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개통식에 참석하러 갑니다. '생명평화'를 제창하는 지리산 둘레길은 환지리산트레일사업이라하여 지리산을 빙빙 둘러 걷는 길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5년째이지요. 이제 그 완성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0시반부터 식 시작이나 저는 집에서 10시에 출발하여 11시 반에 도착하였습니다. 길을 몰라 두리번 거리는데, 사물놀이패가 지나가길래 차를 세웁니다. 그 사이 놀이패는 저 멀리 가버리고, 행사장인 삼화초등학교는 보이질 않아 마침 거기 서 있는 사람에게 이 길 따라 가면 되느냐 물었더니 하필 광주KBS 스탭이었습니다. 기자에게 딱 걸려서 길을 걸으면 뭐가 좋으냐는 질문에 인터뷰까지 해야 했습니다. 덕분에 뉴스 잘 나갔다는 인사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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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 걸어 도착한 학교는 폐교된 작은 학교입니다. 전날 내린 비로 좀 질척한 운동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 개통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오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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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열림 행사 중 하나인 살풀이 공연. 통영에서 별신굿 할 때 정영만 선생님이 소리를 하시거든요. 그 소리라는 것은 창이 아니라 "어~~어으~~~"뭐 이런 소리입니다. 아는 얼굴 찾느라 두리번 거리다 익숙한 소리에 발이 저절로 소리나는 곳을 찾아갔더니 살풀이 공연하는 분만 보이고 북 앞에 두시고 소리하시는 분은 안 보입니다. 녹음한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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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변으로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목공예 체험교실이 열려 있습니다. 여기 앉아서 연꽃 목걸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처염상정의 정신을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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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발에 밟히도록 있는 나뭇가지를 주어다 모양내서 잘라 그 모양대로 이런저런 디자인을 하도록 합니다. 지리산다운 체험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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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한 쪽에 걸려 있는 그림들. 저 장막에 붓을 올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지리산을 화폭에 담아 사람들 마음에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마음 가득 담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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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염원 돌탑 쌓기에 올릴 우리 토영 이야~길 돌입니다. 지난 번 미륵산 야간 산행 때 정상에서 들고 내려온 돌. 미륵산 정기를 담뿍 담고 있는 이 돌이 돌탑에 있음으로 인해 지리산 둘레길이 염원하는 생명평화는 더욱 더 힘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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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굵은 글씨면 좋았을 걸. 빗물에 지워지지 말라고 유성펜으로 적기는 했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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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있던 돌이라 매끈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미륵산 정상에 있던 돌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며 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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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정자나무 아래가 돌탑 위치입니다. 미리 토석을 쌓아 두었습니다. 둘레길 지나는 길이라 오며가는 사람들이 이 돌탑을 보면서 생명의 존엄성과 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입니다.![](https://t1.daumcdn.net/cfile/cafe/120EF1364DCF36EC06)
개통식에 참석하신 내빈들의 투척이 있은 후에야 우리 길모임 각 단체에서 가져온 돌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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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기관단체들의 행사인지라 사진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의 촬영 경쟁이 대단합니다. 군수님 다시 한 번만요..연출까지 시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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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구불길에서 온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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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얏길 돌을 적당한 자리에 끼워 놓고 다시 학교로 갑니다. 행사 끝난 뒷풀이 놀이패의 길밟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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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흥을 돋우는데는 놀이패만한 것이 없습니다. 징 꽹과리 장구 소리도 소리려니와 화려한 오방색의 복장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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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실에서 마을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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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어서 저희들 모두 컵과 수저를 가져가야했습니다. 미처 준비 못한 사람들을 위해 운동장 한쪽에서 판매도 합니다. 저는 제가 쓰던 것 가져갔습니다. 화합의 상징 비빔밥을 기다리지 못하고 가져다 먹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손님이 아닌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는 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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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바래길, 강원 바우길, 제주 올레길에서 가져온 돌이 눈에 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081A3C4DCF36FC12)
