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문부 담관암의 근치적 치료로서 간이식 - Model of the Mayo Clinic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간담췌장외과 / 안근수ㆍ강구정
서 론
담관암의 빈도는 한국과 일본 등 극동아시아에서 그 빈도가 높으며 이에 대한 근치적 수술도 일본과 한국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미국에서도 그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일로에 있으며 연간 3,000∼4,000예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서양에서 간이식을 받은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 환자의 10∼15%에서 담관암을 가지고 있으며, 진단 이후 첫 10년 내에 1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에서 발생한 담관암의 약 10% 정도는 간흡충 감염 환자로 서양과 동양의 발생원인에 차이가 있다.
현재 간내 담관암이나 간문부 담관암에서 근치적 절제 수술은 장기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며 많은 연구 결과들이 이루어진 지금 근치적 절제술은 비교적 잘 확립되어 있다. 하지만 건강검진에 의해서가 아닌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된 경우, 특히 간문부 담관암의 경우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제한되어 있으며, 근치적 절제를 시행하더라도 5년 생존은 10∼40%로 매우 낮게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간이식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80년대 이후 절제 불가능한 담관암 환자에 대한 간이식 수술이 제한된 숫자에서 시행되었으나 그 성적은 매우 저조하여 5년 생존율이 30%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였다. 간내 담관암은 간세포암과 달리 이식 수술을 하더라도 높은 조기 재발률로 인하여 대부분의 간이식센터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간외 담관암의 경우에도 관외로 침윤되는 경우는 절제 수술이나 이식 수술의 역할이 또한 제한되어 있고 주변으로 침윤이 없는 간외 담관암의 경우 절제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빈도가 높아서 이식 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간문부 담관암에 있어서는 미국의 네브라스카 대학과 메이요 클리닉 등 일부 기관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문부 담관암에 대하여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 후 성공적인 결과를 발표하여 향후 간문부 담관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안되고 있다.
본문에서는 간문부 담관암에 대해 여러 기관에서 시도 되었던 간이식의 결과들을 살펴보고, 특히 좋은 성적을 보였던 메이요 클리닉의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와 수술 프로토콜 및 그 결과를 고찰하여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간이식의 타당성과 발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담관암에 대한 간이식 수술의 서막
담관암에 있어 간이식은 이론적으로, 완전하고 광범위한 종양의 절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 등 간의 기저 질환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간이식 술기의 발전과 면역억제제의 개발, 그리고 수술 전후 처치의 발전으로 간이식의 성적이 향상되자 1980년대 말부터 담관암에 대한 간이식을 시도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시네티 대학 병원에서 207명의 절제 불가능한 담관암에 대해 간이식 수술을 시도한 결과 절제연에 암세포를 남기지 않는 근치적 절제 및 이식이 이루어져도 51%의 재발률과 28%에 불과한 5년 생존율을 얻었다. 재발 환자의 84%는 2년 내에 재발이 일어났으며 47%는 이식간에 재발이 나타났고 30%에서는 폐 등으로 원격 전이된 소견이 보였다. 스칸디나비아 연구에서는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서 발생한 조기 담관암 환자에서 간이식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30% 정도였다. 스페인 간이식센터에서도 3년 생존율이 30% 정도로 보고되었다. 캐나다의 다기관 연구에서는 수술 전에는 몰랐고 수술 후 병리조직에서 우연히 담관암이 발견된 환자에서도 생존율은 매우 낮았다. 간문부 담관암 환자에서 간이식과 함께 췌두십이지장 절제술 등의 광범위한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여도 5년 생존율이 40%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 외 피츠버그 대학 및 베를린에서의 결과와 1980년대 말 몇 개의 다른 기관에서 이루어진 다기관 연구에서도 성적은 비슷했다. 위의 결과들은 항암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간이식만 시행하였던 경우로, 간내 담관암과 간문부 담관암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간문부 담관암 역시 간내 담관암과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였다.
