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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알 수 없어요
한 용 운(韓龍雲)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아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작가
한용운(韓龍雲)(1876-1944): 호는 만해(萬海). 충남 홍성에서 출생. 18세 때에 의병 활동에 가담한 이후 피신하는 생활을 하다가 23세에 속세를 떠나 승려가 되었다. 3.1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이었으며, 감옥에서 쓴 ‘조선 독립 이유서’는 독립의 마땅함과 필연성을 논한 당당한 대문장으로 평가된다. 그는 불교 사상에 식견이 깊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상적 조류에도 안목이 있어서, 당대의 침체한 불교를 비판 개혁하고자 ‘조선 불교 유신론’등의 중요한 주장을 제시한 바도 있다. 시집 『님의 침묵』(1926)은 그를 시인으로서도 중요한 인물의 위치에 올려 놓은 우리 현대시상의 한 기념비이다. 그는 이 시집의 작품들을 통해 자신이 살던 당대를 님이 없는 시대로 노래하면서, 그러나 그 님은 영원히 떠나가 버린 것이 아니라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을 깊은 종교적 바탕 위에서 노래하였다. 근간에 이루어진 ‘한용운 전집’이 그의 여러 저작들을 모아 수록하고 있다.
시어 풀이
파문(波紋) : ① 수면에 이는 물결의 무늬. ② 물결 모양의 무늬. ③ 어떤 일이나 주위에 동요를 일으킬 만한 영향.
돌부리 : 돌멩이의 뾰족뾰족 내민 부분.
가이 없는 : 가장자리, 변두리가 없는.
단장(丹粧) : 산뜻하게 모양 내어 꾸밈.
이해의 초점
1행 : 신비로운 자연을 통해 임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떨어지는 오동잎’(자연 현상)이 ‘임의 발자취’(근원)와 일치하고 있다. ‘수직의 파문’은 심안으로만 볼 수 있는 파장으로 시인의 직관력이 두드러진 표현이다.
2행 : 깨달음의 순간에서 임(절대자)의 신비한 모습을 인지(認知)하고 있다. ‘검은 구름’으로 비유된 세속적 번뇌와 고통을 벗어나 ‘푸른 하늘’과 같은 오묘한 진리와 청정한 임의 모습을 보게 됨을 나타낸다.
3행 : 촉각을 통해 오묘한 임의 향기를 느끼고 있다. 임의 입김은 너무나 향기롭기에 시간적 확대(‘옛 탑’)와 공간적 확대(‘나무’, ‘이끼’)를 가능하게 하며 가깝고도 절실함을 느끼게 한다.
4행 : 불도의 광대 무변한 진리에 대한 감동과 인간의 제한된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
5행 : 임의 아름다운 모습이 온 천지에 충만함을 보이고 있다. ‘저녁 놀’은 절대자의 ‘시’이며 더없이 아름답고 정화된 종교적, 예술적 경지를 암시한다. ‘끝없는 하늘’은 광대 무변의 공(空)의 세계, ‘떨어지는 해’는 아름다움으로 단장되었지만 동시에 공허감을 느끼게 하여 경건함과 숙연함을 나타낸다.
6행 : 시적 화자의 끝없는 구도 정신과 신앙적 고백이 나타나 있다. 불교의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무(없음)와 유(있음)가 동일함을 보이고 있다. ‘약한 등불’을 통해 자신을 희생하여 임이 부재하는 암울한 현실인 ‘밤’을 지키려는 희생 정신과 구도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작품 감상 (1) : 교과서 106쪽 참고
작품 감상 (2)
이 시는 의문형으로 끝나는 몇 개의 시행이 계속되다가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에 와서 일단 시상의 전환을 보여 다시 의문형으로 종결된다. 시상 전개로 보아 ‘님’을 느낄 수 있는 밝은 상황의 분위기를 가진 1~5행까지와, 님이 부재한 상황인 어두운 상황의 분위기가 ‘밤’으로 나타난 6행으로 나눌 수 있다.
