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식혜입니다~
경북 안동지방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기도 하지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행복밥상에 못 차리고
오늘은~생수방에 차려 봅니다
새로 모종 낸 하우스
차광막을 보름만에 걷어 내고
산딸기나무도 뽑아 내고
오늘도 변함 없는 바쁜 하루였습니다
이제 겨우 엉덩이 붙이고 앉아 봅니다
어릴때 잔치날이나 설날
빠짐없이 대왕문어와 함께 오르던 고향의 안동식혜~
저희집 오남매 중 누구도 엄마의 안동식혜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워 두지 않았다는 아쉬움은
엄마가 떠나신 뒤에야
살얼음 동동 뜬 빨간 식혜의
맛을 더욱 더
늘 그리워 하게 되었습니다
설이 다가 올 즈음에
친정 오빠에게 물어 봅니다
오빠 안동 식혜 안 먹고 싶나~
죄송합니다^^
열살 터울이나 많은 친정 오라버니께
경북말로
반말도 아니고 친근함에서
우러 난
어리광 반~ 존댓말 반~
유행처럼 반반셋트로
하나뿐인 친정 오라버니에게 물어 봅니다
함께 크고
제 나이 스무살 때부터
손발 처럼 함께 일을 해오다 보니
젤 어려운 큰오빠인데도
함께 걸어 온 길의 힘든 여정만큼이나
제겐
언니들 보다 편하고 친한
때로는 친구같고
버릇없는 표현이지만
같은 일을 하다보니
동생같은 오빠일 때도 있고
니꺼 내꺼 없는 반평생 동지고
때론 웬쑤?같은
혈육이며
애증의 관계 입니다
일로 목소리를 높이 다가도
채 5분도 안 되어
밥 묵고 하자~~ㅎ
그래 묵고 하자~
일명 친정오라버니와
셋째인 저는
5분 또라이
엄마가 지어 주신 쌍둥이 별명입니다 ㅎ
같은 o형에 각자 외고집에
서로 굴하지 않는
마이웨이형 이지만
손발도 잘 맞고
일머리도
이해도 빠른
아 하면 어 하는
엄마가 만들어 주신
협업하는
생의 동반자 이기도 합니다
제가 일복 하나는 어릴때 부터 참 많은 사람 중에 하난데
나이를 먹으면서
하나 씩 내려 놓게 되더라구요
제게 주신
복 중에 딱 하나
불행 중 다행히도
거짓말 같지만
신랑과는 여태 살면서
목소리를 그닥 높혀 본 적도
다툼을 해 본 적도 그닥
없다는 거~
각자 다른 직업으로
살아선지
아니면
신랑의 타고난 부처같은 성격 때문인지
제게는 참 고마운 사람..이고요
요즘은 제가 철이 들었는가
덕분에
잘 살아 왔다고
고맙다는 말도 사랑 한다는 말도
제가 자주 해 주는 편입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가는 듯 하지만
제가 일 저지르는 데는
언제나 이유가 있겠지
하고 말없이
이해를 해주니
일복만 많은 저의
유일한 복이기도 합니다
여튼 저는 설날을 앞 두고
비싼 소고기 대신
넉넉하게 농가 먹을 수 있는 가성비의
소머리를 2두나 고아서
온식구들 수육에
국밥에
농장일 도와 주시는 이모님까지 한 솥씩 담아 드리고
늘 일만 하고 일만 만들어서
한 거 같습니다
식혜도 대형 다라이로
담았습니다
하나 뿐인 동생에게
전화 합니다
막내야 안동 식혜 안 먹고 싶나~
언니야 내는 안 묵고 짚다~
하지만 저는 알지요
언니 고생 할까봐
그리움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요~
그 다음엔 큰언니 한테 또 전화를 합니다
먹고 싶지~근데 나는 만들 줄을 몰라서
왠걸요~
만들줄 모르는 건 핑게고
하기 싫은 걸 잘 알지만요ㅎ
이 정도 되면 같은 동향인
울 큰형부는 또 얼마나
그맛이 그리울 까요
벌써 십년이 넘는 세월이니
장모님의 안동식혜는 또 울 큰형부도 얼마나 그리울까요
멀리 윗쪽에 있는 작은 언니는
물으나 마나 생략하고
저는 질금물 내고 무우 썰고
당근 썰고 찹쌀 불려 고두밥 찌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생 고생을
시작 합니다
뒷 날 큰언니가 와서
저 먹을 거 딱 두어 그릇 남기고
김치통 그득 담아 집집마다
배달을 합니다
이런 수고는 또 알아서 잘 해 줘요
그래서 오빠언니들는
두 동생들 성깔을 잘 풀어 내주는
어짐도 있겠지요
동생의 전화가 옵니다
언니야~ 사실은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아나
언니 힘들까봐
안 묵고 싶다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지금 두 그릇째 묵고 있다
언니야 고맙데이
사랑한다 언니야 💗 ㅎ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제가
만들어 주는
안동 식혜가
맛은 뭘 그리 맛있을까 만은요
저마다 엄마 맛하고
비슷하다
똑 같다~
맛이야 그저그런 짝퉁 안동 식혜 맛이지만
그져 그리운 엄마 향수의 맛이겠지요..
