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한가운데 서있다. 어느새 가을도 이미 우리곁에 와 있었다.
파란 하늘은 더 높아지고 흰구름도 하늘따라 아득하다. 그런데 산은 더 선명하고 화려한 가을색 옷으로 갈아입고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오는 손님 맞이하려 가을속으로 들어간다. 산행준비에 즐거워하는 산우님들을 보니 모두의 마음속엔 이미 가을이 와 있었다.
오늘은 희양산이다.
대간길 상주. 문경. 보은. 괴산을 지나면서 멀리서도 바라보았던 이정표같은 산이다.
화령재에서부터 간간이 암능을 지나오다 속리. 청화. 조항. 대야산을 지나 이곳 희양산에서 절정을 이루고 조령산. 부봉. 포암산까지 이어진다.
희양산(햇빛曦 볕陽 뫼山)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 연풍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정상은 백운대라 부르며
동.서.남 삼면이 거대한 암벽으로 구성된 암산(岩山)이다. 다른이름으로 봉암(鳳巖)이라고도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간 한가운데 기(氣)가모인 단전(배꼽? ㅎㅎ)이 아닌가한다.
암봉(岩峰)들이 열두판의 꽃잎처럼 펼처져 있어 멀리서 보아도 우람하고 단단한 기운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기세로주위의 산군(山群)을 호령하고 있는듯 하며 남쪽 산 아래에는
천년고찰 봉암사가 자리를 잡고있다.
산행은 문경쪽에서 하기 어려워 대부분 괴산 은티마을 또는 분지리에서 시작한다.
그럼 우리도 출발해 봅시다.
오늘은 특히 백두대간의 전설이신 이구 대장님(사진 정 중앙)이 참석하셨다. 영광이다.
저위 사다리재에서 단풍이 기다리고 있다.
오르막은 가파르고 너덜길이 많다.
선두는 벌써 이만봉을 향하여 출발
사다래재
지도상 이곳이 일명 고사리밭등이다. 굳이 한자로 쓰면 미전치(薇田峙)다. 고사리밭고개.
등이 고개로 쓰이니 아마 이지역 방언인듯하다. 산등성이(능선)할때 등이 아닐까?
다음 백화산가기전에 평전치가 있으니 평전치도 무슨 밭등이라고 한다는 얘길 어디서 읽은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능선엔 그분이 와 계셨다.
부봉 뒤로 멀리 월악산 영봉도 보인다.
가은읍 방향. 날씨 끝내준다. 왼쪽은 뇌정산
곰틀봉의 상징인 커다란 소나무는 쓰러져 흔적도 잃어가고 있다.
이만봉 가는길엔 벌써 단풍이 들었다
위 마당바위를 지나면 아래 용바위가 나온다
이제부터는 희양산을 보면서 산행을 한다.
여기 삼거리부터 한동안 완만한 지형이 이어지는데 배너미평전이라 한다.
지리산엔 세석평전, 덕유산엔 덕유평전.
아무리 험한 산길이라도 이러한 숨을 돌릴정도의 편안한 산길이 있는것을 보면 자연의 배려인가보다.
다시 여기서 시루봉팀을 기다리는데 좀처럼 오지 않는다. 알바다 ㅋㅋ
그래서 기다리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진행
희양산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른쪽엔 오랭케 못오게 쌓은 산성. 왼쪽은 등산객 못오게 설치한 울타리.
희양산성은 유래를 알수없지만 신라시대에 쌓은것이 아닌가한다. 만고 풍상에 서서히 그 형체를 잃어가지만 돌 하나하나 조상님들의 손길이 닿아있을테지. . . .
희양산 삼거리. 여기서 희양산을 갔다 와야한다.
희양산 가는길에서의 전망
↑구황봉과 주치봉 악휘봉 맨왼쪽 장성봉 악휘봉 뒤로는 군자산
↓멀리 속리산이 보인다. 앞에 뽈록이는 애기암봉.
경치 감상하세요^^
저아래 봉암사가 보인다.
봉암사(鳳巖寺)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때인 879년 지증국사(智證國師) 도헌(道憲)이 창건했다.
그리고 특기할 사항은 해방 직후인 1947년에 소위 '봉암결사'라 하여 한국 현대불교의
초석을 다져놓은 획기적인 불사가 봉암사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1982년 봉암사를 조계종 종단에서 특별수도원으로 지정하여 성역화 의지를
표명했다. 그리고 이 뜻에 부응하여 문경시에서는 사찰 경내 땅을 확정 고시했다.
즉 희양산 봉암사의 법당을 중심으로 반경 4km 이내는 특별수도원 지역으로 고시함으로써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수행도량의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이다.
봉암사 결사.
해방과 동시에 대처승(帶妻僧)이 주도하는 왜색 불교를 청산하고 조선(朝鮮)불교(佛敎)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수행(修行)을 주된 목적으로 헀던 지방의 승려 사이에서 생겨났다.
성철(性徹), 청담(靑潭), 자운(慈雲)스님 등으로 대표되는 수행승들의 목소리는 중앙교단에도 전해져 1946년 10월 가야산 해인사에 가야총림(伽倻叢林)이라는 조직이 설치되었으나, 총림(叢林) 운영에 관한 의견대립으로 성철, 청담, 자운스님등은 가야총림을 떠나게 되고, 봉암사(鳳巖寺)에 들어가 새로운 결사를 결성하였다.
결사(結社)가 조직되고 수행(修行)의 가풍이 형성되자 뜻을 함께하는 승려들이 몰려들었고, 약 20여 명의 승려가 결사에 참여하여 본격적인 봉암사 결사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참선(參禪)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간화선(看話禪)전통이 다시 부활하였고, 조선불교에서 면면히 계승되었던 엄격한 계율과 수행가풍등이 다시 확립되어 탈세속적 불교전통을 회복하게 되었다.(불러온글)
악휘봉에서 흘러내려와 봉암사로이어지는 계곡을 봉암용곡이라한다.
봉암용곡은 최치원이쓴 봉암사지증대사비문에서 이곳 희양산 계곡을 ‘봉암용곡’이라한데서 연유되었다 한다.
이 글에서 희양산 산세를 가리켜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속으로 치켜 솟아오르는듯하다’고했답니다.(모두 주워온 얘기들)
그래서 희양산이 일명 봉암. 절도 봉암사.
부러진 표지석이 있기에 내가 세워놨다.
이제 다 찍었으니 하산해야지. . .
구황봉아래 봉암용곡 그뒤로 산 산 산 산 산. . . . . .
희양산 삼거리에서 본격적으로 긴 로프 하산길이다.
로프구간 끝 !
미로바위에 도착했다.
한번씩 통과해봐도 기억에 남아 좋을듯한데 모두 그냥 지나간것 같다.
지름티재에 다왔다.
오늘은 산행이 거리는 짧았지만 봐야할 경치도 많고 밧줄에 힘든구간도 있어 속도는 안났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보다 아무런 사고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특히 아직은 이른것 같지만 가을의 한조각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모두 고생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건너 뛰었던 속리산구간이라하니 지난번 내준 숙제들 해오시기 바랍니다. ㅎㅎ
첫댓글 미로바위 갈까말까 망설이다 지나쳤는데 다음엔 필히들어가 봐야징~
미로바위인지도 몰랐고 미로가있는지 더더욱 몰랐음
산행후기 매번 감사드려요~
성큼다가온 가을 단풍
길에 얽힌 이야기들
동행인들의 즐거운 재잘거림
웅장한 산군들
이번에도 역시 감동과 행복 가득한 희양산 산행이었습니다~~~
심곡님~
산행기와 이야기 보따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