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음악: 가톨릭 성가 2번 - 주 하느님 크시도다 ♬
우리집 손님들
2022.4.15 작성한 글
오늘은 새벽 4시에 수난감실 성체조배를 1시간 한 후
고사리를 꺾으러 가서 9시에 돌아왔습니다.
제법 많이 올라와 수확이 좋은 편으로
삶아서 데크에 널어놓고 정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밭을 보니
까치 한 마리가 밭에서 무엇을 쪼아 먹고 있었는데,
아마도 어제 뿌린 참깨를 먹는 듯 했습니다.
까치가 보기에는 예뻐도
농작물을 해쳐서 농민들에겐 미움을 받습니다.
보기엔 까맣기만 한 까마귀가 농민들에겐 좋은 평을 받지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니까요.
까치를 쫓아버리려고 다가가자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밭을 자세히 보니 밭 색갈과 비슷해 보이지 않던
산 비둘기 2마리도 보였습니다.
부부지간 인지
둘이서 사이좋게 열심히 땅을 쪼고 있었습니다.
산 비둘기는 5미터쯤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를 않아서
흙 덩이를 던져 쫓아 버렸는데
멀리 가지 않고 밭 옆 나무가지에 앉아
내가 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수없이 많이 뿌려놓은 작은 깨알을
지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을까
먹고 남은 것이 싹트면 되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실 때
콩을 세 알 심으시면서,
하나는 땅 속 벌레용,
하나는 공중의 새,
그리고 하나는 우리 것
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산비둘기 2마리는 자주
우리집 주위에서 맴도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찌보면 우리집 손님이나
가족쯤 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성경에 '아버지 집에는 먹을 것이 많다'는 말처럼
그들도 우리집에 먹을 것이 많아서
자주 오는 것처럼 생각이 들면서
산 비둘기 아버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제비가 찾아옵니다.
처음엔 집 하나를 짓더니
매년 1개씩 더 지어, 이제는 3개가 되었습니다.
며칠 전 강남에서 돌아와 집을 살피고 갔습니다.
집을 보완할 것인지, 그냥 둥지를 틀건지?
돌아오면 집 주위에 똥을 싸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우리집을 매년 찾는 손님이라
반갑게 맞이합니다.
정원을 둘러보니
그동안 그리 바쁜일도 없이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란 꽃, 작약 꽃이 피어났고
꽃잔디도 활짝피고
다육이들도 꽃을 피우고 있었고
영산홍도 붉게 몽우리 져 있고
둥글레, 나리도 싹을 틔워 많이 자랐습니다.
이들도 겨울에 사라졌다가 다시 찾아오는
우리 집 손님들 입니다.
홀아비 꽃대
꽃잎이 없이 꽃술만 핀다고 해서
홀아비꽃대라 하기도 하고,
꽃대가 둘 이상 피는 꽃대와 달리
하나만 핀다고 해서
홀아비꽃대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처럼 궁색하지도 않고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밭에도
파종한 옥수수 땅콩 감자가 싹을 틔우고 있고
머위, 방풍나물, 두릅, 참나물, 취나물, 달래, 상추, 쑥갓, 대파, 쪽파,
부추, 열무, 고들빼기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고추, 가지, 오이 등을 5일장에서 사다가
심을 예정입니다.
성체콩은 귀한 콩인데 키우기가 좀 까다로운 편인지
많은 교우분들에게 나누어 드렸지만
성공하는 분이 적습니다.
성체콩(일명 기적의 콩) 이야기
기적의 콩(일명 성체콩)
2007년 동봉한 콩 3알을
부산에 사시는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그 분은 2005년 가을 독일에 계신 에레나 수녀님
(독일 수녀로서 우리나라에 계실 때 신자들 피정지도를 많이 하였슴)
으로부터 콩 2알을 선물 받았다고 합니다.
콩에 새겨진 무늬가 꼭 성광을 닮았다 하여
일명 성체 콩 이라고도 부릅니다.
이유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독일 남부 작은 도시의 주임 신부님께서
전쟁 때 피난 가시면서
성광을 성전 주변 외진 땅에 파묻고 가신 후
전쟁은 끝났고 신부님께서도
외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성광이 묻힌 외진 곳에서
이름 모를 콩이 소복히 자라고 있어서
콩을 따서 열어보니
콩에 성광 안의 성체와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어
이상히 여겨 땅을 파 보니
예전 본당의 성광이 그대로 묻혀 있었다고 해서
독일에서는 요즈음도 기적의 콩
혹은 성체의 콩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콩 맛도 좋지만
저로서는 우선 많은 씨를 보급하고자
콩 몇 알을 보내드리니
정성껏 가꾸어 보시길 부탁합니다.
☞ 심는방법
1) 4월경에 솜이나 젖은 수건에 적셔 얹어 놓은 후
2-3일 후면 싹이 트는데 이것을 땅에다 3~5㎝ 깊이 심는다.
(땅을 파서 직접 심어도 됨)
2) 줄기 콩으로서(어른 키보다도 높이 자람)
막대기를 세워 잘 자라게 한 후
껍질이 노랗게 되면 추수하여 콩껍질을 벗기면
성광과 성체모양이 새겨진 콩을 보게 될 것입니다.
Good Luck!
위의 메시지와 함께 교우분들에게 콩을 나누어 드렸는데,
성공하신 분이 별로 없습니다.
줄 콩으로 보통 콩보다는 키우기가 좀 어렵지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시면 수확 때
멋진 성광속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주에 있을 때 수녀님들이 좋아하셔서
많은 분들이 키우시고
농담으로 제가 성체를 모시지 못한 날은
밥에 성체콩을 넣어 대신
성체를 모셨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종자를 보존하기 위해 매년 조금씩 심어,
먹기도 하고 종자로 보관합니다.
그러고 보니
매년 부활을 맞이하여
우리 가족과 함께 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주님께서 돌보라고 주신 권한을 잘 사용하여
주님이 지으신 세계를 잘 보존하고
사이좋게 어울리며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