생긴게 그래서 행복밥상으로 들고 가지못한
호불호의 또 하나의 음식~
오늘의 메뉴는 닭발 입니다~ㅎ
1키로도 아니고 10키로를
졸이는 중 입니다
아니 내일 저희 농장 메뉴네요
오늘은 소고기 미역국 대형 한 솥 끓여 갔구요
이모님 퇴근길에
저녁 귀찮으실테니
국
한 냄비 담아 가시라 했네요
일복이 많은건지
스스로 만드는 건지
손이 큰 건지
인정이 쓸데없이 많은 건지
저도 헷갈릴때도 있어요
시엄니께서 살아 계심
살림 말아 먹는다
하시겠지민
평생 일복만 입고 사니
옷값 대신
먹고 잡은 거 사이 좋게
농가 묵고
건강하게 살다 가는거~
그게 제가 살아내는 힘인 것 같습니다
닭발 이야기 하다
또 삼천포~네요
이 또한 엄마가 저희 남매
어릴때 간식으로 자주 해 주신 음식 입니다
매콤하게 졸여 주심
하나씩 들고
물 한컵~ 매워서 마시고 하다 보면
물 배가 먼저 차지만
은근 중독성 있는
양념닭발이지요
참 그리운
또 하나의 엄마의 밥상
엄마의 추억맛 입니다
동생을 위해 맵지않게
1차 먼저 졸여 내고~
말이 10키로지 어마어마 하네요
누가보면 영업집인 줄 알겠어요
방금 고추장 한 술 더 넣고
다대기 고추가루도 더 넣고
간장도 추가~
오라버니와 큰언니네를 위해서 2차는 매콤 빠알간 양념닭발로~
20인용 압력솥에
추돌아 가는 소리에 밤 늦어 이웃 시끄러울까봐
약불로 졸이는 중입니다
언제 다하고
잘까요~ㅎㅎ
손도 크지만
모자라지 않고
인연이 있어 찾아 드는 이들과
나눠 먹음 좋지 않나요
저는 그게
제가 젤 맘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 입니다
낼 농장서
다들 모여 식혀 놓은 국물에
한 번 더 졸임
다같이 옛 이야기 하며
행복해 할 음식입니다
제 나이 서른 즈음에서 부터
저의 일을 도와 주던
언니 한분이
오늘 농장으로
보고 잡아 왔다고
연락도 없이 오셨어요
일반 버스편도 잘 없는 곳인데
이 먼길을 찾아 왔더라구요
그 힘든 고생을 새벽이슬 함께 맞고 일 하던 정이 있어
왔노라던
찾아 준 귀한 걸음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언니야 태우러 갈께~
내일 닭발 무러 또 온나~
오냐 오꾸마~
근데 벌써 일흔이 넘어
버린 그 언니를 보며
세월을 느낍니다
우리 아프지 말고
또 보재이~~하는데
그 말속에
인생이 묻어 있더라구요
울엄마를 함께 기억해 주고
아~~그땐 그랬지
엄마가 작업하고 이모님들이 마구 던져 놓은 이삭 대파를
딸아들 살림 이라고
그것도 아까워 모아다
새벽잠 안 주무시고 손질해 북어포 찢어 넣은 대파 김치를 들판의 점심에 이모님들께
이리저리 푸짐히도 농가 주시고 싸주기도 하셨던 엄마의 그 맛난 대파 김치맛을
기억해 주는 그 언니와
닭발을 물고 뜯으며
내일은 또 그리 해 보겠습니다
두서없이 써 내려온 글이지만
이해 하시고 짐시 쉬었다 가셔요~
간만에 와서
수다방에 글은 쓰고도
늘 부끄러운 글이지만
혼자만의 수다로 떨고 갑니다
저는 또 새벽 출근이라~
조금 쉴께요
편한밤 되셔요♡
첫댓글 에구 반가운 안동식혜네요
너무 그리운 정겨운 겨울음식
엄마 돌아가신지 20년이 되니
이젠 먹고 싶다는 생각은 머릿속에 담아 두었네요
손 큰 웅찌님 쉬엄쉬엄 하세요~
친사모에서 같은 맛을 기억하는 울
은정은지맘님
그래서 닉만봐도
오래 사귄 벗처럼
말없는 반가움이 있어 저는 은정은지맘님이 친구 같았어요♡
