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개론에 관하여
한의대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한의학개론 수업으로 한의학에 입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잘 모르는 한문으로 인해서 책을 자꾸만 멀리 하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부지런히 옥편을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야지 빨리 한의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입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한의학 개론에 관한 책에 관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한의학 사전』(성보사)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전은 모르는 것이 나올 때 주로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 책은 개론서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책의 구성이 개론의 구성과 유사하며 내용이 상당히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용어가 나올 때만 찾지 마시고 처음부터 통독하기를 적극 권해드립니다. 아주 중요한 책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통속한의학원론』을 권해드립니다. ‘조헌영’이라는 분이 저술하셨는데,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비교, 한의학의 기본이론, 한의학이론의 기본적인 문제점에 관해서 시사하는 바가 많은 아주 좋은 책입니다. 얼마 전 ‘금오 선생님’이 TV에 나오셔서 이 책을 칭찬하신 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원사’라는 곳에서 예전에 『한의학이야기』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던 책을 『통속한의학원론』(조헌영 저, 윤구병 주해)이라고 해서 다시 판매하고 있지만 이 책은 원본의 내용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읽기 매우 쉽지만 원본과 다르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제까지의 책은 읽기에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 것 입니다. 그런 분들과 한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동양의학혁명 총론』(김홍경 저)이라는 책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자에 대해서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얼마 전까지 EBS에서 강의를 했었습니다. 이 책은 개론적인 내용을 학술적인 면으로 소개하기보다는 한의학의 원리가 생활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가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한의학을 배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신입생들이 한의학에 대한 느낌을 갖게 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의 대부분은 『사암도인 40일 강좌』와 유사하며, 『사암도인 40일 강좌』는 그 분이 하는 강의를 녹취하여 필사한 책입니다. 이 책 외에도 김홍경 선생님이 쓰신 책이 많이 있는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책들은 대부분 일본책의 번역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한의학 터 닦기 Ⅰ』(지규용 저, 일중사)라는 책이 얼마 전에 나와 한의학 이론에 관한 한의대 학생들의 갈증을 많이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책들이 한의학 이론의 소개와 암기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책은 그러한 이론에 관한 심도 깊은 설명과 현대과학과의 비교를 통해서 한의학이론의 본질을 고민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은 일부 학생들만이 스스로 고민해서 이 책 저 책 찾아보면서 알아가던 내용입니다. 교수님들도 약간 씩만 언급하실 뿐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나온 책이 없던 차에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연구와 기존 한의학계에서의 연구 성과를 많이 반영하여 저자 자신의 글로 쓰인 이 책은 개론을 공부하면서 여러분들이 갖게 될 여러 의문점에 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친구들끼리 스터디를 해가며 토론과 비판을 해가며 읽는 다면 더욱 좋겠죠?
이번에는 『인체의 신비』(안도 유키오 저, 고려원)를 소개해 드립니다. 웬 양방생리의 내용이냐고 반문하시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현대 생물학에 대한 지식은 아주 보잘 것 없습니다. 과연 현대 생리학에서는 인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지식정도는 가져야겠죠? 어떤 교수님은 우리의 머리가 서양적인 교육만 받아서 한의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의 사고구조를 바꿀 것을 요구하십니다. 학년이 지나고 보니 그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옛 글을 읽으면서 지금의 사고방식으로 그 책을 이해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왜곡입니다. 발전은 철저한 이해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범하기 가장 쉬운 실수가 한의학을 양방적으로 이해한다든지, 양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는 점일 것입니다. 한방은 한방적으로 이해하시고, 양방은 양방적으로 이해하십시오. 무슨 말인지 참으로 실천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기고 힘든 일이지만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태껏 많이 보던 책으로는 『한의학원론』(김완희 편, 성보사)과 『동양의학개론』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아주 교과서적인 내용입니다. 『한의학원론』은 깔끔한 편집과 내용이 좋습니다. 『동양의학개론』은 ‘김경식 교수님’이 개론 수업하실 때마다 교재로 사용하셨는데 교수님께서 많이 칭찬하시는 책입니다.
