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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안서
분류: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 > 웹소설
제목 제안[가제]
10억 받고 살려보겠습니다
콘셉트
지금과 비슷한 듯 다른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타임워프 웹소설. 안락사가 등장하지만 가능한 고객들을 살리고 싶어하는 특이한 안락사 센터의 제안을 받은 주인공이 크루즈 여행 중 죽음을 결심한 과거의 ‘나’에게 타인인 척 접근해 펼쳐지는 선박 여행기.
기획 의도
- 본 기획은 웹소설과 순문학의 경계를 지향하여, 웹소설 치고는 무거운 분위기와 문체, 순문학 치고는 가볍고 비현실적인 소재를 활용해 어려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현대 독자층을 겨냥
- 한 번쯤 죽고 싶고, 누군가를 마구 때리고 싶고, 지금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심정을 비현실적인 요소와 혼합하여 즐거움과 공감을 느끼게끔 내용 구성
대상 독자층
1) 핵심 독자층: 여러 사회적 압박으로 부담을 겪기 쉬운 20-30대의 여성 독자
2) 확대 독자층: 웹소설 장르를 즐겨 읽는 10대와 어느 정도 삶의 안정을 찾은 40대 이상 독자,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
저자 프로필: 최서온
1993년 출생. 돌잡이 때부터 연필과 공책을 잡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서울 소재 대학의 문예창작과 진학. 세상은 넓고 글 잘쓰는 사람은 많다는 것, 글을 쓰는 사람이 꼭 문예창작과를 나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잠시 방황도 했다. 졸업 후 돈은 벌어야 하기에 두 회사에서 약 9년간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다. 직장 생활로 ᄊᆞᇂ인 설움과 여전히 타오르고 있던 창작욕을 불사르고자 다시 작가의 길을 가려 한다. 주로 읽는 책은 고전문학이지만, 쓰고 싶은 소설은 남들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라는 특이한 사람.
시놉시스
지금과 비슷한 듯 다른 멀지 않은 미래.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퇴사한 희원은 전재산을 들고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죽기로 결심한다. 마침 데면데면 지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을 받게 되자 이를 안락사에 쓰기로 한다.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스위스의 안락사 업체 라이프커츠에 도착한 희원은 여러 검사와 상담을 거쳐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안락사 당일, 희원은 어이없고 치명적인 실수로 안락사에 실패하게 된다. 그런 희원에게 안락사 업체에서는 비밀스러운 제안을 한다. 희원이 죽음을 결심하던 시점으로 돌아가 과거의 ‘나’가 죽음을 포기하도록 생각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면 안락사에 들인 비용의 10배, 즉 한화로 10억 원을 주겠다는 것. 10억이면 없던 삶의 의지도 생겨날 것이라는 생각에 희원은 제안을 수락한다.
크루즈에 승선하던 날로 회귀한 희원은 안락사 업체의 도움으로 약간 달라진 외형과 ‘세현’이라는 새 이름을 갖고 과거의 자신과 함께 크루즈에 오른다. 어렵사리 희원과 친해진 세현은 어떻게든 희원이 삶을 이어가고자 마음을 먹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희원은 묘하게 자신과 닮은 세현을 수상쩍게 여긴다. 그러던 중, 세현은 자신과 같은 상황으로 재민을 살려야 하는 조슈아와 마주치게 된다.
과연 세현과 조슈아는 희원과 재민을 살리고 10억을 받아낼 수 있을까? 희원과 재민이 마음을 바꾼다면 세현과 조슈아는 어떻게 될까?
세부목차[주요 내용]
※ 웹소설 연재 형식으로 작성 예정, 추후 수정 가능성 有
프롤로그
0. 라이프커츠의 비밀
1. 4월 21일 – 승선의 날
2. 4월 22일 – 밥 한 번 같이 먹는 게 어렵냐고
3. 4월 23일 – 나도 담배 피는데
4. 4월 24일 - 왜냐면
5. 4월 25일 – 남보다 못한 사이
6. 4월 26일 - 개새끼
7. 4월 27일 – 누구세요?
