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문헌도 프란치스코 효과?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한국어판도 인기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014년 2월 15일에 펴낸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한국어판의 인기가 뜨겁다.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은 2013년 11월 24일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지낸 ‘신앙의 해’를 폐막하며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권고문이다. 복음 선포(선교)의 무대인 현대 세계의 경향과 도전 과제, 복음 선포의 원리와 방법에 대한 제안,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도회 장상, 본당 신부, 영성 지도자, 교구장 주교직을 두루 거친 ‘사목의 달인’답게,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복음화에 대한 식견을 쉬운 문장과 편안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교황은 신앙을 의무가 아닌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활짝 열어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자고 거듭 권고하고 있다.
<복음의 기쁨> 보급을 담당하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업무부에 따르면 출고 전부터 초판 5천 부의 예약판매가 완료됐다. 이후에도 천주교계 서점, 교구, 수도회의 주문이 이어져, 발행 2주 만인 2월 28일 현재 2만 부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성직자, 수도자, 신학 연구자가 독자의 대부분이었던 교황 문헌의 특성상, 기존 문헌들의 평균 판매량이 3,4천 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천주교계 서점인 바오로딸 일산점의 권기옥 수녀는 “<복음의 기쁨>은 발행 전부터 문의가 많았고, 천주교 신부들은 물론 개신교, 성공회 성직자들도 많이 찾는다. 신부님이 먼저 읽고 강론 시간에 언급하니까 신자들의 관심도 따라서 높아졌다”고 전했다. 권 수녀는 “로마에서 발표된 직후부터 언론매체와 SNS에 많이 회자되면서 한국어판 발행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교황 문헌은 딱딱하고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복음의 기쁨>은 내용이 구체적이고 문체가 편안하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교황님 말씀이 나 자신의 삶과 연결된다고 느끼면서 교회의 정통 입장과 교황님의 사목 방향을 궁금해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224쪽. 8,000원. 02-460-7582~3.
<복음의 기쁨>으로 읽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 말, 말
부활 시기 없이 사순 시기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6항)
복음 선포자는 장례식에서 막 돌아온 사람처럼 보여서는 결코 안 됩니다. (10항)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의무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쁨을 나누는 사람,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 주는 사람, 그리고 풍요로운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는 사람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개종 강요가 아니라 ”매력“ 때문입니다. (14항)
저는 사제들에게 고해소가 고문실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44항)
하느님께서는 인간 공동체 생활에 따른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고려하시어 우리를 이끄십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시고 부르신 이 백성이 바로 교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배타적인 엘리트 집단을 만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113항)
강론은 사목자가 자신의 백성에게 다가가고 대화하는 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135항)
강론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자기만의 언어에 너무 익숙해져서 다른 모든 사람이 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들의 언어에 익숙해지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면, 사람들의 말에 많이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나누고 그들에게 사랑의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158항)
역사의 모든 시기마다, 인간적 나약함, 자기도취, 안주하려는 이기심,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탐욕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언제나 이런저런 형태로 위장하여 나타납니다. 이는 상황보다는 인간의 한계에서 비롯합니다. 따라서 오늘날 모든 것이 더 힘들다고 말하지 맙시다. 다만 다를 뿐입니다. 오히려 우리를 앞서 가며 그 시대의 어려움에 맞서 싸운 성인들에게서 배웁시다. (263항)