이외에도 개론류에 해당하는 책은 많이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중국어 실력을 위해서 중국책을 번역하여 읽기도 하고, 수필집 형식의 책을 읽기도 합니다. 그런 책들은 한의대를 다니시다 보면 차차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말씀 더 드린다면 『동의보감』을 취미로 읽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의외로 『동의보감』을 제대로 읽고 졸업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이로서 개론에 관한 책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개론책들은 여기에 나온 것보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책들을 다 싣지 않는 이유는 너무 번잡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지려는 노력과 함께 좋은 책을 여러번 읽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전류에 관해서>
우선 가장 많이 이용해야할 사전은 『한의학 사전』(성보사)를 들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용도 상당히 만족할만합니다. 이 책에 관해서는 여러 말이 필요 없습니다. 무조건 구입하셔서 읽어보기 바랍니다.
그 다음으로는 『재편집 동의학 사전』(도서출판 까치)을 꼽고 싶습니다. 이 책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에서 발행한 사전입니다. 이 사전도 내용이 충실하며 무엇보다도 다른 사전보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말을 많이 이용해서 우리말을 별로 이용하지 않는 한의대생에게는 약간의 어려움을 주지만, 부록에 어휘 비교표가 있어 큰 불편함은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동의학 사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용의 대부분을 우리나라 의서들에서 인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전에서 갖지 못하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서출판 정담’이나 ‘성보사’에서 나온 책들이 있지만 학생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그리고 ‘경희대’에서 200만원이 넘는 사전이 있는데 그림이 칼라로 나와 있어 어떠한 부분에서는 볼만한 부분이 많지만 너무 비싸죠? 의대 도서관에 있으니까 많이 이용하세요.
하지만 『동의학 사전』을 읽다보면 가끔 부족한 점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동의학 사전』은 우리나라 의서를 주로 인용해서 중국 책에 관한 내용은 다른 사전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 때 필요한 사전이 『동양의학대사전』(사관, 고문사)입니다. 정말 방대한 내용의 사전으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최고의 한의학 사전이라는 찬사를 받는 사전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글이 아닌 순 중국어로만 되어 있어 예과생들이 읽기에는 무척 벅찹니다. 하지만 한문 실력이 늘어나면 대강 뜻을 알 수 있으며 내용이 훌륭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사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고문사'에서 나온 한 권으로 되어있는 것은 글씨가 너무 작고 인쇄가 흐린 곳이 많아 불편합니다. 하지만 『동양의학대사전』의 원본으로 『중국의학대사전』이라고 하는 책이 4 권으로 되어 있는데 ‘고문사’에서 나온 것보다 글씨가 커서 보기에 좀더 낫습니다. 반드시 구입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전문적인 분야만 나온 사전 중에 예과생들이 반드시 구입해야 할 것 중에 『한의학사전-의사문헌편』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의사학적인 내용이 들어있는데, 여러분들이 책을 읽으시다가 모르는 사람 이름이라든지 책이름이 나오면 그때그때 이 사전을 들춰보시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학년이 올라가면 반드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의사학 시간에...) 반드시 구입하셔서 자주자주 읽을 것을 적극 권합니다.
그리고 한의학에 관한 사전은 이외에도 무척 많습니다. 특히 각 주제별로 이루어진 사전도 여러분이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을 주니까 기회가 될 때마다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중국의 한의학 사전은 ‘법인 문화사’에서 수입해서 팔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사전은 『한한사전』(민중서림)입니다. 한의대생이 옥편이 없으면 말이 안 되죠? 작은 옥편, 아주 큰 옥편 등 다양한 책을 가지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 들고 다니면서 많이 볼만한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편집도 깔끔하고 우리들이 원하는 내용은 왠 만큼 나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서 나오지 않는 글자는 『명문 한한대자전』(명문당)에서 찾아보면 됩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시려거든 『사원』,『대한화사전』, 『중문대사전』등을 참고해 보세요.