수술 전 항암 및 방사선 치료
간이식만으로는 매우 실망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지만 일부 양호한 암, 즉 절제연 암이 음성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에는 간이식의 효과가 좋았다. 이와는 별도로 일부 환자군에서 일차적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 만으로도 22%의 5년 생존율의 성적을 얻었고 방사선치료라는 고식적 치료 후 재발은 대개 원격 전이보다는 국소 전이 소견을 보인다는 것이 밝혀져 담관암에서의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었다. UCLA에서 24년간 시행되었던 담관암에 대한 치료를 분석해 보면, 간내 담관암과 간문부 담관암 모두에서 절제군과 간이식군 사이에 유의한 생존율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수술 전후 항암제 또는 항암제와 방사선 병합 치료를 시행하고 간이식을 시행받은 환자들에서 50%에 근접하는 5년 생존율을 보임으로써,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네브라스카 대학에서는 수술 전 고용량의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여 17명의 환자들에게 시행한 결과 11명의 환자에서 7.5년의 추적기간 동안 재발이 관찰되지 않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 후 간이식을 시행하는 프로토콜을 가지고 매우 신중하게 한 증례씩 간이식 수술을 진행하여, 2004년 56명의 환자에서 54%의 5년 생존율을, 이 중 실제로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후 간이식을 시행받은 28명의 환자에서 82%의 5년 생존율을 보고하였다. 프로토콜의 핵심은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로 암세포가 거의 제거 되었다고 생각되는 환자에서 시험적 개복 수술로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이식 수술을 진행하였다.
메이요 클리닉의 프로토콜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매우 좁은 선정범위를 가지고 있다. 즉 일차적 경화성 담관염에서 발생한 조기 담관암이나 경험 많은 외과의사에 의하여 해부학적으로 절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경우였다. 해부학적으로 절제 불가능하다 함은 양측 2차 담관분지를 포함한 종양, 간문맥에 암침윤, 동측 분엽 담관 침윤 및 반대측 혈관 침윤 혹은 동측 간위축 및 반대편 분엽담관 혹은 혈관 침윤된 경우로 잡았다(Table 1, 2). 담관의 침윤 범위를 알기 어려울 때가 많기에 종축으로 어디까지 침범되어 있는지는 제한이 없었다. 처음에는 담낭관 상부까지 침윤된 경우만 포함시켰지만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서 발생한 담관암의 경우 총담관을 포함한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과 함께 간이식을 시행하였다. 종양의 크기는 종단면의 직경이 3 cm 미만으로 하였고 컴퓨터 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MRI), 골스캔 혹은 초음파검사에서 간내 혹은 간외 전이가 없어야 했으며 담낭에 암침윤이 없어야 했다. 또한 종양에 대한 수술적 치료, 복강천자에 의한 조직 생검 혹은 미세침 흡입에 의한 조직검사를 시행한 경우는 복강내 파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간이식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 외 수술 전 항암치료 외의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야 했고, 감염 현증이 없으며 항암치료나 간이식을 받지 못할 정도의 다른 전신질환이 없어야 한다.
간이식을 위한 시간계획표는 다음과 같다.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은 일차적으로 종양과 림프절을 목표로 하며 1.5 Gy를 하루 두 번 쬐어 합이 45 Gy가 되도록 체외부 방사선 치료(external beam radiation therapy)를 지속한다. 담관 내 근접치료는 내시경을 통해서거나 경피경간을 통하여 카테터를 넣고 여기에 이리디움을 넣어 2주 관내근접치료(intraluminal brachytherapy)를 지속한다. 방사선치료를 할 동안 5-FU를 투여하고 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이식할 때까지 capecitabine을 투여한다(Fig. 1).
모든 환자는 이식 전 병기 판정을 위하여 시험개복을 시행한다. 뇌사자 이식을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의 최고 우선 위치에 다다를 때 시행하고 생체 부분간이식의 경우 이식 수술 전날 시행한다. 병기판정을 위한 수술은 전복부를 샅샅이 뒤져서 종양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꼬리엽(caudate lobe)에 종양이 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한다. 꼬리엽에 종양침윤이 있다면 수용자의 대정맥보존 간절제 수술(piggy-back technique)은 금기로 하였다. 간문 근처 간동맥과 총간동맥 근처의 림프절은 정상인 것 같더라도 꼭 하나씩 떼어 조직검사에 포함시켜야 하고 간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아 영상검사로서 발견되지 않은 간내 전이 여부를 확인하여 림프절 전이, 복강내 파종, 국소적 종양진전이 배제된다면 이식을 시행한다.
메이요 클리닉의 성적
1993년에 수술 전 항암치료를 시작한 후 간이식을 시행하여 초기에 얻은 좋은 성적에 고무되어 점차 수술범위를 조금씩 넓혀 증례 수를 늘려나가 2009년 9월까지 184명의 간문부 담관암 환자들을 프로토콜에 포함시켰다. 184예의 치료대상 중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 후 25명은 사망하거나 상태가 나빠져서, 33명(21%)은 림프절 전이양성이어서 이식 수술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나머지 120명을 대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였다. 81명은 뇌사자, 38명은 생체, 1명은 도미노 제공자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였다(Fig. 2).
