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빼고 송사리만 잡느니 덮는 게 낫다 결말 없이 질질 끄는 영화는 구경꾼이 중간에 나가 버린다. 무학산(회원) <尹 정권. 결말 없는 영화만 보여주는가> 서울고검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재수사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 전 민정수석 등을 다시 수사하라고 한 것이다. 그때가 언젠데 이제야 저런 지시를 하나. 이재명이 재판 지역 작전을 쓰는 것은 제가 살고자 함이겠는데 윤 대통령도 수사 지연으로 무언가 얻고자 함인가. 이 일을 조선일보가 어제(1.19) 사설로 실었는데 이런 제목이었다.《너무 늦은 ‘울산 선거 공작’ 재수사, 결론은 신속히 내야》사설이 그냥 늦었다 정도가 아니라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수사의 지연과 불비(不備)를 점잖게 꾸짖은 것으로 꾸짖지 않고서는 안 되겠기에 저렇게라도 했을 것이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말이 언급되는 세상에서 ‘너무 늦은’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국민을 우습게 보았다는 뜻이겠고, 정의에 눈 감았다는 뜻이겠고, 더민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겠고, 문재인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눈신호로 보인다. 사설은 “재판도 질질 끌더니 수사도 너무 늦었다”고 했다. 재판이야 사법부 소관이니 놔두고라도, 수사는 어째서 너무 늦는지 궁금하다. 크게 보아 재판 지연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롯되었고, 수사 지연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질질 끌기를 고쳐서 바로 세워야 할 마당에 도리어 따라 했으니 윤 정부나 문 정부나 오십보백보 아니겠나. 더욱 이해 안 되는 것은 검찰의 자세다. 재수사 대상을 임종석과 조국 등 5명으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사설이 지적하고 못박았듯이, 문재인이 자기 소원을 이루려 부하를 총동원한 사건이며 文이 책임자이다. 그렇건만 이번에도 문재인에게까지는 던지지도 못한 법망, 찢어진 그물이 되고 말았다. 형사가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잡아들이면 감옥 가지만, 검찰은 터놓고 문재인은 빼고 송사리만 잡겠다 했다. 그러느니 차라리 그냥 묻어두는 게 낫다. 지연 수사에 분노한 국민에게 수악(首惡)은 잡지도 못하는 수사를 또 보여주어 두 번 괴롭힐 일이 무언가.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의 탈원전 정책을 끄집어내어 국민 앞에 던져 국민의 이목을 끄는 구경거리로 사용했고, 그 약효가 사라지자 다음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불러내어 국민이 윤 정권을 좋아하게 하는 알약으로 써먹었다. 다시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건을 등장시켜 윤 정권의 지지율을 높이는 촉진제로 이용했다 통계청 허위 통계 사건. 김정숙 옷값. 태양광 비리 등을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축차적으로 끄집어내어 우익에 문재인이 처벌된다는 희망 메시지가 되게 하여 그 덕을 보고자 했다. 여기까지는 통치행위일 수 있으나 국민의 속이 뻥 뚫리는 문재인 처벌이란 결말은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은 이른바 ‘적폐청산’을 국정 동력으로 삼았었고, 윤석열 정권은 ‘문 정권 비리’를 국정 동력으로 삼았다. 동력으로만 삼았지 결말을 내놓지 않으니 통치행위가 아닌 얄팍한 속임수라 한들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번의 재수사 결정도 이 프레임에 속함은 물론이다. 앞으로는 윤석열 표 ‘국정 동력’을 더 뻔질나게 국민 앞에 내놓아 결말 없는 영화로써 국민의 시선을 붙잡아 두려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재판 지연 정부였다면 윤석열 정부는 수사 지연 정부이다. 이러니 더민당이 ‘검찰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막상 검찰도 지겨울 것이나 구경꾼도 지겹다. 결말 없이 질질 끄는 영화는 구경꾼이 중간에 나가 버린다. 그러면 누구를 상대로 장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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