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야 옥이야 키우는(20240408)
동네 형님들 대부분이 수박농사를 짓는다.
비닐하우스 한 동이 100m이다. 평균 4~50 동을 짓는데 그 양이 엄청나다.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날씨의 변화가 많았다. 그래서 수박 넝쿨을 잘라내는 일명, ‘순’ 치는 날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그만큼 인력을 더 동원해야 하니 경비가 더 들어가고, 수박의 성장 또한 늦어 이중고충을 겪는다고 말했다.
내가 사는 지역의 8할은 특수작물로 수박농사를 짓는다.
농사의 절반은 날씨가 짓고 나머지 절반은 농민들이 짓는다고 한다. 벚꽃 없는 벚꽃 행사를 했으니 유별나게 잦은 이상기온이었음에 틀림없다. 요즘은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다. 그러다보니 일조량이 많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 다행이다.
수박농사는 가을 추수가 끝나고 시작하면 5월 중순이 되어야 끝난다. 추수를 끝낸 논에 철제를 꽂고, 비닐을 덮어씌우고, 공기통을 내면 외관상 번듯한 비닐하우스가 완성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닐하우스 안에서 수박을 심을 둔덕을 만들어 거름을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고, 물을 주고, 순 치기를 40여 일, 벌을 넣어 수정하고, 못난 수박인 기형 수박은 따내야 한다.
이제 자라고 있는 수박을 금이야 옥이야 보살피며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도록 일하는 농민들의 얼굴에 조금씩 웃음꽃이 피어난다. 돌봄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따낼 때까지 금이야 옥이야 돌봐야 한다.
농민의 피땀으로 지은 수박이 이만큼 자랐다고 대신 자랑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