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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머나먼 다양화 사회( 무전여행 네째편 )
산적 추천 0 조회 31 14.07.22 08:41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머나먼 다양화 사회(무전여행 네째편)

교사 인솔 아래 체험 학습 나온 완주초교생들.
한옥 마을엔 자주 오느냐, 인상은 어떻더냐 등등, 성실히 답변해줬지 뭐.
내가 한두번 인터뷰 했나~ 이래뵈도 지명도 높은 할망구라구~ 헤헤~

암튼, 거기서도 또 열렬한 환영.
쵸코파이 배달차 운전자 한분이 우릴 알아보시더니 만나뵙고 싶었노라고.
악수도 나누고 냉수며 과자도 주시고 돈마저 주시잖아.
만원씩이나~ 여행 잘 하시라고~ 헤헤헤~

우리는 지쳐 죽을 판인데~
쉽게 다니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거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체력 소모 엄청 많거든.
편한 잠 제대로 못 자거든.
밥 제대로 못 먹거든.
게다가 연주까지 해 대거든.
(나는 연주하는 산적 옆에 서서 돈 받는 채권장수 역할하거든)

삼뽀냐 연주~ 거 쉬운 거 아녀~
연주하는 산적을 흘끗 봤더니 눈에 잠 기운이 역력.
피로에 찌들대로 찌든 모습.

그래도 그걸 이겨내며 씩씩하게 연주하더라구.
삼뽀냐 소리가 김 빠지는 맥주 소리긴 했지만~ 크크~
그런 거 보면 울 산적, 참 대단해~

어쨌건, 한옥 마을 거리거리를 온통 누벼대는 반라의 야시시한 옷차림의
이쁜 아가씨들만 실컷 구경하고 연주를 접었어.
점심 때가 된데다 돈벌이가 신통치 않았거든.

그러고 보니 작년 무전 여행때, 강릉 경포대에서도 그랬었지.
사람들은 와글바글한데 딱 4천원 벌었었거든.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는 거리악사들 굶어죽기 딱 알맞아~
우리나라 사회가 아직도 경직돼 있는데다 거리 문화란 게 아예 없으니까.

다른 나라들은 길거리에 악사들도 있고, 판토마임이나 마술사들도 있고,
행위 예술가들도 있던데 왜 우리나라엔 없는걸까?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야.

아직고 머나먼 다양화 사회.
언제쯤 우리 사회는 그렇게 다양화될까?
흐미~ 까깝해죽겄어~

어쨌거나, 여행 16일째.
전주 한옥마을의 돈벌이는 쵸코파이 기사님의 만원짜리 한장과 천원짜리 서너장이었지.

근데, 돈벌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 둘 다 쉬는 거였어.
잠은 쏟아지는데 다리마저 풀려 둘 다 걸어다니는 송장 같았으니까.

그래 마침 조금만 가면 잠도 잘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기에 그곳으로 향했어.
한옥 마을 도로변에 있는 큰 정자인데 이미 젊은이들로 넘쳐나더구먼.
연인끼리 껴안고 잠들어있거나, 동료끼리 어울려 삼삼오오 편히 누워 있거나,
앉아서 간식 먹는 팀, 간단한 놀이를 하는 팀 등등.

우린 그곳 외진 한켠에 앉아 쵸코파이 기사님이 주신 과자와 설진님이 주신
맥주 1캔으로 점심을 때웠지.
그리곤 곧바로 꿈나라로 향했어.
산적은 코까지 곯아대고~

오후 3시경,
우리는 또 오똑이마냥 일어섰어.
밤에 비 온다는 일기 예보에 비 피할 잠자리를 서둘러 찾아야했거든.
이번 여행때 이미 두번이나 빗속에서 잤던 전례가 있어 세번씩이나 그렇게 잔다는 건
무리라는 생각에.

이럴 때, 정말 구세주 같은 역할을 해 주시는분.
화순에 사시는 오사장님.

이런저런 야영장 정보나 값싼 모텔, 게이트하우스 등 편의 제공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잽싸게 검색해서 통보해주시거든.

우리가 3년차 무전여행을 무사히 끝마치고, 그나마 모은 돈을 고아원이나 유니세프에
기부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이런 써포트맨들의 도움 덕분이지.
(고맙습니다!! 꾸벅~)

그래 우리는 그분의 도움으로 1일 숙박료, 25,000원인 '경동장 모텔'이라는 곳을
향해 걸었어.