이 프로토콜에 포함되었던 184명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4%였으며 실제로 간이식수술까지 시행받았던 120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3%였다. 이 중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서 발생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9%였으며 신생 담관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3%였다. 21명의 환자(18%)에서 이식 후 평균 25개월째 재발이 나타났으며 가장 길었던 이식 후 재발까지의 기간은 64개월이었다. 최소 5년 이상 추적관찰 되었던 42명 중 33명은 재발없이 생존하고 있다.
고 찰
메이요 클리닉에서 시행한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간이식 수술 결과가 다른 기관에서는 이루지 못한 탁월한 성적인 것에 대하여 몇 가지 논란거리가 있다. 이것은 1) 환자선별의 차이 또는 치료방법의 선택의 차이인가? 2) 생체이식이나 뇌사자이식을 받는 것이 옳은가? 3) 해부학적으로 절제 가능한 환자라도 이식하는 것이 절제술보다 결과가 더 좋을 것인가? 4) 담관암 환자로서 간이식 대기자들에게 간암 환자들처럼 뇌사자 간이식을 위한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가? 5) 동양과 서양의 담관암의 발병 유래에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프로토콜을 동양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는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환자선별과 치료방법의 선택 두 가지 다 좋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치료하지 않은 담관암 환자의 12개월 사망률이 50∼70%이기 때문이다. 또한 Lahey 클리닉의 100명과 일본의 나고야대학 155명의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치료 후 결과에 관한 비교연구에서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절제율이 월등히 높고(25% vs 79%), 생존율도 좋지만(5년 생존율 7% vs 16%) 동서양 공히 메이요 클리닉의 간이식 프로토콜에 들어온 환자의 5년 생존율 54%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편이다. 또한 절제 수술 환자와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도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이 월등히 높다.
동양과 서양의 담관암의 발병유래에 차이가 있기에 똑같이 적용해도 될 것인가가 역시 중요한 문제라 생각된다. 서양에서는 대개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서 유래되거나,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씨병과 병발하는 경우가 많고 동양에서는 기생충 감염이 더 많은 원인이 된다.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서 발생한 담관암은 국소보다는 담관의 전장에 걸쳐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반면 동양 환자들의 경우 국소침윤 예가 더 많기에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근치적 절제에 있어서 서양 환자들에 비해 접근하는 방식도 다르고 수술 술기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즉 일본의 나고야대학병원과 한국의 아산병원에서는 수술 전 담관배액술로 황달을 개선시키고 필요한 경우 동측 문맥 색전술을 시행하여 절제율이 70∼86.3%에 이르지만 수술 사망률이 1∼2%이다. 서양의 경우 감황에 덜 적극적이면서 절제율이 낮고(54%) 합병증률이 높으며 사망률이 8% 전후로 높다. 절제 수술 후 생존율도 아산병원의 나고야대학병원과 대형 시리즈에서 32.5% 및 42.0%인 데 비해 미국 MSKCC 및 영국에서의 결과는 20% 미만으로 낮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절제수술에 더 적극적이며 서양에서는 간이식 수술이 간문부 담관암의 근치적 치료의 탈출구로 중요하게 취급될 수 있다.
하지만 절제 불가능한 간문부 담관암의 경우, 간이식을 통하여 완전한 절제가 비교적 쉽게 가능하다는 간이식만의 장점이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성적에서 보듯, 수술 전 항암 및 방사선 치료와 병행한 간이식은 일반적인 절제술의 적응이 되지 않거나, 일차성 경화성 담관염에 의한 담관암의 경우 등 선택된 환자에서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조심스럽게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결 론
우리나라의 간이식 숫자나 그 성적은 탁월하다. 초기에는 단순 간경변 환자에게 시행되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제한적으로 간세포암환자에게 시술되다가 지금은 밀란 기준(Milan criteria)을 넘는 환자에게도 간이식을 시행하여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간문부 담관암은 담관의 전장 어느 곳에서 발생하는 간내 및 간외 담관암보다 국소적으로 침윤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지금까지는 치유절제 수술이 최선의 치료방법이라고 여겨왔지만 메이요 클리닉의 새로운 프로토콜을 도입하여 우리나라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적용을 시도해 봄직하다고 생각된다.
대한이식학회지 / 26권 1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