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에 이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나선 멀티피치... 박병천 선배님 - 저 - 진혁이 형 - 김기원 선배님 이런 순서로 올라갔다
시원시원 올라가시는 선배님의 모습에 다소 자신감을 얻어서 무작정 올라간 첫구간, 그 중반쯤은 잘 smooth하게 올라갔다. 나 자신도 되게 기특해 보이고, 그런데 왠걸 중반 이후에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는다. 퀵드로 줄 빼서 다시 거는 것도 긴장해서인지 계속계속
실수하고, 그럴때 마다... 텐션...텐션... 그 이후 부터 아예 퀵드로를 잡고 그냥 무작배기로 올라간 첫구간 그 때 않좋은 느낌...
'이런 ㅈㄱㄹ, 손에 힘이 없다... '
겨우겨우 올라간 첫번째 테라스에 서서 확보줄을 몸에 걸어도 다리에 힘이 빠지지 않는다. 완전히 얼음. '과연 이 조그마한 줄이 내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이중 확보를 하고 나서 조심스레 다리에 힘을 푼다. 공중에 매달린 느낌 매달려는 있지만 아직도 다리가
후덜덜하다. 몇분 쉬지도 않했는데 뒤이어 진혁형과 김기원 선배님이 올라오신다. 선배님들이 옆에서 열심히 가르쳐 주신다...
이 글에서 고백하는 거지만 말로는 "예, 예" 했지만 머리가 거의 백지상태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뒤이어 두번째 구간등반, 이 구간에선 정말 "어... 휴..." 지금와서 생각해 봐도 아찔하다. 분명히 저 틈을 잡고간 흔적이 보인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넣어본다. 손가락 첫마디도 않들어간다. 다리도 디딜곳이보이지않는다. 20~30cm 씩 올라가고 텐. 텐. 텐... 손에 땀은 나고 침이삼겨지지 않는다. 아니 아예 침샘이 마른듯 입이 바짝바짝 타 들어 가고, 그러길 20분 정도 지났을까 밑에서 까마득히 보이
는 진석이 형이 격려를 해준다. 아래에 계신 진혁형과 김기원 선배님이 코치를 해준다. 입으로는 예. 예 하지만 막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텐션후 매달려 있을 때 중간중간 자일이 쪼금씩 미끄러질때마다 가슴은 덜커덩. 쿵 하고 RPM이 노란색을 지나 빨간색을
가리킨다. 터저버릴 일보직전까지. 그러길 수차례, 이상하게 정신이 조금 돌아온다. 아니 돌아온건 정신줄이 아니라 "악" 하나로
말이 좋아 "악"이지 가슴으론 " 아... 씨..." 하면서 그러면서 조금씩 올라갔다.
아마 이 구간에서 30분 넘게 있었던 것 같다. 2번째 테라스에 섰다... 이게 끝이길 바랬다... 이 기대는 곳 비눗방울 처럼 톡 터지고
그 뒤 3번째 구간 start
시작하고 2~3분 동안엔 "어라, 왜 이렇게 잘잡히지? 경사도 급하지 않고, 좋아 이대로 ㄱㄱ ㅅ 하자" 라는 생각 하지만 2~3m 짜리
수직인 구간, 먼저 올라가신 박병천 선배님 said : 야... 오토바이 타네... 그렇다 나의 왼발이 내 의지와는 다르게 빠르게 요동치고
있었다. 덜덜덜덜..... 덜덜덜......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마지막 구역 등반 성공...
이제 남은건 하강? 이었다. 참고로 저는 공군을 나와서 유격,레펠 전혀 배우지 않아서 줄 잡는데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옆에 선배님이
계셔서 의지하면서 내려갔다. 아주 조금씩 오른손으로 흐르는 자일의 느낌이 좋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느낌 좋은 오른손이 순간 따
끔했다. 잠시 선배님께 양해를 구하고 멈춘후 오른손을 보니 중지 가운데 마디 물집이 터져버렸다. ㅇㅋ별거 아니군 그럼 다른 손가락
에 컨트롤을 잘해서 내려가면 되겠군... 그렇게 지상으로의 무사귀환.
첫 자연암 등반이 이렇게 끝나고, 가장먼저 드는 생각은 "자연의 아름다움? 운동후의 상쾌함? 산악회원들과의 정? ..." 은 나중에
든 생각이고, "살았다... 와... 살았다..." 부끄럽지만 이 생각하나로 고시원 문열고 엎어져 잘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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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도 모르고 따라나선 첫 산행, 가진건 꼴랑 암벽화 하나. 벨트 몇 여러 장비들도 빌려주시고, 손수 교육도 해주신 여러 선배님들
덕분에 정말 잊지못할 경험을 했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며, 다음엔 조금 신경 덜 쓰실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첫댓글 재미지게 잘 읽었다. 앞으로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자.
글 잘 쓰네. 역시 문학을 배운 학도 같군....
젤 나은 글을 쓴다...
앞으로도 계속 쓸수 있기를..... 시간은 만들어 지지않는다 맹그는 것이다...
와우~
암장샘인가요? 윗분 댓글 다들 닉네임을 좋아하시네요^^
고샘은 암장 안가세요~~ 저도 운동 컴백해야 겠어요~
열운 하겠습니다... 꾸뻑..^^ 마니 도와주3YO
백지장 머릿속에서 이렇게 많은 단어들이 나올줄이야 기특하네! 어이했든 등반하느라, 글쓰느라 고생했다. 다음번등반때는 더발전된 모습을 기대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