그리고 반드시 『중한사전』을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고대 민족 문화 연구소’와 ‘진명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 있는데 어느 것이 좀 더 낫다고는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하군요. 하지만 한문을 읽다가 도저히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은 자전이나 한한사전만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그럴 때는 반드시 『중한사전』을 찾아보면 매우 쉽게 해결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여유가 되신다면 『허사사전』(김원중 편저, 현암사)도 구입하셔서 이용하시면 한문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영한의학사전』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구입하셔서 들고 다니면서 보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을 하다보면 역학이나 도교, 기공에 관한 용어가 나오는데 이런 것들은 일반 사전에서 그 뜻을 알기 힘듭니다. 이러한 내용을 찾기 위해서는 『도교사상사전』(김승동, 부산대학교출판부), 『역사상사전』(김승동, 부산대학교출판부)을 이용하면 편리한데 가격이 6만원에서 7만원정도 하기 때문에 구입하시기 어려울 것입니다. 중앙도서관 3층에도 있으니까 그 것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아니면 중국사전들은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까 중국어가 되는 분은 그러한 것을 구입해 보셔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전은 훌륭한 스승’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전은 책꽂이에만 꽂혀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끔 정말 조잡한 사전을 보기도 하지만은 훌륭한 사전은 내가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책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나에게 제공해 줍니다. 『한의학 사전』,『재편집 동의학 사전』,『동양의학대사전』은 정말로 좋은 책입니다. 사전이 한의학의 모든 것을 다 알려 줄 수는 없지만 많은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사전을 정말 자주 펴 보십시오. 몇 년 뒤에 그 공력이 반드시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자주 가거나, 도서전시 때 책을 많이 구경하십시오. 자꾸만 책을 익혀 놓아야지 나중에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안목도 생기게 됩니다.
한의학 에세이 지정옥 (동녘, 1994) 가장 기본이 될 만한 내용을 일반 대중을 상대로 쉽게 우리말로 바꾸어 놓음
한의학 이야기 조헌영 (학원사) 1930,40년대에 서양 의학과의 논쟁을 통하여 나온 저작으로 동서양 의학을 통합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
동양의학형명 김홍경 (신농백초) 禪에 심취한 저자의 독특한 시각을 볼 수 있다.
한의학특강 박찬국 (한뜻, 1995) '혼자 고민하기'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韓醫學은 물론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발언하고 고민하는 저자의 치열한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한방불패 (신농백초, 1997) 약사법 투쟁과 연관한 최근의 흐름을 함께 볼 수 있다.
藤原知.芹澤勝助, 「경락의 대발견」(일월서각, 1986) 1960년대 북한의 김봉한이라는 학자의 봉한 이론을 설명한 것인데, 아마도 국내에 소개된 최초의 본격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찬반 논의가 있다(전세계는 이 봉한 이론에 대해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소련은 물론 미국,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었다). 현재의 상황은 대부분 봉한 이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아직도 봉한 이론이 내세운 발상과 문제의식을 이어나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봉한 이론은 한마디로 經絡이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를 김봉한 자신이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봉한 이론에서 밝혀진 봉한 소체나 봉한관 등에 의해 지금까지 의학계에서 해명되지 못한 세포 분열이나 모든 생명 현상이 바로 여기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한 데에 있다고 하겠다. 물론 이러한 주장의 진위는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것이다. 분명한 것은 봉한 이론이 단순히 생물학적인 검증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으로 "기능이 있는 곳에 실체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런 입장이 과연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하는 데에 있다. 또한 최근 봉한 학설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여러 연구들 중 일부가 봉한 학설과 유사한 결론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김봉한에 관한 여러 저서가 나왔는데 대개 위 책의 敷衍 정도로 보면 된다.
첫댓글 다시한번 학교 도서관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을수 없군요. 적어도 한의과 대학이라고 하면 위에 상기된 책들중 어느정도는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위에 상기된 책들중 있는 것이 없더군요. 학장님 이사 도사관장님, 등등 꼭 비치해주세요. 우리 한의대의 발전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