8. 4월 28일 - 서재민
9. 4월 29일 – 일단 한 번 만나봐
10. 4월 30일 – 내 취향은 아니다
11. 5월 1일 – 원래 오늘은
12. 5월 2일 – 왜 살아야 하는데
13. 5월 3일 – 선택
14. 5월 4일 – 내리세요
15. 5월 5일 – 출구
에필로그
<견본 원고>
프롤로그 (일부)
죽음으로 가는 길이 그토록 아름다웠던 건 어쩌면 복선이었을까. 하지만 스위스의 산맥은 사람들이 말하던 대로 정말 아름답다. 하늘이 살짝 발을 담근 듯 청량함을 뽐내는 호수에, 나무 한 그루마다 드리워진 잎사귀가 모여 거대한 삼각형을 이룬 모습까지. 이런 숲이라면 파랑새와 사슴만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내가 오기 전에도 내가 온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고 생각하겠지. 꼭 동화책 삽화같네. 내 인생은 동화가 아니었는데.
안락사 센터를 이런 산 중턱에 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삶의 끝에선 이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었으리라. 살아서는 다시 못 볼 광경이니 마음껏 누리고 오세요. 커츠라이프로 향하는 트럭은 항상 맑은 날에만 운영했다. 이런 경치는 꼭 화창한 날에 만끽해야 하니 선심이라도 쓴다는 것처럼. 트럭으로 20분쯤 달리다 보면 커츠라이프 본사가 보인다. 어차피 사람 한 명 죽을 곳이니 협소한 곳일 것이라 생각한 이들이 보기엔 크고, 명색이 전 세계에서 고객을 받는 업체이니 큰 건물을 보유했을 것이라 생각한 이들이 보기엔 작은 곳이다. 그냥 적당한 크기라는 말이다. 트럭에서 내리니 동양인 여자가 다가온다. 겉모습으로 보나, 그녀에게 주어진 업무로 보나 한국인이 틀림없다.
"정희원 씨 맞으시죠? 저는 통역을 담당할 이한나라고 합니다."
그녀는 단정한 미소를 짓는다. 내가 조만간 죽을 사람이라고 해도 고객은 고객이니 그녀는 나에게 친절하다. 나도 적당히 미소를 돌려준 후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가까이서 본 커츠라이프는 깨끗하지만 직설적인 이름과 달리 매정한 분위기는 아니다. 나는 먼저 입구로 들어서는 통역사를 본다. 나와 비슷한 키, 비슷한 체격에 단발머리.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한발짝 이끄는 그녀의 삶은 행복할까?
센터로 들어서자 데스크에 앉아 있던 금발의 남자가 일어서 통역사에게 무슨 말을 건넨다. 영어와는 다른 울림인 걸 보니 스위스어인가 보다. 통역사 역시 같은 언어로 대답을 하는데 흘려 발음하지만 명백히 내 이름도 들린다. 이 사람 죽으러 왔으니 접수해주세요. 이런 뜻이겠지. 금발의 남자는 내게도 미소를 지어 보인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모두 친절하구나. 살면서 나와 마주친 모든 사람들이 이들만 같았으면 죽겠다는 생각은 안했을텐데.
통역사와 나는 어느 사무실의 복도에 놓은 소파에서 대기한다. 하얀 복도, 베이지색 소파, 제조된지 얼마 되지 않은 소파와 비슷한 색깔의 문. 어디를 봐도 죽음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말 안락사에 후회가 없으시겠습니까? 라는 질문 대신 편도 얼마나 부었는지 한 번 볼게요, 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건조한 목소리가 들릴 것 같다. 바닥만 보는 내 생각을 눈치 챘는지 통역사가 말을 붙여왔다.
"많이 긴장되시나요?"
긴장이라.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데,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했다. 내가 죽어 슬퍼할 사람들은 이미 인연이 끊긴지 오래였고, 저 세상에서 딱히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나 하나 사라진다고 해서 망할 세상이라면 진작에 망했겠지. 내 죽음은 나에게나 세상에게나 아무것도 아쉬울 게 없는 일이다. 나는 그저 통역사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안락사가 처음 허용됐던 시절에는 열이면 여덟은 죽는 걸 포기하고 다시 돌아갔대요. 지금은 40%가 포기를 하고 돌아가는데 50년 동안 안락사로 사망하는 사람의 비율이 3배나 늘어난 거죠."