우리 토영 이야~길 돌은 딱 맞는 자리에 어우러져 있습니다. 눈에 도드라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어울림..ㅋㅋ 군산 구불지기이며 한국 길모임의 총무인 임현국장님이 우리 길모임 이름이 적힌 돌들은 특별히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마무리 하였음을 천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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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끝나고 한국 길 모임 회의까지 시간이 남아 한바퀴 걸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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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제가 내린 마을이름이 이정마을인데요. 거기 가는 길가에 익어가는 봄에 맞는 꽃과 나무 열매들이 즐비합니다. 창포 붓꽃도 그 중 하나이고요..물가에 피는 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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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마을 정자엔 텔레비젼도 있습니다. 구례 운조루 앞의 정자엔 선풍기가 달렸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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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지 아직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이제 마악 싹을 틔운 밭의 농작물 입니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이유는 더 많은 싹을 틔우기 위함이고, 조금 자라면 자라는대로 시간을 두고 솎아질 것입니다. 맨 나중에 남는 농작물만이 씨를 남길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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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앞서 걸으시는 남해 바래길 국장님이십니다. 그 뒤를 따르는 이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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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능선을 따라 걷다가 내려갈 수 있는 지리산 둘레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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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정상까지 안 가고 중턱에서 길이 내려갑니다. 서당마을 이정표 앞에서 서로의 카메라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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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주라 카메라를 맡겼더니 ..혹시 몰라 한 컷 더 찍어주는 센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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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에서 벗어나 포장된 길로 나옵니다. 소방도로내지는 농로거나 그럴 겁니다. 지리산 둘레길 어디나 같은 모양의 이정표가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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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엉겅퀴. 뾰족뾰족한 잎모양이 독특해서 제가 즐겨 잡는 소재이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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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에 찔레순이 있다길래 뭐가 찔레순인지 좀 따봐주라 합니다. 책에서 가끔 찔레순 먹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궁금했던 참이라서..꺽어서 들려주는 찔레순인데요..저는 이 이파리를 먹는 줄 알고 한 개 뜯어 먹었지요. 아카시 꽃잎 맛이 나더군요. 옆에 계시던 분이 잎이 아니라 줄기를 먹는 거라고..껍질 벗겨서 잎에 넣습니다. 목이 마른 참에 입을 적실만큼의 수액이 고입니다. 달지도 않고 고소하지도 않은..연하고 흐린 맛..어릴 적 수없이 먹었더랍니다. 배고파서..그 말에 저는 숙연해져서 고마 그냥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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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많은 길을 지납니다. 떨어진 밤 송이는 계절이 지나는 동안 가벼워져서 껍질만 남았는데..땅에 닿지도 못하고 나뭇가지에 걸린 밤송이는 싹도 못 틔워보고 생을 마감합니다. 허무하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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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풀이 무성한 길을 걷습니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길인듯 하여 더 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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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녹음만 가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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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가 보이는데, 그 위로 작은 저수지도 보입니다. 지리산 계곡을 타고 내려오거나 땅에서 샘솟는 물은 산삼 썩은 물이라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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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보니 이정마을 지나 처음 만난 농가는 폐가더군요. 그래도 들어가지 말라고 대문을 나무로 막았습니다. 사람이 떠난 농가는 자연의 차지가 되고..머위가 지천이라 조금 뜯어 넣습니다. 뒤따라 온 발견이 님의 지청구가 시작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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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만난 농가엔 어르신 두 분이 사십니다. 쏟아지는 약수를 분수로, 물레방아로 재활용 하실 만큼 여유있고 운치 있는 분들이십니다. 고사리를 삶는 솥인데 나무 잘 붙으라고 부채질 하는 대신 선풍기가 그 몫을 합니다. 하나 얻어 먹은 삶은 고사리는 어찌난 달던지요. 할아버지가 삶은 고사리를 할머니가 그늘에 고사리를 널어 말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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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 벗기시는 동네 분들. 두충나무랍니다. 껍질은 약재로 쓰이고, 껍질 뺏긴 나목은 땔감으로 쓰거나 버리거나..장승을 만드시는 바래길국장님은 버려지는 나목이 욕심이 좀 나시는 것 같은데, 걷는 길에 일정이 남아 있으니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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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이 마치 화단의 울타리 나무처럼 집 둘레 돌담위에 서 있습니다. 꽃이 예쁩니다. 통영 밭에서 본 완두콩은 꽃이 흰색이더만 이 꽃은 붉은 기가 돌아 더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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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니무라네요. 지난 달 예쁘게 피었던 길가 이팝나무는 꼬리 이팝나무고 이게 진짜 이팝이라는 백상연 바래지기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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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된 산정마을 학교입니다, 정말 작습니다. 이런 작은 학교는 처음 봅니다. 작은 운동장엔 잡초가 무성하고., 사진엔 안 나왔지만,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던 이승복 어린이 동상과 기린 동물상도 한켠에 서 있는 모양이 학교임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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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길모임 행사로 모인 우리는 개통식에 참가하고, 회의장소로 가기 위해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마치기로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하동 택시회사 번호 조회하고 전화걸어 택시를 부릅니다. 참 편해진 세상~~
첫댓글 하나 하나 정성으로 글과 사진을 올려셨네요~~
삶의 흔적을 쫒아 가는 느낌으로
어제의 그 때를 뒤돌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