1~4행까지에서 ‘님’은 처음엔 ‘발자취’ 소리만 내다가 먼 빛으로 ‘얼굴’을 보이고, 다음엔 ‘입김’을 느끼게 되고, 그리고 마침내 내 귓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제5행에서는 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온다. 그것은 저녁의 침침한 속에서 이루어지고, 제6행에서 나는 어두운 ‘밤’에 홀로 남겨진다. 그 밤 속에 침몰하지 않기 위해, 나의 가슴은 약한 등불을 켜게 된다. 그 등불은 절대적인 님의 존재에 비해, 또 님과의 이별이라는 비극적인 현실 앞에서 약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듯이 나의 가슴은 끊임없이 타올라 그 등불이 언젠가는 님의 존재를 확실하게 비추어 줄 횃불이 될 것이다. 님과의 이별이 보다 더 큰 만남을 위한 일시적인 형상이라는 불교적 변증법의 원리를 보게 된다.
작품 감상 (3)
이 시는 다섯 개의 비슷한 행과 하나의 별다른 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다섯 행은 일정한 자연 현상을 그리면서 그것을 모두 어떤 신비로운 존재의 모습에 연결시킨다. 그리하여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 푸른 하늘, 알 수 없는 향기,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 저녁 놀은 각각 그 누구인가의 발자취, 얼굴, 입김, 노래, 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노래된다. 이렇게 볼 때 자연의 모든 것, 더 넓게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 ‘누구’의 모습 아닌 것이 없다. 바꾸어 말하면 그 ‘누구’란 이 모든 현상들의 뒤에 있는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세상 만물의 가운데 신의 모습, 또는 원리가 깃들어 있다는 범신론(汎神論)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 나오는 ‘누구’는 범신론자들이 말하는 것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그는 어떤 사물마다 다 있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고 그윽하며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서만 그 모습을 비추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령, ‘꽃도 없는 깊은(오래된)나무에 (나 있는)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라는 구절에서 보듯이 ‘누구’는 자연 현상 중에서도 은은한 향기와 빛깔 그리고 소리를 통해서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누구’가 평화, 아름다움, 사랑 등이 결합된 근원적 존재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꼭 어떤 것이라고 지적하여 말할 수 없는, 매우 폭이 넓고 유동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어떻게 해석하든 이 ‘누구’가 세상을 아름답고 살 만하게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 모든 가치의 원천이 되는 것을 의인화한 시적 표현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마지막 연은 이와 같은 존재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의 고백이다. ‘나’는 그 ‘누구’의 밤을 지키기 위하여 자기 스스로를 태우는 등불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누구의 밤’이라 할 때의 밤이다. 이 밤은 곧 ‘누구’에 해당하는 존재가 보이지 않는 어둠의 시간이며,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진 괴로운 시대에 해당된다. 이 어둠의 시대에 ‘나’는 자기 자신을 태워서 어둠과 싸우며 ‘누구’가 사라진 세상을 조금이나마 밝히고자 한다. 그 불태움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지속적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작품에서의 ‘누구’란 한용운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님’과 비슷한 존재이며, ‘밤’이란 이 님이 사라진 시련의 시대, 즉 식민지의 억압적 상황과 관계가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러한 시대적 의미를 가지는 절실한 소망을 노래하면서도 한용운은 그것을 보편적인 경험을 통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드러낸다. 그것이 이 작품으로 하여금 지극히 평범한 듯한 말씨 속에 굳은 힘과 무한한 깊이를 가지게 된다.
작품 감상 (4)
이 시는 「님의 침묵」과 함께 만해의 대표작이다. 님에 대한 절실한 소망을 강하게 표출하면서도 평이한 말씨로 이어지고, 정연한 구조 속에 내면의 깊이와 함께 역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연 구분 없이 단련 구성인 이 시는, 의문형으로 끝나는 몇 개의 행이 계속되다가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에 와서 일단 커다란 변화를 주고 다시 의문형으로 종결되는, 내용상 앞뒤 2연의 구조이다.
앞부분(1-5행)이 자연 또는 자연현상을 통하여 현현(顯現)하는 ‘님’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비해 마지막 한 행에는 ‘님’이 없고 ‘나’만 있다. ‘님’이 없는 상황의 어둠이 ‘밤’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앞부분(1-5행)은 님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의 밝은 분위기를 가진 것이다.(1-4행은 밝은 대낮, 5행은 노을지는 저녁)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것’은 더 큰 긍정을 얻기 위해 「부정을 통해 긍정에 이르고 그것을 다시 부정함으로써 보다 더 큰 긍정에 이르는」 불교적 변증법의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러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것은 이별, 즉 임의 不在가 참된 ‘님’의 존재를 깨닫는 계기가 된다는 이치다.