사실 이 걷는다는 것도 쉬운 일 아녀~
자동차 보급률이 높은 우리나라.
시내버스 한두 구간 정도도 멀다고 차로 이동하는 게 항다반사인 사회가 돼 버렸잖아.

헌데 우린 걷는 게 일상이 돼 버린 사람들.
열구간 정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 지 뭐.

하여, 울 산적의 스마트폰 도움으로 찾아 들어간 곳.
전주 경동장 모텔.

우리는 그곳에 여장 풀고 덜 말랐던 옥과 샤워 후 빤 옷가지들을 널어놓고
밥까지 해 먹은 후 일찌감치 곯아 떨어졌지.
아마 오후 5시부터 잤을걸.

우리가 여행 17일째, 홈그라운드에 입성했을 때, 다들 건강해뵌다고 입을 모은 것도
사실은 경동장 모텔에서 거의 12시간 가량 잤던 덕분이지.
시체 토막처럼 쓰러져 줄곧 잤으니까.
히히히 그런줄도 모르고~

어쨌건, 무전여행 15일째 아침.
무주와 영동의 경계에 있는 상장백리 마을의 정류장에서 히치하이킹을 하고 있었어.

새벽 5시 기상, 5시 반 출발하여 정류소에 다달아 6시 반이 되도록 우릴 태워줄
차를 기다리고 있었지.
마을 버스 첫차 시간이 7시 반이더라구.
그때까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할 판인데...

다음에...

2014.07.22. 아낙네

 

 

 

전주 한옥 마을의 풍년 제과 판매장 앞에서 연주하다가 풍년 제과 수제 초코파이. 샌베, 양갱, 생괴자등을 얻어

그날 점심은 가볍게 때웠다.

 

 

 

전주 한옥 마을에서 네 블럭 정도 떨어진 경동장에 투숙

저렴한 가격에 비해 깔끔하고 갖출거 다 갖추어진 곳에서 늘어지게 잠을 잘수 있었다.

밤새 비가 내렸지만 비 걱정 안하고 정말 편하게 잤다.

 

 

 

그날 저녁 식사

설진 선생님이 들려 주신 쌀과 김치로 밥을 하고 풍년 제과에서 얻은 생과자로 디저트 하고

길거리 연주로 번돈으로 사온 막걸리는 빠질수 없지요~

 

글 - 아낙네

사진과 설명 -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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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7.23 06:30

    첫댓글 와우~ 대단하십니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무전여행... 누구나 한번은 꿈꾸는 일인데..
    악기들고 무전여행이 3년차라 하시니... 우앙~ 입만 쩍 벌어질뿐..이네요
    즐길수 있는 열정에 부럽기도 하고... 멋지시기도 하고...
    천안쪽에 오시면 저두 뭐라도 도와드릴 수 있을텐데...^^
    건강하게 즐겁게 멋진 여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

  • 작성자 14.07.23 20:07

    고맙습니다.
    아낙네가 내년이 환갑이라고 한번 더 무전 여행하자고 하네요.
    내년에는 소백 산맥 동쪽자락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소백 산맥 서쪽 자락으로 돌아다닌 셈이거든요.

    천안까지는 갈수는 없겠지만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14.07.24 00:12

    소하님~ 우리 도곡샘 스튜디오에서 만나기 5일전 산적님께서 도곡선생님댁 먼저 들르셨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 뵐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내년을 기약해요~ 우리...

  • 14.07.29 07:30

    @산적 정말 넘넘 멋지세요~~^^
    내년을 기약하며 또 얼마나 행복하실까...
    저두 벌써 기대가 되네요~ ㅋ
    산적님~ 언제나 화이팅~~!!! 입니다(*^▽^*)

  • 14.07.29 07:33

    @설진 아공~ 그러셨군요..^^
    인연이 있는 분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거 같아요~ 우연처럼~ 필연처럼~~ ^^
    산적님도 꼭 뵐 수 있을거 같아요~~ ㅎㅎ
    두근두근~ 기분좋은 설레임으로 기다리렵니다...^^

  • 14.07.24 00:13

    산적님 소하님도 도곡 선생님과도 인연 있는 분이니 저희 한솥밥 먹는 식구 같아요~~ 같이 만나면 참~~ 좋을것 같아요~

  • 14.07.24 00:14

    산적님 말씀대로 도곡샘께서 안따라~ 하나 주시더라구요~ 요즘 소리내느라 용~~~쓰고 있어요~

  • 14.07.29 07:28

    선생님 열정을 누가 당할까요~? ㅎ ㅎ ㅎ
    넘 사랑스러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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