밤늦은 응원 넘 감사해요^^
장편소설같네요ㆍ
가족우애가 진하게
느껴집니다ㆍ
식혜먹고접습니다ㆍ
친사모 판매자님 중 유일하게 제가 금난초 엄니~라고 불러 봅니다
예전 맨발에 흙밟고 계시던 그 자연스럽고 따뜻한 모습에 엄니~소리가 절로 나서 맘속 응원 드리는 걸요
금난초님 들기름은
동생 한병 주고 먹었어요
맛있는 들기름 감사합니다♡
@웅찌 네네 저도 무척
기억하고있는걸요ㆍ
늘 고맙기도하구요ㆍ
늘 부지런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는 모습 너무 보기좋구요 엄마 솜씨 만큼 아니라도 엄마의 향기를 먹는다고 형제들 생각했을겁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살다보면 늘 좋은 일도 따르는 법입니다 칭찬합니다 ^^
늘 인자하신 표현을 아낌없이 나눠 주시는 친사모 큰언니 모모님♡의 요리글을 읽을때 마다 늘
한국 어머님의 참모습에 감동적인 모습을 참 존경 합니다^^
형제간의 우애가 좋으네요
그 중심에 웅찌님의 큰손 만큼이나 넓은 마음이 있고요
내손으로 엄마음식을 재현해서 헝제들 나눠 먹이는 기쁨이 수고로움과 힘듦을 상쇄시키겠지요
하늘나라에서 엄마가
우리 웅찌 잘한다
참 고맙다
칭찬 하실거예요
제가 다 고맙습니다
이쁜 웅찌님
또다른 큰언니 울~콜라맘님♡ 생수방 인연으로 가끔씩 뵈어도 늘 익숙한 다정함을 느끼게 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자주자주 놀러 오셔욤♡
웅찌님~~
넓고 큰마음 이지요~~
저도 나이드니
그냥 맘 가는대로 사는게 건강하게 잘 사는 비결인듯 싶네요~
올 한해도 웅찌님의 큰 마음 응원합니다~~^^
푸근함의 삼봉산님
진심으로 주신 따뜻한 응원에
오늘도 최선을 다해 욜씸 살아 볼께요
두서없는 글에 ..감사 드립니다 ♡
👍 👍
대단하시네요
저는 차례도 없고
6식구가 스키장으로 놀다왔어요
찐한 가족의 정만큼 맛나게 드세요
ㅎㅎㅎ 동기간 우애야
아밀키님댁과 거의 흡사 하지요ㅎ
효성 깊으신 아밀키님댁도
친정어머님 늘 건강하셨음 좋겠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유ㅎ^^
안동식혜 억수로 좋아합니더.
한그릇은 그냥 마시고
또 한그릇은 밥 한술 말아 먹기도 해요.
근디 닭발은 못먹어유~
맛난 음식 드시며
하하호호 웃으며 즐휴 보내세요 ~^^
레가토님의 무사귀환을 기도 드립니다
언제나 용기나는 응원을 나눠 주시는 레가토님만의 힘♡
얼릉 쾌차 하셔요^^
안동식혜 실물도 못봤어요.
닭발도 10kg~우하하하하하
동네 잔치 스타일
우야튼 니도쟈도조도 무도 다 몽땅
웅찌~ 사랑이로구나
바다는 모든거 다 받아줘 바다라 까든디
살아가고 살아내고 살아 안아주는 놀라운 가슴에 경의를 표함니다
아하하하 ~~저도 한번 크게 따라 웃어 봅니다
또 시키면 절대 안하는 마이웨이형이라
부모님도 키우기 힘드셨을거 같은데 살아생전 드리지 못한 효도를 그져 잘지내는 걸로 제마음 달래는 거겠지요
산골지기님의 글을 읽노라면
글속에서 산골지기님의 품의 크기도 읽히고...
따사함도 읽혀져
제 나름 친한~~ㅎㅎ
긴 응원 맘깊이 감사드립니다♡
내가 보기엔 너무 몸을
혹사 시키는것 같아요.
손가락 관절도 안좋다면서
너무 과한일을 하는것 같아요.