작품 감상 (5)
이 시는 「님의 침묵」과 함께 만해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전 6행의 이 작품은 5행까지는 동일한 구문이 계속되다가 비로소 6행에서 작품의 핵심이 되는 의미 내용이 드러나게 된다.
‘A는 누구의 B입니까?’의 구문 속에서 계속 등장하는 ‘누구’는 「님의 침묵」의 ‘님’과 동일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자연의 신비를 노래한 것이 아니라, 만해의 의식 세계에서 절대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님’에 대한 찬양과 헌신의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1~5행에서 보여 주고 있는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 현상은 모두 ‘님’의 절대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님’의 발자취는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이고, ‘님’의 얼굴은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이며, ‘님’의 입김은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이다. 또한 ‘님’의 노래는 신비의 계곡에서 나와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의 흐름 소리며, ‘님’의 시는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인 것이다. 여기서 ‘오동잎’․‘하늘’․‘향기’․‘시내’․‘놀’은 자연의 일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연이 곧 ‘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님의 침묵」에서 본 것처럼 ‘님’은 일부로는 생각할 수 있으나 자연 그 자체가 ‘님’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1~5행까지는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 현상으로 ‘님’의 존재를 제시하였던 것이 6행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그칠 줄 모르고 타오르며 님의 밤을 지키는 등불’로 나타난다. 이 시행에서는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라는 소멸과 생성의 변증법적 확신이 이루어져 있다. 「님의 침묵」에서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라는 거자 필반(去者必反)의 철리가 적용되었던 것이 이 작품에서는 소멸과 생성의 원리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자기 연소(自己燃燒)와 극복의 몸부림은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라는 새로운 극복과 생성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만해로 하여금 ‘님’ 앞의 ‘끊임없는 등불’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등불’은 자신을 불태워 남을 밝히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무화(無化)시켜서 남을 존재하게 하는 거룩한 존재이다. 따라서 만해는 자신의 절대적인 ‘님’을 향해 다시 기름이 되는 생성의 믿음과 의지를 굳게 갖고, 재가 되는 소멸의 아픔을 기쁨으로 감수하는 것이다. 이처럼 만해시는 소멸의 시인 동시에 역설의 시이기에 극복의 시가 될 수 있으며, 생성의 시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작품의 기본 바탕은 불교의 윤회 사상과 연기설(緣起說), 그리고 색즉시공(色卽是空)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지만, 그 심오한 진리가 작품 속에 완전히 용해된 탓으로 조금도 설법(說法)의 냄새를 풍기지 않고, 도리어 감각적 실체로만 나타나 있어 만해의 뛰어난 시적 능력을 감지(感知)할 수 있다.
시상(詩想)의 전개
이 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앞부분은 자연 현상을 통해 나타나는 ‘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뒷부분인 마지막 행에는 ‘님’은 없고 ‘나’만 있다. ‘님’이 없는 상황의 어둠이 밤으로 나타나 있다.
제1~4행에서 ‘님’은 나에게 점점 가까이 느껴진다. 처음에 님은 발자취 소리만 나다가 먼 빛으로 얼굴이 보이고, 좀 더 가까이 다가와서 입김을 내고, 그리고 내 귓가에 노래를 부르게 된다.
제5행에서는 그러나 님과의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그것은 저녁의 침침함으로 암시된다. 그 비극적 순간이 장엄한 시처럼 느껴진다.
제6행에서 님은 사라지고 나는 어두운 ‘밤’에 홀로 남겨진다. 그 밤 속에 침몰하지 않기 위해 나의 가슴은 약한 등불을 켜게 된다. 그 등불은 절대적인 님의 존재에 비해서, 또 님과의 이별이라는 엄청난 현실 앞에서는 당장은 ‘약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되듯이 나의 가슴은 끊임없이 타올라 그 등불이 언젠가는 님의 존재를 비추어 줄 횃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용운의 ‘임’ : 교과서 106쪽 참고
‘군말’ 전문
임만 임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임이다. 중생이 석가의 임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임이다. 장미의 임이 봄비라면 맛치니의 임은 이태리이다. 임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임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임이 있느냐. 있다면 그것은 임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핵 심 정 리
작자 : 한용운(韓龍雲)
갈래 : 자유시, 상징시
성격 : 신비적, 관념적, 명상적, 관조적, 구도적(求道的), 역설적
어조 : 연가풍(戀歌風)의 여성적 어조
표현 : 섬세하고도 순수한 우리말을 구슬처럼 엮어서, 선(禪)의 세계를 바탕으로 한 구도적(求道的) 염원을 나타냄
시상(詩想)의 전개
* 제1행~5행 : 자연현상에 나타나는 절대자의 모습
* 제6행 : 절대자를 향한 신앙의 고백
주제 : 절대자를 향한 구도적(求道的) 염원. 진리의 궁극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 임에 대한 동경과 구도 정신.
