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훈련기 2대 충돌 후 추락..탑승 4명 모두 순직
박성진 안보전문기자·김정훈 기자 입력 2022. 04. 01. 20:46
[경향신문]
경남 사천기지 이륙 후 5분 만에
학생 조종사·교수 짝 이뤄 탑승
인근 민가·밭 등에 파편 떨어져
비상탈출했지만… 공군 KT-1 훈련기 두 대가 1일 경남 사천시 상공에서 비행훈련 중 충돌한 뒤 조종사들이 낙하산으로 탈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KT-1 훈련기 2대가 1일 경남 사천에서 공중충돌 후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공군은 이날 “오늘 오후 1시32분쯤 사천기지에서 공중비행훈련을 위해 이륙한 KT-1 훈련기 1대가 계기비행으로 뒤이어 이륙한 KT-1 훈련기 1대와 오후 1시37분쯤 기지 남쪽 약 6㎞ 지점 상공에서 공중충돌해 추락했다”고 밝혔다.
KT-1 훈련기는 복좌(2인승) 형태로, 학생조종사(중위) 1명과 비행교수(군무원) 1명 등 2명씩 탑승하고 있었다. 공중충돌 사고 직후 2대에서 탑승자들이 모두 비상 탈출을 했지만 4명이 모두 순직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훈련기 2대의 추락 지점은 사천시 정동면의 야산 중턱이다. 공중충돌 후 폭발이 일어났고, 파편이 정동면 옥정마을 내 민가와 인근 밭 등지에 떨어졌다. 한 주민은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꽝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쇳덩이가 바로 옆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훈련기가 공중에서 두어 번 폭발한 뒤 낙하산 2개가 펼쳐졌다”며 “한 낙하산에는 조종사가 매달려 있었지만 다른 낙하산에는 비행기 좌석만 있었다”고 말했다.
위는 KT-1 훈련기 자료사진. 아래는 정동면 고읍리 옥정마을에 주차한 승용차에 파편이 떨어진 모습. 연합뉴스
KT-1 훈련기는 국내에서 개발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고 있는 기본훈련기다. 학생조종사들이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기본과정 교육’을 받을 때 활용되며, 2000년 8월부터 실전 배치됐다. 2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350노트(시속 648.2㎞)로 비행할 수 있다. 조종사가 동급 훈련기 중 최고 수준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칵핏(조종석) 유리창이 개방적으로 디자인된 훈련기다. 또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전자항법장비와 비행 중 기체불안을 덜어주는 자동러더트림(ATRS)이 탑재돼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훈련기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피해상황 확인과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KT-1 훈련기끼리 공중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조국의 하늘에서 영면하시길 기원한다”며 “군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정성을 다해 달라”고 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김정훈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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