처음에는 몰랐지만 통역사는 의외로 듣기 편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어쩌면 이 여자의 목소리를 들어서 내가 침착하게 가라앉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통역사는 그 말 이후 주제 넘게 그러니 당신도 한 번 더 생각해보라, 왜 죽으려 하느냐, 하고 묻지 않았다.
죽기로 결심한 순간은 크루즈에서 내리기 이틀 전 수평선이 태양을 집어삼킬 무렵이었다. 전재산을 털어 도망치듯 크루즈에 올라탔는데, 사실 승선할 때까지만 해도 크게 죽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이 배에서 내린 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였을 뿐이지. 난생 처음 누려보는 호화로운 생활에 내 마음은 구름 위를 날았지만, 내 몸이 즐거운 생활에 젖을 수록 마음은 반대로 납처럼 가라앉았다. 이 여행이 끝나면 좋든 싫든 현실로 돌아가야 했다. 남의 돈을 벌어 먹고 사는 게 힘들다는 건 이미 지긋지긋할 정도로 배웠다. 다른 곳을 가도 또다른 미친놈을 만날 것이 두려웠고, 기약도 없이 몇 십 년을 다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배에서 내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남들 다 그렇게 산다고? 난 남들이랑 다른가 보지. 하선하기 이틀 전 지는 해를 보며 깨달았다. 도망친 곳에 보이던 낙원은 신기루에 불과했음을. 하지만 배에서 뛰어내릴 수는 없었다. 퀸 클레오파트라 호는 승객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건장한 남자들을 안전 요원으로 채용해 배 구석구석, 특히 선미에만 스무 명 가까이 배치를 해두었다. 누가 장난 삼아 뛰어내리는 시늉만 하더라도 바로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다. 설령 그 건장한 몸뚱이들을 뚫고 바다에 몸을 던지는 데 성공하더라도 클레오파트라는 당장 바다 한가운데 멈춰 서서 구명보트와 몇 명의 안전요원을 내려보낼 것이다. 소식을 전해들은 승객들 중에는 충격으로 졸도하는 이들도 있을테고. 특히 나와 두 번 홍차를 같이 마신 어느 노교수의 부인처럼 심약한 심성을 가졌다면 곧장 남편의 품으로 쓰러질 지 모른다. 뭐, 굳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더라도 나부터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무서웠다. 파도가 나를 한 입에 집어삼킨다고 해서 곧바로 죽을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나는 엄청난 추위와 고통에 떨어야 할 것이고, 누군가가 나를 구하려 한다면 나는 지체 없이 생명줄을 부여잡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자살 시도는 바다에 뛰어든 보람도 없이 실패로 돌아간다. 여러 이유로 죽음은 배에서 내린 이후로 유예되었다.
뭍으로 돌아온 후 어떻게 살 것인가? 대신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다. 높은 건물에서 뛰어 내리기? 바다에 뛰어드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 목 매기? 죽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손목 긋기? 나는 정신적인 고통만큼 신체적인 고통도 견디기 어려운 사람이다. 총? 총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옛날 소설에는 집에 연탄을 피워 자살하는 장면도 있던데, 이제 연탄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다. 살기도 죽기도 너무 비겁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안락사뿐이었는데, 한국에서는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락사를 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크루즈 여행 경비의 열 배에 달했다. 스위스로 떠날 비행기 티켓값은 별도로. 이런 씨발! 나는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목숨 내가 끊겠다는데 이런 비싼 비용을 치르라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서로 없는 듯 살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그나마 내가 당신의 유일한 딸이라는 자각은 있었는지 약간의 유산을 남겼는데, 딱 안락사를 받을 수 있는 비용에 스위스로 향하는 편도 비행기 티켓값, 그리고 약간의 여윳돈 수준의 돈을 내 앞으로 남겼다. 종종 이렇게 죽어서야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장례식에서는 아무도 울지 않았다. 나는 형식상 절을 올리며 생각했다. 만약 죽은 후 저 세상이 진짜 있다면 아빠, 우리는 다시 만나지 말자.
순간 문이 열리고 젊은 여자가 상체를 내밀어 통역사에게 말을 걸었다. 통역사가 일어선다.
"들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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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루즈 여행과 안락사라는 소재로 진한 재미를 줄 웹소설 기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