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퍼온이의 토 달기
이 글은 문/이과 성향이 애매한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공분야를 진로적성 차원에서 제시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하고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함에도, 다들 알고 있음에도 거의 고민하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 기억1 : 예전에 "대학은 이왕이면 좋은 데를 들어가야 한다. 들어갈 땐 어느 문으로 들어가든 상관없다. 나올 때 정문으로 나오면 된다"며 S대 체육교육과에 딸을 지원케 한, 홈스쿨링했던 한 아이의 엄마를 기억한다. 그 다음해에 명문 K대 국문학과인가 국어교육학과인가에 합격했는데 너무 적성이 안맞아 많이 괴로워한다는 말을 들었다.
# 기억2 : 수학을 좋아하고 국어를 힘들어한 또 다른 홈스쿨링한 아이도 역시 그 K대 불문학과에 들어갔다. 지금은 전공이 너무 힘들어 현재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 한 토막 : ....전략.... 모집단위 별로는 생명과학부가 24명 모집에 173명이 지원해 7.21대 1로 가장 높았다. ....중략.... 앞서 생명과학부는 마감을 3시간 앞둔 오후 3시 경쟁률이 0.79대 1로 미달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원 현황을 살피면서 눈치작전을 펼치다가 막판에 몰리는 이른바 ‘소나기 지원’에 의해 경쟁률이 급등한 것이다. 눈치작전과 소나기지원의 특성은 다른 모집단위에서도 나타났다. 국어국문학과 최종 5.83대 1(오후3시 0.28대 1), 의과대학 최종 5.54대 1(1대 1), 영어영문학과 최종 4.76대 1(0.45대 1) 등이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막판 눈치작전이 극심해 전체 지원자 4461명의 61.5%인 2742명이 마감 직전 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 24일자 한국대학신문 기사 일부)
# 모두 진로적성은 완전히 무시되고 어떻게든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들이다. 그렇다고 진로적성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사회진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거겠지.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나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임을 모를까? 하다못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취미도 누구에게는 지옥일 수 있잖은가? 차마 못할 일인 줄 알텐데도 '소나기지원'에 합류한다.
진로 적성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1990년에 활동한 그룹 가운데 ‘사랑과 우정사이’란 대표곡을 부른 피노키오란 밴드가 있었다. ‘사랑과 우정사이’는 청춘시절 한번쯤 겪게 되는 남녀 간의 애매모호한 상황을 노래로 잘 표현했는데 그 가사 소절 가운데 이런 부분이 있다.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우연보다도 짧았던 우리의 인연 그 안에서 나는 널 떠나네’.
경제학자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애매모호함이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들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가 애매모호한 것들이 많다. 포유류인 오리너구리가 조류처럼 알을 낳아 많은 생물학자를 혼란과 고민에 빠뜨린 게 좋은 예다.
문과·이과구분이 애매모호한 학과들도 꽤 많다. 통계학과의 경우 이과로 주로 분류되지만, 문과 학문의 특성도 크다. 수학이라는 큰 틀로 보면 이과지만 주로 응용·활용되는 곳은 문과분야다. 컴퓨터교육도 마찬가지다. 공학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과지만 교육이라는 부분으로 접근하면 문과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보건행정학의 경우도 다루는 주제는 보건의료관련 내용이지만, 수학은 많이 쓰지 않으며 오히려 경영과 관련된 부분과 사무행정을 많이 배운다. 문과특성이 많은 이과인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문과로 분류되나 이과특성이 강한 전공학과도 있다. 심리학과의 경우 문과성향이 강하나 교과내용 속에는 생물심리·임상심리·실험설계 등 이과특성의 교육내용이 많다. 도시·지역학의 경우도 도시설계·GIS(지리정보시스템)·환경학 등 이과 내용을 많이 다룬다. 이렇게 문과 및 이과 구분이 애매모호한 학과의 경우 대학마다 단대 계열을 달리하여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학과의 경우 상경대학으로 분류하는 학교도 있으며 이과대학으로 분류하는 대학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애매모호한 학과를 각 대학이 어느 단대로 분류했는지 수업하는 교과과목은 뭔지를 확인해보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구분이 애매모호한 학과의 경우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하는 전공학과분류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전공학과의 경우 문과생과 이과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과 및 이과 특성이 섞여 있는 학과의 경우 문과 및 이과에 대한 자신의 진로관의 명료함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21세기를 융합의 시대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도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창조(creative)라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융합하는 것이며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마치 우리 뇌가 연결되지 못한 뉴런들을 전기신호로서 연결하듯 그렇게 연결하는 것이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문과 및 이과 성향이 애매모호한 학과들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첫댓글 저같은 경우는 사실 매우 모호해요. 최근에는 아무래도 이과쪽이 더 맞겠다 싶어 방향을 틀긴 했다만 아직도 사회나 역사과목에 흥미가 남아있고 그것을 했어도 잘 안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사람을 위한 학과도 있다니 어떤점에선 쫌 감사하네요 ㅋ 근데 이렇게 문과쪽인데 이과성향이 더 강하고, 이과쪽인데 문과성향이 더 강한 과들도 많은데 문과와 이과를 흑백논리로 나누는 것이 좀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과학이 싫어 문과가 확실한데 수학은 재밌긴 재밌어요 하지만 과학보단 사회가 훨씬 재밌고 쉬워요 그러므로 저도 애매모한데 그래도 문과로 경정할려고요 그리고 미국에선 문과 이과 없다는것이 놀랍네요 차라리 미국처럼 없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아직 빠르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예전부터 나는 무는 과일까 라고 생각을 많이해왔어요.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고요...
이곳에서 결정을 하게되는데 제가 알맞는 과를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과학은 좋은데 수학은 싫고 국어,사회는 싫은데 영어를 좋아하긴 하는데 정확히 무슨 과인지를 잘모르겟어요.
이곳에서 하루빨리 저한테 맞는 과를 찾고 싶네요.
문과이과로 과목을 나누는것보다 차라리 내적성과 맞는학과를 가기위해서는문과이과가 통합했으면 좋겠다. 나도 지금 내가 문과체질인지 이과체질인지 조금햇갈려요.
저는 시각 디자인과도 가고 싶고 건축학과도 가고 싶은데..ㅠ
고민 많이 되네요..ㅠ(아직은 이른가?)
예전 저도 비슷한 경험을..그땐, 선생님 말씀만 듣고 취업이 잘 된다는 이과를 선택했었는데..후회를 15년 하다가 다시 대학원을 국문과로 갔습니다. 그리고 요즘 전 아이들과 매일 책 이야기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