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3.07:00(토)
자전거여행 장소인 대청호의 충남권은 아침 기온이(3-8도) 큰 폭으로 떨어져 매우 춥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보됐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더 낮아 추울 것으로 나타났다.
낮 최고기온은 18~20도로 예상된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바람막이 겉옷을 챙겨야 하는 날씨로 변했다.
철 모르는 객기로 바람막이를 빠트리고 집을 나섰다.
그때부터 오늘 여정의 고생이 예고된 것 같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오늘 리딩은 철인시대님 대신 만산홍엽님이 안내할 것이라고 합니다.
역대급 참가 인원에다가 원정 여행이라 부랴부랴 출발한다.
대청호오백리길 5구간(백골산성 낭만길)
<코스 요약>
대전 동구 신상동 신상교 → 대청호반길(5-1) → 바깥아감 승강장 → 강살봉 → 백골산성(전망대) → 절골 승강장 → 꽃님이 식당 → 방축골 → 청주 절골 → 571번 도로 → 모래재 → 대전 동구 내탑동 와정 삼거리 (방아실 입구)
헤매다가 찾아 들어온 대청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옆의 활엽수가 단풍으로 물들어 가네요.
5구간 시작점으로 이동하려면 고속도로 신상교 굴다리 밑으로 지나가야 지름길이다.
뒤편에서 따라가는데 선두가 멈춰 서더니 방향을 돌려 뒤돌아 나온다.
아마도 물에 잠겼다가 빠져 진흙 길이어서 가로질러 갈 형편이 못되나 보다.
지난여름에는 예년보다 300밀리 이상 많은 비로 호수 면이 불어난 것일 테다.
거기에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생활오수를 자연정화하고, 여름철에는 녹조 발생을 저감하고, 상수원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친화적 생태공원으로 인공습지를 조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갈수기에나 지나갈 수 있다.
직진하다 되돌아 나와 동서쪽으로 길을 찾아 알바를 하다 불안하지만 긴장하며 차도를 이용 백골산 입구로 가로질러 갔다.
초행길이라서 면책 사유가 충분합니다.
사전에 주행 경로에 대해 연구하고 왔더라면 안내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매번 후회한다.
알바하느라 시간은 지체되었고, 거리는 3km 정도는 잘라 먹어 흥진마을 억새밭 풍경을 놓친 셈이다.
억새밭이 가을철이면 장관을 이룬다고 소문이 났다.
백골산은 초입부터 가파르다.
높이 384m 산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오늘 일정을 소화하려면 힘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인시대님이 챙겨준 간식을 먹고 힘을 내봅니다.
강살봉, 꾀꼬리봉, 백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3개의 재를 넘어야 합니다.
지그재그로 끌바구간이 한참을 이어지다 강살봉에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펼쳐지고 곧 정상입니다.
백골산은 MTB동호회에서 많이들 다녀가나 봅니다.
타다 끌다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숨이 턱밑에 걸린다.
힘들어도 길쭉길쭉 위로 솟은 나무들 사이를 라이딩하는 재미는 최고다.
코스 끝내주네요.
백골산이라는 이름은 554년 옥천 관산성 전투에서 백제의 중흥을 꿈꾸던 성왕과 신라군에 쫓기던 수만 명의 병사가 이곳에서 전멸하여 백골이 산을 이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1500년전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백골산.
오늘 8명의 군자행라이더는 터질듯한 근육통을 참아가며 숨을 헐떡이며 자전거 안장에서 패달을 굴린다.
생존.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아침이슬님이 자전거를 기변하고 싶으신 것 같다.
실탄이 준비되어있으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저의 생각은 피팅을 제대로 시행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MTB는 사이즈만 맞으면 대충하고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완벽한 피팅이란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경우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피팅하는 걸로 봐서는 중요하니까 그런 것이지 않나요.
힘들 땐 하늘을 봐
그리고
잠시 쉬어가라네요.
괜찮다고 하고요.
거봐 웃으니까 좋네요.
살아있네! 살아 있어!
정상부에 백골산성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백제 사비에서 신라 서라벌로 가려면 옥천은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
전략적 요충지여서 옥천에 산성이 19군데나 있었다고 합니다.
