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간염예방접종과 정기검사, 올바른 음주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B형간염바이러스보유자의 경우 남성은 30대, 여성은 40대에 간암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한라일보DB
40~50대 중년남성 사망률 1위 B·C형 간염 지속적 과음 요인 원인 명확 조절하면 예방 가능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의 하나로 무게가 1200~1500g 정도에 이르며, 오른쪽 갈비뼈의 하단과 우상복부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간은 여러가지 세포로 구성돼 있고 이들의 작용으로 인해 다양하고 총괄적인 대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 대부분(알부민, 운반단백, 응고인자, 다양한 호르몬 및 성장인자 등)을 만드는 공장인 동시에 신체내에서 형성된 혹은 외부에서 흡수된 물질을 활성화시키고 해독하는 작용을 하며 몸에서 만들어진 여러가지 대사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장기이다.
▶간암=간에 발생하는 암을 모두 간암이라 총칭할수 있지만, 간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중 약 90% 정도가 간세포암이고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성변이를 의미하므로 일반적으로 간암은 간세포암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0만명당 남자는 43명, 여자는 7명에서 간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40~50대 중년 남성의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인=간암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다른 암종들에 비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는 편이다.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B형간염, C형간염, 지속적인 과량의 음주가 있다. 이 3대 요인 중 B형간염이 간암의 원인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C형간염 및 과음이 각각 15% 전후를 차지한다.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코올에 의해 간의 파괴와 재생이 지속되면 간이 섬유성 변화를 일으켜 딱딱하게 굳어지는 상태인 간경변증(간경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 1년에 2~6%에서 간암이 발생하게 되며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 정도는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간암 발생시 대부분이 간경화가 있는 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시 간을 절제할 수 없는 때가 많아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간암이 발생할 확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3~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B형간염 보균율이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고 또한 남성들의 음주습관으로 인해 남성에게서 월등하게 높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T 소견상(사진 위) 간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간경화 소견을 보였고, 왼쪽 간에 약 7cm크기의 종양이 관찰돼 수술을 시행했다. CT 소견상 경계가 명확한 7cm크기의 종양이 관찰됐으며 간의 좌측을 포함해 성공적으로 간암(노란색 부위)을 절제했다.(사진 아래)
▶증상=대부분의 간질환의 경우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상당히 진행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간을 '침묵의 장기' 라고 부른다. 간암도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흔하다. 또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었던 환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간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간암에 의한 증상을 놓치는 때가 발생한다. 따라서 간암에 의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대부분 병이 진행된 상황인 때가 많다. 간암이 진행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무기력과 피로감, 상복부 불쾌감, 오심 및 구토,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식욕 감소 등이 있다. 더 진행된 때에는 조금만 음식을 먹어도 복부 팽만감을 느끼거나 통증을 호소할 수 있고 상복부에 혹이 만져지거나 황달이 관찰될 수 있다.
▶치료=간암은 진단시 종양의 크기, 개수 및 간경변증의 정도를 파악한 후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암치료로 현재 인정되고 있는 확실한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심한 간경변이 동반돼 있기 때문에 간 절제 후 나머지 간으로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없는 간기능 부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증상 발생 후 진단시 조기암보다는 넓은 부위에 퍼져 있는 진행된 암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흔해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때가 많다. 때문에 간암 진단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경우는 20% 정도이다.