쉬엄쉬엄 쉬면서 하는거 추천해요.
형제우애 좋은건 좋은일인데
나를 희생하면서 까지는
아니예요. ㅠㅠ
안동식혜 맛도 구경도
못한일인 여기도 있네요.
견딜 만큼의 힘
견뎌 낼 만큼의 사랑과 지혜를
주실거라 믿으며
긍정으로 잘 살아 보려 합니다
안동식혜는 색감이
그래서 좀 그런데
소화에 좋은 무와 생강의 알싸한 맛이 주는 밥알만 동동 뜨는 하얀 식혜와는 달리
또 다른 맛과 효능이 있어 꼭 맛보여 드렸음 하는 맛인데
새털구름님 궁금 하시지요~ㅎ
웅찌님네 훈훈한 일상생활이 글에서도 묻어나와 읽어내려오면서 빨려들어가는 중독성 문체에 진한 감동이 전해져 긴글이라는 느낌도 잊어버렸네요.
월간지 혹은 라디오방송국에 소소한 일상을
이리 풀어내면 전국으로 전파되지 싶은데요.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주책없는 눈물이 쭈루륵 흐르고 제 가족중에도 웅찌님 존재마냥 엄마같은 둘째언니가 있어요.
나이든 언니한테 막내라는 이유로
늘 의존하면서 지내온 세월이기에
보면 안쓰럽고 뭐든 아낌없이 주고픈 존재이지요.
웅찌님의 든든한 중심으로 가족들이 우애있게 지낼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어요.
안동식혜나 닭발 먹어본적 없지만
웅찌님 수고로움으로 가족들이 그리운 엄마의맛을 느끼며 맛있게 드셨을 생각에 행복함이 묻어납니다.
손도 크시고 여장부에 마음까지 태평양이신 웅찌님
주변은 언제나 해피바이러스는 기본이요
베푼자의 크나큰 기쁨을 아시는분이셔요.
몇십년을 함께 동거동락한 남편분과 큰소리내지 않았다는게 그 한면이기도 하고요.지금처럼 알콩달콩 서로 배려하며
함께 나이들어가시길 바래옵니다.
응원합니다
어머나 @@@
친사모에 있으면서
이렇게 길고 정성스런 댓글선물은 첨 받아 보네요
나여니님 보이지않는 곳의 대화이지만
읽는 사람마다 읽히는 느낌도 다르겠지만..
글속에서 성품도 읽을 수 있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나여니님의 찐찐팬입니다~
모르셨쬬~ㅎㅎ
어르신들께도 참 싹싹하게 하실것 같은~~
원고료 선물 받을 수 있는 필력만 된다면야 직업 전환을 쪼매 생각해 볼텐데 ㅋ
그 분야를 전공하신
아밀키님께
대필이라도 쪼매 부탁해 봐야 겠어요~~ㅎ
나여니님의 귀한 시간을 내어 맘담아 주신 긴 응원도
제겐 힘이 될겁니다
고맙습니다 어른들께서
막내는 모든게 용서 된다시던데요
받기만 해도 된다고~
우리들의 엄마랑 젤 쪼매 밖에 못 보냈을 막내들~
막내들만의 특권은
언제나 이뻐도 괜찮습니다~~ㅎ♡
웅찌님
글 올린것 차분히 볼 사이도 없는 하루였네요~
저는 식혜라는 말은
서울 와서 알았어요
저희 지방은 감주라 하지요
어머니가 남어집 잔치할때
품앗이로 동이로 이고
갔다주는 것 보았어요
형제 우애가 남다른 웅찌님
가정 보면서
난 맏언니 노릇 하나
제대로 못한걸 후회도
하네요
그런데. 양이 어마 무시
하건만
힘겨울 텐데 만들어서 다 돌리고~~
잘 먹었다는 소리에
온 몸에 피로가 다 녹아내리지요
참 닭발은 저 억수로
좋아하는 데예~~
이것도 아고. 무시라
넘 많아서ᆢ
참. 통도 크신 웅찌님
웅찌님이 중심이 되셔서
지금처럼.
주욱 ᆢ
행복한 나날 되소서💕💕💕
우리들 어머님들의 고생이 있어
우리는 좀 더 편한 세상을 살 수 있고
그 맛난 감주도 단술도 식혜도 전통의 맛을 이어 가는 것도 우리들에게 남겨진 숙제 겠지요~
따뜻한 사랑의 격려를 나눠 주신 화성사랑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
닭발 쪼아하신데서
저도
늠늠 쪼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