소재 : 신비한 자연
표현 : ① 여성편향의 고백적 연가풍(戀歌風)의 호소와 경어체로 경건하고 겸허한 심정을 격조 높게 표현 ② 은유법, 설의법, 반복법을 구사 ③ 경어체 사용
출전 : <님의 침묵(1926)>
< 평성 평가 >
※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 다음 중, 설명이 옳지 않은 것은?
① ‘연꽃 같은 발꿈치’ : 원관념은 ‘떨어지는 해’
②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 임을 그리는 한없는 정열
③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 서정적 자아의 구도 정신
④ ‘밤’ : ‘식민지의 억압된 상황’을 상징
⑤ ‘약한 등불’ : 임을 신봉하는 신앙심
2. 5행의 ‘밟고’의 주체를 찾아 쓰시오.
3. 공간적 깊이와 시간적 깊이를 함께 느끼게 하는 연은?
① 1행 ② 2행 ③ 3행 ④ 4행 ⑤ 5행
4. 시어의 성격이 다른 것과 이질적인 것은?
① 오동잎 ② 푸른 하늘 ③ 입김 ④ 작은 시내 ⑤ 저녁 놀
5. 이 시의 성격이 아닌 것은?
① 명상적 ② 상징적 ③ 관조적 ④ 신비적 ⑤ 비탄적
6. 시적 자아가 추구하는 절대적 존재를 나타내는 시어를 찾아 쓰시오.
7. 시적 자아의 소명 의식이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시어를 찾아 쓰시오.
8.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비유적 이미지가 중심이 되어 전체적 구성을 이루고 있다.
② 낮에서 밤으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③ 서정적 자아는 절대적 존재로서의 모습을 띠고 있다.
④ 자연 현상을 통해 구도의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⑤ 각운에 의한 음위율을 지니고 있다.
9. 이 시에서 각 행을 의문문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와 관계 없는 것은?
① 만해의 ‘임’이 어떤 기성(旣成)의 진리나 존재가 아니라 끝없는 반성적 사유를 통해 구체화되는 것임을 암시한다.
② 여러 가지 가시적인 자연 현상이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더 큰 존재를 드러내는 것임을 말해 준다.
③ 시인이 제공하는 깨달음을 독자가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주체적으로 깨닫도록 인도한다.
④ ‘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회를 심화시켜 가는 사유의 전개 과정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⑤ 시 전체에 구조적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임’의 존재에 대한 ‘나’의 확신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준다.
10. 이 시는 ‘낮 - 저녁 - 밤’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만일 이 같은 구성 방식을 과거에서 현재로의 이행이라는 틀로 고친다면, 현재에 해당하는 시행은?
① 1행 ② 3행 ③ 4행 ④ 5행 ⑤ 6행
11. 각 행의 핵심어 중, 함축적 의미가 나머지와 다른 것은?
① 1행 - 오동잎 ② 2행 - 푸른 하늘 ③ 4행 - 적은 시내
④ 5행 - 저녁 놀 ⑤ 6행 - 약한 등불
12. 2행의 ‘검은 구름’에 내포된 의미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번뇌 ② 세속적 욕망 ③ 삶의 미혹 ④ 암담한 시대 현실 ⑤ 격정과 우울
13. 6행의 ‘밤’과 시적 의미가 유사한 시구를 찾아 쓰시오.
14.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시간적 순서로 시상을 전개하였다.
② 신비로운 자연 현상들을 나열하였다.
③ 각 연을 은유의 구조로 표현하고 있다.
④ 외면에서 내면으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⑤ 나의 모습에서 님의 모습으로 시상을 전개하였다.
15. 다음 <보기>의 밑줄 친 부분의 시적 의미가 형상화된 시구는?
