도 확대되고 지구적 네트워크도 가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평등하고 존엄한 공정무역
두 번째 발제자인 일본의 Tsuchiya Haruyo(Representative)씨는 Nepali Bazaro(네팔리 바자로)의 대표를 맡고 있는 분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공정무역이 우리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말해 주었습니다. 14살 때 네팔에 대해 알았다는 Haruyo씨는 제3세계 국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최저생활을 위해서는 주위환경을 파괴해야지 그 생활이나마 유지할 수 있고, 네팔도 마찬가지라며 숲과 자연이 파괴되지 않고 그들의 삶을 개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원조가 아니라 공정거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일방적으로 물자만을 제공하는 원조형식은 물자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직접 전해지지 않거나 원조를 받는 쪽에게는 자립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고, 원조에 의존하게 만들어 그들은 존엄성을 잃어버리고, 원조를 해주는 쪽은 어떤 우월감에 빠져 거들먹거리게 되면서 지배-피지배 관계가 고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공정무역은 빈곤에 허덕이며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찾지 못하는 여성, 제3세계 생산자들에게 스스로 힘으로 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은 제3세계 여성, 소수부족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생산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먹거리나 입을 거리 등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구매,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그가 대표로 있는 네팔리 바자로에서는 네팔의 독특하고 훌륭한 자연소재인 '로쿠타'를 이용한 지포(종이 천)를 개발해 이를 가지고 평상복을 만들어 올해 2월 상품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홍보영상은 행사 시작 전에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전통이 살아 숨쉬는 수공예와 공정무역
마지막 발제는 베트남의 Tran Thi Hoa(Director)씨가 10여 년 동안 소수민족 공동체들을 돕는 일을 해 온 TEW(Towards Ethnic Women)의 활동과 소수부족 네트워크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1994년 처음 소수민족의 생태학적 연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수공예품들이 어디로 팔려나가는지 고민하다가 공정무역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수공예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수민족과 원주민들의 전통문화가 유지되어 만들어낸 것들로 숲 속에서 원재료를 찾기 때문에 수공예품을 생산하는 여성들은 자연과 관계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이들은 공정무역을 위해 수공예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소수부족 내 여성들의 삶과 가정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단순한 생산자가 아닌 지역사회 사업가로 변신하는 계기도 있다고 합니다. 지역사회 사업가로 변신한 여성들은 다시 주위에 더 빈곤한 여성들을 위해 수공예 기술을 전수하거나 사회환원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개발로 인해 숲이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어 수공예품의 원재료를 쉽게 구하지 못하게 되고 있고, 비생태적인 물품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소수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예술, 디자인(문양)이 외부에 의해 모방되거나 이용되고 있어 저작권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합니다. 자유무역을 넘어 희망의 대안을 짜다! 오랜 세대를 거치면서 선조들로부터 기술을 전해 받은 숙련된 장인인 여성들은 전세계적으로 수백 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여성들은 옷감, 침구, 조리기구, 바구니, 쿠션, 양탄자 등의 가사 품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필수품들은 공동체의 독특한 정체성이 녹아있는 기술과 문양, 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에 힘쓰는 기업과 장인조합으로 구성된 Fair Trade Federation(공정무역연합)은 공정무역 생산자의 70%가 여성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성은 아이들과 어른들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집에 있거나 고용의 기회에 제약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 생산자의 대부분이 공정무역에 종사한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여성들이 공정무역을 통해 얻는 수입은 가족을 부양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합니다. 공정무역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들에게 더 좋은 작업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낳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여성들에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작업이 평가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가족과 공동체, 사회 전체 속에서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윤을 위한 자유무역, 여성과 아동의 노동을 착취하는 자유무역이 아닌 제3세계 여성과 빈곤계층, 소수민족의 삶을 돕는 길은 공정거래를 통한 무역뿐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 12시간이 넘는 일을 하고도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여성과 아이들, 소수민족을 위해서,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공정무역을 통한 제품들을 사용해 보는 것 어떠세요?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