백골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100미터 쯤 내려가면 활처럼 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소나무 뒤로 한 폭의 그림처럼 대청호의 멋진 풍경이 펼쳐 보인다.
거친 산악로를 빠르게 내려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이끼가 낀 나무계단이나 바위를 하드테일로 내려간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급할지도 모른다.
손뼉 쳐주는 갤러리도 없는데….
그럼 그만한 실력은 있고? 몰랏마!
아차! 농담이고요.
낙차할 때 올바른 대처 본능을 키우기 위해 몸을 웅크리며 구르는 낙법을 연습한다고 합니다.
심각한 부상의 예방 차원이죠.
백골산을 힘들게 넘어오니 점심시간 전인데도 배가 출출합니다.
때는 이르지만 일단 바로 앞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라이딩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2대째 영업한다는 순두부, 청국장 식당. 음식 맛은 호불호.
대청호 일몰 노을 명소로 연인들의 데이트하기 좋은 곳인 방축골에 접어듭니다.
갈 길이 먼 라이더에겐 사전정보 없이 막 들이닥쳐서 방축골마을 끝에 다다라 물을 만나니 허접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요즘 보기가 드문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고, 대청호 알림 책자에 나오는 왕버드나무를 발견하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화보에는 새벽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왕버드나무 사진은 대회 입상작답게 멋져 보였습니다. 돌아 나오면서 카페 건물 사이로 보이는 나홀로 나무와 돌로 쌓은 두 개의 탑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방축골은 현재 대청호에서 음식 좀 하는, 이름깨나 날리는 식당이 밀집해 있다.
브런치카페 롤라(lolla), 라끄블르(lacblue), 이탈리안 식사와 커피, 디저트 레이크뷰, 팡시온(pangsion).
이런 곳이 있을 줄 알았다면 여기에서 점심을 먹자고 할걸!
방축골을 나와 차도를 따라 6구간의 시작점인 와정삼거리에서 5구간의 라이딩을 일단락합니다.
대청호오백리길 6구간(대추나무길)
<코스 요약>
대전 동구 내탑동 와정 삼거리 → 꽃봉 갈림길 → 성황당고개 → 개치고개 → 오동 토방대 → 오동 안골 → 산적소골 → 임도 → 묘지 → 대청호반 → 대추나무단지 → 법수리 승강장 연꽃단지 → 법수리 선착장 → 법수초교 → 어부동교회 → 산수리길 → 대추나무단지 → 마름골 → 사음리 승강장 → 회남대교 → 양중지 → 뒷골 → 충북 보은군 회남면 남대문교 소공원
6구간은 조금 걸치고 7구간으로 넘어갑니다.
대청호오백리길 7구간(부소담악길)
<코스 요약>
대전시 동구 내탑동 꽃봉 갈림길 → 꽃봉 → 문화 류씨 묘→ 수생식물 학습원 → 방아실 회타운→ 방화정 → 문화 류씨 재실(마을회관) → 대정 삼거리 → 거먹골 → 항골 삼거리 → 공곡재 → 이평리 버스 종점(자연식당) → 절개지 → 보현사 → 서낭재가든 → 부소담악(부소무니) → 병풍바위 →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절골(느티나무, 돌탑)
와정삼거리에서 1km 지나면 꽃봉갈림길 나옵니다.
6구간은 북쪽으로 가고, 꽃봉으로 가는 7구간은 동쪽으로 나아갑니다.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5-8구간을 하루에 마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꽃봉으로 가는 싱글은 백골산보다는 수월했지만 멜바 끌바를 면할 수는 없습니다.
대청호는 숨바꼭질하듯 보이질 않는다.
몸이 지쳐갈 때쯤 잠시 쉬어가라고 나뭇가지 사이로 수면을 드러내 보이네요.
꽃봉. 꽃이 아주 많이 피어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가을이라 꽃이 없어서인지 사진 찍어달라는 자세를 취하질 않네요.
꽃이 피는 봄에 와야 할까 봐요.
초행길이라 조심조심. 내리막길이 가파릅니다.
7구간의 핵심 명소인 옥천 수생식물 학습원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네요.