< 보기 >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 티 없는 꽃잎으로 살어여려 했건만. /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 솟아오르는 샘물을 어이할까나.
① 바람 ② 검은 구름 ③ 푸른 이끼 ④ 연꽃 ⑤ 기름
16.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② 의문형의 반복을 통해 시상이 고조되고 있다.
③ 여성적인 어조로 인해 시적 진지성이 약화되고 있다.
④ 어떤 관념을 구체적 소재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⑤ 은유에 의한 종교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7. 다음은 한용운의 ‘님의 침묵’의 일부이다. 다음의 밑줄 친 부분과 의미가 서로 통하는 구절은?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① 푸른 하늘 ② 알 수 없는 향기 ③ 작은 시내 ④ 저녁놀 ⑤ 누구의 밤
18. 이 시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때, 그 내용으로 가장 적당한 것은?
① 현실적 갈등과 이상 세계의 추구
② 외적 현상과 내적 고백
③ 인간의 유한성과 자연의 무한성
④ 일상적 존재의 모습과 초월적 존재의 모습
⑤ 자연의 구체성과 절대자의 신비성
19. 이 시에서, <보기>와 같은 논리를 적용시킬 수 있는 시행은?
< 보 기 >
이 논리는 개념을 분석하며 사리(事理)를 연구하는 철학적 탐구 방법의 일종이다. 지각(知覺)이나 경험(經驗)에 따르지 않으면서, 만물의 생성 과정을 정(正, 어떤 하나의 사상) → 반(反, 그것과 대립되는 사상) → 합(合, 둘이 종합된 사상)의 변화 과정으로 설명한다.
① 1행 ② 2행 ③ 3행 ④ 5행 ⑤ 6행
20. 5행과 6행에서 두드러진 대조적 의미로 적절한 것은?
① 자연의 영원성과 인간 삶의 순간성
② 인위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적인 아름다움
③ 어둠의 심상과 밝음의 심상
④ 과거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
⑤ 지상적인 세계와 초지상적인 세계
21.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① 여성적 어조--- 전통적 한(恨)과 이별의 정서 함축
② 의문형 종결--- 진리 탐구의 간절함을 함축
③ 자연적 제재--- 님의 존재를 해명하는 단서
④ 비유적 심상--- 재재의 속성을 단적으로 제시
⑤ 산문적 시행--- 경건하고 간절한 구도적 자세
22. 이 시를 자유시라 할 수 있는 이유는 ?
① 어구의 반복에 의한 운율 ② 비유와 상징에 의한 함축 ③ 행(行) 단위의 독특한 호흡 ④ 분위기와 어조의 개성 ⑤ 의미 단락에 따른 통일성
23.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이 시의 시적 자아가 추구한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은?
① 존재의 궁극적 의미 ② 조국의 광복 ③ 불교적인 가르침
④ 내면의 실상 ⑤ 현상과 본질의 모순
24. 이 시를 통해 시적 자아가 말하고자 한 것은 ?
① 현실은 한순간 지나가는 덧없는 것일 따름이다.
② 대상의 심오한 이치와 진리는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③ 자기 희생의 자세야말로 삶의 가장 고귀한 가치이다.
④ 인간의 이상은 현실을 넘어선 피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⑤ 고난과 역경을 거쳐야 삶의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다.
25. 이 시 전체에 통일된 인상을 부여하는 표현법을 쓰라.
26.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에 나타난 표현법의 종류를 쓰고, 이러한 표현의 내포적 의미를 간단히 쓰라.
27. 이 시의 시적 자아의 어조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② 이 비 그치면 / 내 마음 강나라 긴 언덕에 /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③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 강물이 흐르네.
④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⑤ 제삿날 큰 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 해질녘 울움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28. 이미지 흐름이 긴밀하게 연결된 것은?
① 오동잎 - 푸른 하늘 - 입김 - 저녁놀 ② 발자최 - 얼굴 - 향기 - 시(詩)
③ 오동잎 - 푸른 하늘 - 노래 - 해 ④ 얼굴 - 입김 - 노래 - 시(詩)
⑤ 꽃 - 탑 - 노래 - 기름
29. 임의 표상으로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① 오동잎 ② 시내 ③ 향기 ④ 해 ⑤ 푸른 하늘
30. 이 시가 음악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① 의태어 ② 의성어 ③ 음수 반복 ④ 음보 반복 ⑤ 통사 구조 반복
31. 다음 한용운의 시구 중, ‘타고 남은∼됩니다’의 표현 방식과 같은 것 둘을 고르시오.