이따금 우리는 주님의 상처들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인간의 고통을 어루만지기를, 다른 이들의 고통 받는 몸을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십니다. (270항)
열린 마음이 기쁨의 원천이 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사도 20,35)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에게서 도망치고, 숨고, 나누는 것도 주는 것도 거부하고, 자신의 안위에 갇혀 있다면, 그 누구도 더 잘 살지 못합니다. 그러한 삶은 서서히 이루어지는 자살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272항)
선교는 거래나 투자도 아니고 심지어 인도주의적 활동도 아닙니다. 광고에 따라 모인 관객의 수를 세는 공연도 아닙니다. 선교는 그보다 훨씬 더 깊은 것이며 그 무엇으로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활동을 통하여, 세상의 어떤 곳에, 우리가 결코 가 보지 못할 그곳에 은총을 풍성히 베풀려고 하시는지도 모릅니다. (279항)
<복음의 기쁨> 목차
복음의 기쁨 [1항]
Ⅰ. 늘 새로운 기쁨, 함께 나누는 기쁨[2-8항]
Ⅱ.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복음화의 기쁨[9-10항]
영원한 새로움 [11-13항]
Ⅲ. 신앙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14-15항]
이 권고의 제안과 한계 [16-18항]
제1장 교회의 선교적 변모[19항]
Ⅰ. ‘출발’하는 교회[20-23항]
첫걸음을 내딛고, 뛰어들고, 함께 가며, 열매 맺고, 기뻐하기[24항]
Ⅱ. 사목 활동의 쇄신[25-26항]
더는 미룰 수 없는 교회 쇄신 [27-33항]
Ⅲ. 복음의 핵심으로부터[34-39항]
Ⅳ. 인간 한계 안에서 구체화되는 선교[40-45항]
Ⅴ. 열린 마음을 가진 어머니[46-49항]
제2장 공동 노력의 위기 속에서[50-51항]
Ⅰ. 오늘날 세상의 도전들[52항]
배척의 경제는 안 된다 [53-54항]
돈의 새로운 우상은 안 된다 [55-56항]
봉사하지 않고 지배하는 금융 제도는 안 된다 [57-58항]
폭력을 낳는 불평등은 안 된다 [59-60항]
문화적 도전 [61-67항]
신앙 토착화의 도전 [68-70항]
도시 문화의 도전 [71-75항]
Ⅱ. 사목 일꾼들이 겪게 되는 유혹들[76-77항]
선교 영성의 과제에 대한 응답 [78-80항]
이기적인 나태는 안 된다 [81-83항]
무익한 비관주의는 안 된다 [84-86항]
그리스도께서 가져다주신 새로운 관계에 대한 응답 [87-92항]
영적 세속성은 안 된다 [93-97항]
우리 사이에 싸움은 안 된다 [98-101항]
교회의 또 다른 도전들 [102-109항]
제3장 복음 선포[110항]
Ⅰ. 하느님 백성 전체가 복음을 선포한다[111항]
모든 이를 위한 백성 [112-114항]
다양한 모습을 지닌 백성 [115-118항]
우리는 모두 선교하는 제자이다 [119-121항]
대중 신심의 복음화하는 힘 [122-126항]
개인에게서 개인으로 [127-129항]
복음화하는 친교에 이바지하는 은사 [130-131항]
문화와 사상과 교육 [132-134항]
Ⅱ. 강론[135-136항]
전례적 상황 [137-138항]
어머니의 대화 [139-141항]
마음에 불을 지르는 말씀 [142-144항]
Ⅲ. 강론 준비[145항]
진리의 존중 [146-148항]
말씀을 자기 것으로 삼기 [149-151항]
영적 독서 [152-153항]
백성의 말에 귀 기울이기 [154-155항]
강론 자료 [156-159항]
Ⅳ. 케리그마의 심화를 통한 복음화[160-162항]
케리그마와 신비 교육 [163-168항]
성숙 과정의 동행 [169-173항]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174-175항]
제4장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176항]
Ⅰ. 케리그마의 공동체적 사회적 반향[177항]
신앙 고백과 사회 참여 [178-179항]
우리를 부르는 하느님 나라 [180-181항]
사회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182-185항]
Ⅱ. 가난한 이들의 사회 통합[186항]
하느님과 함께 우리가 듣는 부르짖음 [187-192항]
허사가 되지 않도록 복음에 충실하십시오 [193-196항]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가난한 이들의 특별한 자리 [197-201항]
경제와 소득 분배 [202-208항]
상처 받기 쉬운 이들에 대한 관심 [209-216항]
Ⅲ. 공동선과 사회 평화[217-221항]
때는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 [222-225항]
일치가 갈등을 이긴다 [226-230항]
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231-233항]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234-237항]
Ⅳ. 평화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대화[238-241항]
신앙과 이성과 과학의 대화 [242-243항]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 [244-246항]
유다교와 맺는 관계 [247-249항]
종교 간 대화 [250-254항]
종교 자유 상황에 관한 사회적 대화 [255-258항]
제5장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259-261항]
Ⅰ. 새로운 선교 열정의 동인[262-263항]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랑과 갖는 인격적 만남 [264-267항]
한 백성이 되는 영적 기쁨 [268-274항]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그분 성령의 신비로운 활동 [275-280항]
전구가 지닌 선교의 힘 [281-283항]
Ⅱ. 복음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284항]
예수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주신 선물 [285-286항]
새로운 복음화의 별 [287-288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