암세포가 있는 간을 대치해주는 간이식이 있다. 적절한 대상자를 선정해 이식하는 경우 장기 생존율이 매우 우수하며 (5년 생존율 70%) 간암이 간경변증에서 발생하므로 간암이 발생한 병든 간을 제거하고 간이식을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장 좋다고 할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첫번째로는 B형간염 보유자의 간은 간이식에 사용하지 못한다. 가족 구성원내에서 간암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 가족 구성원이 B형간염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간이식의 공여자를 구하기가 어렵다. 두번째는 수술비용이 비싸고 간 이식 후에도 1~2년간은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 세번째로 간이식은 크기가 5cm이하 이거나 3cm미만이면서 3개 이하일 때만 가능하고 이보다 진행됐을 때 이식을 시행하면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불어 최근에 광범위하게 도입되는 고주파 소작술은 간절제를 하지 않으면서 고주파로 간암을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치료는 크기가 3cm이하, 개수가 3개 이하인 때에 그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방 및 조기 진단=간암은 그 원인이 명확하기 때문에 원인을 조절하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간염이 없는 건강인에서는 B형간염에 대한 예방주사를 통해 B형간염을 예방해야 한다. C형간염은 예방접종이 없지만 항바이러스 치료를 6~12개월 시행할 때 50~80% 완쾌가 가능하며 완쾌되면 간암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술은 간암 발생의 3대 원인 중의 하나로 소주 반병 이상을 매일 음주하는 경우 간경화 및 간암의 빈도가 증가한다.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간질환 발생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암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다른 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조기 간암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암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는 정기적인 조기 간암 검사가 필요하다. 일부 간암이 발생할 때에도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B형간염보균자인데, 간기능이 정상이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데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나?=B형간염 보균자는 간암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만약 간암에 의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간암이 매우 크거나 타장기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에서는 B형간염보유자는 남자 30세, 여자는 40세 이후 점차적으로 간암이 발생한다는 통계들이 있으므로 이러한 나이 이후에는 정기적인 간암 검사가 필수적이다.
2. 독한 술일수록 간질환 및 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나?=막걸리나 포도주처럼 이로운 작용이 있다는 술은 괜찮고 소주나 양주는 간에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간에 미치는 영향은 술의 종류에는 차이가 없고 총 알코올 섭취량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어떤 술이든 매일 마시면 절대적인 알코올 섭취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간암이 발병할 수 있다.
3. 간암 발생시 치료법은 대부분 비슷한가?=단순한 종양의 병기만을 고려하지 않고 간의 잔존 기능평가와 간암의 병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간암은 진단시 종양의 크기, 개수 및 간경화의 정도를 파악한 후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하는 개개인에 따른 맞춤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의 의견/송병철(소화기내과 교수)]"정기검사 반드시 필요"]
#그림3왼쪾#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특히 가정에 B형간염 보유자가 있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반드시 시행해야 하고, 만약 항체가 형성이 되지않은 경우 반드시 재접종을 해야한다.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특별한 치료는 필요치 않으나 남자는 30세 이상, 여자는 40세 이상이 되면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간염이 없는 보유자도 간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이다. C형간염은 과거에는 특별한 치료 약제가 없었으나 최근에 획기적인 항바이러스 제제가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고 치료시 약 50~80%에서 C형간염이 완쾌가 가능하다.
제주지역은 C형간염바이러스 분포가 항바이러스 치료에 반응이 좋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타지역보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월등해 약 90%까지 완치가 가능하다.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 질환 등의 예방효과가 있으나 과다한 음주는 간경변 및 간암의 주범 중의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나 포도주는 간암의 위험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술의 종류가 아닌 음주한 알코올의 양에 따라 간암이 발생하므로 적절한 음주습관이 필요하다.
간암이 발생한 초기에는 간질환으로 인한 증상 이외의 특이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혈청 알파태아단백과 복부 초음파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서 B형간염보유자 환자에게서 정기적으로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정기적으로 한 경우와 (대규모 집단에 대한 검사로 복부 초음파는 시행하지 않은 연구)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 정기 검사군에서는 간암 1기 진단율이 61%, 절제율 46.5%, 5년 생존율이 46.4%이었다. 반면에 정기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증상이 발생한 후에 검사를 시행한 군에서는 간암 1기 진단율 0%, 절제율 7.5%, 5년 생존율 0%이었다. 따라서 간암의 조기 발견 및 근치적 치료를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암은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나 간암은 간경변을 동반하므로,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수술적 절제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간암 진단시 종양의 크기, 개수 및 간경변증의 정도에 따라 전문의와 상의 후 개인상태에 맞는 맞춤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래서 술은 마시고 없에야 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겠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