① 당신의 소리는 ‘침묵’이어요.
당신의 그림자는 ‘광명’이어요.
②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③ 사랑을 사랑이라 하면 벌써 사랑이 아닙니다.
④ 뽕나무 뿌리가 산호가 되도록 천국의 사랑을 받으소서.
⑤ 나는 갈고 심은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 풀이 및 정답 >
1. ① ‘연꽃 같은 발꿈치’의 원관념은 ‘저녁 놀’이다.
2. (저녁 놀)
3. ③ ‘푸른 이끼’, ‘하늘’ - 공간적 깊이, ‘옛 탑’ - 시간적 깊이.
4. ③ 임의 모습을 나타내 주는 자연 현상
5. ⑤
6. (누구) 절대적 존재는 대상인 ‘임’
7. (등불)
8. ③ 절대적 존재는 대상인 ‘임’
9. ④ 의문문의 형식은 ‘임’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는 무관하다.
10. ⑤ 현재에 해당하는 것은 ‘임’과 ‘나’ 사이가 단절되어 있는 때를 가리킨다.
11. ⑤ ‘약한 등불’은 서정적 자아를, 나머지는 모두 ‘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12. ⑤ ‘검은 구름’과 ‘푸른 하늘’은 의미상 대립을 이루며, ‘검은 구름’은 진정한 깨달음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13. (검은 구름) ‘검은 구름’과 ‘밤’은 부정적 요소라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
14. ⑤ 자연 현상을 ‘님’의 모습에 비유하고 있고, 등불을 ‘나’의 모습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15. ② <보기>의 시는 신석초의 ‘바라춤’으로, 여기에서의 ‘샘물’은 세속적 번뇌를 형상화한 시어이다.
16. ③ ‘푸른 하늘’→‘저녁놀’→‘밤’의 시간적 흐름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여성적 목소리와 경어법은 오히려 시적 진지성과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17. ⑤ ‘사랑의 노래’가 ‘님의 침묵’을 휩싸듯이, 이 작품에서도 ‘약한 등불’이 ‘누구의 밤’을 지킨다. 님-누구, 침묵-밤이 서로 대응한다.
18. ② 전반부는 외적 자연 현상을 주로 서술하고, 후반부는 ‘나’의 독백이 나타난다.
19. ⑤ <보기>는 변증법적 논리에 대한 설명이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개념이 발전된 하나의 개념으로 지양되는 논리이다. ‘재’와 ‘기름’은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다.
20. ③ 5행에서는 저녁(어둠)의 심상이, 6행에서는 밤을 밝히는 등불(밝음)의 심상이 나타나 있다.
21. ① 한국 시가 문학에 나타나는 화자 중 여성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 많다. 식민지 시대의 한국 현대시에서도 특질로 확인할 수 있는 이 여성편향의 어조는, 만해의 경우 님에 대한 귀의(歸依)의식과 동시에 님의 절대성을 표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쓰인 것이다.
22. ③ 행 단위로 전개되면서 이들이 일정한 반복의 질서를 지님
23. ① 절대주의적 관점에서는 작품의 시대적 현실이 고려되지 않음
24. ② 끊임없는 구도 정신을 읊은 노래임
25. (은유법) ‘A는 B이다.’라는 유형으로 간추릴 수 있는 문장이 반복됨으로써 통일된 인상 형성
26. (역설법, 존재의 본질은 변함이 없으면서 그 현상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상식의 논리를 벗어난 표현. 감추어진 심오한 진실을 표현함)
27. ④ 연가풍의 여성적 어조를 찾는다. ② 이수복, ‘봄비’, ⑤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에서도 여성적 어조를 느낄 수 있으나, 어미의 사용에서 ④가 더 흡사하다.
28. ④ 이미지의 흐름은 ‘관점의 일관성’과 ‘연상(聯想)의 연결성’에 유의하여 파악하여야 한다. ‘오동잎-푸른 하늘-향기-작은 시내-저녁놀’, ‘발자취-얼굴-입김-노래-시’로 이미지 흐름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29. ④
30. ⑤
31. ①, ③ 역설법이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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