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필리핀선교 이야기
 
 
 
 

카페 통계

 
방문
20240626
2
20240627
0
20240628
3
20240629
5
20240630
0
가입
20240626
0
20240627
0
20240628
0
20240629
0
20240630
0
게시글
20240626
0
20240627
0
20240628
0
20240629
0
20240630
0
댓글
20240626
0
20240627
0
20240628
0
20240629
0
20240630
0
 
 

최근 댓글 보기

 
최신 댓글이 없습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경제 스크랩 삼농혁신? 그게 뭔데요?
신윤철선교사 추천 0 조회 99 15.05.01 10:2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작은소나무'님의 글입니다. ※



내가 요즘 깊은 시름에 빠져버렸다. 진퇴양란이라고 할까? 2009년 봄, 마음의 휴식을 위해 몇 개월 동안 고향에 머물던 시기였다. 서너 마지기의 논에 내식대로 벼농사를 지었었다. 그로인해 수십 년 만에 논매기 구경거리를 만난 마을사람들은 마치 자신들 생전에 김매기를 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제초제 없이 어떻게 농사를 짓느냐며 혀를 찼다.


그 해 가을, 마을 사람들의 염려는 빗나갔지만 내가 외지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고향 논은 또다시 제초제가 투입되는 농법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고 드디어 재작년 가을에 귀향을 한 나는 작년 봄 내내 몇 차례에 걸쳐 논에 엎드려 손수 제초를 하며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나의 꿈은 단순히 제초제와 기타 농약 등등을 투입하지 않는 농법에서 그치는 게 아니었다. ‘내가 다시 농촌에 살게 되면 그렇게 하겠노라’ 다짐했던 농법이 있었던 바, 지난여름 우선은 키가 큰 호밀종자를 구입할 수 있는지와 기술지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인근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다. “태평농법? 그게 뭔데요?”


내가 태평농법에 대하여 처음 알게 된 건 20 몇 전, 신문기사를 통해서였고 지금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복잡하거나 힘들지 않고, 비용투입이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농업주체 당사자의 안전과 생산물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농업으로써는 제격이라고 판단되는 농작 법인 것인데!


어찌되었든, 작년 가을 축산을 하시는 지인의 도움으로 호밀종자를 구입하여 논에 뿌렸고, 물론 한 쪽엔 우리밀 종자도 넉넉하게 파종했었다. 그런데 매우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지금쯤은 1m까지는 아니더라도, 수 십 센티 정도는 되어 주어야 호밀 줄기(?)는 아예 없다. 우리밀이든 호밀 되었든 간에, 모두가 마치 지금 막 새싹이 돋아난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름 아니라, 겨울과 초봄 내내 나의 태평농법은 알뜰하게도 고라니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먹잇감으로 먹혀버린 탓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지금 나는 ‘무경운, 무투입’을 원칙으로 하는 태평농법을 포기하고 또다시 논에 경운용 기계를 들이밀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되는 대로 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시름 깊이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더구나 지금은 시기적으로나 비용 면에서 로타리 기계를 불러들이기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그렇게 되면 최소한 2~3회에 걸쳐 몇 날 며칠 동안을 논에 엎드려 김매기를 해야 하는데. 품위유지까지는 아예 기대하지도 않지만, 남들이 보기엔 시덥지 않을지언정 생명유지를 위한 경제활동 중에 있으니… 말이다!


뭐, 내 처지야 어찌되었건 간에. 그런 연장선상에서 안희정 지사가 그 어렵고, 더군다나 성과가 두드러질 수 없는 농업(삼농혁신)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 하나만으로도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생활의 물리적 토대는 땅(大地)이고 생명유지의 근본은 농업생산물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이라 일컫는 말이 단순 립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통감하지 않고서야 그런 위험(?)한 정책을 주된 실천공약으로 설정할 수 없었으리라 믿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농어업민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 농어업 종사자 자신들조차도 자신의 직업에 대하여 자존감이나 자부심 따위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슬프고 마음 아픈 이율배반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안희정 지사의 주요 정책과제로 농업혁신을 내세운 행위는 대단히 위대하고 아름답게까지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안희정 지사의 삼농혁신정책이 진정 우리 농촌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존재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이미 서문의 경험담을 통해서도 밝혔듯이, 현실적으로 안희정 지사의 ‘삼농혁신’은 현장에선 체감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반세기가 가깝도록 특정 권력의 기반이 되어버린 농촌풍경에서 한 치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안희정 지사의 삼농혁신정책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간간이 들려오는 삼농혁신 프로젝트에 의한 특정 행사장의 모습을 보게 될 때마다 내 성장기에 보아왔던 농촌젊은이들의 4-H활동이 떠올려져 씁쓸할 뿐이다.


생각해 보면, 그나마 남아있던 농촌젊은이들이 각종 4-H행사에 -처음엔 거의 강제로- 참여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했다. 농번기에 농촌인력이 빠져나가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한 번 두 번 행사에 참석하다보면 힘들고 고된 농사일에서 하루라도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발동하고 결국은 습관이 되어 버린다. 더군다나 4-H활동에 재미가 붙은 사람들 가정의 대부분이 부모님이나 배우자의 중노동에 의한 결과물이 엉뚱하게 4-H활동가 당사자에 의한 성공사례로 발표되는 경우가 허다했던 게 그 당시 농촌 풍경이었다.


농민이 생산만 할 게 아니라, 가공 유통문제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삼농혁신? 젊은 인력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농촌에서, 오히려 귀농 귀촌인들에 의한 환경오염원으로써의 농·축·어업만 날로 비대성장하고 있는데. 그것도 일종의 삼농혁신대열?


내가 볼 때 우리나라 농촌의 고질적 병폐의 근원임과 동시에 해결의 실마리도 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바로 농어촌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농협이라는 조직이다. 날이 날로 비대해진 농협의 거대한 조직, 의지만 있다면 해마다 겪게 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인한 갈아엎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다. 전국 단위의 각종 작물 통계를 짚어내어 작물 생산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생산물 가공 및 유통질서 확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금까지와 같이 ‘사유화’된 거대 기업이 아닌, 그야말로 ‘농업협동조합’으로 바로 선다면 말이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그 엄청난 특혜와 혈세로 정부지원을 받는 ‘농업협동조합’은 도대체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자판의 엔터 키 하나 누르면 ‘억’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 건 누군가 심심해서 퍼뜨린 소문이 아니다. 농협직원 호주머니는 배우자도 모르게 한다는 풍문도 같은 맥락이다.


제발, 안희정 지사의 꿈이며 우리 모두의 바램인 삼농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농사짓는 것 자체가 태평할 수 있도록 대기업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농민들 스스로가 조금 편리하면서도 독성 농약에 노출 될 염려 없이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거. 그리하여 소비자도 안심하고 농업생산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농업종사자와  농산물 소비자가 동시에 안전해지고 편안해지는! 농업을 혁신해야 한다면 적어도 그런 식이 되어야지 않을까?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