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을 잡은 예수님

[풀밭]

핸들잡은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선교는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김 병 근(테오도로)

찬미예수님!

10월은 전교의 달입니다.  22일 전교주일 미사봉헌 하면서 우리는 새롭게 전교에 관심을 가져보았습니다. 전교는 이렇게 전교의 달 행사로 아니면 특별히 홍보 기간을 정해서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교는 말보다는 작은 희생, 선행, 봉사 등……남다른 행동이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영성체를 하고 미사를 마치면서 신부님으로부터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고 “감사합니다.” 라는 응답을 합니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기보다는 형식적인 응답이 아니었는지 제 자신부터 반성을 해 봅니다. 성당 안에서만 신자이고 성당 문을 나서면 비신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외부에서 식사 때 성호 긋고 식사기도를 하면서 쑥스러워 하지는 않았는지?…돌이켜 보면서 반성해 봅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1982년도에 해외 근로자 생활에서 있었던 체험담을 말씀 드리기 위함입니다.

제가 일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였습니다. 그 곳은 이슬람교가 국교라서 타종교는 발을 붙일 수 없는 곳입니다. 가족을 떠나 무덥고 삭막한 열대 지방 현장에서 힘겨울 때마다 신앙생활이 간절했습니다. 저 자신이 가톨릭 신앙인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체험해 보신 분들은 느껴 보셨겠지만 강한 척 하면서도 연약한 우리인간이기에 어려울 때 일수록 하느님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어느 날 500여 명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에서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고 식사를 하려고 하니 맞은 편 앞자리에서 성호를 긋고 식사를 하는 동료가 눈에 띄었습니다. 너무 반가워 대화를 해보니 전라도 여수성당에서 주일학교 교장을 할 정도로 열심한 신자였습니다. 우리 둘은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고 다른 동료중 천주교 신자가 있는지 관심을 갖고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며칠동안 식당에서 성호 긋는 신자가 있나 눈 여겨 본 결과 모두 7명의 형제를 찾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의논 끝에 회사 측에 건의하여 숙소를 같이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한 방에 8명) 그 후 우리들은 신앙 안에 한 형제임을 확인하고 우애를 다지며 아침저녁으로 기도 생활은 물론이고 주일날에는 공소예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그 때 그 시절의 공소예절 녹음 테이프를 들어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목공직종의 동료 신자 도움으로 제대를 그럴싸하게 꾸며 공소 예절을 하면서 지내다 보니 주위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참여하는 형제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현장 파트에 나가 끊임없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천주교를 알렸고 휴일이면 우리 공소를 찾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태리 신부님 한 분이 몰래 사우디에 와 계신 것을 알았고 매주는 어렵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5개 회사 신자들이 우리 한국 현장에 집결해 있으면 신부님께서 비밀리에 오셔서 미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꿈속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여건에서 영성체를 할 수 있다는 기쁨은 정말 말로써는 형용할 수 없는 하느님의 큰 은총이었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미사드리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우리는 하느님 안에 한 형제이며 우리에게 큰 은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밖에 미사를 봉헌할 수 없는 어려운 여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머나먼 타국, 힘겨운 노동 현장에서의 고독을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며 위로를 받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욱 간절하게 매달리며 예비신자를 보았고 국내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 ‘초대받은 당신’이라는 예비자 교리 책자며 성서, 성가집 매일 미사 책 등을 동봉해 주기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2년여 동안 교리공부를 한 결과 이태리 신부님으로부터 28명이 영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미사에 45인승 대형버스에 우리 신자를 가득 태우고 달리다보면 왜 그렇게 신바람이 났던지…미사드리고 오는 길에는 옛 성터에 들러 준비해 간 음식을 나누며 성가 등 노래를 불러 향수를 달래곤 했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셋째 주일마다 미사가 있었는데 그렇게 3째 주일이 기다려졌습니다. 종교 생활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에서 식사기도(성호)가 계기가 되어 2년여 동안 28명의 영세자를 내게 된 것은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서울에서 사는 몇몇분을 만나고 있지만 그 때 영세를 받으신 한 형제님의 자녀를 사제로 탄생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언제인가 피정 지도 때 드봉 주교님께서 “행동으로 천주교신자임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정말 의미 있는 말씀입니다. 제 주위 친구들 8명이 영세한 일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먼저 성당에 다리라고 입교권면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10여년 전 부터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각종 친목모임에 불참하게 되니 오히려 모임날짜를 저의 시간을 고려해 조정해주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참여하는 친구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자연스레 주위 사람들이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제가 교리 안내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바쁜 이들은 통신교리 신청을 해주고 영세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어느 친구는 부부가 함께 영세할 수 있어 더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항상 생활 속에서 작은 관심만 있으면 선교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나는 내 직업인 개인 택시 운전기사가 너무 좋습니다. 전교하기에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 모릅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가만히 차에 앉아만 있어도 손님이 오셔서 전교에 응해주시니 말입니다. 나는 하루 30여명의 승객을 만납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우선 친절하게 인사하고 나면 손님에게 불우 이웃돕기 모금함이며 십자고상,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손님들은 책자, 봉사활동 사진첩 등을 보시고 차 안의 분위기를 금방 느끼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손님이 먼저 말을 건네 오곤 합니다. 성당에 다니시나보죠? 한 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진솔한 대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성금도 내시고 책자도 받아가십니다. 책자를 가져가시는 분에게는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성당수녀님을 찾아서 안내를 받으시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제 손님이 당신의 자녀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그 손님이 신자가 되셨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일단 흐뭇합니다. 손님 중에서는 냉담자도 있습니다. 그런 분은 먼저 말을 꺼내 대화를 유도합니다. 천주교 신자시군요. 하면서 인사를 하고 본명을 나누고 영세 받은 때, 냉담하게 된 이유를 듣게 됩니다. 대개가 죄를 많이 지어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망설이지 말고 고백성사를 받으시라고…손님은 내리실 때 성당에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저는 운전석에 앉게 되면 먼저 이렇게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님! 오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건강을 주시어 당신의 도구로 쓰게 하시옵소서. 주께서 베푸신 모든 은혜와 많은이를 위한 봉사의 사명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당신께 저의 모든 것을 맡겨 드리오니 오늘을 시작하는 운행에 함께하시어 사도적 열성과 선교의 사명을 갖고 승차하는 모든 이에게 주님을 만나는 마음으로 친절히 봉사하면서 이 땅에 복음의 빛을 전하도록 지혜와 능력 주시옵소서.

                                                 -아멘-                                     

@,이 글은 8년전 평협주최 선교대회 신앙체험 발표회에 참가하며

    쓴 글입니다.

    오늘 전교주일을 맞이하여 글을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대건안드레아]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