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기달어(Negidal)는 이른바 알타이어족의 한
어파인 만주퉁구스어파에 속하는 언어이며 현재 아무르강 하류에서 합류하는 암군강 유역에서 살고 있는 네기달인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2002년의
통계에 따르면 567명의 인구가 있으며 그 중에서 9명(1.6%)만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이들의 언어는 주위에서 사용되는
언어인 어원어, 어웡키어, 울치어, 니브흐어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리하여 몇 안 되는 화자조차도 순수한 네기달어를 구사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알타이학회 언어조사팀은 순수한 네기달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섰는데 현지 연구자의 도움으로 리디야 인노켄티예브나
우디(Lidija Innokent’jevna Udy, 1938년생)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분은 10살 경에 고향인
타흐타(Takhta)를 떠나서 하바롭스크로 나온 분이다. 대도시로 나온 후에는 모어인 네기달어를 말하지 않고 러시아어만으로 생활을 하였지만 이
분의 머릿속에는 유년 시절에 사용하던 네기달어가 남아 있는 것이다. 60년 정도 사용하지 않던 언어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억을 되살리고 말을
자꾸 하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릴 때에 했던 말이 나온다고 하였다. 그는 순수 네기달어의 최후의 화자인
것이다. 방언의 점멸 한편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는데, 표준어의 보급으로 방언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언은 언어의 하위 체계로서 그것을
사용하는 공동체의 독특한 세계관과 문화의 복합체가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방언이 사라지는 것은 그 언어 체계에 반영된 사고와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언어는 여러 개의 방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어가 절멸한다는 것은 세력이 약한 방언부터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여 최후의
방언이 사라지면 그 언어도 사라지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언어 내에서 특정 방언만 사라지기도 한다. 한국어의 경우 표준어의
보급으로 젊은 세대는 이미 표준어를 구사하고 있다. 아주 독특한 방언인 제주 방언은 이미 절멸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다. 한국어의 또 하나의
방언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려말은 이미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알타이학회에서 6년에 걸쳐
러시아, 중국, 몽골 등에서 알타이언어 현지 조사를 할 때에도 이러한 점이 드러났다. 즉 각각의 언어가 러시아어, 중국어 등 우세 언어에 밀려
절멸의 위기에 빠진 것은 물론이고, 해당 언어의 방언들도 표준 방언에 밀려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각종 방언은 그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다. 그리하여 그 자체로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2010년에 제주(지역)어를 유네스코에서 치명적인 절멸 위기의 방언으로 지정한
것도 그 한 예이다. |