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7일 토요일, 토요걷기 중에 여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몇몇 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서... 용인과 이천, 남한산성은 후린님이 30년 연구한 지역이라 넘보지는 못하겠고 5월 중순 이후 여주 여강길에 세종대왕릉 신륵사 목아박물관 가는 길을 묶어서 진행해볼까 합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여주는 보통 ‘여주이천’으로 불린다. 그러나 서울의 비대해짐과 집중현상으로 어느새 이천은 훌쩍 떨어져 나가 여주를 압도한다. 하긴 요즘은 ‘여주이천’이라는 말을 듣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 같다. 이천은 1996년 시 승격, 여주는 오랫동안 여주군이었다가 2013년에야 여주시가 된 곳, 조선시대 경기도 중요지역임을 생각하면, 특히 세종대왕의 영릉(英陵)과 효종의 영릉(寧陵)을, 신륵사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곳이다. 그래도 최근 경강선이 개통되고 경기도 광주에서 서원주로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여주가는 길이 그나마 가까워지고 있다.
여주하면 뭐니뭐니 해도 세종대왕을 모신 영릉, 모처럼 찾아가니 2018년에는 보수공사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효종대왕릉을 통해 입장해야 한다. 왕릉이야 다 비슷비슷, 조선전기 왕릉의 기본배치를 이룬 세종대왕릉 가까이 가지 못하면 별의미 없어 곧바로 신륵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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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산 신륵사 일주문... 신륵사 옆으로 여강이 흐르고 있다
신륵사(神勒寺)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대부분의 절이 원효나 의상, 도선과 같은 고승과 관련짓는 것은 절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일 뿐, 그래도 절이름을 ‘신륵’이라고 한 데는 미륵(彌勒) 또는 고려 말 왕사 나옹(懶翁)이 신기한 굴레로 용마(龍馬)를 막았다는 전설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신륵사가 불교사적으로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는 관심 밖이지만, 신륵사를 생각하면 그 앞을 도도히 흐르는 남한강과 어울려 멋진 풍광에 감탄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자세히 살펴보니 신륵사 앞을 흐르는 강을 여주에서는 여강(驪江)이라 하는데 ‘여驪’는 ‘검은 말’을 지칭한다. 그러고 보니 신륵사 전설에 나오는 ‘용마’와 절 앞의 ‘검은말 강’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시간이 나면 민속학적 혹은 어원학적으로 살펴보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다.
참고로 강원도 원주에서 흘러나오는 남한강을 섬강(蟾江)이라 하는데 최근 출렁다리로 유명해진 소금산 앞을 흐르고, 용인에서 발원한 청미천(淸渼川)과 만나는 지역이 바로 여주의 점동면 삼합리(三合里, 도리)이기 때문에 여주에서는 남한강을 여강(驪江)이라고 부른다. 그러고보니 양평쪽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두물머리인데, 여주 삼합리는 세물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신륵사는 유서깊은 절이라 다층석탑, 다층전탑(벽돌탑) 등 문화재도 많은 곳, 신륵사 가면 항상 감탄하는 곳이 여강(남한강)을 굽어보는 혜근의 당호를 딴 ‘江月軒’이다. 이곳에 오르면 절로 신선이 되기도 하고 시조 한자락이라도 읊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인데 이제 이곳마저도 신륵사관광지로 변했고, 매월 둘째주에는 천년고찰 앞에서 여주 도자세상 리버마켓이 열리고 있다. 지역민을 위해 좋은 것인지 다행인지 구분이 잘 안되지만 관광지화는 피할 수 없더라도 전통은 지켜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신륵사를 나오면 가까운 곳에 목아박물관(木芽博物館)이 있다. 무형문화재 제108호(목조각장)인 박찬수 선생이 한국의 전통 목공예와 불교미술의 계승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곳으로 1989년 2월 착공해 이듬해 전시관을 완공한 후 전통공예관으로 개관한 뒤, 학예연구실·소반정사·야외전시관 등 부속건물을 조성,. 1993년 야외전시장에 미륵삼존대불을 점안하면서 정식 개관하였다. 불교박물관이라고 하지만 불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를 포용하고 있을뿐더러 큰 건물에는 한글이름을 붙여 더욱 반가운 곳이다. 한글이름이 많아 연유를 물어보니 박찬수 목조각장 큰아들이 한글운동을 하시는 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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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아박물관은 불교 및 불교미술, 다양한 종교와 조각품 등을 모아놓은 특화된 곳이라 더 반가운 곳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시관 작품 뿐 아니라 야외에 있는 다양한 조각작품 등이 눈길을 오래 끄는 곳이다. 해가 슬슬 지려는 시점, 부처님 등 뒤로 자연스레 낙조가 들면서 아우라가 빛나는 곳, 불교관련 전통 목공예품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목아박물관은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날이 저물 무렵 찾은 곳은 명성황후 생가, 비운의 왕비, 망국의 왕비를 찾기에 적당한 시점이다. 여주가 본가인 명성황후의 생가는 자취도 없지만 그나마 숙종의 계비이자 여흥민씨 출신인 인현왕후가 자신의 친정을 위해 지은 안국동의 감고당을 이전해와 그나마 격식을 차리고 있다. 망국의 왕비를 찾기에는 딱 좋은 시간, 관람마감에 맞춰 명성황후 생가아닌 기념관 보다는 감고당 툇마루에 잠시 앉아 있다가 나왔다. 그보다는 이천 쌀 보다 더 좋다는 여주 쌀로 밥을 먹기 위해 기다린 시간, 여주의 마지막 여정은 여주 쌀밥, 여주본가 한정식인데, 여주이천이라는 말도 사리진 지금 여주 쌀과 이천 쌀은 차이가 있을까? 아니 차이를 느낄만한 음식이나 쌀밥의 풍미가 있을까? 미각(이란 것도 없지만)조차도 서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에게 여주 쌀밥집은 여주에 있는 밥집에 불과할 뿐이다.
