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gglymapp님 댓글에 대한 대댓글이 길어져서 부득이하게 답글로 씁니다.
세줄요약: bigram 통계를 위해서는 신세기님의 낱자결합통계를 참조하세요. 숫자열이 생각처럼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며 그의 도입으로 인해 열리는 가능성이 있고, 자판 효율 자체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으며 이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 trigram까지는 아니지만, 예전에 신세기 님께서 올려 주신 낱자 결합 통계를 https://cafe.daum.net/3bulsik/6CY8/345 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아주 유용한 자료였습니다. 신세기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사실 언급하신 대로 alternate가 많은 한글에서 trigram의 중요성은 제한될 듯합니다. 모음 조합과 겹받침 조합 방법에 따라 달리 처리해야 하는 부분도 많구요.
* typing efford grid 이미지와 링크 감사합니다. 영문 자판과 함께 써야 하는 한글 자판의 현실과, 넷째 줄(숫자열)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벌식 자판을 qwerty...nm,./ 의 30개 글쇠에 욱여넣는 작업은 쉽지가 않습니다. 초성, 중성, 종성의 3영역을 따로 둘 만큼의 공간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신세벌식과 같은 형태로 수렴하게 되고, 또한 SFB 발생 등 나쁜 현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바깥 글쇠를 더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달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병우 세벌식에서 선택했던 숫자열입니다. 한편 공병우 세벌식에서 초성ㅌ를 ('")글쇠에 두었으며, 다양한 인체공학 키보드에서는 왼손 소지의 QAZ 열 왼쪽에 있는 글쇠들을 tab, caps lock, shift 외의 용도로 쓸 수 있으므로 wigglymapp님 말씀처럼 그것들을 세벌식 자판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 또한 다음 그림처럼
그런 자판을 구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올려 주신 네모 반듯한 (ortholinear) 경우만 생각해 보면,
숫자열(12345)은 4.0, 3.3, 2.8, 2.8, 3.6을,
왼손 소지의 가장 바깥 열(tab, caps lock, shift에 해당)은 3.9, 3.4, 4.0
의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긴 손가락인 중지, 검지, 약지에 배당된 2, 3, 4 글쇠의 경우 오히려 더 치기 낫다는 결론이 나오므로, wigglymapp 님의 주장과는 달리 숫자열을 피하고자 하는 이유는 숫자열을 치기 위한 effort가 크기 때문도 있지만, 숫자 입력 방법이 영문 자판과는 달라지고, 또한 윗글쇠 등의 불편한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숫자열이 비교적 나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글의 구조상 숫자열을 도입한다고 해서 SFB가 줄면 줄었지 늘 일은 절대로 없기 때문입니다. "최종" (391) 자판의 "혜" (M7) 처럼 글쇠를 배치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참고로, 숫자열이 물론 불편합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본 자리 글쇠를 두 번 치는 것보다 숫자열 한 번이 나을 때가 있다고 느낍니다. 자리가 비좁은 왼손의 모음/받침의 윗글쇠는 말할 것도 없고, 본문에 링크를 걸었던 제 자판에서는 초성 ㄲ, ㄸ, ㅆ 를 숫자열에 두고 있는데 저는 아주 열심히 잘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른손 초성에서 굳이 숫자열을 안 써도 대세에 영향이 없다는 것은 저 역시 동의하며, 이런 경우 오른손 숫자열 글쇠 중 일부를 글자 조합 중지 글쇠 등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꼭 언급해 두어야 하는 것은, typing effort grid 의 결과 또한 얼마든지 사람에 따라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비뚤어진 키보드와 반듯한 키보드에 대하여 별도의 결과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또한 서양 사람들이 문자 생활을 위해 qwerty...nm,./의 석 줄에만 집중하는 것은 그들의 문자 구조상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들이 숫자열을 유지하는 이상 우리가 그 글쇠들을 못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들도 숫자를 편하게 치고 싶을 테니까, 숫자열은 아마도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숫자열까지 없애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왼손 소지 바깥쪽 글쇠를 가령 날개셋을 이용해 한글 입력에 이용한다고 생각한다면, 위 그림에서 보듯 그 자리에는 -, =, ', ` 등의 기호 글쇠가 와야 합니다. 물론 (특히 순아래 글자판에서) 윗글쇠 등을 이용하면 기호 입력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런 글쇠가 많아질수록 한글과 영문 입력에서 다르게 입력해야 하는 글쇠가 많아지게 됩니다. programmable keyboard의 layer 기능 등을 이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숫자 입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신세벌식D의 경우 몇 개의 숫자 글쇠만 침범했습니다만, 저로서는 단 1개의 숫자 글쇠만 침범하더라도 그것은 전체를 침범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낍니다. 숫자를 입력하면서 "2, 3, 4만 다른 방법으로 입력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다만 모음이 입력됐을 때에만 2, 3, 4를 받침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쓴다는 것인데 이것은 제 취향과는 맞지 않아서... (저는 조합 중지 글쇠는 초성체 입력 등 낱자를 입력할 때에만 씁니다) 차라리 엄지 글쇠를 문자 글쇠로 쓰자는 생각도 해 봤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초중종성 순서를 틀려도 글자가 제대로 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고 싶고, 따라서 신세벌식 및 갈마들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쓰는 한글 자판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참신세벌식 자판은 이번에 보니 제작자께서 고민을 많이 하신 게 보이는 자판입니다만 결국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또한 언젠가 wigglymapp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인체공학 키보드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점이 많습니다. 왼손 소지 바깥쪽 열을 추가하여 왼손에서 18개 글쇠를 쓴다면 가능성은 충분합니다만 소지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짐작됩니다. 신세벌식이 나쁜 자판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고, 한글 원리에 의한 기능성 중 하나를 포기하여 석 줄 공간에 안착한 자판으로 스스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제 자판은 숫자열까지 차지하는 불편을 감수하여 SFB를 거의 없애고 초중종성 순서 교정을 많은 부분 실현한 자판입니다.
첫댓글 https://cafe.daum.net/3bulsik/6CY8/402?svc=cafeapi
관련하여 답변 글을 올렸으니 봐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