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차 산행기
장소: 청계산
일시: 2023년 9월 16일 09:30 ~ 14:00
참석자: 영우와 성열 그리고 호경, 상희, 정우, 종원, 종구, 신한, 찬인, 계혁, 병서, 형섭
날씨: 흐린 날씨에 선선한 기운을 느낌
산행기록:강병서
또 청계산이다. 청계산은 친근한 단골이다. 친근하다고 해서 얕볼 수는 없다, 사람 맹키로. 게다가 청산은 의구하되
우리는 늙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산은 肉山이다. 순살만 아파트에는 살만 있고 철근이 없다지만 이 산은 흙이 많고 바위가 적어 여인의 감촉이 느껴지는
산이다. 한 산우가 아침에 농담을 던진다. 세 부부가 있어 각자 자기 남편의 근힘이 세다고 자랑했다. 확인 시합을 열어 근에
주전자를 걸었다. 한 남편의 것이 아래로 처지기 시작하자 그의 아내가 바지를 내렸다. 여보 힘내! 그러나 여기서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그 남편은 “빈살”만이 되어 패배하고 다른 두 남자는 승리했다는 애기. 육산은 정답게 농담을 받아준다.
오늘은 진달래능선으로 해서 매봉까지 오른 후 마음의 거소인 상산 아지트에서 새참과 함께 안락한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한다.
아침 9시반 되니 이렇게 모여 들고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하고 좀 지나 우회전하여 진달래 능선에 들어선다. 육산이라더니 계단뿐이다. 정교한 계단은 질리게 만들 것이고 땀좀
빼게 생겼다. 형섭형이 은근히 걱정이다. 그래도 맨뒤에서 잘도 오른다. 목소리도 카랑카랑하다. 몇몇 산우들이 함께 하니
걱정할 건 없다. 누가 알겠는가? 몇 년 후에도 저 형정도면 인생은 매우 성공적이리라.
다음 날 형이 보낸 카톡 메시지를 옮겨본다.
“내가 어제 강행군 하며, 쉬엄쉬엄 오른 탓에 산행시간이 지연되어 죄송. 언젠가 다른 산우들에게도 그럴 때가 올 터이니,
너무 탓하지 마오. 어제 같이 산행한 모든 산우에게 감사.”
11시반경 매봉에 도착한다. 정상이라는 목표 도달이다.
목표가 목적에게 말을 건다. 왜 여기에 와야 하는가? 목적이 답한다. 목표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맛을 못느끼리라.
그대는 훗날 인내를 말할 때 이곳을 언급하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리라. 오늘 다른 일도 있지만 여기 정상이라는 목표
달성은 이렇게 의미 있는 것이다. 목표 달성하기는 쉽다. 할 일(목표)에 날짜와 시간을 붙이면 계획이 되고 그냥 실천하면 된다.
그리고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땀으로 목욕하고 나니 시원하다.
조오~ 아래가 상산 아지트다. 도착하니 마치 집에 온 기분이다. 상 두개를 펴고 각자 가지고 온 소찬들을 올려놓는다.
집밥 먹는 것처럼 떠들썩하다. 역시 아지트의 보상이다. 총장이 가져온 일제 시로(白) 소주가 위세를 떨친다.
하산하니 2시다. 이제부터 중요한 오찬이 기다린다. 상희형이 문상에 대한 감사 표시로 감자탕을 대접한다. 특히 상산회의
위로와 격려에 대해 고마움을 언급한다. 고인의 영면을 기도한다. 어찌 다 말로 하리오. 붉은 감자탕 안에는 알카리 감자가 가득했다.
시로 다음에는 맥주가 아니던가? 곧 홀안이 시끌해졌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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