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26회 동기 산우회 모임을 아래와 같이 갖고자 합니다.
간단히 일정을 소개하면 마천역을 출발하여 서문을 거쳐 수어장대, 행궁을 돌아본 다음
남문, 동문을 차례로 경유하여 산성 종로에서 점심(효종갱이나 오리탕 등)을 하고 나서
미진한 친구들은 다시 북문을 거쳐 서문으로 돌아와 마천역으로 내려오면 되고,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동기들은 산성종로에서 9-1 shuttle bus를 타고 8호선 산성역으로 내려와서 헤어지게 됩니다.
그다지 힘들지는 않고 평이한 코스이지만 그래도 유네스코 자연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니
이번 기회에 한번 다녀와 보시기 바랍니다.
일시 : 2014년 9월 21일 오전 10시
모이는 장소 : 지하철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
출구를 나오니 등산대장 윤덕기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백인기, 고학종, 좀 늦게 박인철이 도착하였다.
윤대장은 이 코스를 부지런하게 사전 답사까지 한 모양이다.
내가 여기오는데 버스를 타고 지하철 세번
(2호선을 타고 잠실 하차, 한참 걸어 8호선을, 천호에서 내려 다시 5호선)을 바꾸어 타고 마천 종점까지 왔다니까
3호선으로 오금에서 내려 5호선으로 바꾸어 타면 금방이란다.
'면장도 알아야 하지'
온통 빨간색으로 치장을 한 특이한 등산객이 보인다.
복장, 배낭, 스틱까지, 심지어 배낭뒤에 매달은 작은 걸상까지.
북한산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군화에 다림질한 등산복장으로,
한 겨울에도 팬티바람으로 등산하는 청년이 있었다.
분당에서 출발하는 두사람은 남문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일행들이 거여동 공수특전단 옆으로 하여 등산로를 오른다.
공수특전단이라면 훈련과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곳.
우리 동기 박선생이 여기 출신?
내 친구 하나는 자대에서 배선 줄을 서있다 새치기하는 고참을 두들겨 팼다가
처벌받게 되었는데 때 맞추어 특전사 창설멤버로 지원하여 위기를 모면.
여기서 훈련 중 일요일 하루 외출을 나갔다 오다보니 버스가 부대와 거리가 있는 종점에 정지.
흉기로 버스기사를 위협하여 바로 부대 앞에까지 와서 귀대시간 내에 돌아올 수가 있었다.
마지막 귀대한 자를 중대 귀대시간으로 잡아 만약 이 친구가 늦게 돌아왔다간
모두가 단체 기합을 받을 판이었으니 이런 기지(?)로 박수까지 받으며 환대.
나는 남한산성에 몇번 온적이 있다.
성남에 있는 정보부대에 근무할 때
부대에서 면세 맥주 한박스를 싣고와 우리 부서원들과 신나게 먹고 마시고 논적.
처랑 복원 중인 행궁도 보았고 주위의 절 몇군데도 구경.
의사 취미 클럽인 음식남녀 팀이랑 재작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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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인 나는 저승에서 사자가 데리러 오거든 지금 부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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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사의 한자 성이 독특하여 찾아도 나올질 않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4A144D541ED81C08)
나는 금년에 허리가 말썽을 피워 1월과 4월 두번 허리 신경차단술을 받았고
그 후도 골골하다가 최근에야 겨우 편하여 졌다.
제대로 운동 못하는 동안 저녁 회식은 어찌 그리 자리가 많은지
그 사이 늘어난 체중으로 숨차하며 일행을 먼저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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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앉아 쉬면서 길섶에 피어난 가녀린 가을 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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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동기가 동무해주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 내고.
내려다 보이는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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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가을 모드로 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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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을 쌓으며 고생하였을 민초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 나오는 비겁한 군신들,
그래도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바로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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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을 통과하는 고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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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역사에 해박한 고동기가 이 문이 북문, 일명 전승문이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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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고향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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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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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찍은 감자전과 해물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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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처음먹어 보는 효종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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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슴슴한게 서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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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나오는 오리탕.
내가 퀴즈를 하나 내었다.
우리 동기 부부, 김광현-이경희, 이철재-정희현, 유재홍-오수기 들 중 누가 이익을 취하였을까?
박동기가 연 무료 인생사 상담실에 여러 가지 질문이 오가고
박재형동문 장남의 급사를 모두들 안타까워하며 숙연해 한다.
술들은 다 줄었고 나만 소주까지 더 마셨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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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산성역 직행버스를 타고 지하철 바꾸어 타고 집에 들어오니 오후 4시.
같이 산행한 동기들아! 오늘은 즐거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