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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차이나타운 주요 짜장면집 |
- 인천차이나타운 짜장면
"뭘 먹을까?" 고민의 끝은 언제나 짜장면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기자를 '닥짜(닥치고 짜장면)'라 부른다. 밀가루를 반죽해 면을 뽑고, 각종 야채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춘장을 볶은 소스를 얹어 비벼 먹는 음식이 짜장면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가족 외식 일순위 음식이다. 또 휴일 밥 해먹기 귀찮을 때 배달 음식 일순위이고, 출출한 직장인들에겐 간식 메뉴 일순위가 짜장면이다. 넉넉히 대한민국 대표 음식이라 말 할 만 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짜장면의 맛이 비슷하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라면도 개성있는 맛을 추구하는데, 전국 짜장면이 같은 맛을 내기 시작했다. 기계로 뽑아내는 면발이 동일하고, 식재료업체에서 제공받는 춘장도 일치하고, 캐러멜과 화학조미료도 같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식도락가 '닥짜'가 나서야 한다. 짜장면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짜 짜장면을 찾아보기로 했다. 실마리를 찾기위해 인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을 뒤졌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00여년전 세상에 짜장면을 처음 선 보인 곳이다. 짜장면 발상지인만큼 진짜 짜장면도 있을 것이란 믿음이 들었다. 그리고 열흘이 지났다. 100년의 역사를 되짚기엔 짧은 시간이지만 '닥짜'는 작은 결론을 내렸다."짜장면은 진화하고 있다"
● 만다복 '100년전 레시피 그대로' '100년 짜장면'을 앞세워 차이나타운을 평정했다. 대부분 업소가 40년에서 많게는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차이나타운에서 만다복이 15년만에 짜장면 일인자로 군림한다.
'100년 짜장면'은 말 그대로 100년전 처음 선보인 짜장면 고유의 맛을 살렸다. 캐러멜과 화학조미료는 일체 사용치 않는다. 춘장과 다진 고기를 볶아낸 것이 짜장 소스의 전부다. 식객은 면에 준비된 육수(닭을 삶아 사용한다)를 두 세 숫가락 넣고, 춘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그만이다.
짜장의 강한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이라면 첫 느낌은 밋밋함일 수 있다. 하지만 면을 곱씹다보면 어느새 입안의 평온함을 체험한다. 밀가루 음식이 전달하는 부담감이 전혀없다. 가볍게 먹었음에도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손색없다. 다만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이라도 점심시간을 전후해 만다복을 찾는다면 평균 20~30분 기다림은 감수해야 한다.
'100년 짜장면' 한 그릇 7천원. 773-3838
● 태화원 '직접 담근 춘장의 깊은 맛' 옛스런 맛이 일품이다. 맛의 비결은 직접 담근 춘장에 있다. 담근 춘장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집에서 담근 김장 김치의 깊은 맛을 절대로 공장 김치가 따라오지 못 하듯, 춘장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진득한 맛이, 가벼운 공장 춘장에 길들여진 입맛에 거부감을 줄 정도다.
하지만 한 두번 맛을 음미하다보면, 깊고 풍부한 향에 취하고 맛에 빠진다. 담근 춘장은 향토짜장면이란 이름으로 손님상에 오른다. 향토짜장면과 함께 인기인 삼선짜장면은 큼직한 해물과 버섯이 넉넉히 들어가 있는 대표메듀다. 간짜장면은 야채의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있어 아삭한 식감이 최상의 맛을 선보인다.
짜장면 5천원으로 가격 부담도 없다. 766-7688
● 향만성 '사천짜장면 별미' 80년이 넘는 역사를 담고 있다. 1926년부터 3대째 영업중이다. 긴 역사만큼 다양한 짜장면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짜장면과 함께 물짜장면, 사천짜장면, 매운짜장면 등 자체 개발한 짜장면이 이채롭다. 춘장을 사용한 전통의 방식을 뒤집은 기발한 발상의 짜장면이다.
일반적 짜장면이 검은 빛깔인 반면 물짜장면은 희다. 각종 해물과 야채의 조합은 비슷한데, 춘장에 볶지 않고 향만성만의 특제 소스를 사용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 물짜장면이 붉은 빛을 내면 매운짜장면이 된다. 매운짜장면은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천짜장면은 매우면서도 뒷맛이 당긴다. 최근 연예인들의 단골메뉴가 돼 특히 유명해졌다. 식상한 짜장면에 질린 식객이라면 꼭 한 번 권해 볼 만하다.
사천짜장면·물짜장면(8천원), 매운짜장면(6천원). 766-2916
● 공화춘, 맛도 가격도 '럭셔리' 짜장면을 탄생시킨 음식점이 '공화춘'이라고 한다. 100살이 훌쩍 넘은 짜장면을 낳은 공화춘은 현재 박물관이 됐고, 차이나타운엔 같은 이름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알아보니 과거와 현재의 공화춘은 이름만 같을 뿐 특별한 연관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판 공화춘도 제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공화춘이란 이름에 걸맞게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음식점이다. 특히 공화춘 짜장면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맛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1만원, 짜장면 치고는 다소 비싼 듯 하지만 한 젓가락 뜨면 생각이 바뀐다. 면과 짜장 소스가 별도로 나오는 데, 새우와 오징어를 기본으로 양파와 감자 등 풍성한 야채가 곁들여진 짜장 소스가 환상적이다. 수타로 직접 뽑은 면도 일품이다.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살아있어, 느끼함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765-0571
● 일조용 '가장 싸고 맛있다' 인천 중구청 정문에서 신포시장 방향으로 꺾어지면 중화요리 전문점이 하나 나온다. 특별한 간판도 없고, 자세히 살펴야 한 쪽 구석에 '일조용'이란 이름이 눈에 띈다. 그저 평범한 중식점이다. 하지만 일조용엔 특별함이 있다. 주말이면 짜장면을 단 2천500원에 판매한다. 국내에서 통털어 가장 저렴하다.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넣는 재료 중 있어야 할 것은 다 있고, 없을 것만 없다. 주말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 나들이길에 오른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만이 고려됐을 뿐 이다. 762-1677
● 도래순 '청양고추 첨가 특제 소스' 짜장면은 꼭 차이나타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이나타운을 주변에는 차이나타운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맛집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도래순 간짜장은 사천맛이 난다. 사천성 요리처럼 아주 매콤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땡기는 맛이 있다. 짜장을 볶을 때 국내산 청양고춧가루를 넣는단다. 어르신들이 짜장면 비빌 때 고춧가루를 넣은데서 아이디어를 냈다. 무엇보다 양파가 작고 가늘다. 요즘 간짜장은 양파가 굵고 커서 식감이 떨어지는데 양파의 상큼함이 짜장맛을 더 돋보이게 한다. 가격은 착하다. 4천500원. 다른 집 짜장면 가격보다 훨씬 싸면서 맛이 좋다. 766-3907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
▲짜장면은 어떻게 탄생됐나 1883년에 개항한 인천에는 곧 청국조계가 설정되고 청인이 거주하게 됐다. 1920년부터 항구를 통한 무역이 성행하면서 중국 무역상을 대상으로 한 중국음식점들이 생겨났습니다. 중국의 대중음식을 처음으로 접했던 우리 서민들은 신기한 맛과 싼 가격에 놀랐고, 청(淸)인들은 청요리가 인기를 끌자 부두(현 인천역부근, 하인천)근로자들을 상대로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게 됐는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먹는 짜장면이다. 재밌는 건 짜장면이야말로 다국적 음식이다. 중국 춘장에 미국 캐러멜이 가미됐고, 일본 단무지가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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