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정규 앨범이 아닌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시절 연주를 담은 부틀렉 음반이다.
게리 무어의 하드락/헤비메탈 시절 라이브 음반과 영상은 각각 3장의 정규 앨범과 3장의 Video/DVD로도 출시되어 있다. 1980년 9월 21일 영국의 유명 클럽 Marquee에서의 연주가 수록된 <Live At The Marquee>와 1983년 1월 24일, 25일 일본에서 이틀 간의 공연을 담은 < Rockin' Every Night : Live In Japan>, 그리고 1984년 미국의 디트로이트, 일본의 부도칸, 영국의 글래스고우에서의 실황을 편집한 <We Want Moore ! : Recorded Live In Concert>가 정규 실황앨범으로 출시되었다.
영상물로는 1984년 아일랜드에서의 공연 전체를 담은 <Emerald Aisles> (故 Phil Lynott과 'Parisienne Walkways'를 연주하는 유명한 영상이 바로 이 공연이다), 1987년 <Wild Frontier> 앨범의 투어 중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실황을 수록한 <Live In Stockholm>, 그리고 게리 무어의 하드락/헤비메탈 시절 마지막을 담고 있는 <Live In Belfast : After The War Tour>가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시절 정규 영상물들이다.
위 3장의 앨범과 마지막 벨파스트에서의 공연을 제외한 Video/DVD는 모두 쉽게 접할 수 있고,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작품들이다. 특히 게리 무어의 하드락/헤비메탈 시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We Want Moore !> 앨범이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기적으로나 멤버 라인업으로나 여러모로 불안정했던 마키 클럽 라이브나 일본 실황에 비해 이 당시는 모든 면에서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시절 절정을 담고 있기에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We Want Moore !> 앨범은 여러 장소에서의 공연을 편집한 것이라 마키 클럽 라이브나 일본 실황 앨범에 비해 몰입도 면에서 아쉬웠다. 같은 시기의 영상물인 <Emerald Aisles>을 반복 감상할 때마다 이런 아쉬움은 항상 배가됐다.
1984년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절정 시절 실황을 담은 또 하나의 <BBC Friday Rock Show/Live At The Castle Donington>이란 부틀렉 음반도 존재하지만, 이 음반 역시 BBC 방송과 도닝턴에서의 공연을 짬뽕한 앨범이며, BBC 방송의 음원은 예상 외로 엄청난 저질 밸런스와 음질이기에 말 그대로 부틀렉 음반 그 자체일 뿐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제작된 이 부틀렉 실황 <Live In Europe 1984>는 위 두 앨범들처럼 한 장소에서의 공연을 녹음한 것은 아니지만, 사운드 밸런스나 음질 모두 정규 명작 <We Want Moore !>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라이브 음반이다.
라인업 역시 명드러머 Ian Paice가 재적할 당시라 예기치 못했던 기쁨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We Want Moore !>에도 이언 페이스의 연주가 수록되있긴 하지만 'End Of The World', 'Cold Hearted', 'Back On The Street', 'Empty Rooms' 네 곡에서만이 그의 연주이다. 그러나 이 부틀렉 실황에는 전곡에서 이언 페이스가 드러머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앨범이 부틀렉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시절 절정 액기스라고 할 수 있는 대표곡 'End Of The World'가 <We Want Moore !> 앨범과 달리 오리지널 스튜디오 트랙처럼 전반부 기타 솔로가 포함된 풀 버전의 연주로 수록되어 있다.
당시 수많은 아마추어/프로 기타리스트들 모두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명연주 'End Of The World'의 풀 버전을 훌륭한 음질의 실황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Live In Europe 1984> 앨범을 여타 흔한 부틀렉 음반들과 결코 동일한 선상에 놓을 수 없다.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게리 무어의 헤비메탈 시절 절정의 연주를 뛰어난 음질과 안정된 사운드 밸런스로 즐길 수 있는 숨겨진 명 부틀렉 라이브 앨범이다. (구글링으로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MP3 포맷으로도 흔하게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