전통이란 자주 접하지 않으면 저절로 멀어지는 법, 서울에서 가까워진 여주의 다음 길을 기대해 본다.
낙화는 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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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릉은 英陵, 효종대왕릉은 寧陵, 발음은 둘다 '영 혹은 녕' 후손을 위해서 이름을 달리 하지 영녕릉 발음이 안되니 그냥 영릉으로... 세종대왕릉은 2018년 한해 동안 보수공사라 바로 진입이 안되고 효종대왕릉을 통해 근처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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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하면 훈민정음이 최고, 세계적인 문자 발명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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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도 불이문도 현대식으로 너무 크다. 절의 공력은 크기에 비례하지 않은 법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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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모산에 있던 영릉을 여주로 이장해 오면 세종의 깊었던 불심을 헤아려선지, 왕실에서는 신륵사를 원찰로 삼았고 절 이름도 잠시 보은사(報恩寺)라 불렀으며, 전각과 당우들을 새롭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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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가 아홉 마리의 용에게 항복을 받고 그들을 제도하기 위해 지었다는 전설의 누각이다. 구룡루를 돌아들면 맞은편에 극락보전이 있다. 아미타불 도량인 신륵사 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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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 다층전탑. 보물로 지정될 정도로 높은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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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월헌은 6각형의 정자로 남한강변에 가파른 바위 위에 세워져 있다. 주변 경치가 뛰어나 남한강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현재 위치는 신륵사에서 입적한 고려 말의 고승 나옹 혜근(惠勤, 1320~1376)의 다비 장소였는데, 그의 문도들이 정자를 세우고 혜근 생전의 당호인 강월헌이라고 이름 붙였다. 본래의 누각은 혜근의 다비를 기념하여 세운 3층석탑과 거의 붙어 있었으나 1972년 홍수로 옛 건물이 떠내려가자 1974년 3층석탑보다 조금 더 아래쪽에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다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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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는 갈 곳이 많다. 여주 일대를 관통하는 남한강이 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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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되면 여강길을 여유롭게 걷고 싶다.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여주도서관은 현대판 강월헌, 여주도서관 커피숖에서 남한강 바라보며 커피 마시면 좋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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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숨은 보석 목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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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자 마자 각종 조각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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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상. 박찬수 목조각장의 작품은 아니고 다른 분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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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오래된 벤츠 차가 있어 궁금. 그냥 컬렉션이 일종인지 아니면 박찬수 목조각장의 취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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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부처상과는 달리 손 모양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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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말씀의 집... 건물 이름을 순 우리말로 지어 더욱 반가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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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을 안보고 와서 무슨 의미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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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이나 사대부 묘역에 있는 문인석 무인석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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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인공정원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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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불교 외 유교 도교 조각품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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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대학로 빨간벽돌을 모아서 지었다는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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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목조각장)인 박찬수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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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목조각장의 작품. 부처가 고행중인가 너무 말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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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 수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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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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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갈 질 때 쯤 되니 부처님 상 위로 낙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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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초기 정문... 맞이문이라고 한 것이 싱그럽고 정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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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생가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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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는 없고 기념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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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도 우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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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인 최후를 알려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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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의 감고당을 여주시가 이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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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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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길어져서 오후 6시, 툇마루에 잠시 앉았다가 나온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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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여주인데 여주쌀밥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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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쌀밥으로 셀프위로를 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첫댓글 유유히 흐르는 강물따라 넓고 평평한 자리에
위치한 여주 신륵사 작년에 가보았는데 참 좋았어요^^
함께 걸으면 좋겠다 싶었었는데...
박물관은 문닫아 못가봤는데 기대됩니다^^
10여년전, 세종대왕릉(영릉)을 들어가는 길이
다른 왕릉보다 정리가 잘 되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안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진달래 군락지도 있지요...!
영릉을 넘어가는 길도 아름답고 진달래 군락지여서
봄에가면 좋을거 같아요.
그때 해설사의 해설이 역사공부에 도움많이 받았던
기억나요.
일요걷기 혹 국경일 걷기를 기대합니다. ㅎㅎ
저는요,,,국경일 걷기가 좋아요.^^
저는요.... 제 스케줄과 꼬이지만 않으면 좋겠네요^^
http://sejong.cha.go.kr/agapp/main/index.do?siteCd=SEJONG
버스시간표도 나와있고 미리 둘러보고 가면 더 재미날듯합니다~
세종대왕릉 출발 신륵사로 가고 목아박물관, 명성황후 생가(감고당), 여주밥집 코스로 짜면 괜찮은 코스이죠. 4월말 일요일 25인승 아니면 카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낙화 오예~~
4월29일(일) 로 알고 있겠습니다^^
@낙화 4월말..ㅜㅜ; 부터 5월 초순 ㅜㅜ; 까지 스케줄 엄청 꼬이네요 ㅠㅠ
@쿨밤 그러면 5월말에 한번 더 가죠~~ 좋은 길, 역사유적 많은 곳이니 자주 가야죠^^
@낙화 오~
바라던 바입니다~^^*
@향원 상황이 유동적이 됏습니다. 참고하세요~
@쿨밤 상황이 유동적이 됏습니다. 참고하세요~
이곳도 가고싶은곳인데~~이번엔 틀렸네요~!! ㅠㅠ
폴라린님~ 빨리 나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