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Sollemnitas D.N.I.C. universorum Regis
[영어]Sollemnity of Christ the Kong
이 대축일은 「그리스도 왕」의 의미를 성대히 기리는 날로서 1925년 교황 비오 11세가 제정하셨습니다. 당시 비오 11세 교황님은 교회 정신과 상반되는 세속주의와 무신론적 공산주의가 번창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고 경계하셨습니다. 아울러 「왕이신 그리스도의 통치권」이 개인, 가정, 사회 및 전 세계와 우주에 두루 미치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제정하셨습니다.
따라서 오늘 대축일은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기뻐하며 그리스도 왕의 통치로 인하여 세상이 새롭게 되도록 기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왕국」의 성격은 분명 이 세상의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형을 받기 전 예수님께서는 총독 빌라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요한 18,36-37)”.
그리스도 왕국의 성격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군사들이 했던 행위에서 잘 드러납니다. 군사들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께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라고 하면서 조롱하였습니다(마르 15,18). 예수님의 왕위는 십자가에서 빛나고 있으며, 그 영광은 부활 후에, 그리고 재림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재림 때 ‘주님들의 주님이시며 임금들의 임금이신(묵시 17,14)’ 그리스도 왕은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그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드리실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 다스리실 것입니다(1코린 15,24-25).
지상에서의 예수님의 생애와 부활로써 차지하신 그분의 영광을 종합하여 묵상해 볼 때, 「그리스도 왕국」은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입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헌장’ 36항/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감사송’). 그리고 이 왕국은 그리스도로부터 사제직(미사와 성사), 예언직(복음 선포), 왕직(봉사)을 받은 우리가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확장됩니다(사도 1,8).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말씀하셨듯이 그분의 나라인 「그리스도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온전히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세울 수 있는 완전한 사랑의 나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끝까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그리스도 왕국」 을 세우고 그 왕국에서 그리스도를 뵐 수 있을 것입니다.
※ D. N. I. C. - Dominus Noster Jesus[Iesus]Christus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