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백패킹이 우천으로 취소되어 가볍게 홀로 Day Hiking으로 설악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산방기간임을 감안하여 코스를 절묘하게 잡고 설악동을 들머리로 비선대를 거쳐 외설악으로 짧게 다녀온다.
2024년 5월 11일 Day Hiking in Seoraksan National Park
형제폭포는 비선대를 지나 토막골에 자리 잡은 대략 100m의 물줄기다.
와선대 인근
우연히 전날 전화 통화로 함께 하게된 맥쓰 하사모 회장겸 비박단 부단장^^
바닥에 음각된 '비선대'
조선 4대 명필이자 서예가인 봉래 양사언 선생이 쓴 글씨로 단장의 15대 선조이신 위대한 분이시다.^^
이런 기본적인 역사지식도 모르는 맥쓰에게 가르쳐 주고 지나간다. ㅎㅎㅎ
(참고로 봉래 양사언 선생의 글씨는 속리산 문장대, 설악산 비선대, 두타산 무릉계곡, 영월 요선암, 금강산, 칠보산 등에서 멋진 글씨를 남겨두었다고 한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 양사언楊士彦 -
비선대 앞마당 장군봉과 적벽
의외로 벽타는 꾼들이 하나도 없었다.
적기인데 다들 어디로 갔는지 ㅎㅎㅎ
토막골 접촉
대체로 토막골 드는 사람들이 비선대 조금 지나 우측 토막골로 바로 치는데 사실 그것 보다는 금강굴로 오르다가 이내 좌측으로 토막골을 타 넘어 들어가는게 대체로 길이 완만하고 좋다.
특히 오늘같이 산방이 걸려서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계곡으로 진입을 하기 힘든때는 금강굴을 간다는 핑계(?)로 곰들을 속이기에 좋다.
사람들이 토막폭포라고 부르는 폭포에 당도한다.
사실 이름없는 무명폭인데 토막골에 있다하여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토막폭포라 부른다.
아직 단장이 승인하지 않았기에 공식지명이 되기에는 힘든다.
길을 재촉하여 토막골 상류로 오른다.
이내 당도한 형제폭포
사실 토막골이 유명한 이유는 오래전부터 빙벽훈련장으로 형제폭포를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대략 100m의 폭포로 겨울철에 동계훈련장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사진에는 작아보이지만 현장에서 보는 웅장함은 대단하다.
형제폭포 하단에서 바라본 유선대와 장군봉 풍경
형제폭포를 떠나 전람회길 암릉으로 오른다.
전람회길은 웅장하고 화려한 외설악의 멋진 풍경들이 펼쳐져 마치 전람회를 보는듯 하다하여 붙혀진 이름이다.
1275봉과 나한봉 등 공룡능선 방향
권금성, 숙자바위, 화채봉 등 화채능선 방향
세존봉이 보이는 마등령 방향
우리가 가야할 능선길이다.
천화대 방향
전람회길 암릉에서 만난 멋진 테라스
텐트 1동 치고 조망 보면서 머물기에 최적^^
세존봉과 토막봉
돌풍이 어찌나 불던지 날아갈듯 하여 조심조심 다닌다.
천화대를 보고 피카츄 바위를 찾았다고 쾌재를 부르는 맥쓰 ㅎㅎㅎ
나중에 잃어버린 선글라스도 찾는다.
유선대와 장군봉 그리고 멀리 달마봉과 동해바다
형제폭포 상단부
형제폭포 상단에서 연결되는 토막봉 릿지길
릿지를 타고 직등을 하면 마등령에서 내려오는 정탐길과 만난다.
형제폭포 상단 도착
뒤로 멀리 집선봉 암릉이 보인다.
버려진 "코플라치"를 만난다.
욕이 나오면서도 반갑다고 해야하는지...
"Koflach"
옛날에는 "코플라흐"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코플라치"라고 더 불려졌다.
세계최초로 플라스틱 이중화를 생산해서 유명해진 오스트리아의 신발 회사다.
내가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이 88학번이어서 88년 올림픽때 자그마치 거금 60만원을 주고 삿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신고 동계에 설악에 들면 절대 장비빨로는 밀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코플라치가 유행하게 된 것은 대략 1990년대 초반이었으니 당시에도 단장의 최신 트렌드 감각은 매우 뛰어났던 것이 분명하다. ㅎㅎㅎ
이 신발은 크램폰 착용이 좋아서 빙벽화로는 당시 최고로 인기 있는 제품이었다.
특히 100% 완전 방수였으니 빙벽화로는 고어텍스 뺨도 후려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왜냐면 이 신발은 플라스틱과 고무재질로 제작된 이중화여서 완벽한 방수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중화 이다 보니 외부신발은 플라스틱이고 내부 신발은 고무재질이라 오히려 발에서 나는 땀이 배출되지 않아 더 젖고 발이 시리다는 것이다. ㅎㅎㅎ
또 하나 문제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발목과 발바닥이 거의 굽혀지지 않아 보행시 불편했고 뒷꿈치 까지는 것과 물집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다른 문제는 걸을때 마다 내부신발과 외부신발이 마찰하여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나는 것이 여간 귀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추억이 있던 물건이라 그런지 반갑기도 하였지만 이런걸 사용하고는 버리고 갔다는 것은 정말 납득이 가지 않았다.
폭포 상단에는 깨끗한 쌍볼트가 박혀있어 최근에도 빙장으로는 각광을 받는듯 했다.
여름에 폭포하강을 하면 재미있을듯 하다.
오랜만에 형제폭포에 왔는데 최근에 올린듯한 추모동판이 있었다.
무심결에 보았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오래전에 함께 자일을 묶었던 사람이라 놀래기도 하였지만 언제나 산사람은 산에서 만나는가 보다 하며 추모한다.
형제폭포 상단에서 당겨본 유선대
상단에서 당겨본 금강굴
요즘 주말마다 비가 와서 백패킹 일정이 취소되고 당일 산행으로 다니게 되었는데 배낭이 가벼워서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았다.
토막골을 타고 올라 전람회길, 토막봉 릿지길을 거쳐 반야대 아래까지 다녀올 요량으로 하네스와 자일을 챙겨 갔는데 생각보다 비가 빨리 내려 반야대 능선길을 포기하고 마등령 아랫길로 돌아 짧게 내려온다.
2024년 5월 11일
외설악 형제폭포에서
버티고
첫댓글 비경을 끼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저 혼자 가면 돌풍에 날아간 단장님 모자도 찾아보겠습니다.
설악과 잘 어울리시는 두분입니다.
단장님 모자안쓰시니 더 영해보이십니다^^
이런
세월에 흔적인 골동품이 바람에는 약했나보네요.
너무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