수련, 가시연, 연꽃, 부레옥잠화, 물양귀비, 파피루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유럽풍의 건물과 한국풍의 정자. 절벽 꼭대기의 작은 교회당. 커피를 마시며 감상할 수 있는 명소.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오늘은 계획된 장소가 아니라서 통과.
제법 큰 나무가 쓰러져 길을 가로막아도 심심치 않아서 재미지다.
꽃봉에서 내리막 산길을 내려오면 수생식물학습원이 있고, 방아실 방향으로 이어진다. 항곡리로 향하는 길은 전형적인 두메산골의 풍경이 이어진다. 한적한 시골길이 정겹다. 공곡재까지 넘으면 7구간의 하이라이트인 부소담악에 다다른다.
방아실로 내려와서 숨을 돌리고 다음 길로 가려는데 동네 아저씨가 그쪽 길은 사유지라 길이 막혀있다고 합니다.
대안길을 찾아 야트막한 산에 있는 흥부네박씨농장이라는 곳에 왔는데 여기서도 다음 길이 막혀있습니다.
백호님의 튜브리스타이어가 펑크 나서 수리도 하고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20km 지나왔나요. 많이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부소담악으로 가는 길은 왼쪽에는 대청호 오른쪽은 환산을 끼고 공곡재까지 올랐다 내려간다.
백제 성왕이 죽었다. 아들 부여창에게 가던 길이었는데 신라의 매복 군사에게 잡힌 것이다.
백제와 신라의 전투 중 관산성 싸움터로 여겨지는 곳 가운데 하나가 환산(고리산)이다.
고리산성(환산)을 거쳐 백골산성까지 쫓긴 2만9천600명의 백제 군사는 전멸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자전거 여행은 시간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김영환 PD의 자전거 인문학이란 책에 나온 말을 써먹고 싶었다.
서서히 오르막인 공곡재까지의 길 위에서 몸이 지쳐갈 때 문득 이 길의 과거가 떠올랐다.
길 위에서 역사나 철학, 문학 등 인문학적 설명이 보태지면 라이딩의 흥미는 배가 된다.
부소담악은 부소무니 마을 앞 물위에 길게 떠있는 산이다.
부소담악은 군북면 추소리 자연마을 중 하나인 [부소무니]마을 앞 물가에 떠 있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로 솟은 기암절벽(병풍바위)의 길이가 700m에 달한다.
처음 와보는 옥천 3경인 부소담악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소정에 올랐다. 많은 탐방객으로 붐비는 틈을 뚫고 병풍바위의 아름다운 풍경을 멀리서나마 바라보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쫓기듯 나아와 했다.
부소담악을 빠져나와 뒷편의 추소정을 배경삼아 단체사진.
대청호오백리길8구간(선비길)
<코스 요약>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절골(느티나무) → 추소리 → 환평리 → 옥천식품의약품안정청 → 황골 갈림길 →이지당 → 서화천 → 하늘농원 → 습지공원(공사중) → 양촌 → 보골(보오리) → 옥천폐기물처리장 → 이평마을 → 석결마을 →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돌거리고개->-한산로->군북면사무소->커피숍->대청동행정복지센터
뒷풀이
첫댓글 가을소풍 잘 다녀왔습니다.
사진이 많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모처럼 고생시키니 ...기쁩니다
그 고생에서 빠지니 기쁨이 두뱁니다
모다 수고하셨습니다
장문의후기글보며
삼다리형님또스트레스
받으며마감일겨우맞추었
구나~하는생각이듭니다~
후기글잘봤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역대급참여인원에좋은코
스설정으로회원들건강을
챙겨주신철인형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회원반이떠나게
생겼어요ㅠ
리딩해주신만산님께
감사드리고참석하신
회원님들모두고생하셨
습니다~^^
라이딩다운 코스였네요 ㅋ
다음에 또 기대해봅니다 ~
오랜만에 저녁 식사를 함게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라이딩 시간대비 거리는 짧지만
즐거움이 가득한 라이딩였습니다
코스 설계하신 철인시대님이
불참해서 많이 아쉬웠고요 ㅠ.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