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창] 라오스,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나
2023.05.07 15:22 입력
지난해 라오스는 고환율, 고물가, 고부채로 대표되는 ‘3고’를 겪으면서 디폴트 위기에 처한 바 있습니다.
라오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작년 1월에는 현지 통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1만1227킵에 불과했으나 그해 12월에는 1만7341킵으로 급등했고 물가 역시 2021년 3.7%에서 2022년에는 23%로 뛰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오스-중국 철도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로 대외 부채까지 불어나 일각에서 ‘디폴트 선언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경봉쇄 완화 이후 관광업이 재개되고 외화벌이 인력송출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라오스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실제로 라오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4.5%를 제시했으며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는 3.1~3.8%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라오스의 무역통계를 분석해보고 우리 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볼 만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라오스에게 2022년은 3고가 유류 인상, 원자재 공급가격 상승, 사설 환전소 강제 폐지 등의 문제를 야기하며 현지 진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외 부문은 2019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된 이후 작년까지 이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교역액도 전년에 비해 14억5000만 달러나 증가해 세계 시장에서 라오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오스는 메콩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과 수출이 많습니다. 지난 5년간 전기에너지 전체 수출에서 전력의 비중이 20%를 웃돌았습니다.
최근에는 라오스가 탄소배출권 확보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수력, 태양광 등 전력 발전사업이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약 550건에 달하는 만큼 우리 전력 분야 기업들의 참가가 기대됩니다.
전력 이외에 라오스의 상위 수출품목을 보면 염화칼륨, 천연고무, 구리원석, 카사바 등으로 천연자원이 많습니다.
제조업 기반이 약하다 보니 원료 수출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이런 점이 원자재 대체 시장으로 라오스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염화칼륨은 비료의 주원료로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세계 생산 2,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진 품목인데 중국, 한국 등이 대체 공급처로 라오스를 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11월 라오스 정부는 중국에 특정 지역의 광산부지 탐사 및 개발 권한을 부여하고 중국 기술을 활용해 여태 잠자고 있던 광산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라오스는 세계 4위의 염화칼륨 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라오스의 3대 수출 대상국은 태국, 중국, 베트남으로 지난 5년간 80%가 넘는 수출비중을 보였습니다. 작년 기준 태국이 36.8%로 전년 대비 0.3%p 늘어난 반면 중국과 베트남은 각각 27.4%와 16.1%로 1.7%p와 0.1%p가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접국인 태국과의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5년간 태국, 중국, 베트남에 대한 수출 의존도의 추이를 보면 라오스의 수출구조가 느리지만 조금씩 다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89.3%였던 3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019년 88.2%, 2020년 85.2%, 2021년 81.8%, 2022년 80.2%로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수출 대상국으로는 전년 대비 5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싱가포르, 일본, 미국, 한국 등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순위는 18위, 비중은 0.3%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89.1%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해 양국 간 교역 증대가 기대됩니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주요 품목은 목재류, 농약의약품, 계측제어분석기, 유선통신기기, 신변잡화 등입니다. 이 중 1위 수출품인 목재류는 합판, 원목, 우드팰릿, 성형목탄 등을 가리키는데 캠핑에서 자주 쓰이는 성형목탄이 크게 늘었습니다.
수입 부문에서는 환율 급등에 따른 현지화 가치 하락으로 석유 수입이 급증하고 인프라 개발 관련 건설중장비와 컨테이너 수입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한동안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베트남이 인건비와 전기료 및 수도세 상승 등으로 라오스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코로나19 이후 광산 개발, 인프라 프로젝트가 증가 등으로 관련 품목 수요가 커졌습니다.
지난 5년간 라오스의 상위 3대 수입 대상국은 태국, 중국, 베트남 순이며 이 순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2018년 91.6%였던 3개국의 비중이 2019년 91.8%, 2020년 88.9%, 2021년 80.7%, 2022년 79.9%로 조금씩 감소하는 반면 미국과 스위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스위스는 2018년만 해도 라오스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와 0.03%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4.6%와 4.1%로 불었습니다.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크게 증가한 품목 중 하나가 의약품인데 코로나19로 라오스 내 치료제 수요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전년 대비 수입 증가율이 크게 오른 가운데 수입 대상국 8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3대 수출품은 자동차, 건설광산기계, 자동차부품인데 건설광산기계의 증가세가 눈에 띱니다.
라오스는 현재 120개 프로젝트에서 광물을 생산 중이며 308건의 신규 광산 개발 승인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건설광산기계의 수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산 의류 수출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라오스는 대체로 브랜드 의류 구입이 힘든 곳인데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의류매장이 점차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 올해 들어 수도 비엔티안의 팍산백화점에 스포츠의류 매장이 처음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라오스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우리 기업의 수출 기회는 곳곳에 존재합니다.
라오스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 자체를 신뢰하기 때문에 뛰어난 품질과 마케팅 능력만 갖춘다면 시장 진출을 꾀할 만합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비엔티안 무역관은 “우리 유망 소비재 기업의 라오스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유통망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현지 유통 바이어와의 온라인 화상상담에서부터 제품 입점 및 판촉까지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는 만큼 관심 있는 기업은 KOTRA 홈페이지(www.kotra.or.kr)를 통해 접촉해달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