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아프간 위험지역표시(2005년 현재). 2003년에 비해 붉은 지역이 늘어났다.
▲ 유엔의 아프간 위험지역 표시(2007년 현재). 붉은 지역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출처: NYT
인터프레스(IPS)는 7월 최근 들어서 탈레반은 카불 인근 지역에 자주 출현하고 있으며, 밤에는 거의 탈레반이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인터프레스(IPS)는 쿠나르, 누리스탄 지역에서 경찰은 더 이상 검문소를 지키지 못하며 탈레반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의 글로브 앤 메일지도 미국 정부 문서를 입수해 칸다하르는 거의 탈레반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탈레반은 9.11 테러 7주기를 맞아 "아프간을 침공한지 7년 째를 맞는 미국은 역사적인 패배를 앞두고 있다"며 "미국은 아프간에서 역사적인 패배에 직면해 있지 않느냐? 나토군은 매번 무자헤딘에 의해 패퇴하지 않았느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탈레반과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짐에 따라 미군과 나토(NATO)군의 작전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휴먼라이트워치(HRW)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동안 연합군은 362톤의 탄약을 사용해, 2006년에 대비 2배로 증가했다. 떨어진 폭탄과 미사일의 수도 1,853기에 달해 지난해에 비해 40퍼센트 증가했다.
탈레반과 반군의 공격과 저항이 거세지면서 미군 사망자 수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사망한 미군 전사자 수는 모두 112명, 개전이후 전사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기록인 111명을 넘어섰다고 A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성급한 미군의 오폭으로 민간인 사망 급격히 증가
그러나 늘어나는 것은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사망만이 아니다. 미군의 성급한 작전으로 인한 오폭과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이 계속 늘어가면서 아프간인들의 분노도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 적어도 54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이 수치는 2006년 116명, 2007년 321명 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심지어 카르자이 대통령 마저도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에게 전술의 변화, 이를 테면 소총 사용,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대한 공격 지연, 가택 수색 권한을 아프간 군으로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8월 22일에는 미군과 아프간 군의 작전으로 9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아프간 정부 및 UN조사단이 밝혔고, 이어 25일과 30일 사이에는 헬만드 주에서는 미군 공습으로 70명이 사망했다고 지역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다.
7월에도 미군의 공습으로 예식장에 폭탄이 떨어져 47명의 민간인이 예식장에서 사망했으며, 이 사건이 벌어진 뒤 이틀 뒤에 또 다시 15명의 민간인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당시 한 주민은 "카르자이는 살인마들을 넘겨줘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목을 매달던지 할 거 아니냐. 그렇지 않으면 사임해라"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만약 카르자이가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집을 떠나, 우리 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외신에 말했다.
미국의 작전이 늘어나면서 공습과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도 늘어나고 있다. 휴먼라이트워치(HRW)는 "공습에 의한 피해는 즉각적인 민간인 사망으로만 제한되지 않는다"며 가옥과 재산의 파괴, 폭탄으로 인해 집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죽음과 절망의 땅 아프간, 분노만 싹을 틔우고
전쟁 7년. 아프간인들의 삶은 처참하다. 늘어나고 있는 주검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많은 아프간인들은 현재 빈곤과 인프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프간 군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답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2년부터 250억 달러의 국제 원조가 약속되었지만 올해 6월까지 150억 달러만이 아프간에 들어왔다. 그러나 카불에 위치한 한 구호단체는 "이 중 40퍼센트는 공여국에 기업이익과 임금의 형태로 되돌아 간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프간인들에게는 전쟁의 고통만이 그들에게 돌아갈 몫인 셈인다.
▲ 아프간 어린이들이 구호품을 받고 있다.
출처: WFP/Clive Shirley
출처: WFP/Clive Shirley
아프간 정부는 전체 450만 아프간인 중 17퍼센트가 식량부족 및 식량가격 상승으로 "높은 위험"을 겪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절망에 빠져 매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성사망률은 세계 2위, 공식 실업률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올해는 아프간 영토의 절반가량이 가뭄으로 주민들의 삶은 더욱 불안과 절망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