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 마르셀 프루스트지음/김희영옮김

[곶자왈]

혼자서는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문학회원들에게 억지로 같이 읽자고 시작한 책.

좋아~

2024년은 프루스트와 함께!

한달에 한권씩만 읽지 뭐~

그래도 꼬박 13개월이군....

마르셀 프루스트!

이름에서 알 수 있지?

프랑스 출신이야.

의과대학 교수인 아빠와

부유한 유대인 증권업자의 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어.

부유한 유년시설을 보냈다는 거지.

아빠가 법과대학 정치학과에 가라고 해서 갔는데,

아니었나 봐.

글쓰는 게 더 좋았던 거지.

'브라방'이라는 필명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극장, 오페라, 살롱, 등을 드나들고 유럽 각지를 여행하면서 그림을 감상해.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1909년부터 쓰기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쓴 소설이지.

1922년 11월에 사망하니까 10년 이상 걸린 셈이지. 완간은 그의 사후 5년만에 되고...

프루스트 일생 역작인 이 책을

난 대학교 다닐 때 처음 들었어.

양순필 교수가

'의식의 흐름 수법'이니, 앙드레 브르통 등의 이름과 함께

참, 많이도 거론했던 책이었지.

(물론, 그 땐,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저게 무슨 말이야... 하며 그냥 흘려 보냈는데. 그 때 나는 왜 이런 책에 관심이 없었는지...)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 스완네 집 쪽으로1]은 목차가 달랑 하나야.

1부 콩브레...

화자인 마르셀이 유년시절, 콩브레 지방에서 지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지.

인물에 대한 심리 묘사,

"분홍색 주근깨 투성이 피부의 빨강머리 소녀가 삽을 들고 앙큼하고도 무표정한 시선을 오래도록 보내며 웃고 있던 이미지를,

위반할 수 없는 자연 법칙의 이름으로,

나 같은 아이는 접근할 수 없는 행복의 첫 번째 유형으로 영원히 가슴에 간직한 채,

나는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 이름은 그녀와 함께 이름을 들었던 분홍색 산사나무 아래서 매혹의 향을 피우고 있었고,

그녀와 가까이 있는 모든 것들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행히도 내 조부모님이 알고 지낼 수 있었던 그녀 조부모님을,

증권 거래소 중개인이라는 거룩한 직업을,

그녀가 살고 있다는 그 고통스러운 파리 상젤리제 거리를,

그 모든 것을 사로 잡아 방부제를 바르고 향기롭게 만들었다. "

질베르트를 산사나무 아래서 처음 보고 반한 마르셀,

아름다운 그녀로 인해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방부제를 바르고 향기롭게' 되었다는

얘기를 (놀랍게도 ) 두 문장으로 표현.

"이와 마찬가지로 프랑수아즈는 어떤 하인이라도 우리 집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도록 그 끈덕진 의지로 매우 교묘하고도 가혹한 술책을 썼는데, 그해 여름 우리가 거의 매일같이 아스파라거스를 먹어야만 했던 것도, 아스파라거스 껍질을 도맡아 벗기던 부엌하녀가 냄새 때문에 심한 천식 발작을 일으켜서 마침내 우리 집을 떠날 수 밖에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해가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

문장 하나가 이 정도는 돼야 프루스트답다고 할 수 있지~~(문장이 길다고 어렵다는 건 아니야. 의외로 내용이 명료하게 다가와. 프루스트의 문장력도 한 몫 했겠지만, 김희영이라는 번역자의 역할도 컷으리라 생각돼. )

소수점 이하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전개되는 글빨은 정말 이래서 프루스트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문장이 너무 길어서 잠깐 딴 생각을 하게 되면 흐름을 놓치게 되고,

사건들이 연결되지 않은 것들이어서 내용을 따라가는 게 쉽지는 않지.

(이 책에서는 줄거리 위주로 읽는 게 아니야~)

탁월한 글솜씨와 경계선 없는 의식의 흐름을 정신을 맡긴 채 읽다보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게 되기를 수차례.

그래도 집중해서 읽다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불쌍한 우리 마르셀... 하는 생각도 들고,

재는 왜 저런디야? 하는 생각도 들어.

프루스트 문체와,

그의 정신세계를 조금만 이해하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얘기지.

그럼에도 나 처럼 게으른 사람은,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독서회를 조직해서 숙제처럼 읽어도 되는 책.

1권 읽었으니 이제 반은 읽은 거지?

시작이 반이라잖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6 세트저자마르셀 프루스트출판민음사발매2016.01.0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13 세트저자마르셀 프루스트출판민음사발매2022.11.18.

[구월의 범섬]

오마~~~
멋찜 폭발^^

[김선화]

오~내가 아는 발제자 맞나요? 완전 다른 느낌.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